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년 해가 바뀌면, 그 해 첫 책으로 얇은 에세이 한권을 골라 읽고 한해를 시작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음으로 함께 읽을 2025년 첫 뇌과학책 역시 저의 개인적인 습관에 맞추어 고르게 되었네요.
이번엔 이론서가 아닌, 어느 뇌과학자의 투병기입니다.
조현병 전문 신경과학자이자 동시에 뇌종양 환자로서 몸소 양측 모두를 경험해 본, 독특하면서도 완전한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내는 뇌와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감동과 메시지를 던져줄지 기대되네요.
1월 한달동안 함께 읽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누어요!
+++++
[작가/책 소개]
정신건강과 인간의 두뇌발달을 연구하는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산하 인간두뇌수집원Human Brain Collection Core 원장. 사후에 기증받은 두뇌를 정신건강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조직 표본으로 만들어 전 세계 과학자들과 공유하는 일을 감독하며, 표본에서 얻은 정보로 신경정신학적 장애의 원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힘쓰는 과학자다.
30년간 신경과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로서 정신질환을 연구해온 립스카 박사는 특히 조현병의 원인을 찾는 데 헌신했다. 인간의 뇌를 직접 부검해 유전자 발현과 후성유전, 뇌가 성숙해가는 메커니즘, 유전자 변이가 DNA 전사와 DNA 메틸화에 미치는 영향, 조현병 및 기타 심각한 정신질환의 분자적 매커니즘을 연구했고, 전문 학술지에 120여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1993년 조현병이 발발하는 뇌의 핵심 부위가 전두피질임을 명백하게 밝힌 ‘조현병의 신생아 해마 병변 모델the neonatal hippocampal lesion model of schizophrenia(일명 립스카 모델)’을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조현병의 인지 기능 결함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의 틀을 마련했다.
립스카 박사는 인간두뇌수집원장으로 일하던 2015년 전이성 흑색종을 진단받고 1년 남짓 투병한 경험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제목은 〈정신병에 걸린 신경과학자The Neuroscientist Who Lost Her Mind〉. 이 글을 읽은 정신질환자, 의사, 환자 가족 들에게서 셀 수 없이 많은 격려 메일이 쏟아졌고, 그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동명의 책으로 출간됐다. “우리 모두에게 정신질환이 뇌의 질병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줬을 뿐 아니라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되새겨줬다”는 평가를 받은 이 책은 정신에 관해, 그리고 언젠가는 설명되고 치료되기를 모두가 소망하는 정신질환에 관해 더 많이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밀하고도 과학적인 안내서이다.
-----
우리가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때로는 과학의 언어로, 때로는 절절한 정신질환 생존자의 이야기로 담아낸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 30년간 뇌를 연구해온 뇌 과학자가 정신질환에 걸렸다가 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온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뇌은행원장 바버라 립스카가 뇌 과학자의 전문성과 정신질환자의 실제 경험을 버무려 불안, 망상, 분노, 기억상실에 빠진 뇌에 대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흔히 정신질환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사고방식만 바꾸면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암이 마음먹는다고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듯 정신질환도 마음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정신질환의 양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어떻게 뇌가 그 기이하고 당혹스러운 증상을 만들어내는지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된 저자는 정신질환을 연구하는 과학자에서 어떻게 정신질환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놀랍게 회복했는지, 정신질환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한다.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4.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D-29
신아모임지기의 말
Alice2023
몇년전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다시 읽으면서 얘기까지 나누면 더 좋을 것 같아 신청합니다
신아
우왕 이미 읽으신 분이 나타나셨네요! ㅎㅎ 유의미한 재독의 시간 되시기를 바라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밥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오늘부터 슬슬 읽기 시작합니다.
링곰
2025년이 시작되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조금씩 읽으려고 합니다^^
신아
앗 저도 오늘부터 시작해보려고 계획중이었는데 이 무슨일인가요 ㅎㅎ
실은 어차피 이번 책은 별도의 일정표 없이 자유롭게 읽어볼 생각이었습니다! 모임 오픈하는 주말부터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여러모로 힘겨운 시간이지만 그래도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트
모임에 관심 있어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만나는 일정(일자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요? 처음 그믐 사용 중이라 이해가 부족하네요.
밥심
@페트 님. 안녕하세요?
그믐에서는 별도로 날짜를 정해 온라인 모임을 하는게 아니고 책을 읽으시면서 여기에 지금 쓰신 것처럼 소감이나 인상깊었던 문장을 적으시면 됩니다. 그믐 첫 화면에서 아래로 쭉 스크롤 내리면 그믐 초보자를 위한 팁이 나오니 그거 읽어보시고 여러 시도해보시되 그래도 어려우면 참가하는 방에서 질문하시면 모임 같이 하시는 분들이 대답해주실겁니다. 즐거운 독서하십시오!
신아
안녕하세요! 밥심님이 잘 답변해 주셨네요. 제 기억으로는 모바일로 접속하시면 찾기 어려우실 수도 있고, 컴퓨터나 태블릿에서 접속하시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링크가 바로 나옵니다.
모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희 이번 모임에서는 자유롭게 책 읽으시면서 아무때나 이야기 나눠주시면 되요! 내일부터 대화가 활발하게 올라올 듯 하니, 다른 분들 댓글 보시면 바로 아실거에요:)
신아
안녕하세요!
모임에 참여하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책의 특성상 분량을 정하지 않고 일정표 없이 자유롭게 읽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매일 한 챕터씩 읽고 감상을 나눌 예정인데요, 제가 남기는 내용과는 상관없이 각자 진도대로 읽고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와 책 속 구절을 올려 주셔도 좋습니다.
모임은 1월25일까지 3주동안 열려 있으니 늦게 시작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럼 이번달도 함께 알차고 재미난 독서를 해봅시다아:)
신아
신아
“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은 뒤로 나는 내가 다른 사람의 감정과 곤경에 더 세심하게 주파수를 맞추게 되었고,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더 이해심 깊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싶다. 그전에도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늘 연민을 느껴왔다고 믿지만, 내가 직접 정신이상을 경험한 이후 그러한 연민의 감정은 더욱 심층적인 성격을 띠었다. 또한 내 가족과 다시 하나가 되고 평생 해왔던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깨달음으로써 나 자신의 삶을 더욱 의식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프롤로그 [나는 정신질환 생존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문장모음 보기
신아
프롤로그를 읽었습니다.
우선 저자가 앓았던 병의 심각성 그리고 당시 상태의 정도를 고려했을 때, 비교적 빠른 시간 내로 회복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적같네요.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표현이 극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와요. ㅎㅎ
그 전과 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문장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와닿았습니다.
“그전에도 늘 연민을 느껴왔다고 믿지만, 내가 직접 경험한 이후 그러한 감정은 더욱 심층적인 성격을 띠었다.”
실은 작년에 남편이 암 진단을 받았더랬습니다. 그때가 떠올랐어요. 당시 진단을 받던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는데, 그 전과 후로 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해도 어느정도는 과언이 아닙니다. ㅎㅎ
이전에 결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확장이었달까요. 그 당시 제 표현을 빌리자면 “그 순간 내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형질 하나하나가 180도 변한 느낌”이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좀 오버했던 것도 같지만... ㅎㅎ 작가처럼 직접 이런 경험을 한 사람에게는 그 느낌이 어떠하였을지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네요.
꼭 질병이 아니더라도, 각자 어떤 모양이든 인생의 중대한 사건을 통해 존재의 궁극적인 변화 비스무리한 것을 경험했던 적 있다면 살짝이 나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밥심
어머니께서 2023년 11월에 돌아가 셨는데 약 2년간 치매를 앓았습니다. 이 에세이에서 저자가 겪었던 대부분의 증상이 나타났죠. 단기기억상실, 망상, 의심, 폭언 등. 아이러니하게도 옆에서 돌보느라 고생하신 아버지는 남편으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저를 포함한 자식들은 끝까지 알아보셨죠. 가끔씩 온화하고 사랑많으셨던 어머니의 치매 전 모습이 그립네요. 에세이의 저자는 비록 통상적인 치매가 아니라 뇌종양의 한 증상으로서 고생했지만 가족들이 겪었을 무지막지한 정신적 고통은 짐작이 되더군요.
페트
제 아버지는 재작년 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셨어요. 처음 그 소식이 가족끼리 공유된 후 집안 분위기는 마치 산소가 반으로 줄은 듯 무겁고 답답했던 기억이 나요. 운 좋게 초기였지만, 초기라는 진단이 나오기까지 거친 검사과정 내내 마음이 어찌나 초조하고 하늘이 원망스럽던지요. 잘 해드리지 못한 존재인데, 그때 처음으로 안쓰럽고 제가 못해 드린 것들이 생각났네요.
밥심
“ 112 쪽
궁극적으로 당신의 건강을 책임질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가족들도, 당신이 살아남기 원하는 의사들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 이라고. 물론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당신 스스로 뛰는 경기라고.
155 쪽
알츠하이머 병 부터 조현병까지, 조울증에서 우울증까지 대부분의 정신적 문제는 감정에 모종의 변화를 일으키고, 그럼으로써 성격까지 바꿔 놓는다. 그러나 누군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현저한 성격 변화를 보일 때는, 예컨대 종양이든 부상이든 전두엽의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173 쪽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인지하지 못 하는 것은 정신 질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특징이다.
174 쪽
그리고 현재로서는 이런 질병 인식 불능증을 치료 할 방법이 없다. ”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문장모음 보기
밥심
처음에 모임지기 님의 소개글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이 책이 에세이인줄 몰랐습니다. 읽다보니 술술 읽히는게 뇌과학도서가 아니더군요. ㅎㅎ 글도 잘 썼고(전문작가가 공저자로 작업한 듯 합니다), 소설처럼 재밌어서 후딱 읽어버렸네요. 다른 분들 진도에 맞추어 때때로 감상 올리겠습니다.
신아
오오 그정도로 재미있으셨다니 기대가 증폭되는데요? 이제 겨우 한챕터 읽었지만, 말씀하신 대로 글을 정말 잘 쓴 것 같아요. 때로는 소설, 때로는 에세이 같으면서도 학구적인 내용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Alice2023
이렇게 열심히 살고 운동하면서 선강관리에 운동까지 해왔믄데
유방암에 흑색종에 뇌종양까지 걸리면 정말 극복하기 쉽지 않을텐데
긍정적이고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하게 되네요
신아
그러게요, 저도 '이게 실화라니..' 하면서 읽고 있어요. 본인도 책 속에서 고백했지만 천성적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투병 중에도 연구를 계속 했다니요. ㅠㅠ
Alice2023
불운한 이 상황에도 많은 행운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