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실> 함께 읽기

D-29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금실 아니고 금진. 문란 방만해 보이지만 그때도 일부일처제 등 제도는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제도를 벗어나는 인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다함과 무관랑은 또 다른 신라인이자 인간 원형의 하나.
앗, 금진이었군요. ^^;
새벽서가님의 대화: 개족보라는 말이 정말 더할나위없이 딱 맞는 표현이네요! ^^;
ㅎㅎㅎㅎㅎㅎㅎㅎ
장맥주님의 대화: 막장 드라마, 개족보... 제가 하고 싶었던 말씀이었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spring 님이 그려주신 가계도는 책에 나온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린 건 아니던데요? 김유신 부분도 있고.)
홋, 꼼꼼도 하셔라~
조주연님의 대화: 14세의 미실, 16세의 사다함, 12세의 황후, 그 근처일 세종과 융명. 생물학적으로 사춘기인 인물들과 봄처럼 화사한 전경 묘사가 어우러져 판타지 읽듯이 읽고 있습니다. 말 달리는 초원과 전장과 궁궐의 환상적인 세상입니다. 각자의 실연의 아픔도, 출생에 얽힌 고민도 창창한 미래의 가능성이 있어 봄빛이네요. [탄실]을 읽은 기억으로, 미실도 나이 들어 늙고, 이 화사한 봄 뒤에 여름과 가을과.. 마침내 겨울까지 펼쳐질 것에 마음의 대비를 합니다. ㅎㅎㅎ
남녀칠세 부동석이라는 옛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닌 듯 합니다. 요즘 애들이 까진 게 아니라... 원래 그 나이가 눈을 뜰 나이라는 ....ㅎㅎㅎㅎ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저도 20년(정확히는 개정판 낸 후) 만에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생각보다 더 야하기도 하고(용감했다 김별아 ㅎ)
책 읽고 있을 때 남편이 지나가면 괜시리.. 머쓱... ㅋㅋㅋㅋ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애 기르고 살림하기 바빠서ㅠ 현장 답사는 잘 안(못)했고, 주로 공부를 했어요. 화랑세기 필사본을 중심에 놓고, 삼국사기 삼국유사, 그리고 중국의 사서들에서 한국의 고대 부분을 계속 찾아 읽었죠. 다른 한편으로 복식사 음식문화사 등 통사에서 그 시대를 추출했습니다.
작가님의 족보는 4차원을 넘어 8차원까지.. 그건 미실의 삶이 8차원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걸 소설로 엮어 낸다는 게 참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진흥제는 미실을 한 번 두 번 거듭 사랑하고는 마침내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 사랑이 가히 천하를 뒤집을 만하였다. 능통한 음사로 제를 사로잡은 미실은 날로 중해지는 총애에 바야흐로 황후궁의 전주(殿主)*로 발탁되기에 이르렀다. 황후궁의 전주는 그 지위가 곧 황후와 같이 높고 귀했다. 그때부터 황제의 지밀(至密)*에서 새로운 권력이 비롯되었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233p, 김별아 지음
'붉은 연못'에서는 미실이 어떻게 진흥제를 사로잡았는지와 단순한 후궁의 역할을 넘어서 황후궁의 전주라는 높은 지위에 오르면서 단순한 애정 관계가 아닌,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을 알 수 있었고, 미실이 자신의 매력과 지혜를 개인적인 이득에 사용했을 뿐 아니라, 황제의 지밀에서 권력을 형성하며 주체적으로 권력의 중심에 있기 위해 자신만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spring님의 대화: 남녀칠세 부동석이라는 옛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닌 듯 합니다. 요즘 애들이 까진 게 아니라... 원래 그 나이가 눈을 뜰 나이라는 ....ㅎㅎㅎㅎ
그러게요^^ 아름답고 위험한~~~ 청소년기의 사랑이네요.
"그리하여 소년이 세상에 났다. 할머니는 구리지와 통하여 서자 셋을 낳았고, 아버지는 구리지의 아내와 통하여 소년을 낳았다. 사다함은 소년의 형이자 삼촌이었다. 소년의 이름은 설원, 애초부터 은밀한 잠통의 관계로부터 태어나 자존의 의지를 품지 못한 채 자라난, 아름다워 더욱 서러운 목숨이었다." 이쯤 오니 윗분들이 왜 족보정리를 해가며 보시는지 알겠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제 송년회로 밤늦게 돌아와 메롱한 아침입니다. 다들 열심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몽중설몽>을 함께 읽겠습니다. 이 장이 아마도 작가가 역사적 사실을 넘어서 크게 개입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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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란 위선이거나 몽매에 불과했다. 그녀가 아니더라도 이미 세상은 불공평했다. 나고 살고 죽는 모든 일에서 그러했다. 어쩌면 천지를 주관하는 신명까지도 아름답고 추하고 행복하고 불행한 일에 지극히 편벽되이 권력을 행사하기 마련이었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272쪽,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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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박애란 위선이거나 몽매에 불과했다. 그녀가 아니더라도 이미 세상은 불공평했다. 나고 살고 죽는 모든 일에서 그러했다. 어쩌면 천지를 주관하는 신명까지도 아름답고 추하고 행복하고 불행한 일에 지극히 편벽되이 권력을 행사하기 마련이었다."
미실도, 소설 <미실>도, 시대를 많이 앞섰던 거 같습니다.
"마음이 가고 몸이 머무르는 곳에 진실이 있으리라. 머리로는 아무리 해도 진정을 구할 수 없단다.. 어쩌면 인생은 몽중설몽,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하는 딱 그 만큼이거나 그만 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미실 p. 138> 인생만사 길흉화복이 몽중설몽 그 만큼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권력의 최 정상에 앉아도 똥을 본다면 그보다 더 하진 못하는 걸까요? 민주화가 되었든 문명이 발전 했든 인간의 수준은 예나 지금이나 무엇이 다를까요? 그렇기 때문에 AI 휴머노이드가 넘치는 세상이 되면 뭔 일이 벌어질지 두렵기도 하고 가 볼 때 까지 가 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작가님께서 미래의 AI시대를 상상하는 소설을 쓰셔도 인생만사 새옹지마 일까요?.. (그걸 알면 이승에서 다 살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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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님의 대화: 책 읽고 있을 때 남편이 지나가면 괜시리.. 머쓱... ㅋㅋㅋㅋ
미진부와 마주친 묘도처럼...ㅎㅎ
spring님의 대화: 작가님의 족보는 4차원을 넘어 8차원까지.. 그건 미실의 삶이 8차원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걸 소설로 엮어 낸다는 게 참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섹시해 보았습니다 ㅎㅎㅎ
IJ님의 대화: "마음이 가고 몸이 머무르는 곳에 진실이 있으리라. 머리로는 아무리 해도 진정을 구할 수 없단다.. 어쩌면 인생은 몽중설몽,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하는 딱 그 만큼이거나 그만 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미실 p. 138> 인생만사 길흉화복이 몽중설몽 그 만큼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권력의 최 정상에 앉아도 똥을 본다면 그보다 더 하진 못하는 걸까요? 민주화가 되었든 문명이 발전 했든 인간의 수준은 예나 지금이나 무엇이 다를까요? 그렇기 때문에 AI 휴머노이드가 넘치는 세상이 되면 뭔 일이 벌어질지 두렵기도 하고 가 볼 때 까지 가 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작가님께서 미래의 AI시대를 상상하는 소설을 쓰셔도 인생만사 새옹지마 일까요?.. (그걸 알면 이승에서 다 살았겠지만..)
인간이 존재하는 한 욕망과 번민은 여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AI도 그것까지 해결할 수는 없을 듯도..
장맥주님의 대화: 미실도, 소설 <미실>도, 시대를 많이 앞섰던 거 같습니다.
운명에 끌려다니기보다 그 운명을 받아들이되 자기 방식으로 맞서는 여성 캐릭터를 좋아합니다ㅎ
하뭇님의 대화: 당시의 그런 제도(?) 풍습(?)이 현재와는 물론 다르지만 그 시대라고 해서 그게 당연한 건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게 당연한 거라면, 당사자들이 괴로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정말 당연한 거라면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진심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았기에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가졌던 거 아닐까요. 자신의 사랑이 제에게 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으니까 참아야 했던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배력을 높인다는 거대 목적하에 희생양과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감수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세종이 너무 불쌍했고.... (진도를 넘겨 책을 다 읽었습니다.) 마지막 사랑이 ㅇㅇㅇ이었던 건 정말 반전에 가까웠네요. 세종과 ㅇㅇㅇ 너무 안타까워요. ㅠㅜ
아핫 스포를 가리셨군요 ㅎ 그때도 지금도 본능과 제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생각과 삶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맥주님의 대화: 이런 일이었습니다. 쩝.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993465.html https://arzak.tistory.com/306
여기서 이런 얘기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가가 대외적으로 보이는 경제성장속도라던가, k-culture 로 이름을 알리는 것에 비해 정작 상식이 통하고 부조리없는 탄탄한 나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많다 싶네요. 저런 전근대적인 일이 정치판에서 일어나질 않나,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행태들이 행해지지 않나. 작가와 상의없이 오디오북 만들어서 판다니… 기사 읽으니 뒷목 잡게되네요. 하아…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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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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