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4.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D-29
그 병을 고칠 방법을 알아내려면 아마 수십 년의 세월과, 연구자들의 집요한 헌신이 필요할 것이다. 암 투병 중에도 꾸준히 일하며 수십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하고, 이상 유전자와 그것이 초래하는 문제들에 관한 의문을 풀고자 하는 수백 명의 연구자들에게 내가 발견한 내용을 알려온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천성적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자전거로 3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달려 사무실에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한 다음 다시 자전거를 타고 교외의 조용한 집으로 돌아간다. 매일 저녁이면 미레크와 함께 나무와 풀이 만들어낸 초록색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갑판 같은 느낌을 주는 집 뒤쪽 베란다에 앉아 식사를 한다. 우리는 삶에 지극한 만족감을 느낀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1장 쥐들의 복수,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첫번째 챕터는 저자의 일터인 소위 '뇌 은행' 인간두뇌수집원에서 일하며 직접적으로 뇌를 다루는 업무에 대해, 그리고 뇌의 대략적인 구조에 관해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굉장히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잘 묘사해 주어서 신기했는데요, 저도 직접 뇌를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뇌가 두 손 안에 쏙 담긴다니... 저자 말로는 자기도 원장이 되고 나서야 몇십년만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하니 우리같은 일반인은 당연히 꿈도 못꾸겠죠. ㅎㅎ 다른 분들도 평소 이런 타 직업군의 업무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나 경외감을 품어 본 적 있으실까요? 정작 본인들에게는 그저 지겨운 일상일지도 모르는 그런 익숙한 일들이, 때로 누군가의 두 눈을 반짝이게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되려 저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감사하는 마음이나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난 죽게 될 거야. 한순간 그런 생각이 나를 가득 채우고 흘러넘친다. 하지만 나는 온 힘을 다해 그 생각을 걷어차고 행동에 착수한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응급 상황에 대해 내가 반응하는 방식은 한결같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 거기 뛰어들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는 자이언트 슈퍼마켓을 짓고 있는 근처의 건설 현장을 지나친다.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괜찮은 식료품 슈퍼마켓이 생겨서 더 이상 장을 보기 위해 혼잡한 도로를 몇 킬로미터나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최근 몇 달 동안 무척 신이 나 있었는데. 내가 살아서 저 가게가 문 여는 걸 보게 될까?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는 웃고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2장 초반에서 저자의 나이를 알게 되고 깜짝 놀랐어요. 저는 그래도 50대 초중반으로 생각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ㅎㅎ) 2015년 63세에 처음으로 뇌종양 전이를 발견하셨고, 2019년 67세에 이 책을 쓰셨던 거죠. 유방암 수술은 50대때였다 해도, 3년 전 마지막으로 귀 뒤쪽의 흑색종 치료했을 때가 이미 60세셨다는 뜻이 되고요. 고령의 나이에, 누가 봐도 끔찍했을 상황들을 이렇게까지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이겨내셨다는 사실이 감탄스럽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나마 다행인 점을 찾아내고, 가족이 함께 있다는 사실 만으로 행복해 하고,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신아 님. 보통 암을 겪으신 분들에게는 당분간 비행기도 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체력 관리에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데, 이 분은 그 연세에 철인삼종경기도 할 정도이시니, 보통 평균적인 사람들과는 비교하면 안 될 듯 합니다.
ㅎㅎ 그러게요 밥심님, 읽으면 읽을수록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게 분명해집니다...!!
독감으로 정신을 못 차리다 이제 좀 괜찮아져서 일단 첫 챕터만 읽었습니다. 저번 책은 좀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에세이 같기도 하고 정말 술술 읽히네요.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뇌에 관련한 병에 걸렸다는 아이러니는 둘째치고 그걸 극복하고 그 경험으로 책도 쓰고 연구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도 하고 대단해 보였어요. 첫 챕터에서는 사후 기증된 뇌를 받아서 연구에 쓰려고 준비하는 과정의 자세한 묘사가 정말 실감 나고 제일 기억에 남더라고요. 특히 뇌를 얇게 저미는 묘사가 압권이었어요; 분위기나 묘사가 자세해서 머릿속에 막 장면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긍정적이고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절절하게 느껴지는, 뇌과학자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두 번째 챕터도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링곰 님. 이제 어느 정도 회복되셨겠지요. 제 주위에도 독감과 감기 환자가 수두룩합니다. 다행히 이번 책은 별로 어렵지 않으니 병후 약해진 체력으로도 잘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파이팅하십시오. ㅎㅎ
감사합니다!! 이제 괜찮아졌어요. 이번 독감 정말 독했어요ㅜㅜ 병원에도 대기 환자가 엄청 나더라고요. 밥심님도 독감 조심하세요!! 파이팅입니다^^
링곰님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ㅠㅠ 제 주위도 마찬가지인데.. 건강 조심합시다 우리모두 ㅎㅎ 자신의 일을 즐기고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축복인지.. 그런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항상 감사하는 태도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기본 장착이란 말도 웃긴데 ㅎㅎ 누구나 마음먹기 나름이겠지요:) 여튼 우리의 저자분은 정말이지.. 독자를 끊임없이 놀래키고 있습니다 ㅎㅎ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도 춥던데 오늘은 더 춥다니,,,신아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말씀하신 '긍정적인 마인드와 항상 감사하는 태도'는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감사일기를 쓰면 좋다는데 실천은 못 하고 있고요ㅜ 대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각각의 과학자는 압도적으로 거대한 퍼즐 가운데 자신이 담당한 작은 조각만을 연구하며, 언젠가 연구자들의 노력이 모두 모여 그 퍼즐이 완성되기를, 집단적 노력에 자신의 작은 노력이 기여하기를 소망할 뿐이다. p.35 이 전두피질이 바로 인간의 본질을 결정한다. 우리를 판단력과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사고하고 기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전두피질이다. p.40 나 자신의 전두피질이 엉망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에서 그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p49
2장을 읽었습니다. 뇌과학자가 뇌종양에 걸리다니... 그것도 유방암과 흑색종까지 완치된 후 발병이 된 거라 더 놀랐을 것 같아요. 본인이 뇌과학자인 만큼 뇌종양 증세와 예후를 다 알고 있으니 더 무섭고 두려웠을 것 같고, 진단을 받는 장면이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장면 등이 한편의 드라마처럼 긴박감도 느껴지고 빠져들어 읽게 되네요. 한편으로는 권위 있는 학자니 최고의 의사에게 빠르게 검사받고 수술을 받게되는 장면이 상류층이기에 가능하지 않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어요. 그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든 마찬가지기는 하겠지요. 갑자기 영화 기생충, 설국열차가 떠오르네요ㅎㅎ
눈이 가벼운 솜털 같다. 나는 눈 위에 누워 눈천사를 만든다. 우리는 웃고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p.94,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나는 생애 최대의 경기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육체적 고통을 견딜 강한 인내심을 가졌을 뿐 아니라, 무엇이든 절대 포기하지 않도록 나 자신을 훈련해왔다. 또다시 이 병을, 그것도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만난 지금, 해내겠다는 태도, 이겨내고 말겠다는 그 태도가 나에게는 생명줄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3장 사형선고를 받은 뇌,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정맥주사로 약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들어오는 동안, 나는 고무된 내 T세포들이 면역계의 군대를 이끌고 몸속에 있는 모든 흑색종 세포들을 공격해 무찌르는 모습을 상상한다. 나는 의지로 그렇게 만들 작정이고, 의지로 모든 암세포들을 죽일 작정이다. 그것들은 죽어야만 한다. 나는 희망과 에너지로 가득하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3장 사형선고를 받은 뇌,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3장에서는 면역치료(임상실험)를 앞두고 추가적인 종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가운데, 결국에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면역치료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결정하는 부분이 너무나 인상깊고 강하게 몰입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셨을 것 같으세요? 말그대로 엄청난 딜레마인데요. 저는 평소 최대한의 안전을 추구하는 타입이기도 해서.. 일단 보류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혹시 모를 가능성 때문에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하고 귀한 기회를 놓쳐버리기에는.. 만약에 실제로 아무 문제 아니었어서 치료를 강행해도 괜찮았을 상황이었다는게 이후에 밝혀진다면 정말 가슴을 치며 땅을 치며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저자의 용기있는(?) 결정은 “어차피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어”라는 계산에 도달할 만큼 절박하고 간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싶네요.
또 용암 벌판을 가로지르는 5킬로미터 마라톤에도 즉흥적으로 출전해 내 연령 집단에서 4위를 차지한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3장 사형선고를 받은 뇌,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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