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4.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D-29
프롤로그를 읽었습니다. 우선 저자가 앓았던 병의 심각성 그리고 당시 상태의 정도를 고려했을 때, 비교적 빠른 시간 내로 회복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적같네요.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표현이 극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와요. ㅎㅎ 그 전과 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문장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와닿았습니다. “그전에도 늘 연민을 느껴왔다고 믿지만, 내가 직접 경험한 이후 그러한 감정은 더욱 심층적인 성격을 띠었다.” 실은 작년에 남편이 암 진단을 받았더랬습니다. 그때가 떠올랐어요. 당시 진단을 받던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는데, 그 전과 후로 제 인생이 달라졌다고 해도 어느정도는 과언이 아닙니다. ㅎㅎ 이전에 결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확장이었달까요. 그 당시 제 표현을 빌리자면 “그 순간 내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형질 하나하나가 180도 변한 느낌”이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좀 오버했던 것도 같지만... ㅎㅎ 작가처럼 직접 이런 경험을 한 사람에게는 그 느낌이 어떠하였을지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네요. 꼭 질병이 아니더라도, 각자 어떤 모양이든 인생의 중대한 사건을 통해 존재의 궁극적인 변화 비스무리한 것을 경험했던 적 있다면 살짝이 나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2023년 11월에 돌아가셨는데 약 2년간 치매를 앓았습니다. 이 에세이에서 저자가 겪었던 대부분의 증상이 나타났죠. 단기기억상실, 망상, 의심, 폭언 등. 아이러니하게도 옆에서 돌보느라 고생하신 아버지는 남편으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저를 포함한 자식들은 끝까지 알아보셨죠. 가끔씩 온화하고 사랑많으셨던 어머니의 치매 전 모습이 그립네요. 에세이의 저자는 비록 통상적인 치매가 아니라 뇌종양의 한 증상으로서 고생했지만 가족들이 겪었을 무지막지한 정신적 고통은 짐작이 되더군요.
제 아버지는 재작년 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셨어요. 처음 그 소식이 가족끼리 공유된 후 집안 분위기는 마치 산소가 반으로 줄은 듯 무겁고 답답했던 기억이 나요. 운 좋게 초기였지만, 초기라는 진단이 나오기까지 거친 검사과정 내내 마음이 어찌나 초조하고 하늘이 원망스럽던지요. 잘 해드리지 못한 존재인데, 그때 처음으로 안쓰럽고 제가 못해 드린 것들이 생각났네요.
112 쪽 궁극적으로 당신의 건강을 책임질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가족들도, 당신이 살아남기 원하는 의사들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 이라고. 물론 도와줄 사람들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당신 스스로 뛰는 경기라고. 155 쪽 알츠하이머 병 부터 조현병까지, 조울증에서 우울증까지 대부분의 정신적 문제는 감정에 모종의 변화를 일으키고, 그럼으로써 성격까지 바꿔 놓는다. 그러나 누군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현저한 성격 변화를 보일 때는, 예컨대 종양이든 부상이든 전두엽의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173 쪽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인지하지 못 하는 것은 정신 질환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특징이다. 174 쪽 그리고 현재로서는 이런 질병 인식 불능증을 치료 할 방법이 없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처음에 모임지기 님의 소개글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이 책이 에세이인줄 몰랐습니다. 읽다보니 술술 읽히는게 뇌과학도서가 아니더군요. ㅎㅎ 글도 잘 썼고(전문작가가 공저자로 작업한 듯 합니다), 소설처럼 재밌어서 후딱 읽어버렸네요. 다른 분들 진도에 맞추어 때때로 감상 올리겠습니다.
오오 그정도로 재미있으셨다니 기대가 증폭되는데요? 이제 겨우 한챕터 읽었지만, 말씀하신 대로 글을 정말 잘 쓴 것 같아요. 때로는 소설, 때로는 에세이 같으면서도 학구적인 내용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운동하면서 선강관리에 운동까지 해왔믄데 유방암에 흑색종에 뇌종양까지 걸리면 정말 극복하기 쉽지 않을텐데 긍정적이고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하게 되네요
그러게요, 저도 '이게 실화라니..' 하면서 읽고 있어요. 본인도 책 속에서 고백했지만 천성적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투병 중에도 연구를 계속 했다니요. ㅠㅠ
불운한 이 상황에도 많은 행운이 깃들어 있는 셈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그 병을 고칠 방법을 알아내려면 아마 수십 년의 세월과, 연구자들의 집요한 헌신이 필요할 것이다. 암 투병 중에도 꾸준히 일하며 수십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하고, 이상 유전자와 그것이 초래하는 문제들에 관한 의문을 풀고자 하는 수백 명의 연구자들에게 내가 발견한 내용을 알려온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천성적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자전거로 3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달려 사무실에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한 다음 다시 자전거를 타고 교외의 조용한 집으로 돌아간다. 매일 저녁이면 미레크와 함께 나무와 풀이 만들어낸 초록색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갑판 같은 느낌을 주는 집 뒤쪽 베란다에 앉아 식사를 한다. 우리는 삶에 지극한 만족감을 느낀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1장 쥐들의 복수,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첫번째 챕터는 저자의 일터인 소위 '뇌 은행' 인간두뇌수집원에서 일하며 직접적으로 뇌를 다루는 업무에 대해, 그리고 뇌의 대략적인 구조에 관해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굉장히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잘 묘사해 주어서 신기했는데요, 저도 직접 뇌를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뇌가 두 손 안에 쏙 담긴다니... 저자 말로는 자기도 원장이 되고 나서야 몇십년만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하니 우리같은 일반인은 당연히 꿈도 못꾸겠죠. ㅎㅎ 다른 분들도 평소 이런 타 직업군의 업무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나 경외감을 품어 본 적 있으실까요? 정작 본인들에게는 그저 지겨운 일상일지도 모르는 그런 익숙한 일들이, 때로 누군가의 두 눈을 반짝이게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되려 저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감사하는 마음이나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난 죽게 될 거야. 한순간 그런 생각이 나를 가득 채우고 흘러넘친다. 하지만 나는 온 힘을 다해 그 생각을 걷어차고 행동에 착수한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응급 상황에 대해 내가 반응하는 방식은 한결같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 거기 뛰어들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는 자이언트 슈퍼마켓을 짓고 있는 근처의 건설 현장을 지나친다.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괜찮은 식료품 슈퍼마켓이 생겨서 더 이상 장을 보기 위해 혼잡한 도로를 몇 킬로미터나 달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최근 몇 달 동안 무척 신이 나 있었는데. 내가 살아서 저 가게가 문 여는 걸 보게 될까?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우리는 웃고 있다. 살아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2장 초반에서 저자의 나이를 알게 되고 깜짝 놀랐어요. 저는 그래도 50대 초중반으로 생각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ㅎㅎ) 2015년 63세에 처음으로 뇌종양 전이를 발견하셨고, 2019년 67세에 이 책을 쓰셨던 거죠. 유방암 수술은 50대때였다 해도, 3년 전 마지막으로 귀 뒤쪽의 흑색종 치료했을 때가 이미 60세셨다는 뜻이 되고요. 고령의 나이에, 누가 봐도 끔찍했을 상황들을 이렇게까지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이겨내셨다는 사실이 감탄스럽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나마 다행인 점을 찾아내고, 가족이 함께 있다는 사실 만으로 행복해 하고,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신아 님. 보통 암을 겪으신 분들에게는 당분간 비행기도 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체력 관리에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데, 이 분은 그 연세에 철인삼종경기도 할 정도이시니, 보통 평균적인 사람들과는 비교하면 안 될 듯 합니다.
ㅎㅎ 그러게요 밥심님, 읽으면 읽을수록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게 분명해집니다...!!
독감으로 정신을 못 차리다 이제 좀 괜찮아져서 일단 첫 챕터만 읽었습니다. 저번 책은 좀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에세이 같기도 하고 정말 술술 읽히네요.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뇌에 관련한 병에 걸렸다는 아이러니는 둘째치고 그걸 극복하고 그 경험으로 책도 쓰고 연구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경이롭기도 하고 대단해 보였어요. 첫 챕터에서는 사후 기증된 뇌를 받아서 연구에 쓰려고 준비하는 과정의 자세한 묘사가 정말 실감 나고 제일 기억에 남더라고요. 특히 뇌를 얇게 저미는 묘사가 압권이었어요; 분위기나 묘사가 자세해서 머릿속에 막 장면이 상상이 되었습니다;; 긍정적이고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절절하게 느껴지는, 뇌과학자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두 번째 챕터도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링곰 님. 이제 어느 정도 회복되셨겠지요. 제 주위에도 독감과 감기 환자가 수두룩합니다. 다행히 이번 책은 별로 어렵지 않으니 병후 약해진 체력으로도 잘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파이팅하십시오. ㅎㅎ
감사합니다!! 이제 괜찮아졌어요. 이번 독감 정말 독했어요ㅜㅜ 병원에도 대기 환자가 엄청 나더라고요. 밥심님도 독감 조심하세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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