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확실히 데이지 찾으러가는 부분이랑 엘리자베트 허무하게 퇴장시킨 부분은 최악이었습니다. 엘리자베트는 이상을 위해 다른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용납하는 독재자가 되어서 단탈리안을 최후까지 긴장감있게 몰아붙여야 했는데 말이죠.
본인도 정치의 본질에 대해 더러운 것이라 깨우쳤는데 이후에 그걸 보여주는 부분이 없었어요. 다른 나라 국민은 철저히 죽였으면서 왜 본인 국민에게는 그러지 못했는지. 권력이란건 결국 국민이나 대의가 아닌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똑똑히 알려주고 죽었더라면 멋졌을텐데 말이죠.
결국 최종 보스라는 이미지가 무색하게 사라졌어요. 언급하신대로 작가의 게으름이 엿보일 정도였죠.
공작들 털어서 돈에 궁색해지지 않게 되자 관리자들이 최고 난이도로 만들었다는게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간단해지죠.
필요한 인간관계는 섹스로 무마하고 돈 발라서 외교전, 전쟁도 승리하고.
천재라는 엘리자베트의 역량을 유헌화가 소화하긴 어려웠던 걸까요.
하나하나가 노력이 부여될 에피소드지만 성의없이 넘어가 버립니다.
던전 디펜스(구판)으로 논검하실 분?
D-29
명작을원해
명작을원해
뿐만 아니라 던전 디펜스에는 수 많은 표절 지적이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작가에 대해 변호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의 사상이죠.
그걸 하나씩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마왕에 대하여
마왕이란 다른 마인의 감정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마왕의 존재의의가 마인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함이다?
그건 원래 없죠.
파이몬이나 바르바토스 같은 이상가들이 가져다 붙였을 뿐.
그렇게라도 자신의 신념을 만들어 구체화시키지 않으면 자아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니까요.
자신을 이끌 것을 만들어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마왕의 존재의의는?
마왕에게는 신념을 가지라는 과제가 주어진 걸까요?
그럼 무슨 신념을 가져야하는가?
마인의 이상낙원이냐 개인의 재미나 사리사욕이냐.
그 답을 추상적으로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답이 주어졌으니까요.
세계를 정복하라.
던전 어택2의 승리 조건이죠.
72마왕 중 하나로 시작하는 이 게임을 이기는 방법은 세계 정복.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방법입니다.
명작을원해
2. 단탈리안 외의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지옥대공들은 7명을 빼고는 다 멸문했습니다.
마계의 실권을 쥐고 있다 할 정도로 금력이 있었지만 단탈리안같은 모략가한테 죽어야 했죠.
왜?
세계를 정복하지 못했으니까.
스스로의 주인이 되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남은 일곱의 대공도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은 단탈리안에게 달려있었죠.
바르바토스와 파이몬은 또 어떻습니까. 바알은? 아가레스는?
겨우겨우 살아남은 바싸고나 그 외의 마왕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의 생사는 스스로 결정한게 아닙니다.
단탈리안이 죽이지 않기로, 죽이기로 결정했기에 갈린거죠.
스스로 살아남기를 결정할 수 있던 건 오직 세상을 정복하는 사람 뿐.
단탈리안만이 자신의 죽음과 생존에 대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자유입니다.
신념이나 사상따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고자 했기에 자유로울 수 있는 겁니다.
사실 작가가 이걸 제대로 의도한 기분은 안 들지만요.
같잖은 죄책감을 가지는게 이해불능.
파이몬같이 정신나간 여자가 뭐가 그리 소중하다고.
바르바토스나 섹스파트너들이 뭐라고?
푸셰가 아니죠. 단탈리안은.
그 점이 아쉽습니다.
암튼 2번의 결론은 스스로의 주인이 되지 못하면 삶의 결정권도 없다는 것.
유이립
스스로 주인이 된다고, 세계의 정복자가 된다고 직접적으로 마음 먹었으면... 제대로 마음 먹었으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변화가 나와야 하는데.. 단탈리안 은거 후를 보면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은거는 떠밀려서 더는 할 수 있을 게 없어서 수동적으로 택한 이미지 인 것 같습니다.(깊게 생각한 설계가 아니라 분위기 만 쫓는 이미지)남의 눈치를 살피고 행하는 겸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끝날때 가 됐으니 이렇게 자멸하면 감동을 줄 거야 라는 계산이 읽혔습니다.
명작을원해
그게 단탈리안의 한계입니다.
똑바로 된 세상을 바란다고 엘리자베트에게 지껄인 것과 반대로 자신은 거짓 투성이의 인생을 걸어왔죠.
기만과 연기로 살아남으며 쌓은 죄를 죄로 마주한다는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이 세상이 가짜임을 알려줬을 때, 단탈리안은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 얼마나 모순되어 있는지.
바알과 무소속 마왕들을 죽이고 자신에게 유리한대로 역사를 개편했듯이 가짜 세상을 진짜로 만들어버렸죠.
똑바로 된 세상은 무슨!
거짓된 자기애에 빠져 스스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비너스가 자 유로워졌을 때 죽어야 할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가짜 세상에서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악역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게 진실된 선택이었죠.
단탈리안이 택해야 했을 선택이기도 했고요.
명작을원해
1.1 마왕에 대하여-지배력에 대한 첨언
마왕은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지배할 수 없지만 마인은 이 지배력 때문에 저항하지 못하죠.
타고난 지배자의 특성이라고 봐야할까요.
이 지배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사분란함은 인간 군대가 따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왕과 인간 외의 것을 지배하는 이 힘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겠죠.
월맹군 이후의 세상에서 마왕이 서로 싸우리라 예상했던 것처럼 최종적으로 한 명의 마왕만을 남기기 위한 힘입니다.
이것도 다 세계 정복하라고 준 특성이네요.
명작을원해
-라우라 데 파르네세에 대하여.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죽음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강인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허나 그 강인함의 기원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쟁취했기에 얻어낼 수 있었던 것. 홀로 군을 지휘하는 위치까지 기어오른 것과 누군가가 내어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단탈리안은 그녀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게끔 하지 않고 자신이 내려주었다.
강인함은 있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위한게 아닌 단탈리안을 위한 것.
자기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게 아니다.
단탈리안이 실망한 이유겠지.
단탈리안이 존경했던 매력은 그 강인함이었다.
스스로 강해지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은 데이지의 평가대로 육변기에 불과했다.
싸움 좀 잘하고 충성심만 고고한 잡것.
자신이 사라지고서 라우라가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죽여버리라고 한다.
배려로 볼 수 있겠지만 단탈리안은 자신의 애인을 죽이는 데에 아무런 주저가 없었으리라.
라우라는 망가진 불량품에 불과했으므로.
단탈리안에게 있어 최고로 사랑받고 싶어했다.
허나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
엘리자베트만한 적수가 아니었고 라피스처럼 대등하지도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단탈리안에게 있어 최고로 사랑받고 싶었더라면 충성도 사랑도 버려야 했지 않았을까.
데이지처럼 자기 자신이 소중해 미치겠는 사람으로.
단탈리안은 불량품따위보다는 스스로 곧게 서서 맞서는 이를 더 인정했을 것이다.
동족이라고 해도 되겠지.
유이립
의지하는 것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심리입니다. 의지를 받아주는 것이 대장의 의무이고요.
이것은 인간적입니다.
단탈리안이나 데이지는 남에게 폐끼치는 나르시스트일뿐입니다.
건국영웅급의 라우라를 그냥 죽이라고 하다니.. 다른 방법이 확실히 있습니다.
남을 이해 못하기에, 자신 수준에서 재단하기에, 갈데가 없어서 유치한 엔딩에 도달한 겁니다.
그리고 센 척, 유능한 척은 다했지만, 통치자로서 사람과 사회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몰랐고,(또 유치한 나르시스트였기에) 그따위 말을 내뱉었고, 사회는 변화가 없는 겁니다. 사고 수준이 봉건영주급이었습니다.
데이지는 벼락출세한 간신에 불과했습니다.
보스의 비위를 맞춰주는 간신에 가까웠죠. 중2병 악당들이 센척, 강한척, 싸가지 없는 척, 싸이코패쓰인 척, 잔인한 대화를 나누었을 뿐입니다. 그 후 단탈리안의 최후는 정말 유치할 정도로 전형적인 죄책감 엔딩이었습니다. 그렇게 잔인한 척, 강한 척 해놓고 고작 마지막 대사가, 벚꽃 보러 가자니... 은거해서 인간적으로 행동하고, 보일때부터, 본인이 경멸하던 부류로 격하된 것입니다.
명작을원해
-라피스 라줄리에 대하여.
라피스 라줄리의 출생은 비천하다. 마족 중에서도 가장 천하게 여겨지는 하프 서큐버스. 그 태생으로 세상에서 미움받았고 라피스는 그 어려움에 맞서 강인해졌다.
단탈리안의 가신 중에서 유일하게 동격으로 인정받았으며 라피스가 있기에 단탈리안이 성공할 수 있었다.
단탈리안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준 인물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까지도 단탈리안이 없는 세상에 남지 않고 자결을 택한 충신이자 연인.
개인적인 평가는 꽤 나락이다.
라피스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였는가?
단탈리안을 이해해주고 있지 않았던가.
화형을 택하는 것도 단탈리안 나름의 선행이었음을 눈치채고 있다.
그가 나름의 도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주고 있었다.
허나 라피스가 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라우라와 데이지의 갈등을 수습하지 못했고 이는 단탈리안의 파멸로 이어진다.
데이지가 반역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라우라를 설득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할 수단으로 삼았다.
이 갈등을 풀어줄 수 있는건 라피스밖에 없었는데 말이다.
단탈리안은 데이지를 자살 도구로 키웠으며 라우라는 보이는 그대로로 데이지를 관찰할 뿐이다.
오로지 라피스만이 라우라를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라피스는 방관했다.
데이지가 처형식에서 바르바토스를 데리고 도망쳤을 때, 라피스는 단탈리안에게 진실을 고했다.
데이지가 반역자가 아니며 오히려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말을.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이겠지만 너무 늦었잖아.
처형식 이전이나 라우라에게 귀띔을 해주어도 좋았을 일을 너무 늦추었다.
데이지의 연극을 엉망으로 만든 것도 과연 옳은 일이었을지...
데이지에 대한 동정심으로 판을 무너뜨린건가.
단탈리안만 망가뜨린게 아니라 데이지도 절망시켜버리는 결정이었는데.
네가 한게 뭐냐?
아, 하고 있던게 있었지.
마누라처럼 잔소리나 퍼부으며 자신의 권위를 세우던거?
그리고서는 결정한 최후가 마왕성과 함께 자살이라니.
그걸 책임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피 아닌가.
이바르처럼 고통스러운 삶을 연명하는게 마땅한 도리일 터.
단탈리안과 대등한 관계로 있었다고는 하지만 막상 단탈리안의 파멸을 막아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능 그 자체다.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 쓸모가 없던 인물.
명작을원해
-바르바토스와 파이몬에 대하여
둘 다 이상주의자다.
심지어 같은 이상을 꿈꾸었다. 마인을 위한 사회.
그러니 2차 월맹군까지는 같이 선두를 맡았었지.
허나 그 마인을 위한 세상을 정의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겨버렸다.
바르바토스는 마인을 마인 그 자체로 존중했기에 인류를 없애고 마인에게 땅을 주려했다.
파이몬은 마인도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에겐 똑같이 이성이 있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 마인과 인간을 구분하는 것이 마왕임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파이몬은 모든 마왕이 없어지는 세상이 올바르다는 것을.
바르바토스는 쓰레기 마왕들이 없어지고 마인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결론에 달한다.
둘 다 똑같으나 차이가 하나 있다.
바르바토스에게 이성이란 쓰레기. 동물과 사람을 별 다르게 보지 않았다. 그게 대단한 것인 양 떠받드는건 정신병적이다.
파이몬에게는 이성이 고귀했다. 이성이 있기에 동물과 구별되며 마인과 인간도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인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내 평가는? 바르바토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딱히 신이 인류를 창조한 특별성이 없다면 인간과 동물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힘 센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이치처럼, 우리는 지성을 타고났고 그걸로 생태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선거다. 그걸 위대한 것처럼 떠받들 원초성은 없다. 파이몬처럼 우리가 가져다 붙인 것이지.
그러니 행동 그 자체에서는 동물을 죽이는 것도 사람을 죽이는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마음껏 먹고 즐기는 모든 행위가 살육.
여기에는 채식조차도 면죄부를 얻을 수 없다.
그런데 그게 뭐?
동물 좀 죽이는게 뭐 어때서?
지금껏 잘만 해오던 짓거리다. 그딴거에 죄책감을 찾을 필요는 없으며 즐기던대로 살면 된다.
바르바토스도 아마 이런 생각에 도달했을 것이다.
사람과 동물에 별 차이는 없다. 그건 진실이다. 그러니 인류를 멸종시키는 것에 별 죄책감을 느낄 이유가 없지.
이성이란 것에 특별성은 없으니까.
파이몬은 이걸 이해 못하고 정신병적인 아집에 휩싸였다.
이성따위가 존재를 구분한다고 여겼으며 동물과 사람을 구분한다.
이거야말로 차별주의자 아닌가.
위선적이고 이기적이며 독선적인 사상이다.
이런 파이몬을 고귀하다고 평가한 단탈리안도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파이몬은 거짓투성이이고 진실은 바르바토스다.
정신병적인 사상에 휩싸여서 인류와 마인의 협력을 꿈꾼 반역자.
그 사정을 뭐라 포장하든 파이몬이 저지른 행위는 마인에 대한 반역이었다.
자신의 집단을 보존하고 타인의 집단을 멸종시키는 것이 종을 이끄는 자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무가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같은 생각을 하는 타종에 의해 멸종할 뿐이다.
이건 도덕적인 옳고 그름을 떠난 사실일 것이다.
물론 현실 인류에 적용할 예시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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