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히기 전에 2024년에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가 기억나 급히 적습니다. 편의상 평어체로 적었어요.
<탈주>
예상을 뛰어넘는 세 번의 놀라움 포인트가 있었다.
1. 북한군과 남한군의 이념을 넘어선 우정을 그린 영화...가 아니었네? (포스터만 보고 내 맘대로 짐작했다. 보다가 이래서 영화 제목이 '탈주'구나 뒤늦게 깨달았다.)
2.'탈주'면 영화 내내 도망다녀야 되는데 허허벌판 북한 땅을 배경으로 재미가 있을까? 제이슨 본이 고풍스런 유럽 도시에서 뛰고 구르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긴박한 추격전은 대부분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도시에는 엄폐물이 많고 다양한 볼거리가 많으니.
'탈주'는 얼마나 오래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 수 있을까 걱정했다. (다행히도 영화는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을 택해 그 안에서 충분히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펼친다.)
3. 액션이 끝날 무렵 불현듯 '자유'라는 가치가 등장한다. 좌파는 보통 '평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청년들의 가슴을 끓게 만든다.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는 류의 이야기도 그렇고. 사람들을 뜨겁게 움직이게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좌파가 능숙하게 잘 하고 우파는 이런 측면에선 조금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많이 놀랐다. "실패할 수 있는 자유"가 이렇게 감격스러운 것이었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탈주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군부대.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은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원하는 것을 해 볼 수 있는 철책 너머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그러나, 규남의 계획을 알아챈 하급 병사 동혁이 먼저 탈주를 시도하고, 말리려던 규남까지 졸지에 탈주병으로 체포된다. 탈주병 조사를 위해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현상은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규남을 탈주병을 체포한 노력 영웅으로 둔갑시키고 사단장 직속보좌 자리까지 마련해주며 실적을 올리려 한다. 하지만 규남이 본격적인 탈출을 감행하자 현상은 물러설 길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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