[이 계절의 소설_겨울] 『해가 죽던 날』 함께 읽기

D-29
아, 또 제가 이러는 건, 처음 보는 것을 좀 의심하는 경향 때문일수도 있어요. 옌롄커가 유명한 작가임엔 틀림없지만 그래도 저는 처음 대하는 작가라 무조건 좋다고만 할 수 없고, 이렇게 책을 읽는 중에 서로 의견을 나누는 건 여기가 처음이죠. 다른 곳에선 다 읽고 리뷰 올리고 댓글 있으면 답글 올리고, 즉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된 다름에 하는 거잖아요. ㅋ
그럼요, 읽어 나가며 그때그때 드는 생각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그믐의 장점인 것 같아요.
저도 인터뷰 질문처럼 왜 14세의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글을 썼는지 궁금했는데요, 은희경의 <새의 선물>에서 12세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처럼 아이는 스스로 자기가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기에 무리가 없고 그냥 단순한 관찰자로만 존재해도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함께 읽기의 속도 조절을 못하고 뒷부분이 궁금해 한꺼번에 다 읽어버렸네요. 마지막 부분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해가 죽던 날>의 독서를 끝까지 마친 후에 다시 구간 별로 꼼꼼히 읽고 말을 얹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완독이 너무 느려져서 대화 진도가 많이 밀린 것 같습니다. 우선 전체적으로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결말부가...대단하다...!!! (이러려고 그렇게... 바로 '이것'을 하려고..!) 그리고 하룻밤이 지나치게 길다... 저는 밤낮 관계 없이 일을 마친 후 책을 읽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읽다가 졸기도 하고 졸다가 특정 부분에서 잠이 제대로 깨기도 했어요. 책을 읽으며 멍해진 정신 상태 때문에 혹시 내가 지금 몽유하고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몽유'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으나, 그 현실과 꿈의 경계에 있는 어떤 상태 같은 게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바로 위에 '프리랜서'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살짝 언급되었던 것 같은데, 극도의 피로와 극도의 한량함...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는 저에게 그와 같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어제 꿨던 꿈에 있었던 일인지 그 전날 실제로 겪은 일인지' 잘 모르겠는 상태는 조금 흔하기도 하고요. 그런게 몽유를 겪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몽유'라는 특정 상태를 독자로 하여금 직접 감각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그건 금정연 선생님께서 짚어주신 '문체', 그러니까 화자의 비유-사실을 나란히 배치하는 문체와 관련되어 생기는 효과 같기도 했어요. 동일한 그러나 약간의 차이만 있는 문장들이 계속해서 나란히 배치되다 보니까, 읽으면서 심하게 몽롱해지는 기분이 든달까요? 근데 또 밤이 안 끝나... 이 대혼돈의 밤이 도무지 끝나지 않는 갑갑함을 더욱 증폭시켜주는 그런 문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어서 구간별로 다시 한 번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여러분이 나눠주신 말씀을 연결해보도록 할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정연 선생님께서 특히 옌렌커의 고민에 집중해주시고, 또 스텔라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들려주시니 '옌렌커'의 등장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작가의 징징거림은 우리가 소설 속에서까지 마주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일까. 이는 작가의 과잉된 자의식의 표출인가, 아니면 글쓰기라는 행위 및 내용과 관계된 실존적(?) 문제인가...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옌렌커가 글을 쓸 수 없는 상황과 글을 쓸 수 있겠다고 믿게 되는 상황이 '몽유'와 관련되면서 작가의 징징거림(...)이 글쓰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말하자면 작가는 글쓰기를 철저히 현실의 층위에서 행하는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해 복잡하게 대답하고 있다는 느낌인 것이죠. 사실 글쓰기는, 나아가 문학은 현실의 산물이고 그것이 처한 조건(작가와 작품 모두) 역시 현실적 고민(생계의 문제 등등)과 연계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글을 써내지 못하면 저는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라고 울부짖는 소설 속 옌렌커는 글을 쓰기 위해, 그로써 살기 위해 '몽유'라는 비현실적 차원으로 자발적으로 걸어 들어가요. 그런데 그 '몽유'라는 비현실적 상태는 이 진에서 일어난 현실의 '사건'이고, 그러한 현실을 자원 삼아(녠녠은 옌렌커가 지금껏 자신의 마을 이야기를 동원하여 소설을 썼다고 반복해서 말하는데, 가끔 이것이 우리의 현실을 '착취'하여 글을 썼다는 비난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작가가 이곳의 일을 글로 써주어야만 한다고 말하는 부분에선 작가를 현실을 '기록'하여 역사화 하는 유일하게 중요한 인물로 취급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글쓰기의 상태는 꿈과 현실 중 어디에 위치하는 것일까? 꿈과 현실의 '경계'라면 그 경계란 정확히 어디이며 무엇일까... 등등
착취라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들립니다.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작가의 숙명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갑자기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오래 전 읽다가 결국 완독은 못했는데, 작가는 지인들에게 미움을 받을 각오를 하면서 그 책을 썼다고 하잖아요. 전 그런 작가가 크나우스고르만 있는 건 아닐 거라고 보는데 과연 그러면서까지 작가가 추구해야 하는 건 뭘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예전에 조경란 작가도 작가는 욕먹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죠. 현실을 모태로 하지 않는 글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말씀하신 현실을 '기록'하여 역사화 하는 존재가 또한 작가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암튼 어제는 금정연님 올리신 글에 다소 흥분해서 두서없이 썼는데, 최가은님 덕분에 생각을 정돈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고맙습니다.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주차 구간에 대한 감상입니다. 제5권부터 제8권까지 이어지는 내용인데요. "다른 사람들은 전부 몽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깨어 있으니 이거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 수 없네. 자고 싶은 사람들도 잠을 못 자고 있다니까." (192) 본격적으로 몽유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여기는 인간의 내밀하고 음침한 욕망들이 고개를 쳐드는 구간인 것 같아요. 이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여기는 인물에는 녠녠의 아버지도 포함되는 것 같고요. 아버지는 사람들이 몽유하고 있는 틈을 타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하니까요. 이것이 진정성이 담긴 행위라기보다 기회를 노린 사과임은 계획한대로 몽유-용서를 받지 못하자 그 고백이 거짓이었다고 둘러대는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제 경우에 여기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녠녠의 어머니가 미리 차를 보낸 사람들의 경우 아버지를 향한 용서를 쉽게 행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조금 전에 자네 아내가 녠녠을 시켜 우리에게 졸음을 막고 몽유를 방지하는 각성 차를 가져다주었네." 죽음을 다루는 사람이어서일까요? 앞서 @지혜 님께서 위즈안즈와 녠녠의 엄마가 지닌 공통점을 '죽음'과 '꽃'으로 엮어 짚어주시기도 했는데요. 아버지만큼이나 어머니도 매우 비범하고 기묘한 능력을 지닌 인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6권에선 본격적으로 길거리 자체가 몽유를 하기 시작하고, 말씀하신대로 옌렌커마저 몽유 상태에 빠집니다. 촌장과 촌장 아내는 물론이고, 앞서 많이 언급된 것처럼 진 정부까지도 몽유하기 시작하죠...(이들의 '황제 놀이'의 의미는 뒷부분에 가서야 더욱 흥미로워지는 것 같아요.) 이제 몽유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고요. 3년 간 남편의 병수발을 들던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경우, 글을 써내지 못하는 옌렌커에게 "이야기"가 생긴 경우, "알고 보니 몽유도 선물"(301)이란 것을 알게 되니까요. 8권에서는 장례용품점을 털러 온 강도들과 맞닥뜨린 녠녠이 기지를 발휘하여 이들을 외삼촌이 사는 동네인 부자 동네로 이끄는 장면이 나옵니다. 대혼란의 상황에서 사람들의 물욕과 폭력성은 거침없이 발휘되고요. 부자 동네에서 일하던 "중년의 가사 도우미"와 "경비원"이 이곳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모습에 과몰입하면서는 이런 지옥이야말로 계급의 와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는데요... 아무튼 무엇보다 다시 읽을 땐 부제에 쓰인 시간에 유의하여 이야기를 읽게 보았어요. 해당 시간대의 어둠의 정도를 떠올려보면서요. 마을 주민들이 느꼈을 공포와 망측한 희열 같은 것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도 같아요. 이 시간이란 게 지옥을 지옥처럼 느끼게 하는 주된 장치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어서 더욱 그런가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드디어 함께 읽기 마지막 3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몽유하는 어지러운 밤도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밤이 끝이 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실제로 일경에 시작한 소설이 8권에서 오경이 지났는데도 아침이 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무경'으로 접어들면 시간조차 흐리지 않는데요. 과연 이 혼란한 밤이 어떻게 끝을 맺게 될지, 끝이 있기나 한지, 앞서 뿌렸던 여러 떡밥 중 얼마나 회수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예상을 벗어나는지 생각하면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중은 무더운 여름밤인데 현실은 혹한이네요. 모쪼록 건강 조심하시고 마지막까지 감상, 질문, 밑줄, 기타 등등 마음껏 올려주세요!
제 9권 경후에 들어가면서 두 번째 문장(새들은 밤의 뇌 속에서 죽었습니다)을 읽고서 앞 권 들을 다시 다 살펴 보았어요. 각 권의 제목이 시작에 언급되었나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명하게 시작에 언급한 부분은 여기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 차례를 다시 살펴보았고 들새, 새들 그리고 몽유하는 사람과 깨어있는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경후에는 20분-10분 사이로 나누어지는데 (앞에도 마찬가지기는 하지만) 극적인 사건들이 휘몰아치듯이 일어나서 (진 밖 마을 사람들의 약탈, 삼륜차와 오토바이를 통한 진의 동서남북 이동, 진 밖에서의 상황) 숨가빴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해가 죽으면 진은 끝나는 거야. 해가 죽으면 진은 그걸로 끝이라고. 진이 정말로 끝난단 말이야." 책 제목을 새삼스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할까요. 더 충격은.. 그 상황속으로 다시 돌아가는...으악.
방송을 세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세 번을 내리찍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귀가 굳은 채로 세 번을 계속 들었지요. 세상은 사라지고 날씨 예보 방송만 남아 있었습니다. 세상은 사라지고 그 검은 얼음 알갱이 같은 소리만 떨어져 내리찍고 있었습니다. 라디오를 껐습니다. 아버지는 검은 기둥처럼 다가올 새벽의 어둠 속에 어 있었습니다. "해가 죽으면 진은 끝나는 거야. 해가 죽으면 진은 그걸로 끝이라고. 진이 정말로 끝난단 말이야."
해가 죽던 날 _p.393_ 제 9권 경후 : 새들은 밤의 뇌 속에서 죽었다_,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어두운 낮의 검은색은 어제의 어두운 밤이 넘친 것이었습니다. 어젯밤은 애당초 끝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끝날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애당초 내일의 낮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과거의 어젯밤은 애초부터 멈춘 적이 없었습니다. 밤이라는 시간의 구간이 영원히 끝없이 이어지는 검은 실타래 같았습니다. (...) 결국 아버지는 저와 엄마를 데리고 끝나지 않는 낮의 어둠 속에서 산비탈 아래 진에 있는 집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돌아갔습니다.
해가 죽던 날 _p.395_ 제 9권 경후 : 새들은 밤의 뇌 속에서 죽었다_,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저도 각 권의 제목이 어떤 의미일지 이렇게 저렇게 연결하고 생각해보는데 좀처럼 잡을 수가 없네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복잡해지는 상황을 속도감 있게 더욱 더 밀고나가는 옌롄커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아버지라는 인물의 복잡성이라고 할까요, 한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여러 모순되는 측면들을 한 몸에 갖고 있는, 그러나 어쨌든 극을 앞으로 끌고 나가는 인물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요.
십 몇 년 전에 화장장에 가서 밀고한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제가 몰래 알려주는 바람에 아주머니가 매장된 뒤에 다시 무덤이 파혜쳐져 화장을 당하신 겁니다.
해가 죽던 날 p. 210-211,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저는 세상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상이 송두리째 몽유하는 밤의 어둠 속에서 불안하게 뛰어다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몽유하지 않는 사람들도 몽유를 틈타 반역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가짜로몽유하는 사람이 진짜로 몽유하는 사람보다 많았지요. 너무나 많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몽유를 틈타 집을 나서서 민첩하게 재물을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봉기하여 출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출정하여 재산을 모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해가 죽던 날 p.357-358,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몽유가 그 전까지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개인들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집단 행동이 되었네요. 몽유=봉기가 된 것입니다. 앞서 진정부에서는 관료들이 환상 속에서 스스로 왕과 신하가 된 양 행동했는데, 이제 산간 지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호미와 삽, 갈퀴, 칼, 도끼 같은 물건”을 들고 봉기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관료들의 시대착오적인 왕정 복고와 가난한 이들의 봉기.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행위가 ‘몽유’라는 같은 배경 속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결국 몽유는 사람들의 깊은 욕망이 발현되는 계기일 뿐이고, 다시 말하면 몽유가 사람들에게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던 욕망을 불어넣은 게 아니니, 문제는 몽유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긴, 이 소설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현실에서 몽유 없이도 이미 일어났고 일어날 일들이니까요.
몽유 상태에서 본인이 겉으로 내 뱉지 못한 일종의 욕구나 욕망, 내지는 숨기고 있던 비밀을 드러내는 행위(몽유이기 때문에 괜찮을거란 생각이 깔려있겠죠?)를 비추어 볼 때 말씀하신 봉기는 사람들의 내면에 그 행동의 동기가 깔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만 .... 아 그럼 과연 '해'는 또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해가 죽으면 끝이난다는 아버지의 말은 무엇을 뜻하는 건지 저는 또다시 미궁에 빠집니다.
몽유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기보다는 그런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아예 사라지는 것 같아요. 자신이 하는 행위의 의미를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거죠. 물론 완전 무의식적인 상태라기보다는 평소의 의식과는 분리된 철저히 다른 의식 상태라고 보는 게 맞겠네요. 꿈 속에서 우리가 그러는 것처럼요. 반먼 몽유에 빠지지 않은 사람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몽유이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는 의식 속에서 한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이게 나쁜 일이고 하면 안 되는 일인 걸 알면서도 몽유하는 사람들 틈에 묻혀 은근슬쩍 하는 것이지요. 몽유가 몽유하는 사람들 마음 속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게 만들고 또한 몽유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거기에 묻어가며 자신들의 욕망을 막무가내로 행하려고 들면서 혼란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가 떠야 합니다.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듯 몽유에서도 깰 테니까요. 하지만 만약 해가 죽는다면, 해가 뜨지 않는다면 영원히 깨지 않는 악몽처럼 이 혼란한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으니 모든 게 끝장난다는 뜻이 아닐까요?
아 정확한 분석이십니다. 몽유상태와 아닌 상태의 차이를 아주 명확하게 정의해주셨습니다. 마지막 장이 흥미진진합니다. 대충 해?를 어떻게 만들어낼 지는 이미 감이 와 있긴합니다만.. 아껴 아껴 읽어야겠습니다.
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벌써 예상하고 계시군요! 저도 그렇긴 했는데 막상 소설에서 서술되는 것을 보니 예상보다 큰 충격이 있더라고요.
문득 집단 몽유가 울나라의 현 시국과도 비슷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드네요. 뭐 재물을 약탈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한남동 일대는 온갖 쓰레기와 소음으로 아수라장이라잖아요. 그래도 작품은 해가 떠오르기를 바라고, 해가 안 떠오르면 어쩌나 걱정을 하지 도무지 이 시국이 어떻게 끝날 건지 짐작조차 못하겠더군요.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고. 이 소설을 다 읽으면 한 조각의 해답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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