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편지가 언제쯤 당신의 손에 쥐여지게 될는지
기약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리 편지를 쓰는 연유는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이
하루가 다르게 강물 불어나듯 넘쳐나
내가 어찌할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
『서촌의 기억』 p. 28,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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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나에 사라져버리는 이 순간을
나는 온전히 당신을 향하여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전혀 이 순간이 후회되거나
아까울 리 없습니다. 마냥 기쁜 것입니다.
연정이란 그런 것이지요.
비록 전하진 못하고 있어도
사랑은 계속되고 있음을 부디 알아주세요.
내겐 시와 같은 여인이여.
당신을 사모하는 구자윤 ”
『서촌의 기억』 p. 48,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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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춘은 멀어져가도,
당신만큼은 늘 내가 갈 수 있는 그곳에 머물러 있기를.
당신을 사모하는 구자윤 ”
『서촌의 기억』 p. 87,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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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역경이 휘몰아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그 안에서 나는 최선의 선택을 하며
징글징글 살아냈었어야 했습니다.
『서촌의 기억』 p. 316,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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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온 정성을 다해 사모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도
당신 덕분에 알게 되었으며,
당신 덕분에 가슴 뛰었던 나의 젊은 날들을
사랑해 마지 않습니다.
비록, 미처 내지 못한 용기에
후회가 절반이고 미련이 절반이라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내 청춘이었음을. ”
『서촌의 기억』 p. 316,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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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편지에 적어 두었던 그 위로를 그 시절에 받았더라면
나는 좀 더 살 만했을지도 모릅니다.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곳이 생겼을 테니 말입니다.
『서촌의 기억』 p. 336,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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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에게 쓰는 나의 편지가
당신이 내게 남긴 그 편지들을 다 보듬을 수 있을 만큼
심원한 답장이 되지는 못할 테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당신의 그리움을 덜어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번쯤 나의 꿈에라도 나와서 말을 걸어주세요.
그땐 활짝 웃어드리겠습니다.
오직 당신만을 위해서 웃어드리겠습니다. ”
『서촌의 기억』 p. 345, 안채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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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고귀한 영혼을 가진 청년 시인의 사랑과 삶과 꿈을 짓밟은 역사의 소용돌이의 잔인함을 다시금 느끼면서, 한 개인의 소중한 삶을 짓밟는 무지막지한 폭력이 오늘날에도 계속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섬뜩한 생각이 든다. 개인과 역사의 관계,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면서. 언젠가 이 소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