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님의 대화: 279쪽이 정말 어마어마했네요. 혹시 구판에도 이렇게 실려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같은 걸로... 21세기 한국 소설이 묘사한 패륜 장면을 꼽으면 1위는 장담할 수 없어도 10위 안에는 반드시 들지 않을까요?
ㅎㅎㅎ
장맥주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장소는 제가 이미 물색해 놓았고, 시간을 맞춰 보지요^^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
정필정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오늘은 일요일! 하루 쉬겠습니다^^ 우리에겐 열흘이 더 남아 있으니까요. 함께 읽기 끝내고 번개로 숙대입구 쯤에서 생맥주 한 잔 할까 하는데, 오실 분 있으려나요?ㅎㅎ
뱅기타고라도 가고 싶네요. 대신 저 한국 가게 됨 한번 더 쳐 주셔요!!!
새벽서가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에구 티켓 끊어드릴 주제는 못 되어... 죄송합니다ㅠ
무슨 그런 말씀을요~ 하핫
설령 작가님께서 비행기표 보내주셔도 여름방학까지 시간도 없는 1인입니다. ^^;
정필정
새벽서가님의 문장 수집: "시간이 지나도 가끔은 이렇게 습격을 당한다. 끊어 내친 것이 아니라 잠시 참아 잊은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중독의 속성처럼, 사랑은 사라지는 대신 피톨 속에 잠복할 뿐이다."
사랑은 사라지는 대신 피톨 속에 잠복할 뿐이다는 표현이 사랑이 우리 몸 안에 계속 돌고 도는 혈액과 같은 의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고대 신라 시대 서사인 만큼 흔히 우리가 쓰는 어휘들 대신 고유어 고대어를 많이 쓰시려 노력한 반면 피톨이라는 외래어가 쓰여 좀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듭니다. 북한에서는 피톨 대신 '피알'이라고 한다는군요.
정필정
몽중설몽, 꿈 속에서 꿈이야기를 하는 딱 그만큼이거나 그만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몽중설몽' 장을 읽고 왜 제목을 이리 지으셨는지 마지막 문장에서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삶과 죽음, 윤리와 비윤리, 격식과 비격식 등 모든 경계를 넘어 마음이 가는 곳에 사랑을 나누고 몸을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헉! 헉! 대며 이게 꿈인가? 하며 이게 미실의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읽었습니다.
하나의 허구인 소설 속에서 이런 경계를 넘는 허구에 독자를 헉헉대게 하는 서사가 독자의 가치관의 경계를 뛰어넘는 꿈 속으로 빠트리는 장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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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김별아
정필정님의 대화: 몽중설몽, 꿈 속에서 꿈이야기를 하는 딱 그만큼이거나 그만하지도 못할 것이었다.
'몽중설몽' 장을 읽고 왜 제목을 이리 지으셨는지 마지막 문장에서 깨닫게 됩니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삶과 죽음, 윤리와 비윤리, 격식과 비격식 등 모든 경계를 넘어 마음이 가는 곳에 사랑을 나누고 몸을 나누는 장면들 속에서 헉! 헉! 대며 이게 꿈인가? 하며 이게 미실의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읽었습니다.
하나의 허구인 소설 속에서 이런 경계를 넘는 허구에 독자를 헉헉대게 하는 서사가 독자의 가치관의 경계를 뛰어넘는 꿈 속으로 빠트리는 장인 거 같습니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이었던 박범신 선생이 나중에 말씀하 시길, (본인은 저를 안 뽑았지만ㅋ) 작가가 역사에 묻히지 않고 확 드러난 대목은 <몽중설몽>이라고 하셨죠.
소설가김별아
새벽서가님의 대화: 무슨 그런 말씀을요~ 하핫
설령 작가님께서 비행기표 보내주셔도 여름방학까지 시간도 없는 1인입니다. ^^;
^^
소설가김별아
정필정님의 대화: 뱅기타고라도 가고 싶네요. 대신 저 한국 가게 됨 한번 더 쳐 주셔요!!!
한국에 오시면 또 번개 치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가김별아
이제 9일, 그리고 6장이 남았습니다. 오늘은 <파란(波瀾), 그리고>를 함께 읽겠습니다.
소설가김별아
정필정님의 대화: 사랑은 사라지는 대신 피톨 속에 잠복할 뿐이다는 표현이 사랑이 우리 몸 안에 계속 돌고 도는 혈액과 같은 의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고대 신라 시대 서사인 만큼 흔히 우리가 쓰는 어휘들 대신 고유어 고대어를 많이 쓰시려 노력한 반면 피톨이라는 외래어가 쓰여 좀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듭니다. 북한에서는 피톨 대신 '피알'이라고 한다는군요.
앗, 피톨이 영어인 거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순우리말 같지 않나요?ㅎㅎ
장맥주
정필정님의 대화: 사랑은 사라지는 대신 피톨 속에 잠복할 뿐이다는 표현이 사랑이 우리 몸 안에 계속 돌고 도는 혈액과 같은 의미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고대 신라 시대 서사인 만큼 흔히 우리가 쓰는 어휘들 대신 고유어 고대어를 많이 쓰시려 노력한 반면 피톨이라는 외래어가 쓰여 좀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듭니다. 북한에서는 피톨 대신 '피알'이라고 한다는군요.
혈구(血球)를 가리키는 순우리말 아닌지요...? 그래서 적혈구를 붉은피톨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요?
장맥주
“ 봄이 이울어도 그녀에게는 가을, 여름이 다가와도 그녀에겐 헤어날 수 없는 가을이었다. 그녀는 가냘픈 목을 꺾어 무정히도 돋아나는 새 이파리를 마냥 바라보았다. 울울창창한 상수리나무 아래 후두두 누리(우박)인 양 떨어지던 도토리, 지난 생애 사랑한 어느 정랑이 던져 보낸 신호인가.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328쪽,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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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봄이 이울어도 그녀에게는 가을, 여름이 다가와도 그녀에겐 헤어날 수 없는 가을이었다. 그녀는 가냘픈 목을 꺾어 무정히도 돋아나는 새 이파리를 마냥 바라보았다. 울울창창한 상수리나무 아래 후두두 누리(우박)인 양 떨어지던 도토리, 지난 생애 사랑한 어느 정랑이 던져 보낸 신호인가."
보명의 운명도 참 기구합니다. 미실 때문에 운명 꼬인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자기들이 먼저 미실에게 잘못한 게 있는데, 보명은 그런 것도 없네요.
소설가김별아
장맥주님의 대화: 보명의 운명도 참 기구합니다. 미실 때문에 운명 꼬인 사람들이 여럿 있지만 자기들이 먼저 미실에게 잘못한 게 있는데, 보명은 그런 것도 없네요.
죄없이 운명에 당하는 운명도 있지요. 길흉화복이 꼭 인과관계가 아니더라고요..
정필정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앗, 피톨이 영어인 거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순우리말 같지 않나요?ㅎㅎ
네. 같이 피로 시작하는 데다가 톨도 왠지 토박이말 같아서. ㅎㅎㅎ
정필정
장맥주님의 대화: 혈구(血球)를 가리키는 순우리말 아닌지요...? 그래서 적혈구를 붉은피톨이라고 하는 거 아닌가요?
한자어 혈구보다는 피톨이 더 순우리말 어감이 있긴 해요. 찾아보니 phytol 영어와 같더라구요. 설마 우연의 일치이지는 않겠지요?
정필정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세계문학상 심사위원이었던 박범신 선생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본인은 저를 안 뽑았지만ㅋ) 작가가 역사에 묻히지 않고 확 드러난 대목은 <몽중설몽>이라고 하셨죠.
역사의 경계를 초월했기에 세계 문학상을 거머쥐신 거군요!!! 당시 세계 일보 기자를 하셨던 조용호 기자님께서 저의 과 선배님이 세계 문학상을 타셨다는 희소식을 전해주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그 해 저도 한국에 가서 바로 사 읽었던 그 책을 20년 이 지나 작가님과 함께 다시 읽는다는 것이 넘 신기합니다.
조계골뚝저구
아버지의 여인을 돌아 가며 농락하던 세자 동륜이 떠났습니다. 개한테 물려 허망된 죽음을 본 진황제의 분노도 비켜가는 미실의 출중한 처세술 "조종하되 조종당하지 마라" 경지에 이른 것 입니다. 사도 황후의 도움이 큰 공덕을 일으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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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a
“ 누이는 미실을 수국 같은 여인이라 하였다.수국의 이명은 칠변화(七變花)이니, 처음에는 희게 났다가도 어떤 것은 분홍에서 다홍으로, 또 어떤 것은 하늘빛에서 파란빛으로 그 색깔을 바꾸어 피기 일쑤였다. 꽃 빛처림 다변하는 절개 없는 여인
이라 하나, 누이는 육친에 대한 애정으로 눈이 가려져 그 너
머의 마음까진 헤아리지 못한다. 물이 되어 쓸리며 흘러도
좋고 그대로 흔적 없이 스미고 말라버린대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을.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294~295p, 김별아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