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많은 평론가들의 생각처럼, 그 소설이 매우 어둡다고 보세요?
A. [이시구로]전 언제나 『나를 보내지 마』가 유쾌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과거에는 인물들의 실패담을 썼죠. 그 이야기들은 저 자신이나 힘들고 암울한 삶을 그려낸 책들에게 경고를 해줬어요. 『나를 보내지 마』를 통해, 인간의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도록 스스로에게 처음으로 허락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인간은 결점이 있을지 몰라. 질투와 옹졸함 같은 일반적인 감정에 취약할지 몰라.’ 하지만 전 본질적으로 품위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함을 깨닫게 되면 사회적 지위나 물질의 소유에는 집착하지 않기를 바랐어요. 서로에 대해, 그리고 상황을 바로잡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랐죠. 그렇기 때문에 그 책은 우리의 죽을 운명이라는 다소 우울한 사실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지요.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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