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3> 이어서 읽고 답해요

D-29
잭 케루악 인터뷰 내용이 중반부 부터 너무 난해해 져서 번역이 잘 된 건가 싶어 영어버전을 찾아봤어요. 원문내용도 행간을 읽어야 이해가 되는 데 그걸 번역해 놓으니 정말 이해가 안되게 되었네요. 예를 들어 인터뷰에 나온 이 즉흥시를 보면, 이른바 행복한 사람들은 위선자다—이 말은 행복의 주파수가 불가피한 속임수 없이 어떤 책략과 거짓말과 은폐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는 뜻 위선과 속임수, 인디언의 것은 아니다. 웃을 일은 아니다 Happy people so called are hypocrites--it means the happiness wavelength can't work without necessary deceit, without certain scheming and lies and hiding. Hypocrisy and deceit, no Indians. No smiling. 영어버전에서 no Indians. No smiling를 한국어 번역에선 인디언의 것은 아니다. 웃을 일은 아니다, 이라고 번역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Indians는 위선과 속임수와 대조되는 즉 진정성이 있는 것의 메타포예요. 이걸 인디언의 것은 아니다, 라고 번역했어요. 영어버전을 읽고 나서 보면 이 번역도 말이 되기도 하지만 그냥 한글 번역만 읽어서는 그 뜻을 짐작하기가 어려워요. No Smiling은 진짜 기뻐서 웃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데 ‘웃을 일은 아니다’라고 번역을 해서 그 원래 의미를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인터뷰어가 "인디언의 것이 아니라니요?"라고 그 뜻을 묻자 케루악이 "자네가 나에게 숨겨진 적대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프렌치 인디언 전쟁• 때문이지."라고 마치 동문서답이나 선문답하듯이 말해요. 이건 알고 보니 케루악의 조상이 프렌치 인디언 전쟁에서 원주민(인디언)을 침략한 프랑스인인데, 인터뷰어가 반문하는 것에 대해 농담조로 대담한 거예요. 케루악은 내가 인디언들을 괴롭힌 사람들의 후손이라 그 구절로 시비를 거는거냐, 라고 농담을 치는 거죠. 케루악의 인터뷰(한글번역판)는 케루악이 의식의 흐름대로 작업하고 정제되지 않은 작업을 좋아한다는 것은 여전히 드러내고는 있지만 원문의 내용을 그 행간까지 살려서 번역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그렇다고 영어버전 전체를 공들여 읽고 싶은 의지도 없고요.
덕분에 겨우 따라가겠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케루악처럼 말하는 사람 젠 체하는 거 같아 싫습니다. ^^;;;)
이 책에 워낙 잘난 것을 숨기지 않는 작가들이 많아서 케루악이 젠 체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는데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
자기가 모른다는 걸 애써 숨기고 실제 모습보다 대단하게 보이려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그게 또 너무 투명하게 드러나서, 인터뷰 읽고 니서 오히려 더 싫어졌네요. ^^;;;
말씀하신 것에 공감하는 면이 있어요. 비트 beat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작가들이 그런 태도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 사람들이 또 추구하는 바이기도 해요. 내가 못난 것도 없으니 고로 잘난 것이다, 이런 인상이 있어요. :) 케루악의 소설 『길 위에서』를 읽어 보셨어요? 이 소설에 비하면 이 인터뷰 내용은 약과예요.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한 젊은이의 방랑이 그려지는데 그야말로 이 우주에 혼자사는 것과 같은 태도예요. 예전에 저도 그런 때가 있어서 그 혈기가 부럽기도 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했어요.
난 청년기를 보내는 내내 고쳐쓰기를 하며 천천히 글을 쓴 뒤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면서 내용을 삭제하기도 했지. 그래서 하루에 한 문장만 썼는데, 도대체 그 문장에 ‘느낌’이 전혀 없었단 말씀이야. 제기랄, ‘느낌’은 내가 예술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인데 말야. ‘기교’를 부리며 감정을 숨기는 게 아니라.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잭 케루악,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지적 에너지와 호기심이겠죠.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다양하고 대안적인 방법에 대한 타고난 관심 말이에요. 그게 저를 현실적인 세계보다 있을 수도 있는 세계에 대해 더 많이 쓰도록 이끈 요소일지 몰라요. 그리고 더 깊은 의미에서는 제가 소설을 쓰도록 이끌었을 수도 있고요. 소설가는 늘 '시험 삼아' 다른 사람이 되어보곤 하니까요. p. 81/262 소설은 오직 인간만이, 특정한 상황에서만 쓰는 것이죠. 어떤 목적 때문에 써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목적 중 하나는, 우리가 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인식하도록 이끌어준다는 거죠. p. 91/262 <어슐러 K. 르 귄>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기차가 움직일 때는 절대 뛰어내리지 마, 죽을 테니까. 누군가 열차에 올라타려고 하면 그냥 떨쳐버려. 그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마. 그들은 뭔가를 훔치려 할 테고, 기차가 멈출 때까지 함께 있어야 돼. 네가 잠을 자러 가면, 너한테 50달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쫒아내 버릴 거야. p. 234/262 대부분의 사람은 중대한 결정이 내려지는 자리에 있지 않아요. 우린 그저 우리가 맡은 일을 하고,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의 작은 기여가 제대로 활용되기만을 바라죠. p. 240/ 262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그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기억해. 전쟁 중에는 신발이 먼저고, 그다음이 음식이야. 너한테 신발이 있으면 달려가서 도둑질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저는 알겠다고 대답했어요. “옳은 말씀이에요. 하지만 이제 전쟁은 끝났어요.” 그러자 그 사람은 나에게 “구에라 에스 시엠프레.”Guerra es siempre.라고 말했어요. “전쟁은 늘 진행 중이야.”라고.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프리모 레비,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Q. 학문적인 삶과 창의적인 작가의 삶이 양립할 수 없다고 느낀 탓이었나요? A. 손택: 맞아요. 양립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었죠. 학구적인 삶이 제가 속한 세대의 훌륭한 작가들을 망가뜨리는 모습을 봐왔으니까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수전 손택,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전쟁이 끝난 뒤 시카고 대학에 갔을 때, 제 입학 면접 담당관이 드레스덴 폭격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었죠. 그는 제가 살아온 이야기 가운데 그 부분을 듣고는 말했죠. "사실 우린 그 일을 하기가 몹시도 싫었습니다." 그 말이 제 머릿속에 박혀 있어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저는 지구상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그 공습으로 이득을 봤다고 말했지요. 그 공습은 전쟁을 0.5초도 단축하지 않았고, 그 어디에서도 독일군의 방어나 공격을 약화시키지 못했고, 집단수용소에서 단 한 사람도 해방시키지 못했어요. 오직 한 사람만이 이득을 보았지요. 둘도, 다섯도, 열도 아니에요. 단 한사람이에요. (중략) 바로 접니다. 그 책을 쓴 덕분에 저는 사망자 한 사람당 3달러씩 받은 셈이 되었죠.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책을 읽다가 가장 헉한 대목이 보네거트의 인터뷰가 되었네요. 추운 겨울, 전쟁이 끝나지 않은 지구에 살다보니 저 한 마디가 정말 날카롭게 다가왔습니다. 올해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을 예매했다가 취소했는데, 그 고통을 눈으로 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써 아직 부채감이 드는지라 용기가 생기면 다시 보려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F. <작가란 무엇인가 3> 6명 ■■■■ 07 시가 된 주기율표 / 프리모 레비 08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 / 수전 손택 09 표면적 진실 너머의 진짜 진실 / 돈 드릴로 10 절망에서 잉태되는 삶의 희망 / 존 치버 11 창백한 언덕 너머 빛나는 삶 / 가즈오 이시구로 12 슬픔이라는 아름답고 묵직한 이름 / 프랑수아즈 사강 ● 함께 읽기 기간 : 12월 25일(수) ~ 1월 7일(화) 연말연시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바쁜 일정을 고려하여 이번에는 조금 넉넉한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그간 일주일 동안 6명의 작가의 인터뷰를 읽었는데요, 이번에는 무려 2주일! 을 드리겠습니다. 크리스마스를 포함, 연말연시는 가족, 친구 등 소중한 분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러고도 여유가 되신다면 우리 6명의 작가들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주세요. ^^ 그럼, 모두 행복한 성탄과 따뜻한 연말연시 되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F-1.여러분이 만난 3명의 작가는 누구입니까? 그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한번에 답변을 적지 않고 그때그때 느낌들을 올려 주셔도 좋습니다.
'할 말이 있는 작가'에 대한 프리모 레비의 이야기가 큰 용기를 주네요.
가즈오 이시구로를 읽었어요 전에 나를 보내지마 소설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작가는 이 책을 담담하게 묘사하네요 강렬한 문제의식이나 고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네요. 그래도 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하니 어떤 배경에서 작업했는지 한층 더 이해가 잘 될거 같애요 나를 보내지 마는 시감이 유한함을 깨닫고 바로 잡아 가려는 인긴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다시 읽어봐야할 거 같애요
이 얘기는 정말 부럽네요. 존 치버입니다.
사강은 젊을 때 인터뷰를 했군요. 젊은데도 답변이 알맹이가 단단해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든 사강의 인터뷰도 보고 싶네요. 이 당시 사강은 천재 소녀 취급을 받기는 해도 무게감 있는 작가는 아니었을 텐데, 파리리뷰가 얼마간 선정적인 태도로 사강을 대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인터뷰 자체의 길이도 함량도 다른 작가 인터뷰보다 못했다는 생각이에요. 아쉽습니다.
마찬가지로 6명 모두 읽었어요. 3권에는 흥미로운 인터뷰 내용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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