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소설_겨울]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함께 읽기

D-29
작품 내적으로 EF가 율리아누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메모를 했던 건 의식했거나 하지 못했거나 본인과의 친연성이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작품 외적으로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둘 사이의 평행라인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있을 것 같고요. 여러모로 생각할 지점이 많은 부분 같습니다!
메릴 스트립도 어울리는데요! 새삼 좋은 배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많은 분들이 흡연에 대해 언급해주셨는데요. 핀치는 담배도 남들과는 다르게 피우죠. 니코틴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중독된 자신을 혐오하는 것도 아니며 담배를 피우는 자신을 과시하지도 않는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마치 자기가 중독을 관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루에 딱 한두 대”만 피운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는데, 저는 여기서 문득 이 소설에 멋진 추천사를 써주신 김연수 작가님이 떠올랐습니다. 10년 전에 김연수 작가님은 멋들어진 케이스에 담배 한 대를 넣어다니며 하루에 딱 그 한 대만 피우는 흡연자였거든요. 요즘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잘 지내시죠 작가님...
그런 분들이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예전에 손석희 씨도 아침에 종이신문을 읽으며 커피 한잔과 함께 담배를 딱 한 대만 피운다고 했던 것 같은....
어떻게 생각하면 금연을 하신 분들보다 더 대단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정말 딱 한 대만 피우는 거라면...
ㅎㅎㅎ 최애작가님 등장에 놀라서요~~ 맞네, 줄리언 반스도 좋아하는데 마침 작가님 추천이어서 바로 샀었지 했어요.. 담배 이야기는 또 새롭네요^^;
앗 아이디부터 찐팬이시군요!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 그리고 그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 식으로 넓어지는 독서 경험이 진짜 짜릿한 것 같아요.
오래 전에 저 역시 흠모하는 김연수 작가님 인터뷰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금연하실 때 하루에 한 개비씩 줄여가다가 결국 0개비, 그리고 완전히 똑 끊었다 하셔서 '정말 대단한 분'이라며 새삼 놀랐던 기억이.. 늘 하루에 한 대만 피우시는 양반인데 제 기억이 왜곡된 건지. ㅋㅋ 요즘 노화가 급속도라 가물가물하긴 합니다. ㅎ
제가 기억하는 건 10년 전의 일화여서 그 이후에 담배를 완전히 끊으셨을 수도 있죠. 혹은 끊으셨다 다시 한 대만 피우기로 하셨을 수도 있고... 그냥 여담처럼 꺼낸 이야기인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괜히 죄송하네요. 작가님 귀가 간지러우실듯...
아.. 저도 김연수 작가님 최애 작가… 신작 나오면 반드시 사서 읽는, 개인적 ’전작읽기 작가’의 한 분으로서, 김연수 작가님 책은 다 읽었네요. 이름만 봐도 반갑~🤍 (TMI로, 다른 전작읽기 작가로는 요시다 슈이치와 페터 회, 가즈오 이시구로가 있습니다ㅎㅎㅎ)
다만 요즘 같은 디지털 풍경 속에서는 친 구와 추종자follower가 전과는 다른 희석된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서로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 그리고 그런 피상성에 만족한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22쪽,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집에 마침(?) 책이 있어서 조금 늦게 참여해 봅니다- 줄리언 반즈는 개인적으로 전작읽기 목표 작가라서 책부터 덜컥 산 보람(?)이 있네요.
저도 줄리언 반스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플로베르의 앵무새> <내 말 좀 들어봐> <10과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같은 초중기 작품들을 좀 더 좋아합니다.
앗~ 저는 전작읽기 ‘목표‘ 작가여서 ㅎㅎ 아직 다 읽지는 못했어요. 그치만 언급하신 책들은 <10과 1/2~> 빼고는 다 읽었고 모두 좋아하는 작품들이에요. 저도 초기작을 좋아하는 편이고 최애 작품은 ’플로베르의 앵무새‘입니다. 비교적 최근작으로는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와 ‘시대의 소음’이 좋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예상 외로 빵 뜬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저는 잘 이해를 못했는지 아주 좋지는 않았다는…
저도 최애작은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요! 새해에 한 번 더 읽고 싶네요.
그녀 자신에 관해 말하자면 자기 연민이 없는 것은 그녀가 삶을 대하는 스토아철학적 태도의 일부였다. EF에게는 그것이 삶에 다가가는 유일한 정신적-그리고 기질적-방식이었다. 그녀는 완강하게 고통을 견디었고 절대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정신적 도움을.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40쪽,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일단 셋까지 주행했습니다. EF의 파편들을 계속 모아가는 한편, 안나와 다시 대화하면서 티격태격하던 부분에선 잠시 움찔했네요. 흠모하던 이를 기억하는 방식에 정답은 없더라도, 고인이 원하지 않던 이야기들, 무작정 보내는 찬사와 뒷담화는 무엇이 다를 것인지...(그 뒤에 제프의 이메일 보니 그래 이게 뒷담화다 싶기는 했네요) 닐이 '멈출 때가 되었다'고 말할 때는 괜히 울컥 올라왔네요. EF가 인용한 글이 마지막에 새로운 의미로 재인용될 때는 매듭같은 무언가가 속에서 훅 풀려 떨어지는 느낌도 받고...모임 기간 동안 계속 곰씹어 보겠지만, EF는 분명 그대로인데 제 마음이 계속 달라질 것 같아요.
벌써 다 읽으셨군요! 무작정 보내는 찬사와 뒷담화가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결국 상대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기 내면의 투사,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에 더 가까울 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뒷부분으로 갈수록 더 재밌었던 소설이었어요. 말씀해주신 닐의 말도 그렇지만, 소설이란 결국 인물에 대한 탐구라면 그것은 어디까지 갈 수 있고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에 대한 반스의 고민이 묻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에 속지 말고 역사 ㅡ특히 지성사ㅡ가 선형적이라고 상상하지 마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기나 역사책은 말할 것도 없고 소설에서도 어떤 인물이 형용사 세 개로 줄어들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보이면 그런 묘사는 늘 불신하세요.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23,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그래, 그녀는 인위(人爲, artifice)를 신봉했으니까, 우리한테 여러 번 말했듯이.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p.14,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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