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믐북클럽 24기 멤버 여러분! 벌써 첫 번째 모임이 지나고, 두 번째 모임을 시작할 시간이 왔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우리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작가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으며 작가의 삶과 창작 세계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 보았습니다. 생각을 나누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시간이었어요.
이제 두 번째 모임에서 『작가란 무엇인가 3』을 읽으며 깊이 있는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1, 2권을 아직 못 읽으셨나요? 괜찮습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각 권마다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어떤 권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3』에 등장하는 작가 12명의 인터뷰 역시 매우 흥미롭습니다. 1,2권을 완독하신 분이라면 끝까지 힘내셔서 3권까지 마무리해 주시고 혹시 마음에 드는 작가 부분만을 발췌독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3권 역시도 동일하게 읽으시면 됩니다.
그럼, 12월 18일부터 3권 읽기 시작하겠습니다.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3> 이어서 읽고 답해요
D-29
그믐클럽지기모임지기의 말
테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글을 쓸 수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앨리스 먼로 ,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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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무엇을, 특히 글을 쓰는데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능력일까.
테오
Q.작업하는 동안에는 친구들에게 글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A.먼로: 맞아요. 마치기 전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요.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앨리스 먼로,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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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 Q.편집자에게는 얼마나 의지하세요? A.먼로: 『뉴요커』를 통해 진지한 편집을 처음 경험했어요. 전에는 몇 가지 제안을 곁들인 교열만 도움을 받았지요. 제안받은 내용이 많지도 않았고요. 편집자와 저 사이에는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윌리엄 맥스웰•의 소설에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편집자라면 제겐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제 글에서 저마저도 속아 넘어갈 방식들을 찾아낼 예리한 눈이 필요하지요.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애리스 먼로,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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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 Q.아이들이 낮잠 자는 동안에 글을 쓰셨다고요? A.먼로: 그래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였어요. 쓸모없는 것들을 쓰기도 했지만, 꽤 생산적인 시간이었어요. 두 번째 책인 『소녀와 여성의 삶』을 쓰던 해에는 정말 다작을 했죠. 딸아이 친구 하나가 우리와 함께 살게 돼 아이가 넷이었고, 일주일에 이틀은 서점에서 일했어요. 새벽 1시까지 일한 다음 6시에 일어나곤 했어요. ‘이러다 죽겠구나, 이건 정말 끔찍해. 심장마비로 쓰러지겠어.’ 겨우 서른아홉 살이었는데. 그러다 생각했죠. ‘그래. 설마 죽더라도 나한테는 수많은 페이지의 글이 있어. 책으로 만들 방법은 사람들이 알아내겠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필사적인 레이스였어요. 지금은 그런 종류의 에너지가 없답니다.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 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앨리스 먼로,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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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럽지기
■■■■ E. <작가란 무엇인가 3> 6명 ■■■■
01 대가의 경지에 이른 완벽한 소박함 / 앨리스 먼로
02 질주하는 천재의 냉철한 두뇌 / 트루먼 커포티
03 세상을 향한 진한 농담 / 커트 보니것
04 이분법을 넘어선 새로운 목소리 / 어슐러 K. 르 귄
05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정돈된 거짓말 / 줄리언 반스
06 너와 나와 길에 대하여 / 잭 케루악
● 함께 읽기 기간 : 12월 18일(수) ~ 24일(화)
세기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문학론, 예술론, 창작 노하우가 3권에서도 이어집니다.
3권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작가는 앨리스 먼로입니다. 이 책의 인터뷰는 1994년이었고 먼로는 2013년에 캐나다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작가는 올해 5월,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이후 먼로의 딸이 자신이 어렸을 때 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어머니인 먼로는 이 를 모른 척 했다는 이야기를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위대한 작가라 할지라도 완벽한 인간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곱씹게 됩니다. 예술가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우리는 얼마나 분리하여 바라볼 수 있을까요?
<작가란 무엇인가 > 3권이 아니라 1,2권을 조금 더 읽고 싶은 분들도 계실텐데요, 꼭 3권만 이야기해야 되는 것이 아니니 어느 권이든 읽으시다가 편하게 생각 남겨 주세요.
CTL
헉! 좀전에 앨리스 먼로가 아이들 키우면서도 낮잠을 재우는 짜투리 시간 2시간을 이용해 글을 썼다는 걸 읽으면서 과연 속에 글을 담고 있는 사람은 다르구나 하며 감동하고 있었는데 먼로의 딸의 폭로 이야기가 다시 한번 작품과 작가는 분리하여 볼 필요가 있다는 진리를 각인해 주는군요. <파리 리뷰> 인터뷰가 참 좋아서 너무 몰입하게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정보를 미리 나눔으로써 아무리 좋은 인터뷰라도 100%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데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꺠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맥주
저도 저 폭로가 떠올라 인터뷰 읽는 내내 찜찜했어요. 쩝...
테오
한국 기사를 읽어보면 마치 앨리스 먼로가 딸과 같이 살면서 계부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계속 그런 짓이 벌어져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처럼 나오는데 영어로 된 기사를 보면 좀 더 넓은 맥락을 알 수 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겠어요. 앨리스 먼로를 옹호하는 건 아니예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E-1.여러분이 만난 3명의 작가는 누구입니까? 그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한번에 답변을 적지 않고 그때그때 느낌들을 올려 주셔도 좋습니다.
장맥주
오에 겐자부로가 퇴고에 대해 회의적인 말을 하는 걸 읽은 뒤 앨리스 먼로의 이 이야기까지 읽으니 퇴고가 능사는 아니구나 싶네요.
stella15
아, 저도 그 부분 읽었습니다. 보통 글쓰기 강사들은 많이 고치라고고치면 고칠수록 더 좋은 글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것과는 상충하네 했습니다. ㅋ 장맥주님도 많이 고치시는 편이신가요?
장맥주
저는 5번 정도 고치는데 많이 고치는 편은 아닌 거 같아요. ^^;;;
stella15
헤밍웨이보단 별로 안 고치시는데요? ㅎㅎ
장맥주
헤밍웨이처럼 고치다 보면 '이걸 왜 꼭 출간해야 할까' 하는 자괴감을 느 끼고 책을 안 낼지도 모르겠어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E-2.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밥심
“ 커트 보니것
105쪽
나중에 보니 어머니는 훌륭한 작가였지만 번지르르한 잡지들이 요구하는 천박함에는 재능이 전혀 없었어요. 다행히도 저는 천박함을 장전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자 어머니의 꿈인 작가가 될 수 있었죠.
111쪽
인류학 공부가 글에 영향을 미쳤나요?
제 무신론을 확정해주었죠.
114쪽
『슬랩스틱』이 형편없는 책일지도 모르죠. 다들 엉망으로 쓰는데, 저라고 왜 아니겠어요? 평론의 유별난 점은, 사람들이 제게 잘한 적이 없다고 인정하기를 원한다는 거예요.
115쪽
정말 힘들었어요. 평론가들은 제가 벌레처럼 쪼그라지길 원했으니까요. 그들은 제가 갑자기 돈을 벌어서 그러는 게 아니었어요. 제가 문학을 체계적으로 공부 하지도 않고 글을 쓰고, 저속한 잡지에 돈벌이용 글을 거리낌 없이 써왔으니 신사적이지 못하고 학문적인 댓가를 지불 하지 않은 게 불만이었던 거죠.
116쪽
제 소설에서 깊은 사랑 이야기를 배제 하려고 애쓰는 데 특정한 주제, 특히 사랑이 부각 되면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가 불가능하거든요. 독자들은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아요. 사랑에 열광 하지요. 소설 속 연인이 진정한 사랑을 얻으면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나버리지요.
116쪽
문학을 하는 사람이 문학사가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둔다면 엄청나게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학 자체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지요.
118쪽
제 책들은 외설스럽다는 이유로 전국의 학교 도서관에서 추방 됐어요. 소도시 신문에 보낸 독자 편지들을 받는데 <제5도살장>을 포르노 영화 <딥 스로트>나 허슬러 잡지와 동급으로 취급 하더군요. 누가 <제5도살장>을 보고 자위를 할 수 있답니까?
119쪽
한 번은 누나에게 그 많은 재능으로 왜 더 유익한 일을 하지 않느냐며 화를 냈어요. 누나는 재능이 있다고 그걸로 뭔가를 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대답 했지요. 충격적인 얘기였어요. 지푸라기 같은 재능이라도 붙잡고 최대한 멀리 그리고 빨리 달려야 한다고 생각해 왔으니까요.
121쪽
매사에 너무 심각하게 굴지 마시오.
122쪽
저는 독자들이 책을 계속 읽게 하는 방법으로서가 아닌, 삶을 정확하게 재현 하는 플롯은 칭찬하지 않아요. 소설 창작을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등장인물이 뭔가를 당장 원하도록 만들라고 주문 하곤 했지요. 그게 물 한 잔 뿐이더라도 말이에요. 현대 생활의 무의미함에 마비된 등장인물이라도 물은 마셔야 하잖아요. 재학생 가운데 하나는 왼쪽 아래 어금니 사이에 치실이 끼었는데 종일 그걸 뺄 수 없는 수녀에 대한 이야기를 썼어요. 소설은 치실 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로 하여금 책을 계속 읽게 만든 건 그 치실이 언제 빠질 것이냐에 대한 호기심이었지요. 그 소설을 읽는 사람들 중에 손가락을 자기 입속에 넣고 더듬지 않는 사람이 없었을 겁니다.
123쪽
대립 하는 장면을 무대에 올리는 게 작가가 할 일이에요. 그러니까 인물들이 놀랍고 폭로적인 내용을 이야기해 독자들을 가르치고 즐겁게 해줘야 해요. 작가가 그 일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다면 이 장사에서 손을 떼야 해요.
132쪽
훌륭한 작가들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건, 신뢰할 수 있는 독자들입니다. ”
『작가란 무엇인가 3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세상을 향한 진한 농담 - 커트 보니것,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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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작가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36명의 작가들 중 제가 가장 많은 작품을 읽은 작가가 바로 커트 보니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그의 책들은 다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독서할 때의 즐거움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애정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잘 읽었습니다.
장맥주
N
앨리스 먼로가 평론에 대해 이야기한 대목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stella15
엘리스 먼로가 글을 쓸 때 인칭의 변화를 많이 준다고 해서 좀 놀랐습니다. 듣기론 보통 초보들은 일인칭으로 글을 많이 쓴다고 하던데, 먼로 같은 대가도 그러는구나 해서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대가나 초보다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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