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디펜스(구판)으로 논검하실 분?

D-29
이건 먹을 부분이 많은 작품입니다. 넓은 식견을 지니신 분들과 논검하고 싶어요.
이 모임 될지 안 될지 아슬아슬하네요. 던디보고 영향받아서 소설도 썼습니다. 매종노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np_id=525146&novel_post_id=206593 소원이 이루어지는 밤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s/?novel_post_id=205533 조회수는 처참합니다. 제가 잘 못쓴 탓도 있겠지요. 아무튼 사람 많이 모이길 빌어봅니다.
1분만 있으셔도 저는 이야기할게 많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너무 늦었지만.. 디시 던디갤에 알리면 사람 더 모을 수 있을 텐데.. 다시 모집할 생각 없으시나요?
누구나 추가로 중간참여가 가능합니다.
제가 던전디펜스를 통해 배운 것은 정치입니다. 대략적으로 간추리면 1. 적을 분열시키고 아군을 통합시킨다. 2. 상대가 자발적으로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라. 3. 뻔뻔해져라. 규칙같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언제든 깨부술 수 있다는 걸 알아라. 4. 상대의 행동에 대해 그 행동을 보지 말고 행동을 이끈 원리와 심리를 분석하라.
평원파, 산악파, 브루노 평원의 선언 등. 프랑스 혁명기&계몽 시대의 정치공작에서 많이 영향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시대 인물로 조제프 푸셰가 있는데 이화북스에서 동명의 책이 출판됐습니다. 읽기 쉽고, 재미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 단탈리안을 모델링할 때 어디서 영향받았는지 쉽게 추측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모르던 사실! 단탈리안이 조제프 푸셰였군요. 자신의 신념 없이 강자의 편에 섰다. 급진파인 산악파, 온건파인 평원파 어느 세력이 집권하든 막후에서 움직여왔다. 오늘 읽고 마저 답변 드리겠습니다.
1. 출세가도를 달리다. 수도사로 시작하지만 교회에 모든걸 충성하지 않고 빠질 여지를 둠. 심리 조종, 그리 미남은 아님. 단탈리안이네 완전. 열정에 휘말리지 않으며 금욕적, 낭비 없음. 서류에만 쌓여서 산다. 강심장과 인내심으로 상대가 약점을 보이면 덤벼든다. 오로지 정보, 머리로만 음모를 행함. 정보 조작과 은폐, 상대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타격 가하기가 전술. 냉혈성으로 열정을 이김.>상식이잖아? 의사당은 늪지파, 산악파. 산악파는 대중, 민중을 뒤에 두고 완전한 혁명을 원함. 로베스피에르. 무신론과 공산주의라니. 이 빡대가리새끼들. 국왕 없애고 돈과 신앙에 손보려고 함. 지성이냐 폭력이냐. 조제프는 강자의 당을 따랐다고 한다. 다수의 당에. 항상 나서지 않고 막후에 머물러 책임자로 거론되지 않는다. 뒤에서 바람잡이들 총알맞게 했구나? 일인자를 내세우다가 이때다 싶으면 등돌리고. 최고권력을 행사하면서도 그 겉치레에 연연하지 않음. 그래. 명예따위 뭐라고. 신념이나 공적따위는 이용해먹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거에 과몰입하는게 정신병이지. 그러니 언제든 당 버리고 빠져나옴. 왕 처형에 반대하려고 했는데 당일에는 분위기 때문에 판 깨짐. 다수당 안되니까 버려 ㅋㅋㅋㅋ 그래서 왕 사형! 철면피스러움을 이야기하지만 이건 당연한 것. 스스로에게 신념을 바쳤으면 이딴건 일도 아니지. 급진파 득세시 공산주의 선언! 교회 모욕하고 자유말고 숭배하지 말라고 함. 자유를 최고 가치로 떠벌리면서 공산주의 선언. 평등따위를 내세워서 국고를 채우는군. 약탈 잘한다. 사람들은 부자로 보이는게 두렵겠지. 공포정치라고 이게. 이처럼 급진파 면모를 잘 보여준다. 2.리옹의 도살자 리옹이냐 파리냐. 내전을 치루게 됨. 외적과도 싸우는 중인데 내전 감당 안되거든. 논리적으로 내전은 자살행위인데 이걸 이겨냄. 근성으로 이겨냈다고? 뭔가 미심쩍은 부분. 내분이라도 획책한 거 아냐? 갈등을 미리 계획했다던가. 암튼 이겼으니 잔인하게 보복하겠다고 나댐. 쿠통은 현명했다. 말로만 떠들고 실제 집행은 살살함. 이딴 눈속임 다 보이지? 그래서 다시 보내는데 그 중 하나가 푸셰. 푸셰는 엄격하게 징발하고 혁명 추진함. 온건주의자로 보일까봐 사형판결 다 때림. 아주 경쟁적으로 처형을 해버림. 오호. 산탄난사. 일상이 되는 대학살. 공포를 통해 민중이 전능함을 느낀다! ㅋㅋㅋㅋ 미친놈. 그래놓고는 인도주의적인 형식이라. 한 번에 죽였으니 착한거에요? 거짓말에 속는다. 사람들은. 있는 걸 있는대로 볼 줄 모르지. 이게 실제로 먹혀! 반면에, 반혁명이 득세하자 다수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니까 사격 중지를 명해서 구세주 대접을 받아. 온건파로. 양 발을 걸치는 박쥐새끼로군. 결국 온정을 베풀었다는 걸로 재판에 섬. 3.로베스피에르와 결투 로베스피에르 안 죽이면 내가 죽겠네? 그럼 죽여야 한다. 로는 권력을 장악했다. 그럼 물밑에서 그 권력을 빼앗아야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밑작업을 다 한다. 자신의 언변과 업적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푸셰가 로베스를 따돌린다. 로베스는 정면에서 고발하고 푸셰는 도망치고. 공개석상에선 질 거 같으니까. 재판을 미루고 로베스는 혼자 모욕을 떠벌인다. 자코뱅클럽은 결국 푸셰를 제명. 그럼 단두대행인데? 억눌린 자들이 있지. 독재자 미워하는건 어디에서나 똑같다. 로베스가 너희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불안과 불신을 퍼트린다. 말 그대로 음모의 괴수. 로베스는 장황하게 발언을 하다가 푸셰를 못죽임. 협박이라도 받았나? 푸셰를 못 죽이게 됨. 왜? 분위기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일까. 자신의 연설에 대해 호응이 없어서? 결국 반역자들과 합의는 마쳐지고 로베스에게 달려듬. 로베스는 죽었고 지금껏 죽인건 다 이새끼라고 뒤집어 씌울 생각이야. 고인을 살인자라고 모욕하는건 간단한 일이라고. 온건파의 세상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푸셰가 가장 위를 차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음. 혁명이 이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알았으니까. 계속 죽이고 또 죽인걸로 혁명터지고, 새 혁명이 일어나면 지금 나선 놈들 다 죽는다. 그 중 가장 선두였던 푸셰가 1순위지. 당의 균형을 맞춰야 해. 그래서 급진파의 편을 들고 범죄에서 빠져나감. 실제 살아남았고.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고 뒤로 빠져서 내세울 사람을 찾아냄. 자신은 그 사람의 그림자에 숨어서 모략을 펼침. 그래도 로베스피에르 죽인 일로 표적에 서게 되는데, 푸셰는 체포 되는거 모면하고 해명까지 해냄. 어차피 현 정권 오래 못 가. 죽은 척 잠잠하게 있어서 살아남는다. 4.총재정부와 보나파르트 정부에서 장관직 유배생활. 재산은 재편성되고 부자 행세를 해도 되는 시대. 공화주의자 시절의 부자 혐오는 다 떨침. 이젠 자본가가 될 시간이다. 반감따위 없어. 돈으로 권력을 사고 다시 돈을 찍는 시대다. 연줄이 있고, 부정을 덮어준다. 그 대가로 군수업에 발을 걸치면 승승장구! 썩었군 ㅋㅋㅋㅋ 푸셰는 일 잘하니까. 경찰장관에 임명됨. 질서와 평온, 보안으로 행동. 자코뱅클럽까지 폐쇄. 감상따윈 불순물. 공화주의는 유행 지남. 정보는 권력이다. 아래만이 아닌 위도 감시 관찰. 모든 정보가 내 것. 스파이와 밀정이 온 곳에 가득. 첩자들은 다대한 역할을 맡으며 첩보를 준다. 정보를 이용해 뇌물을 받고 뇌물로 정보를 얻고. 괜찮은 사업체야. 자신이 실각하면 이 장치는 망가져. 오직 자신만을 위해 만든 정보기관. 음모를 조장하고 억누르고, 선동하고 적발하고. 어디에든 내 귀와 눈이 깔려있다는 인식이 사회를 지배한다. 물밑에서 국가권력을 장악함. 자신의 실체를 알고 조롱해도, 자신에게 복종하고 두려워만 한다면 신경쓰지 않음. 보나파르트 조력해주고 승리! 이후에 바라스를 배반. 얘가 평생 갚아야 할 은혜를 베풀었지만 뭐 알 바 아니지? 둘도 어차피 평생은 못 가는 사이일거고. 비난을 받아도 불안을 비치지 않는 것이 현명함. 단탈리안도 그랬어. 정적이 산악파 무죄여도 죽는거 눈 하나 깜빡 안하고 다 죽을 때까지 기다려. 그리고 왕당파의 범행증거를 수집. 증거를 다 잡아도 더 기다리지. 더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 네놈들이 무죄인 사람들을 죽였네? 난 범인을 잡았는데. 이 완전무결한 경찰장관은 더 많은 두려움을 얻는다. 그래도 나폴레옹의 총애를 얻은건 아님. 선인에게 그 선의 흠집을 지적하면 ㅈㄴ 미워하잖아? 그런거. 군주제 무산시키려고 함. 근데 안듣고 법 바꿔서 황제 먹음. 푸셰는 정치도박중독자. 거금으로 대우해주며 의원으로 퇴직시킴. 쳐내려고 했으면 모략을 당했을테니까 그런듯. 이게 양 측의 타협안이다. 5.황제와 신하 훌륭한 지주처럼 보이지만 권력욕 못버리지.일선 정치에 나서서 놀고 싶어 안달이야. 그리고 황제는 이새끼를 고용해. 진실 말하는 노력은 관두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등으로 둘러서 말함. 나폴레옹은 반대하면 화내거든. 교만할수록 친절하게 대해. 비위를 거스르지 말고 침묵과 미소로 반대세력을 만들지. 화를 쏟아부어도 동요하지 않고사무적으로 답한다. 해고를 하려고 해도 불러올 걸 아니까. 자신이 필요한 걸 아니까. 황제만이 아니라 재계까지 주므르고 있으니 정황을 파악할 수 있지. 어떤 외도도 다 가지고 있어. 황제가 어떤 업무를 처리하며 어떤 계획을 세우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다 알아. 그러면서 자신은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속내를 모르는 사람으로 남으니 ㅋㅋㅋㅋ 이겼지. 나폴레옹은 참 쓸데없게도 불멸의 업적에 집착함. 재밌겠다. 전쟁강박증. 후세의 명성에 매달리다니. 당연히 반감을 가진 이들과 충돌하지. 다들 전쟁을 반대하는데도 전쟁을 지속하려 하다니. 국고가 거덜난다고. 그래서 황제를 적대하고 탈레랑과 손잡는 연출을 시작으로 망신까지 줌. 실용적이며 현실적인 면모가 많이 보임. 적이 쳐들어와도 황제 허락없이 군 모아서 대응함. 일부러 군사를 더 징집한 이유는? 고의인가? 자아가 비대해져서 저지른 건 아닐거 같은데. 자신이 대적할 수 있음을 보이는데는 성공했어. 오트란토 공작이다. 6.황제에게 맞서다. 황제가 쫓아내려고 하는데 정보 다 태워서 자신의 필요를 만듬. 최후 통첩에도 장난질을 하니 ㅋㅋㅋㅋ 나폴레옹은 안쫄고 끝까지 서류 내놓으라고, 넌 끝이며 추방한다고 압박함.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무슨 분탕질을 쳤는지 몰라도 아내가 대신 항복해줌. 그리고 3번째 유배 시작. 7.의도하지 않은 간주곡 전쟁중에도 푸셰 견제 끊임 없이 이어감. 볼모로 잡으려고 유혹하고, 허탕 외교관 자리로 보내서 딴짓 못하게 만들지. 이거 보니까 위에서 군대 모으던거 ㄹㅇ 내란 계획 중이었네 ㅋㅋㅋㅋ. 권력 잡는거 그렇게 견제할 생각이었냐. 나폴레옹 전쟁 지고 정치권력 상실. 수도 돌아가서 권력 먹어야하는데 늦은 탓에 백수행. 나폴레옹 복귀함. 왕은 난리가 났지. 푸셰라면 민심을 통솔해서 내 왕위를 지켜줄 수 있을거야! 하고 손을 내밀지만 푸셰가 뿌리침. ㅋㅋㅋㅋ 이걸로 체포령 떨어지는데 잘 뿌리치고 나폴레옹 정권에 충?성을 증명. 8.나폴레옹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다. 나폴레옹은 푸셰를 떨치지 못한다. 푸셰는 나폴레옹의 천재성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러니 신하로 삼아야지. 패전. 완전한 배신자라고 경멸함. 1815년의 실권자. 끝까지 배신. 9.몰락 그리고 무상함 루이 18세에게 충성서명 ㅋㅋㅋㅋ. 그리고 정부의 동료들을 추방 및 사형시키는 장관으로 남음. 말단의 자리에서 달라붙어 권력에 조금이라도 더 연명하려고 함. 그래도 몰락 후 유배. 누구도 그에게 남지 않았어. 아내도 바람피고. 어떤 이념도 도덕적 열정도 봉사하지 않고 이익만을 취함. 재밌는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충성한 거지 배신한게 아니야 ㅋㅋㅋㅋ 단탈리안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단탈리안만큼 배후에서 다 조종하는 정치 괴물이라기보다는 배신 특화된 정보부장
그리고 단탈리안은 푸셰가 없는 철학이 하나 있네요. 작가가 니체 좋아해서 그런지 니체 격언이나 사고방식이 많이 보이거든요.
독자가 혐오감만 가지지 않게 인성도 좀 미화해줬고. 책임감을 느끼고 피하지 않는 고귀함이라던가. 그런데 꼴값떠는거죠. 무슨 똑바로 된 세상이야. 자기 거짓말에 함몰되어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인.
이 작품이 대단한 이유는 논리적인 논박이 있어서 입니다. 단탈리안이 바르바토스에게 술을 들고 찾아가서, 자신을 공격한 마왕을 소거법으로 추리하는 장면, 논리 전개과정을 보며 작가가 철학과를 나왔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독자를 설득하려는 노력입니다. 발푸르기스의 밤에서도 누가 자신을 모함하는지 범인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합니다. 뱀/강자한테 대항하는 개구리/약자입니다. 여기까지는 노력을 하기에 모두가 좋아할 만한 거짓말쟁이입니다. 게다가 이때쯤부터 게임물에서 정치물로 바뀌었기에 문장에 힘이 붙습니다.(개인적인 느낌) 작가가 잘하는 분야를 찾아내자 장르도 바뀌고, 자신감도 붙습니다. 작품이 활활 살아납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때부터 이 작품을 진심으로 좋아했으리 생각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노력이 없어지고 거만해져서 일방적으로 말합니다. 초반부에서는 영지 주변의 농민들과 공생하자며 잘 설득합니다. 후반부에서는 용사를 찾으러갔다가 만나게 되는 농민들을 잔인하게 처형합니다. 대화가 아닌 깡패가 일반인에게 말싸움 시비거는 수준으로 일방적으로 윽박지릅니다. 그리고 라이벌 엘리자베트도 너무 쉽게 패배시키고, 같이 춤을 추고는 퇴장시킵니다. 거만해졌기에 더는 올라갈 곳이 없고, 더는 상대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독자들도 눈치채는 겁니다. 위선이라고. 억지 죄책감이라고. (아마도 죄책감 엔딩은 예전부터 세팅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되면서 너무 변했기에 무리수로 보이는 것 같네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생애는 초반부에 비천했습니다. 하지만 시바 료타로의 말대로 천하인의 필수덕목 애교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만드는 애교. 본인도 사랑받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히데요시가 무슨 짓을 해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절정기에 오른 생애 후반부에 이해할 수 없는 학살을 저지르고, 소통을 거부하고, 임진왜란을 벌이며, 더는 노력하지 않자 사람들의 마음이 떠났습니다.
아 확실히 데이지 찾으러가는 부분이랑 엘리자베트 허무하게 퇴장시킨 부분은 최악이었습니다. 엘리자베트는 이상을 위해 다른 희생을 아무렇지 않게 용납하는 독재자가 되어서 단탈리안을 최후까지 긴장감있게 몰아붙여야 했는데 말이죠. 본인도 정치의 본질에 대해 더러운 것이라 깨우쳤는데 이후에 그걸 보여주는 부분이 없었어요. 다른 나라 국민은 철저히 죽였으면서 왜 본인 국민에게는 그러지 못했는지. 권력이란건 결국 국민이나 대의가 아닌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똑똑히 알려주고 죽었더라면 멋졌을텐데 말이죠. 결국 최종 보스라는 이미지가 무색하게 사라졌어요. 언급하신대로 작가의 게으름이 엿보일 정도였죠. 공작들 털어서 돈에 궁색해지지 않게 되자 관리자들이 최고 난이도로 만들었다는게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간단해지죠. 필요한 인간관계는 섹스로 무마하고 돈 발라서 외교전, 전쟁도 승리하고. 천재라는 엘리자베트의 역량을 유헌화가 소화하긴 어려웠던 걸까요. 하나하나가 노력이 부여될 에피소드지만 성의없이 넘어가 버립니다.
뿐만 아니라 던전 디펜스에는 수 많은 표절 지적이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작가에 대해 변호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작가의 사상이죠. 그걸 하나씩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마왕에 대하여 마왕이란 다른 마인의 감정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마왕의 존재의의가 마인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함이다? 그건 원래 없죠. 파이몬이나 바르바토스 같은 이상가들이 가져다 붙였을 뿐. 그렇게라도 자신의 신념을 만들어 구체화시키지 않으면 자아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니까요. 자신을 이끌 것을 만들어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입니다. 그렇다면 마왕의 존재의의는? 마왕에게는 신념을 가지라는 과제가 주어진 걸까요? 그럼 무슨 신념을 가져야하는가? 마인의 이상낙원이냐 개인의 재미나 사리사욕이냐. 그 답을 추상적으로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답이 주어졌으니까요. 세계를 정복하라. 던전 어택2의 승리 조건이죠. 72마왕 중 하나로 시작하는 이 게임을 이기는 방법은 세계 정복.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는 방법입니다.
2. 단탈리안 외의 인물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지옥대공들은 7명을 빼고는 다 멸문했습니다. 마계의 실권을 쥐고 있다 할 정도로 금력이 있었지만 단탈리안같은 모략가한테 죽어야 했죠. 왜? 세계를 정복하지 못했으니까. 스스로의 주인이 되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남은 일곱의 대공도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은 단탈리안에게 달려있었죠. 바르바토스와 파이몬은 또 어떻습니까. 바알은? 아가레스는? 겨우겨우 살아남은 바싸고나 그 외의 마왕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의 생사는 스스로 결정한게 아닙니다. 단탈리안이 죽이지 않기로, 죽이기로 결정했기에 갈린거죠. 스스로 살아남기를 결정할 수 있던 건 오직 세상을 정복하는 사람 뿐. 단탈리안만이 자신의 죽음과 생존에 대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자유입니다. 신념이나 사상따위가 아닌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고자 했기에 자유로울 수 있는 겁니다. 사실 작가가 이걸 제대로 의도한 기분은 안 들지만요. 같잖은 죄책감을 가지는게 이해불능. 파이몬같이 정신나간 여자가 뭐가 그리 소중하다고. 바르바토스나 섹스파트너들이 뭐라고? 푸셰가 아니죠. 단탈리안은. 그 점이 아쉽습니다. 암튼 2번의 결론은 스스로의 주인이 되지 못하면 삶의 결정권도 없다는 것.
스스로 주인이 된다고, 세계의 정복자가 된다고 직접적으로 마음 먹었으면... 제대로 마음 먹었으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변화가 나와야 하는데.. 단탈리안 은거 후를 보면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은거는 떠밀려서 더는 할 수 있을 게 없어서 수동적으로 택한 이미지 인 것 같습니다.(깊게 생각한 설계가 아니라 분위기만 쫓는 이미지)남의 눈치를 살피고 행하는 겸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끝날때 가 됐으니 이렇게 자멸하면 감동을 줄 거야 라는 계산이 읽혔습니다.
그게 단탈리안의 한계입니다. 똑바로 된 세상을 바란다고 엘리자베트에게 지껄인 것과 반대로 자신은 거짓 투성이의 인생을 걸어왔죠. 기만과 연기로 살아남으며 쌓은 죄를 죄로 마주한다는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이 세상이 가짜임을 알려줬을 때, 단탈리안은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 얼마나 모순되어 있는지. 바알과 무소속 마왕들을 죽이고 자신에게 유리한대로 역사를 개편했듯이 가짜 세상을 진짜로 만들어버렸죠. 똑바로 된 세상은 무슨! 거짓된 자기애에 빠져 스스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데. 비너스가 자유로워졌을 때 죽어야 할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가짜 세상에서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악역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게 진실된 선택이었죠. 단탈리안이 택해야 했을 선택이기도 했고요.
1.1 마왕에 대하여-지배력에 대한 첨언 마왕은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지배할 수 없지만 마인은 이 지배력 때문에 저항하지 못하죠. 타고난 지배자의 특성이라고 봐야할까요. 이 지배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사분란함은 인간 군대가 따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왕과 인간 외의 것을 지배하는 이 힘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겠죠. 월맹군 이후의 세상에서 마왕이 서로 싸우리라 예상했던 것처럼 최종적으로 한 명의 마왕만을 남기기 위한 힘입니다. 이것도 다 세계 정복하라고 준 특성이네요.
-라우라 데 파르네세에 대하여.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죽음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강인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허나 그 강인함의 기원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쟁취했기에 얻어낼 수 있었던 것. 홀로 군을 지휘하는 위치까지 기어오른 것과 누군가가 내어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단탈리안은 그녀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게끔 하지 않고 자신이 내려주었다. 강인함은 있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위한게 아닌 단탈리안을 위한 것. 자기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게 아니다. 단탈리안이 실망한 이유겠지. 단탈리안이 존경했던 매력은 그 강인함이었다. 스스로 강해지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은 데이지의 평가대로 육변기에 불과했다. 싸움 좀 잘하고 충성심만 고고한 잡것. 자신이 사라지고서 라우라가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죽여버리라고 한다. 배려로 볼 수 있겠지만 단탈리안은 자신의 애인을 죽이는 데에 아무런 주저가 없었으리라. 라우라는 망가진 불량품에 불과했으므로. 단탈리안에게 있어 최고로 사랑받고 싶어했다. 허나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걸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지. 엘리자베트만한 적수가 아니었고 라피스처럼 대등하지도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단탈리안에게 있어 최고로 사랑받고 싶었더라면 충성도 사랑도 버려야 했지 않았을까. 데이지처럼 자기 자신이 소중해 미치겠는 사람으로. 단탈리안은 불량품따위보다는 스스로 곧게 서서 맞서는 이를 더 인정했을 것이다. 동족이라고 해도 되겠지.
의지하는 것은 사람의 자연스러운 심리입니다. 의지를 받아주는 것이 대장의 의무이고요. 이것은 인간적입니다. 단탈리안이나 데이지는 남에게 폐끼치는 나르시스트일뿐입니다. 건국영웅급의 라우라를 그냥 죽이라고 하다니.. 다른 방법이 확실히 있습니다. 남을 이해 못하기에, 자신 수준에서 재단하기에, 갈데가 없어서 유치한 엔딩에 도달한 겁니다. 그리고 센 척, 유능한 척은 다했지만, 통치자로서 사람과 사회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몰랐고,(또 유치한 나르시스트였기에) 그따위 말을 내뱉었고, 사회는 변화가 없는 겁니다. 사고 수준이 봉건영주급이었습니다. 데이지는 벼락출세한 간신에 불과했습니다. 보스의 비위를 맞춰주는 간신에 가까웠죠. 중2병 악당들이 센척, 강한척, 싸가지 없는 척, 싸이코패쓰인 척, 잔인한 대화를 나누었을 뿐입니다. 그 후 단탈리안의 최후는 정말 유치할 정도로 전형적인 죄책감 엔딩이었습니다. 그렇게 잔인한 척, 강한 척 해놓고 고작 마지막 대사가, 벚꽃 보러 가자니... 은거해서 인간적으로 행동하고, 보일때부터, 본인이 경멸하던 부류로 격하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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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2월의 고전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이달의 고전] 2월 『제5도살장』 함께 읽어요[이달의 고전] 2월 『양철북』 함께 읽어요[그믐밤X그믐클래식] 32. 달밤에 낭독, <일리아스>
책도 벽돌, 독자들의 대화도 벽돌!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7. <노이즈>[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작품 말고 작가가 더 궁금할 때!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Re:Fresh] 4.『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다시 읽어요.
illef의 깊이 읽기
AI 교과서(AIDT)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왕의 목을 친 남자 - 사형집행인 샤를 앙리 상송의 이야기
매달 만나는 젊은 작가의 달달한 로맨스 🧁
[북다]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1/23 라이브 채팅!)[북다] 《지나가는 것들(달달북다06)》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빛처럼 비지처럼(달달북다05)》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북다] 《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달달북다04)》
📩 닫히지 않는 편지 가게 글월
편지가게 글월 / 백승연 지음 (2024 런던 국제 도서전 화제작)[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편지 가게 글월] 서로 꿈을 이야기하며 안부를 전하는 글쓰기를 하고자 합니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SF 어렵지 않아요! 함께 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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