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 수기』 함께 읽기

D-29
릴케는 읽어 본 적이 없는데 『Letters to a Young Poet』를 읽고 좋아서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려해요. 다 읽고 500자 이상 감상평 남길 거예요. 원하시면 줌미팅도 해봐요.
릴케의 소설은 처음인데, 처음 부분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사건 중심 보다는 심리 묘사 중심이고, 그 심리 묘사도 시적이고 초현실적인 부분이 많으니 다소 인내를 가지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도'라는 이름의 철학자의 『말테의 수기』에 대한 평론 영상이에요. 비교적 스포일러 많이 없어요. 읽기 시작 전에 한번 보셔도 좋고,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나' 생각이 들거나 읽다가 너무 지루하시거나, '이런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실 때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릴케 - 말테의 수기 / 철학평론 https://youtu.be/gt_duUd5Xes?si=okix9UCr-Yw6lrKg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읽기 진도 가이드 · 12.20 - 12.26 처음 — “내가 어느 도시에 있는지, 여기 어딘가 내가 사는 집이 있는지…” · 12.27 - 1.2 “이번에도 진작부터…” — “아벨로네, 나는 당신 곁에 있다고 상상해요…” · 1.3 - 1.9 “이제는 <일각수와 연인>에 관한…” — “그리고 그가 거의 포기하려 했던…” · 1.10 - 1.17 “지금 행각해 보면..” — 마지막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어느 젊은 시인에게 Letters to a Young Poet』에 수록된 첫번째 편지 내용의 일부인데 마치 『말테의 수기』는 이 편지 내용을 실현한 작품인 것처럼 보여요. 영어 번역판에서 제가 의역했어요. 당신은 당신의 시가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그 시를 출판사에 보내고, 다른 시인들의 작품과 비교할 것입니다. 그리고 출판사가 당신의 시를 책으로 내길 거부한다면 실망할 것입니다. 당신이 내게 조언을 구했으니 말씀드립니다. 그런 짓을 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밖으로부터 뭔가를 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현재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아무도 당신이 구하는 것을 줄 수 없습니다. 아무도요. 오직 한 가지 길이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내부로 향하십시오. 당신으로 하여금 쓰게 만드는 그 원인과 동기를 탐색하십시오.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쓰고자 하는 그 동기가 당신 마음 속 가장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까? 만약 쓰는 것이 금지된 상황에서 죽음을 걸고서라도 글을 쓸 용의가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한밤중 가장 고요한 시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과연 반드시 써야 하는가?" 그 질문에 가장 진실한 답을 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에게 깊이 파고드십시오. 만약 그 질문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는 반드시 써야 한다"는 간명한 답이 나온다면, 그때는 당신의 삶을 그것 위에 쌓으십시오. 글을 쓰는 것이 당신에게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삶은, 심지어 너무나 평범하고 아무 특별한 일이 없는 순간일지라도, 그 쓰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본질을 보려고 하십시오. 마치 방금 막 태어나 모든 것이 처음인 것처럼 본 것과 경험한 것, 사랑한 것과 잃은 것을 쓰십시오. 사랑에 대한 시는 쓰지 마십시오. 적어도 초반에는 피하십시오. 사랑에 대한 시를 쓰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사랑에 대한 너무나도 많은 훌륭한 시가 이미 많기 때문에, 똑같은 주제에 대해 당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를 쓰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무르익은 다음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흔한 주제를 피하십시오. 당신의 일상생활에서 발견되는 것들에 매달리십시오. 당신의 슬픔, 당신의 바람, 스쳐가는 생각들, 그게 무엇이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당신의 믿음에 대해 쓰십시오. 뜨겁지만 조용하고 겸손한 진정성을 가지고 그것들을 묘사하십시오. 당신 주위에 있는 것들, 꿈에서 본 장면들, 기억 속에 떠오른 주제들로 자신을 표현하십시오. 만약 당신의 일상에서 글을 쓸 소재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일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의 문제입니다. 일상은 글감으로 넘쳐나는데 그것을 끌어낼 만큼 당신이 시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인 예술가에게 소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창작에 있어 대단하지 않은 것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바깥 세상의 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여전히 기억의 보물창고이자 쓸 소재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기억에 집중하고, 가라앉은 먼 과거의 감각들을 되살리려 노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당신의 홀로 있음은 더 이상 장애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마치 고요한 새벽처럼 당신을 맞이하는 집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외부로부터의 심란함은 지나갈 것입니다. 만약 당신 내부로 시선을 돌리고, 당신만의 세계로 들어갔을 때 시가 떠오른다면, 당신은 그 시가 괜찮은지 다른 사람에게 묻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쓴 시라면 문학 잡지에 실리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그 시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당신 삶의 조각과 자기 자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면 그것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괜찮은 작품의 기준입니다. 다른 기준은 없습니다.
저 작은 달덩어리 하나가 못하는 것이 없다.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이 투명한 날들이 있다. 그 모든 것이 가볍게, 밝은 대기 속에서 드러날 듯 말 듯 하면서도 뚜렷하다. 바로 곁에 있는 것도 벌써 먼 곳의 색조를 머금고, 어딘가로 사라져, 보이기만 할 뿐 닿지는 않는다. 먼 곳과 관계가 있는 것들, 강과 다리와 긴 거리들, 그리고 사치스럽게 널찍한 광장들, 이런 것들은 그 뒤에 이 먼 공간을 받아들여, 그 위에 마치 비단에 그린 것처럼 그려져 있다.
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홍사현 옮김
한글로 적혀 있는데도 이해가 안돼서 챗GPT 도움을 받아서 읽은 부분이에요.
소설인데 문장과 묘사가 시적이에요. 말이 안되는 내용인데 또 말이 되네요. 소리없는 아우성, 이런 것 처럼.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어쩔 수 없는 이별 뒤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쓰려 합니다.” 으로 시작하는 부분인데 읽기 힘들 정도로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어요.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 검색을 하고 이 영상을 봤는데 조금 위로가 됐어요. 이 책은 내용이해 보다는 완독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읽을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YO5lHrgIxJY
이 책은 소설을 읽을 때, 단락과 단락이 연결될 것, 이라는 전제를 하지 말아야 해요. 이 책 제목 중 '수기'라고 번역된 부분은 영어판에선 notebooks라고, 원문인 독어판에선 aufzeichnungen이에요. 수기는 직접 겪은 일을 적은 글이라는 뜻인 반면에 notebooks나 aufzeichnungen는 끄적여 놓은, 정리되지 않은 글이라는 뉘앙스가 있어요. 독일어판은 모르겠는데 영문판에는 단락마다 번호가 붙여져 있어 마치 서로 다른 이야기 조각을 늘어 놓은 인상을 줘요. 이 책은 다분히 시적인 소설인데, 은유법이 많이 사용 됐어요. 그래서 마치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것이 리얼한 묘사가 아닌 메타포로서 작용한다고 보면 좀 더 잘 이해가 돼요. 물론 그 메타포를 해석하거나 의미를 만들어 내는 건 독자의 능력에 달려 있어요.
<말테의 수기> 감상 제목의 ‘수기’는 겪은 것을 기록한 글을 뜻하며, 원문 독일어판 제목에서 Aufzeichnungen을 번역한 것이다. Aufzeichnungen은 스케치, 기록을 의미하는 Aufzeichnung의 복수형인데, 이는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장부’라는 뜻으로 정의된 다이어리, 일기, 저널에 가까운 표현이다. 영어판 제목에서는 이러한 맥락을 살려 Notebooks로 번역했다. 이 소설은 말테라는 청년이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로 이사 와 살면서 보고, 겪고, 느낀 것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 떠오른 과거의 기억들을 적어 놓은 글을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글과 다른 글 사이에 뚜렷한 연관이 없을 때가 많다. 일반적인 소설처럼 기승전결 구조나 몇몇 인물을 중심으로 주요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되는 서사 구조가 아니다.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일기를 적는 것으로 가정된 말테뿐이다. 요컨대 이 소설은 말테라는 주인공이 20세기 초 파리로 이사 와서 일기를 적는다는, 인물-사건-배경의 소설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의 일기를 읽으면서 "이 내용은 도대체 왜 쓴 것이지?"라고 물을 수 없는 것처럼, 이 책 『말테의 수기』의 내용이 선형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따질 수 없다. 타인의 일기를 읽는 독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그 일기들을 통해 말테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무엇을 겪고 느꼈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이다. 또 가능하다면, 이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통해 독자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보는 것이다. 말테는 한마디로 근대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왕권 아래의 신하나 종교 아래의 신자로서의 전통적인 인간과는 대비된다. 말테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외부의 어떤 것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통해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정의하는 존재론적 인간이다. 파리로 이사 오는 첫 이야기는 이러한 변화를 시작하는 단계이며, 가족의 사랑을 거부하고 집을 떠나는 어느 탕아의 마지막 이야기는 그 완성을 은유한다. 『말테의 수기』에는 신비하거나 초현실적인 내용이 많은데, 나는 이를 모두 은유로 보았다. 예를 들어, 누구나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한 얼굴을 몇 년씩 쓰고 다닌다거나, 요즘엔 죽음이 기성복처럼 마련돼 있어 그것을 걸치기만 하면 된다거나,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 죽음의 목소리가 들린다거나 하는 표현들이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다분히 시적이어서 소설 형식으로 쓰인 시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생각의 흐름대로 적어 놓은 일기 형식과 은유로 가득한 시적 표현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마치 입에 넣고 오래 씹을수록 처음에는 맹맹했던 맛이 점점 깊은 단맛으로 퍼져 나오는 바게트 빵처럼, 문장들을 꼭꼭 씹어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도저히 그 의미를 가늠할 수 없는 문장들도 많았는데, 영어판으로 쓰인 문장을 해석하며 읽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한 경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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