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나님의 대화: <쇼는 없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추억 속 프로레슬링 스타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프로레슬링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설 『쇼는 없다』 출간
이릉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쇼는 없다』 출간
2024년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인 이릉 작가의 첫 장편소설 『쇼는 없다』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1980~1990년대 채널 2번,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AFKN 키즈’의 향수를 자극하며, 과거의 영웅들이 현실에서 되살아나는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낸다.
영웅 ‘워리어'와의 재회, 과거의 영웅들이 되살아나는 순간
주인공은 어린 시절, 미국에 살던 삼촌이 보내준 프로레슬링 잡지 표지에서 프로레슬러 '워리어'를 보고 자연스레 그의 팬이 된다. 중학교 시절, 날렵했던 주인공은 친구들과 프로레슬링 놀이를 하다가 선배의 레슬링 기술에 의해 머리를 다친 경험이 있다. 그 후 주인공의 인생은 링위에 올라가지 못한 채 바깥을 배회하는 레슬러 같은 처지가 된다.
세월이 흐르고 47살이 된 주인공은 20여년 째 삼촌이 운영하는 이태원 게스트하우스에서 임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적 여유 없이 근근히 살아간다.
핼러윈 데이에 그가 우상으로 여겼던 프로레슬러 '워리어'가 게스트하우스에 실제로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활한 프로레슬러들과의 만남,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다
'워리어'를 시작으로 1990년대 초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레슬링 스타들이 이태원으로 속속 모여들고 주인공 역시 얼떨결에 이 대회에 참가한다. 그리고 그는 중학교 시절 씻을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숙적을 상대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1980~1990년대 프로레슬링 영웅들, 과거의 향수를 자극
『쇼는 없다』는 1980~1990년대 AFKN을 통해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세대에게 강한 향수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티셔츠를 찢으며 포효하던 헐크 호건, 경찰복을 입고 곤봉을 휘두르던 보스맨, 목에 뱀을 두르고 링위에 오르던 스네이크맨,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긴 구렛나루가 인상적인 홍키통크맨, 마초맨, 달러맨..
과거의 프로레슬링 스타들이 현실로 등장하면서, 잊혀졌던 영웅들이 다시금 주인공의 삶에 소환된다.
트라우마를 넘어서, 유머로 풍자한 사회의 현실
이 작품은 단순한 향수 자극을 넘어서 팍팍한 일상 속에서 과거의 트라우마와 마주한 주인공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이야기다.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치유 과정 속에서 독자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또한,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엉뚱한 행동과 기지 넘치는 대사는 현실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유머와 해학으로 풍자해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모든 세대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하는 소중한 선물, 『쇼는 없다』
『쇼는 없다』는 과거의 영웅들과의 만남을 통해 현재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세대를 넘나드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영웅'들이 부활하는 과정을 통해 잊혀졌던 감동과 열정을 되살리며, 독자들에게 진정한 '성장'과 '변화'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책장을 덮을 때쯤, 이미 삶의 무게와 인생의 쓴맛을 경험한 중년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의 꿈과 열정을 간직한 젊은 세대들의 가슴 속에도 뜨거운 감동과 위로가 '로프반동'처럼 달려올 것이다.
▲심사평
『쇼는 없다』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핼러윈 데이라는 시간적 배경, 프로레슬링이라는 소재를 적재적소에 설정한 작품으로, 작가가 소설을 많이 써본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헐크 호건, 얼티밋 워리어, 민 진 오클랜드, 빈스 맥마흔 등 프로레슬링 세계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중심 서사가 굉장히 안정적이며, 기술적으로 돋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프로레슬러와 록밴드 기타리스트, 팝페라 가수 등 한때는 명성을 떨치던 인물들이 소설 안에서는 후줄근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점도 재미있다. 작가가 다양한 재치와 패러디를 보여 주며 소소한 재미를 던져 주는 능력이 돋보였다. 더불어 그 속에서 비애감을 끌어내는 재능 또한 탁월했다. 자신 있게 무대 위로 등판하지 못하거나 자기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장점이며, 소설의 전체적인 톤과 강약 조절을 잘해 나간 점도 훌륭했다.
김혜나 작가님께 아주 오래전에 직접 사인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 모임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