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눈동자 색깔을 마음대로 가질 수 없듯이 문체도 의식적으로 얻을 수는 없다고 봐요. 문체는 자기 자신입니다. 결국 작가의 개성은 작품과 긴밀하게 연결되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트루먼 커포티,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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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이 책을 읽는 분 중에 작가가 있거나 작가 지망인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저도 작가 지망생인데 작가론에 대해 많이 찾아 보고 읽어요.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아니고(여기에 공유하는 것이 부적절 하다면 삭제할께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쓴 『어느 젊은 시인에게 Letters to a Young Poet』에 수록된 첫번째 편지 내용의 일부인데 정말 큰 영감이 되었어요. 영어 번역판에서 제가 의역했어요.
당신은 당신의 시가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그 시를 출판사에 보내고, 다른 시인들의 작품과 비교할 것입니다. 그리고 출판사가 당신의 시를 책으로 내길 거부한다면 실망할 것입니다. 당신이 내게 조언을 구했으니 말씀드립니다. 그런 짓을 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밖으로부터 뭔가를 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현재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아무도 당신이 구하는 것을 줄 수 없습니다. 아무도요.
오직 한 가지 길이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내부로 향하십시오. 당신으로 하여금 쓰게 만드는 그 원인과 동기를 탐색하십시오.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쓰고자 하는 그 동기가 당신 마음 속 가장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까? 만약 쓰는 것이 금지된 상황에서 죽음을 걸고서라도 글을 쓸 용의가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한밤중 가장 고요한 시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과연 반드시 써야 하는가?" 그 질문에 가장 진실한 답을 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에게 깊이 파고드십시오. 만약 그 질문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는 반드시 써야 한다"는 간명한 답이 나온다면, 그때는 당신의 삶을 그것 위에 쌓으십시오. 글을 쓰는 것이 당신에게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삶은, 심지어 너무나 평범하고 아무 특별한 일이 없는 순간일지라도, 그 쓰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본질을 보려고 하십시오. 마치 방금 막 태어나 모든 것이 처음인 것처럼 본 것과 경험한 것, 사랑한 것과 잃은 것을 쓰십시오. 사랑에 대한 시는 쓰지 마십시오. 적어도 초반에는 피하십시오. 사랑에 대한 시를 쓰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사랑에 대한 너무나도 많은 훌륭한 시가 이미 많기 때문에, 똑같은 주제에 대해 당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시를 쓰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무르익은 다음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흔한 주제를 피하십시오. 당신의 일상생활에서 발견되는 것들에 매달리십시오. 당신의 슬픔, 당신의 바람, 스쳐가는 생각들, 그게 무엇이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당신의 믿음에 대해 쓰십시오. 뜨겁지만 조용하고 겸손한 진정성을 가지고 그것들을 묘사하십시오. 당신 주위에 있는 것들, 꿈에서 본 장면들, 기억 속에 떠오른 주제들로 자신을 표현하십시오.
만약 당신의 일상에서 글을 쓸 소재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일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의 문제입니다. 일상은 글감으로 넘쳐나는데 그것을 끌어낼 만큼 당신이 시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인 예술가에게 소재가 부족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창작에 있어 대단하지 않은 것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바깥 세상의 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감옥에 갇혀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여전히 기억의 보물창고이자 쓸 소재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이 있지 않습니까? 그 기억에 집중하고, 가라앉은 먼 과거의 감각들을 되살리려 노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당신의 홀로 있음은 더 이상 장애가 아닐 뿐만 아니라 마치 고요한 새벽처럼 당신을 맞이하는 집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외부로부터의 심란함은 지나갈 것입니다.
만약 당신 내부로 시선을 돌리고, 당신만의 세계로 들어갔을 때 시가 떠오른다면, 당신은 그 시가 괜찮은지 다른 사람에게 묻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쓴 시라면 문학 잡지에 실리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그 시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당신 삶의 조각과 자기 자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닌,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작업이라면 그것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괜찮은 작품의 기준입니다. 다른 기준은 없습니다.
테오
“ 늘 발견하는 사실은, 형식에 맞춰 작업한 시인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것처럼, 그 형식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유도한다는 거예요. 놀랍고 신기하지요. 소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장르는 어떤 의미로는 형식이고, 분야를 정하지 않고 작업하고 있었다면 떠오르지 않았을 생각으로 이끌어주지요.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어슐러 K. 르 귄,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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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1
“ 「태워줘서 고마워」에서는 다소 냉담한 도시 소년의 관점으로 글을 쓰셨어요. 가난한 소녀를 태워주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뒤, 그녀의 삶에 끌렸다가 반감을 갖게 되는 소년 말이에요. 생활이 안정되고 순조롭던 때에 이 이야기를 쓰신 점이 놀라워요.
먼로 첫째 딸을 임신하고 있을 때 남편의 친구가 여름휴가를 맞아 우리 집에 와서 한 달쯤 머물렀어요. 국립영화위원회에서 일했는데,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우린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금 우리가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그는 가난한 시골 소녀와 데이트한 이야기를 들려줬죠.
<작가란 무엇인가 3>, 파리 리뷰 - 밀리의 서재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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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N
“ 물론 예술가들은 일상을 희생해요. 정치가도, 치즈 제조업자도, 부모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예술은 삶에서 나옵니다. 일상적인 삶에 끊임없이 몸을 담그지 않고서 어떻게 예술가가 존속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얼마나 깊이 담그느냐는 거죠.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줄리언 반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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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연
N
제가 두려운 건 글쓰기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글을 쓰게 만드는 이 모든 설레는 느낌을 포기하는 거지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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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
N
삶을 채우기 위해 제가 갖고 있었던 것은 오직 글쓰기 뿐이었어요
Alice2023
N
앨리슨 먼로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매일 키로미터를 걷고
정말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 같아 오늘 저의 하루가 부끄러워지네요.
정말 작가는 끊임없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