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실> 함께 읽기

D-29
장맥주님의 대화: 아름다움이라는 게 현대에 들어서 과거보다 훨씬 흔해졌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사람의 경우에는 화장술과 성형수술도 있고, 사람을 포함해 많은 사물들이 스튜디오에서 찍히고 보정된 이미지로 저희한테 제공되니까요. 고대인들에게는 아름다움이 정말 귀한 가치였고 저희보다 그 앞에서 더 강렬한 감흥을 느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사람들은 외양이 아름답거나 특이한 것을 종교적으로 신앙하기도 했지요. 그만큼 아름다움이 희귀했으리라는 해석도 일리 있습니다.
티제이클라라님의 대화: 미실은 은밀히 세종을 불렀다. 이 해속한 위무의 방식을 이해하고용납할 사람이라곤 세종뿐이었다.다른 누구도 아닌 세종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전군이 도와주시오. 색을 통하여 왕후를 위로하고 삶을 누리도록 이끌어주시오." 미실의 말에 세종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펄쩍 뛰었다. "도,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것이 어찌 가당키나 한 일이옵니까?" 《미실 ,무삭제 개정판 381-382 쪽 김별아 지음》 너무 잔인하옵니다. 도대체 저에게 왜 이러시옵니까? 왜 !!! 세종이 안쓰러워 독자의 가슴이 미어 집니다.
은근히 세종전군을 안타까워하는 독자들이 많았다는...ㅎ 순정파들이십니다.
IJ님의 대화: "성애 자체가 하나의 완전한 세상이었다...세상에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보다 미리 정해진 것이 훨씬 많지요. 애초에 신명은 공평하지 않아요.” 왕족 주변의 골품의 세계가 문벌귀족의 가문과는 달리, 근친간의 성애야 말로 그들에게 허락된 정당한 쾌락이자 종족보존의 변종 수단임을 알게 해 주는 문장이네요. 동서양을 통틀어 절대군주의 세상에서 무엇이 패륜이고 무엇이 도덕인지, 구분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그 안에서 조차 기울어진 위계에 갇힌 귀족들의 삶이 기상천외하고 딱하기만 합니다.
도덕과 제도도 배가 부르고 나서야 생겼지요. 생산력이 낮았던 고대에는 동서양 막론 근친혼이 많았고 특히 왕족 등 지배층에게는 권력 강화의 수단으로 장려되었으니까요.
<남자의 사랑> “글쎄 말입니다……. 궁에서 내쳐진 것이 벌써 두 번째인데 충격과 상심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는 게 이상합니다. 마음을 다쳤지요. 세상 무엇에도 비끄러매고 버팅기기 힘들 만큼 마음이 무너졌지요. 하지만 그렇다 하여 어찌하겠습니까? 저승의 거룻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어쨌든 기다리며 견뎌야 하지 않겠습니까?” 염세증을 앓는 듯 허허로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미실을 보자 세종의 마음도 더불어 무너졌다. 기실 미실이야말로 생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누구보다 질기고 강한 여인이었다. 저승의 거룻배가 강두에 닿는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떠날 채비를 차릴 때까진 타고 나설 수 없다 앙버틸 성질이었다. 그럼에도 미실은 진실처럼 거짓에 도취하여 지껄이었고, 세종은 감쪽같이 그것에 속아 넘어갔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구절입니다. "궁에서 두 번 내쳐졌다"며 과거사와 엮어서 세종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미실이 좀 얄밉고, 미실이 그저 안돼 보이기만 하는 세종이 안타깝습니다. 그간의 사정을 다 모르기 때문일 것이고, 그냥 모르는 편이 좋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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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귀신> 미실은 세상의 동정을 받지 못하는 이 외로운 여인을 위로하고 싶었다. 아무도 용서치 않을 그녀의 내밀한 가난을 보상해 주고 싶었다. 물론 사도황후야말로 미실이 앞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데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될 것이 분명하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넘어서 전생과 현생, 후생의 삼생을 하나같이 살고자 약속한 벗으로서 당장의 간난(艱難)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미실은 은밀히 세종을 불렀다. 이 해속(駭俗)한 위무의 방식을 이해하고 용납할 사람이라곤 세종뿐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세종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전군이 도와주시오. 색을 통하여 황후를 위로하고 삶의 기쁨을 누리도록 이끌어주시오.” -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세종만이 이해하고 용납할 것이어서 그에게 부탁을 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사도황후와 세종이 서로 닮은 데가 있다는 것을 미실은 알아보았을까요. 미실이 세종과의 정사에서 기교 없이 범부처럼 수동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과 세종이 사도황후와의 정사를 짐승같이 치른 것도 선명한 대비를 이루네요. 세종이 미실 앞에서 꺼내 보일 수 없었던 모습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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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사랑? 사랑이라! 궁주는 과연 색을 나눈 모든 사내를 사랑하였소?” 진평제의 물음에 미실은 잠시도 멈칫거리지 않고 답했다. “마땅히 그러하옵니다. 소녀는 뭇별들처럼 수많은 사랑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그 사랑을 후회해 본 적 없사옵니다…….” <몽중설몽>을 읽으면서는 미실이 권력에 집착하면서 그저 살아남는 데 급급해 간사하고 편벽되기만 할까 걱정했는데, <만추>에서 멋지게 무르익은 모습을 보아서 즐겁습니다. 그대로 옮겨 적고 싶은 문장이 많은 장이었어요. 문노의 청렴결백함과 추상같은 공정함이 사사로운 남녀간의 사랑보다 고차원의 것이 아니라 사랑을 모르는 불완전한 것이었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어요. 진평제에게 성교육을 하는 장면이 옥진의 가르침을 받던 미실의 유년시절과 겹치는 장면도 무척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걸 맛보렴. 만져보고, 맡아보렴. 머뭇대지 말고, 아가, 깨물어 터뜨리길 두려워하지 말고.” - " 숱한 싸움, 더 많은 눈물과 좌절과 이별이 그들 몫으로 놓여 있으리라. 그러나 싸움은 반드시 즐거워야 한다. 즐겁게 싸우는 자만이 이길 수 있다.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가 초개(草芥)처럼 스러질 수 있는 용기도 그로부터 비롯된다. 비겁한 자에겐 삶도 죽음도 정면으로 오지 않는다. 옆구리를 푹 찔리고 뒤통수를 맞으면서야 살아 있었나 혹은 죽어가나 흐리마리 느낄 뿐, 오직 삶의 즐거움을 맛본 자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실에게 변함없이 진실된 순간이 있었다는 것,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 색은 아름답고 위험한 것, 동륜과 금륜이 모두 제정신이 아닌 채로 요절할 만큼 위험한 것이지만, 미실은 색에 정신을 잃지 않습니다. 성교에 있어서 사랑이 우선이라는 그 가르침이 미실에게 마음을 끄는 핵심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게 해서 그저 색에 휘둘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채식주의자]에서 성교가 나온 부분만 돌려보면서 욕하던 분들이 [미실]보면 기절하시겠네요 ㅎㅎㅎ
하뭇님의 대화: 앗! 너무 공감되는 말이에요ㅋㅋㅋㅋㅋ 어떤 여자에 대해 한참 말하고 나면. "근데 안 예쁘잖아." 혹은 "예쁘잖아." 결론은 늘 그렇더라고요 ㅋㅋㅋ
그게 멋쩍어서 농담으로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ㅠ.ㅠ
장맥주님의 대화: 그게 멋쩍어서 농담으로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ㅠ.ㅠ
재미있는 주제라 끼어들어 봅니다.^^ 남자들의 "예뻐?"라는 한 마디는 그 여성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축약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쁘다" =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일지도요. 외양은 내면의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뭇 남성들을 모두 사로잡은 미실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가 질문이 되네요.
조주연님의 대화: <남자의 사랑> “글쎄 말입니다……. 궁에서 내쳐진 것이 벌써 두 번째인데 충격과 상심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는 게 이상합니다. 마음을 다쳤지요. 세상 무엇에도 비끄러매고 버팅기기 힘들 만큼 마음이 무너졌지요. 하지만 그렇다 하여 어찌하겠습니까? 저승의 거룻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어쨌든 기다리며 견뎌야 하지 않겠습니까?” 염세증을 앓는 듯 허허로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미실을 보자 세종의 마음도 더불어 무너졌다. 기실 미실이야말로 생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누구보다 질기고 강한 여인이었다. 저승의 거룻배가 강두에 닿는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떠날 채비를 차릴 때까진 타고 나설 수 없다 앙버틸 성질이었다. 그럼에도 미실은 진실처럼 거짓에 도취하여 지껄이었고, 세종은 감쪽같이 그것에 속아 넘어갔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구절입니다. "궁에서 두 번 내쳐졌다"며 과거사와 엮어서 세종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미실이 좀 얄밉고, 미실이 그저 안돼 보이기만 하는 세종이 안타깝습니다. 그간의 사정을 다 모르기 때문일 것이고, 그냥 모르는 편이 좋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
세종전군에 감정 이입해서 미실을 미워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ㅎ
조주연님의 대화: <살아있는 귀신> 미실은 세상의 동정을 받지 못하는 이 외로운 여인을 위로하고 싶었다. 아무도 용서치 않을 그녀의 내밀한 가난을 보상해 주고 싶었다. 물론 사도황후야말로 미실이 앞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데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될 것이 분명하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넘어서 전생과 현생, 후생의 삼생을 하나같이 살고자 약속한 벗으로서 당장의 간난(艱難)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미실은 은밀히 세종을 불렀다. 이 해속(駭俗)한 위무의 방식을 이해하고 용납할 사람이라곤 세종뿐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세종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전군이 도와주시오. 색을 통하여 황후를 위로하고 삶의 기쁨을 누리도록 이끌어주시오.” -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세종만이 이해하고 용납할 것이어서 그에게 부탁을 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사도황후와 세종이 서로 닮은 데가 있다는 것을 미실은 알아보았을까요. 미실이 세종과의 정사에서 기교 없이 범부처럼 수동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과 세종이 사도황후와의 정사를 짐승같이 치른 것도 선명한 대비를 이루네요. 세종이 미실 앞에서 꺼내 보일 수 없었던 모습 ㅡ
사랑도 사람도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귀신' 이 장은 지금 현재 계엄 내란이 일어났던 현재 상황과 비슷한 쿠데타가 일어난 스펙터클한 장이군요. 금륜의 변심으로 미실의 복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랏일을 하는 세종과 미실에 매혹되지 않고 이성적인 문노까지도,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퇴위시키는 데 동조하는 사도황후도 어미로서의 정보다도 미실의 내란 계략에 동조해 성공하는 걸 보면서 현재 한국에 일어난 정치 상황과 많이 오버랩됩니다. 특히 사도황후는 두 아들 동륜과 금륜의 죽음에 어머니로서의 사사로운 슬픔보다 대원신통의 권력을 이어가는 대의를 따르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지금 여당이 뺏기지 않으려는 권력욕으로 비슷하게 해석이 됩니다(물론 결이 다른 권력이지만). 나랏일에 합리적 판단을 유지해야하는 세종과 문노의 내란 동조에는 적이 실망이 되면서 윤석렬의 내란을 공모한 현 시대의 공모자들은 과연 현 상황에 어찌 내란을 일으킬 생각을 했을지, 계엄을 통해 뭘 얻으려 한 것인지 ...... 소설보다도 더 이해가 안 되는 현실에 살고 있네요.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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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정님의 대화: '살아있는 귀신' 이 장은 지금 현재 계엄 내란이 일어났던 현재 상황과 비슷한 쿠데타가 일어난 스펙터클한 장이군요. 금륜의 변심으로 미실의 복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나랏일을 하는 세종과 미실에 매혹되지 않고 이성적인 문노까지도,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퇴위시키는 데 동조하는 사도황후도 어미로서의 정보다도 미실의 내란 계략에 동조해 성공하는 걸 보면서 현재 한국에 일어난 정치 상황과 많이 오버랩됩니다. 특히 사도황후는 두 아들 동륜과 금륜의 죽음에 어머니로서의 사사로운 슬픔보다 대원신통의 권력을 이어가는 대의를 따르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지금 여당이 뺏기지 않으려는 권력욕으로 비슷하게 해석이 됩니다(물론 결이 다른 권력이지만). 나랏일에 합리적 판단을 유지해야하는 세종과 문노의 내란 동조에는 적이 실망이 되면서 윤석렬의 내란을 공모한 현 시대의 공모자들은 과연 현 상황에 어찌 내란을 일으킬 생각을 했을지, 계엄을 통해 뭘 얻으려 한 것인지 ...... 소설보다도 더 이해가 안 되는 현실에 살고 있네요. 우리가.
그리고 이 장에서 세종의 인생에도 쿠데타가 일어나는군요. 오로지 미실만을 향한 순애보 사랑을 지키던 세종에게 사도황후와의 해속한 위로의 방식을 미실이 제안할 때 과연 받아들일까 조마조마했었는데... 미실과 사랑을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자기 안의 또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며 사도황후와 사랑밤을 보내는 장면은 미실이 단지 사도황후만이 아니라 세종과 사도 둘 모두에게 색을 통한 위로를 서로 받기를 바람이었나 싶습니다. 세종의 순애보가 깨진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도 이어지는 걸로 봐야겠지요? 대원신통의 가문 출신이기에 색을 통해 어떤 잔정을 내비치는 것은 미생에게도 보입니다. 폐위된 금륜이 살아있는 송장으로 있는 것이 안쓰러워 마지막 도화 여인과 마지막 사랑을 탐닉하도록 하는 장면에서 말이지요. 이런 인물들의 인정은 아마도 작가님의 유전자에서 타고난 것이겠지요?
[만추] "의(義)는 정(情)에서 나오고 정은 지(志)에서 나오니, 이 세 가지는 서로 반대되거나 충돌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큰 정은 의가 되고 큰 사사로움은 공(公)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 문장을 읽고, 사사로운 정을 지(志)와 공(公)을 벗어나지 않도록 사용하면, 그것이야 말로 즐겁게 기꺼이 의(義)를 실현하는 정(情)의 길이 됨을 공감 합니다. 작금을 생각 합니다. 여야 간에 피 터지도록 정책으로 무장하여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것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의(義)의 길이겠지요. 그러나 이 불안의 시대 추위만큼 무서운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생계와 국가의 안위를 위한 큰 생각을 내팽겨치는 인간들.. 민심보다 당심이 먼저인 권력을 쟁취 하려는 이 시대 잡스러운 선량들이 의와 공의 역사를 천 오백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듯 2024년 연말을 조마조마하게 보냅니다. 사사로움이 진정성을 가진다면 의(義)를 이룬다는 미실의 정치철학에 허를 찔린 듯 합니다. 이 시대의 인물들과 그 집단들이 양극화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다시 표를 달라고 후안무치한, 여전히 그런 시대를 살고 있네요. 우리는 말입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은 광대무변한 우주의 근원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은 하나이며, 또한 여럿일지니라. 땅이 없는 하늘이 없고 하늘이 없는 땅이 없으니, 하물며 사람이 있지 않고서야 하늘과 땅이 무슨 의미를 지니겠는가? 나 없이 우리가 없고 우리 없이 나 또한 없으니, 인간으로 태어난 자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음양의 조화를 꾀하고, 땅을 존숭하여 굳셈과 부드러움을 고루 갖추며, 사람을 다스릴 때에 어질고 의로워야 마땅하리라. 화랑도는 만대(萬代)에 이 원리를 잊지 말고 행할 것이다!" 이것이 미실이 그동안 오래 숙고해 온 삼재지법(三才之法)의 사상이었다. 미실은 어느덧 아름다운 만큼 현명해져있었다. 하루도 빼지 않고 서책을 들추고 꼼꼼히 수기를 지어 적으며 아름다움의 힘을 지혜로 지키는 일을 게을리 않은 덕택이었다. 몸으로 겪은 바를 마음으로 키워 상생과 박애의 경지를 깨달은 것이었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446~447p, 김별아 지음
'만추'부분에서는 미실이 철학적이면서 내적 성찰을 통해 상생과 박애의 경지에 이른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나 없이 우리가 없고 우리 없이 나 또한 없다" 에서는 개인과 공동체, 자연과 인간 사이의 조화를 강조하는 모습과, 미실이 화랑도의 철학과 인간과 자연의 조화, 어짊과 의로움의 가치를 깨달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주연님의 대화: 재미있는 주제라 끼어들어 봅니다.^^ 남자들의 "예뻐?"라는 한 마디는 그 여성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축약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예쁘다" =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일지도요. 외양은 내면의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뭇 남성들을 모두 사로잡은 미실의 독보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가 질문이 되네요.
그... 제가 젊을 때 저랑 제 친구들이 ‘예뻐?’라고 묻는 건 내면의 아름다움을 제외하고 순전히 밖으로 드러나는 비주얼 척도에 대한 질문이기는 했는데요... 저는 한 가지 의아한 게, 그렇게 외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면서 성형 미인에 대해 왜 거부감을 품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는 점이었어요. 시간과 비용, 고통을 감수하며 아름다워진 사람을 왜 헐뜯을까요. 외면이 중요하다는 태도하고도 안 맞잖아요. 외면이 아름다워졌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성형 미인에 대한 태도에도 남녀 차이가 좀 있나요?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옛사람들은 외양이 아름답거나 특이한 것을 종교적으로 신앙하기도 했지요. 그만큼 아름다움이 희귀했으리라는 해석도 일리 있습니다.
요즘도 몇몇 연예인을 우상(idol)이라고 부르며 떠받드는 거 보면 그게 인간 본성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이돌 무대도 가끔 종교 집회처럼 보일 때가 있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올해도 딱 5일 남았습니다. 책은 딱 2장. 분량이 많지 않으니 끊어 읽기도 그렇고, 저는 오늘 집에 있는김에 마지막 2장을 모두 읽으려 합니다. <사랑의 종언>과 <홍진과 단애>를 함께읽고, 남은 시간 동안 전체 토론 등을 주고받는 게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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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쪽, [똥기다] : (동사) 모르는 사실을 깨달아 알도록 암시를 주다. <미실>을 읽으며 우리 단어를 많이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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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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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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