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

D-29
stella15님의 대화: 저의 나와바리는 강남역이었습니다. 알려지기는 나름 환락가라고 알려지기도 하지만, 거기가 나름 문화 거리이기도 해서 강남역에서 신사역까지 대형 서점도 많았고, 극장도 많았죠. 세월 따라 점점 없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의 신논현역 근처에 '뤼미에르'란 극장이 있었는데 주로 예술 영화를 틀어 줬었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 시작은 좋았는데. 내부는 별로였습니다. 의자도 낡고. 그땐 비디오도 별로 없고, 지금만큼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좋지 않았으니 될 법했었죠. 아, 그리고 영동 시장쪽으로 가구 거리이기도 해서 가구점이 많았죠.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강남구, 서초구 이쪽을 '영동'이라고 불렀던 거 아시나요? 국회의사당이있는 영등포의 동쪽이 있다고 해서 줄여서 그렇게 불렀다더군요. 그런 걸 두 개의 자치구로 나뉘고.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영동백화점도 있었죠. 멀지 않은 곳에 지금도 영동고등학교가 있었고... 그런가 하면 과거에 강남이라고 불렀던 곳은 지금의 구로였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 강남아파트가 있었지요.
어쩌면 나는, 승패가 기울어지기도 전에, 너무 이른 시점에 나도 모르게 탭 아웃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포기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밝혔음에도, 경기를 중단시켜 줄 심판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내겐 비극이었다. 오랫동안, 그게 비극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한 건, 더 큰 비극이었다.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73p, 이릉 지음
김하율님의 대화: @모임 책이 도착하고 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 속으로 빠져 볼까요? <쇼는 없다>는 총 41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번에 걸쳐서 나누어 읽어 볼게요. 12월 29일 ~ 1월 4일 : 1 - 13 챕터 1월 5일 ~ 11일 : 14 - 26 챕터 1월 12일 ~ 18일 : 27 - 39 챕터 1월 19일 ~ 21일 : 40, 41 챕터와 작품 마무리 먼저 읽으신 분들은 좋은 문장을 알려주셔도 좋아요. ^^ 그럼 맛보기 질문 하나 나갑니다. 최영 작가님의 질문입니다. 소설 속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은 서울의 이태원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표현처럼 핼러윈데이가 동네에서 금기어가 되기 전까지, 그 어느 동네보다 핼러윈데이 문화를 일찍 받아들였고 다양한 문화를 즐기던 거리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과 청춘을 함께 한 거리나 동네는 어디인가요? 어떤 장소에서 청춘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그 이유나 그 장소의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저는 신촌입니다. 20대의 긴 시간을 신촌 길바닥과 근처 술집에서 보냈습니다. 30대 초반까지는 신촌 원룸에서 살았고요. 신촌이 이렇게 망할 줄은 몰랐네요. 이제는 아주 다른 곳 같습니다.
강츄베베님의 대화: 아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스포일러 지정 적용시켰습니다🤣
하하하 🤣
장맥주님의 대화: 저는 신촌입니다. 20대의 긴 시간을 신촌 길바닥과 근처 술집에서 보냈습니다. 30대 초반까지는 신촌 원룸에서 살았고요. 신촌이 이렇게 망할 줄은 몰랐네요. 이제는 아주 다른 곳 같습니다.
저의 20대 말~30대 초도 신촌로터리 근처 여인숙을 개조한 월세방에서 지내며 사회 초년생으로 양재-강남 라인으로 출근하는 2호선에 뒤엉켜 지냈습니다. 너무도 바뀌어버린 신촌은 아쉬움과 추억으로 뒤엉킨 공간이 되어버렸네요.
김하율님의 대화: @모임 책이 도착하고 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 속으로 빠져 볼까요? <쇼는 없다>는 총 41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번에 걸쳐서 나누어 읽어 볼게요. 12월 29일 ~ 1월 4일 : 1 - 13 챕터 1월 5일 ~ 11일 : 14 - 26 챕터 1월 12일 ~ 18일 : 27 - 39 챕터 1월 19일 ~ 21일 : 40, 41 챕터와 작품 마무리 먼저 읽으신 분들은 좋은 문장을 알려주셔도 좋아요. ^^ 그럼 맛보기 질문 하나 나갑니다. 최영 작가님의 질문입니다. 소설 속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곳은 서울의 이태원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표현처럼 핼러윈데이가 동네에서 금기어가 되기 전까지, 그 어느 동네보다 핼러윈데이 문화를 일찍 받아들였고 다양한 문화를 즐기던 거리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과 청춘을 함께 한 거리나 동네는 어디인가요? 어떤 장소에서 청춘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그 이유나 그 장소의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예전(90년대)엔 지금보다, 서울 내에서도, 동네별 특성이 뚜렷했던 거 같아요. 일종의 '클러스터'들이 형성돼 있었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컴퓨터와 게임은 용산 혹은 청계천 세운상가', '연극 혹은 대중 가요 및 재즈 공연은 대학로', '헌책은 청계천', '휴대폰은 강변 테크노마트', '20대 초반에 갈만한 나이트클럽은 강남역', '클럽은 홍대' 등... 지금도 성수 등 몇몇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동네들이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 뭔가 특색이 세분화가 되진 않은 느낌... 아마 전자상거래(이것도 이제 옛날 표현 같은데...) 등이 일상화 되면서 그런 지역 특색들이 많이 옅어진 게 아닐까 싶네요. 그중 90년대의 이태원은 저에게 '힙합 패션'과 '햄버거'로 기억돼요. 90년대 초중반엔 이태원에 옷과 신발을 사러 많이 다녔어요.(지금은 아니지만 그땐 옷에 관심이 아주 조금은 있던 시기라.) 당시 유행했던 힙합 패션, 그 중에서도 미국 직수입의 '근본' 옷들이 이태원에 많았거든요.(이태원에서 게스, 폴로 등 '메이커'들의 짝퉁 옷도 많이 팔긴 했죠...) 또 이태원의 미국 느낌 강하게 나는 음식점들을 다니는 재미가 있었는데(90년대엔 내국인 손님을 좀 무시하는 가게들도 많았던 기억이...), 그 중 큰 길가에 있던 '내쉬빌 버거'라는 햄버거집이 기억에 남아요.(지금은 검색해도 그 집 관련된 오래전 기사나 자료들이 나오질 않네요. 2010년대 초반까지도 있었는데... 요즘 이태원에 있는 있는 '롸카두들 내쉬빌 핫치킨'과는 전혀 다른 가게에요.) 80~90년대에 미군들이 많이 가던 곳인데, 알음알음 알려지며 90년대부턴 한국인 손님도 꽤 생겼어요. 그 집 햄버거, 특히 소고기 패티의 퀄리티는 당시 한국에 존재했던 프랜차이즈, 여타 햄버거집들보다 한차원 높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90년대에 한 신문 인터뷰를 봤던 기억에 따르면, 당시 그 가게 사장님이 2~3년마다 미국 로키산맥인가 어딘가에서 화산암을 수입해 온다고 했어요. 거기다 패티를 굽는 게, 그 집 비법이라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쇼는 없다> 정식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1-13챕터까지 함께 읽어볼텐데요. 좋은 문장 수집해주시고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도 한 가지 던지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외형성이랄까요, 구조에 집중했는데요. 구조가 내용을 돋보이게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이 소설은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프로레슬링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데 각주처리로 그 팩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전달하며 의미를 싣는 소설의 계보로서 앞선 작품들을 찾아보자면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조금 끼어보자면 제 작품 김하율의 <나를 구독해줘>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이 작품들은 야구, 축구, 화장품으로 실제 소재를 가져와서 주제를 확장시키는 스타일의 소설들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이 더 있을까요? 이런 작품들을 뭐라고 호명 하면 좋을까요? 논문 소설? 기획 소설? 장르 이름을 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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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님의 대화: 예전(90년대)엔 지금보다, 서울 내에서도, 동네별 특성이 뚜렷했던 거 같아요. 일종의 '클러스터'들이 형성돼 있었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컴퓨터와 게임은 용산 혹은 청계천 세운상가', '연극 혹은 대중 가요 및 재즈 공연은 대학로', '헌책은 청계천', '휴대폰은 강변 테크노마트', '20대 초반에 갈만한 나이트클럽은 강남역', '클럽은 홍대' 등... 지금도 성수 등 몇몇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동네들이 있긴 하지만, 예전만큼 뭔가 특색이 세분화가 되진 않은 느낌... 아마 전자상거래(이것도 이제 옛날 표현 같은데...) 등이 일상화 되면서 그런 지역 특색들이 많이 옅어진 게 아닐까 싶네요. 그중 90년대의 이태원은 저에게 '힙합 패션'과 '햄버거'로 기억돼요. 90년대 초중반엔 이태원에 옷과 신발을 사러 많이 다녔어요.(지금은 아니지만 그땐 옷에 관심이 아주 조금은 있던 시기라.) 당시 유행했던 힙합 패션, 그 중에서도 미국 직수입의 '근본' 옷들이 이태원에 많았거든요.(이태원에서 게스, 폴로 등 '메이커'들의 짝퉁 옷도 많이 팔긴 했죠...) 또 이태원의 미국 느낌 강하게 나는 음식점들을 다니는 재미가 있었는데(90년대엔 내국인 손님을 좀 무시하는 가게들도 많았던 기억이...), 그 중 큰 길가에 있던 '내쉬빌 버거'라는 햄버거집이 기억에 남아요.(지금은 검색해도 그 집 관련된 오래전 기사나 자료들이 나오질 않네요. 2010년대 초반까지도 있었는데... 요즘 이태원에 있는 있는 '롸카두들 내쉬빌 핫치킨'과는 전혀 다른 가게에요.) 80~90년대에 미군들이 많이 가던 곳인데, 알음알음 알려지며 90년대부턴 한국인 손님도 꽤 생겼어요. 그 집 햄버거, 특히 소고기 패티의 퀄리티는 당시 한국에 존재했던 프랜차이즈, 여타 햄버거집들보다 한차원 높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90년대에 한 신문 인터뷰를 봤던 기억에 따르면, 당시 그 가게 사장님이 2~3년마다 미국 로키산맥인가 어딘가에서 화산암을 수입해 온다고 했어요. 거기다 패티를 굽는 게, 그 집 비법이라고.
우와, 정성이 대단하네요. 록키산맥 화산암이라니! 같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못 할거 같은데. 저는 예전에 화장품 팔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어느날 매장에 알래스카 빙하수를 넣었다는 크림이 들어온거예요. 그래서 본사 직원한테 물어봤어요. 빙하수를 어떻게 넣었냐 얼마나 넣었냐 하니까 '엔젤 더스트' 라고 하며 웃더라고요. 천사가 뿌리는 금가루처럼 아련하게… ㅎㅎㅎ
김하율님의 대화: 우와, 정성이 대단하네요. 록키산맥 화산암이라니! 같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못 할거 같은데. 저는 예전에 화장품 팔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어느날 매장에 알래스카 빙하수를 넣었다는 크림이 들어온거예요. 그래서 본사 직원한테 물어봤어요. 빙하수를 어떻게 넣었냐 얼마나 넣었냐 하니까 '엔젤 더스트' 라고 하며 웃더라고요. 천사가 뿌리는 금가루처럼 아련하게… ㅎㅎㅎ
'엔젤 더스트' 표현 재밌네요. 궁금해서 위키피디아까지 찾아봤어요~
김하율님의 대화: 우와, 정성이 대단하네요. 록키산맥 화산암이라니! 같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못 할거 같은데. 저는 예전에 화장품 팔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어느날 매장에 알래스카 빙하수를 넣었다는 크림이 들어온거예요. 그래서 본사 직원한테 물어봤어요. 빙하수를 어떻게 넣었냐 얼마나 넣었냐 하니까 '엔젤 더스트' 라고 하며 웃더라고요. 천사가 뿌리는 금가루처럼 아련하게… ㅎㅎㅎ
신종 마약 이름처럼 들리는데요...? ^^
Henry님의 대화: 저의 20대 말~30대 초도 신촌로터리 근처 여인숙을 개조한 월세방에서 지내며 사회 초년생으로 양재-강남 라인으로 출근하는 2호선에 뒤엉켜 지냈습니다. 너무도 바뀌어버린 신촌은 아쉬움과 추억으로 뒤엉킨 공간이 되어버렸네요.
1999년부터 2007년 말까지 살았네요. 고시원 두 곳과 원룸에서 살았어요. 용케 아직도 망하지 않은 그 시절 술집이 있어 가끔 찾아갑니다. 거리는 더 깨끗해졌는데 활기는 많이 사라졌더라고요.
공중에서 풀럭거리는 이불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으로 멍청하게 살았구나, 싶었다. 멍청해서 멍청하게 살았겠지만, 멍청하게 살아서 좀 더 멍청해진 것 같기도 했다. 공중에 떴다가 가라앉은 이불에 몸이 깔렸는데, 이불은 풀럭거리기 전보다 조금 더 무거워져 있었다.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60쪽, 이릉 지음
장맥주님의 대화: 강남구청역 사거리에 영동백화점도 있었죠. 멀지 않은 곳에 지금도 영동고등학교가 있었고... 그런가 하면 과거에 강남이라고 불렀던 곳은 지금의 구로였습니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 강남아파트가 있었지요.
앗, 강남을 아시는군요. 맞아요. 영동백화점이 있었죠. 그런데 구로가 옛 강남이었다는 건 첨 알았네요. 저도 한동안 신촌에 먼지 좀 날리고 다니긴 했습니다. ㅋ
김하율님의 대화: 제게 20대의 장소란 대학로예요. 대학로 죽순이로 살았습니다. 연극을 사랑했거든요. 일주일에 1~2편을 봤던거 같아요. 나중엔 희곡으로 석사를 전공하면서 연극학회 조교를 했는데 그때 초대권으로 연극을 더 많이 보게됐죠. 지금도 희곡과 연극을 많이 본게 작품에 반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연극 못 본지가 100만년은 된거 같네요. 무대가 그립고 고파요.
우와, 그러셨군요. 저도 한때 대본을 썼습니다. 11년 전엔 대학로 진출을 하기도 했는데... 저도 연극 못 본지가 그쯤 되는 것 같습니다. ㅠ
김하율님의 대화: <쇼는 없다> 정식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1-13챕터까지 함께 읽어볼텐데요. 좋은 문장 수집해주시고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도 한 가지 던지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 소설이 갖고 있는 외형성이랄까요, 구조에 집중했는데요. 구조가 내용을 돋보이게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이 소설은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프로레슬링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는데 각주처리로 그 팩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전달하며 의미를 싣는 소설의 계보로서 앞선 작품들을 찾아보자면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조금 끼어보자면 제 작품 김하율의 <나를 구독해줘>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이 작품들은 야구, 축구, 화장품으로 실제 소재를 가져와서 주제를 확장시키는 스타일의 소설들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이 더 있을까요? 이런 작품들을 뭐라고 호명 하면 좋을까요? 논문 소설? 기획 소설? 장르 이름을 지어주세요
뭐 그냥 간단히 말해 '각주 소설'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너무 쉽게 얘기하나요? ㅋ 근데 (이건 약간 딴 얘기 같기는 한데) 저도 그런 소설을 종종 접하기는 하고, 특히 번역 소설도 그렇고, 솔직히 작가(혹은 번역자)의 입장에선 정성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보는 독자의 입장에선 좀 흐름을 방해하는 일면도 있더군요. 각주는 필요한 것 같긴하고 쓸 경우 보통 해당 페이지 끝에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건 책 뒤에 별책 부록처럼 넣는 경우도 있죠. 저 개인적으론 그게 가장 최악이란 생각이 듭니다. 거의 안 보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냥 과감하게 해당 단어 바로 옆에 괄호글로 써 보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기억은 안 나는데 언젠가 그런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읽는데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김혜나님의 대화: 와~ 드디어 <쇼는 없다> 모임이 시작되었네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작하는 모임이라니 더욱 뜻깊고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라면... 저는 사실 <드래곤볼>을 꼽고 싶어요! 워낙에 만화책을 좋아해서 다양한 만화를 보기는 했지만... 드래곤볼은 진짜 전설이었죠. 신작 단행본 출간일마다 문구점에 달려가서 사고, 누가 한 권 학교로 가져오면 다같이 돌려가면서 읽고... 쉬는 시간마다 너도나도 '에네르기파'를 쏜다며 복도에서 난리치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드래곤볼 속 모든 에피소드 다 좋아하지만 저는 특히나 손오공의 어린시절, 즉 무천도사에게 무술 배우며 천하제일무술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치치, 크리닝, 야무치, 부르마 등 친구들이 생기던 시기가 가장 아이들 만화 같던 시기라 좋았답니다 ㅎㅎㅎ
에네르기파..라니요.. 오.. 기억나요. 저는 피구왕통키요. 피구왕통키 마지막회에 엉엉 운 기억이 있어서. 다시는 못볼 통키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더라고요. 그런데 얼마전에..혹시나? 하며 유튜브에 검색하니까 나오는거예요.. 그래서 조금 봤는데.. 아니..? 이렇게 오그라들 정도였어..!? 라는 생각과 함께.. 30년 전쯤에는? 다시는 못볼 거라 생각했던 통키를 손안에서 검색하나로 볼 수 있게 되니까 생경하더라고요. 저의 첫 사랑은 통키에 나오는 노랑머리 타이거랍니다. ㅎ
김씨네21님의 대화: 국민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운동회날 얼굴 벌개지게 응원가로 부르던 피구왕 통키와 찬란하고(?) 화려한, 하지만 고생스럽던 부채춤 기억이 떠오르네요 ㅎㅎ
저도 피구왕 통키요. ~ 제 아련한 추억..!!!. 축구왕 슛돌이랑, 캐치미캐치미~ 하던 거랑.. 그리고 포청천..!? 이요.
이릉님의 대화: 저에게 90년대 초반의 뭔가를 꼽으라면 고려원에서 나온 김용의 무협소설 <영웅문> 3부작(박영창 번역)이요. 지금은 다른 출판사들에서 소설의 원제목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으로 발간되고 있는데요. 이 작품 외에 김용의 <소오강호>, <천룡팔부>까지를, 저는 무협 소설이란 장르 자체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생각해요. 영웅문 1부 1권을 처음 읽었던 때가 생각나네요.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었을 거에요. 학원을 다녀와서 소파에 누워 책을 펼친 시각이 오후 2시, ‘아~ 이건 엄청나잖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날 새벽 4시였어요. 다행이자 불행인 건, 전 지금까지도 김용의 소설만큼 뛰어난 무협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김용의 책들을 다 읽은 뒤 비교적 빠르게 그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나봐요. 다른 어떤 책을 읽어도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요. 끝판왕 김용으로 무협 소설을 접한 게 그런 면에선 아쉬움이 있어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역대 최고의 판타지 소설로 꼽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김용의 무협 소설들이 그들에 절대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봐요.
저는 드래곤라자랑 왜란종결자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 책을 안좋아 했는데.. 왜란종결자를 읽고,, 너무 충격받아서..?? 그 때 이후로 책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김하율님의 대화: 제게 20대의 장소란 대학로예요. 대학로 죽순이로 살았습니다. 연극을 사랑했거든요. 일주일에 1~2편을 봤던거 같아요. 나중엔 희곡으로 석사를 전공하면서 연극학회 조교를 했는데 그때 초대권으로 연극을 더 많이 보게됐죠. 지금도 희곡과 연극을 많이 본게 작품에 반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연극 못 본지가 100만년은 된거 같네요. 무대가 그립고 고파요.
저는 중고등학생때 중간기말고사 끝나면 친구들끼리 시내? 라고 부르는 곳에 갔어요. 생각해 보면 마을버스만 타고 나가면 되는 거리인데.. 그때는 평소에는 안가고 꼭 중간기말끝나는 날만 특별하게 갔었어요. 별거 없이, 떡볶이 먹고, 스티커 사고 노래방가고.. 그랬어요.. 지금 애들은 마라탕먹고 4컷사진찍고 빽다방에서 뭐 사먹고 코인노래방가고 한다네요.. 별로 변한게 없어요.. 옛날에 친구들이랑 놀던..즐겁던 때가 생각나요.
stella15님의 대화: 뭐 그냥 간단히 말해 '각주 소설'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너무 쉽게 얘기하나요? ㅋ 근데 (이건 약간 딴 얘기 같기는 한데) 저도 그런 소설을 종종 접하기는 하고, 특히 번역 소설도 그렇고, 솔직히 작가(혹은 번역자)의 입장에선 정성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보는 독자의 입장에선 좀 흐름을 방해하는 일면도 있더군요. 각주는 필요한 것 같긴하고 쓸 경우 보통 해당 페이지 끝에 쓰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건 책 뒤에 별책 부록처럼 넣는 경우도 있죠. 저 개인적으론 그게 가장 최악이란 생각이 듭니다. 거의 안 보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냥 과감하게 해당 단어 바로 옆에 괄호글로 써 보는 건 어떨까?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기억은 안 나는데 언젠가 그런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읽는데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민음사의 김혜진 편집자님이랑 다른분이랑 하는 유튜브에서.각주에 대해 말한게 기억나네요. 이해시키려면 써야 하는데 구구절절 같은 느낌이 들거라는 생각에서 강약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고민이 많다고요..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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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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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② 채식의 배신 (리어 키스)12주에 채식 관련 책 12권 읽기 ① 채식의 철학 (토니 밀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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