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제이클라라님의 대화: 저는 미실에서의 족보, 성서 속의 족보를 연상했습니다.
서두에 모계사회에서 어머니는 알지만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모 르는 ~으로 이해 해보렵니다.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가계도가 실제 인가 ~ 창작인가 ~질문이 생겼습니다
진위 논쟁이 있는 <화랑세기> 필사본을 기본으로 해서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함께 엮었습니다.
소설가김별아
하뭇님의 대화: 미실의 외모에 대한 기록이 있나요?
조선왕조실록에는 미모를 인정한 인물이 장희빈 한 명이라고 하던데요.
화랑세기 필사본에 나오는 부분에 더해 고대 미녀들에 대한 정보+상상력으로 묘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설가김별아
장맥주님의 대화: 짝사랑을 한 적은 한두 번 있지만, 상대가 원치 않는데도 강요할 수 있을 정도의 권력이나 재력이 있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면 그게 행운인지도 모르겠어요. ‘상대의 사랑이 없다 해도 나의 사랑은 있다’며 자신을 믿는 게 더 고통스러운 일 같습니다.
뭐 그거야 우리 모두(다른 분들은 다르려나?ㅎ) 없...ㅎ
소설가김별아
IJ님의 대화: 5장을 읽으며..
예나 지금이나 권력이 개입된 욕정은 비탄과 재앙을 수반할 수 밖에 없음을 느끼며 뜨거운 이야기를 차분히 읽어 내렸습니다. 골품의 세상에서 색욕과 갈망들이 업보로 쌓여 언젠가 재앙으로 이어질 것임을 불편한 마음으로 예상 합니다.
형사학? 범죄심리학에 그런 말이 있어요. 살인 사건은 돈과 정액을 추적하명 된다(정확한 문장은 잊었지만). 어쩌면 그것이 인간의 본능인 듯합니다.
장맥주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뭐 그거야 우리 모두(다른 분들은 다르려나?ㅎ) 없...ㅎ
저는 이제 짝사랑은 할 일이 없고 권력은 필요 없으니 재력을 위해 애쓰겠습니다. 엉엉... ㅠ.ㅠ
소설가김별아
Clara님의 대화: 초반부에서의 미실은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지닌 여인으로 사다함과의 사랑 그리고 상실로 인해, 사랑만으로는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 미실의 권력욕을 생기게 한 듯 보여집니다.
결국 대원신통으로 제통을 잇고자 하는 사도황후의 은근한 제안을 받음으로써 권력을 통해 자신도 지키고, 상처받은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동륜 태자까지 유혹하는 모습은 사다함과의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모습과는 대비가 되는 부분이라 느꼈습니다.
미실의 권력욕은 단순한 야망이 아니라, 사랑의 상실로부터 비롯된 생존과 복수의 감정이 섞인 복합적인 욕망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으신 듯합니다ㅎㅎ
소설가김별아
정필정님의 대화: 사다함의 사랑이 사라지지 않고 미실의 내면 속에 '정오의 그림자'처럼 박혀 미실이 삶을 꼿꼿하게 서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의 바탕이 되어주는 것을 '정오의 그림자'로 표현한 것이 넘 인상적입니다.
1500년 전의 이야기다 보니 다른 묘사나 비유보다 자연에 대한 치중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은 변해도 자연은 여전히 자연이니까(물론 요즘은 기후위기 등으로 얼마간 다른 자연이라 할지라도).
장맥주
화랑세기를 읽지 않았지만 미실과 사다함, 무관랑의 이야기는 조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같은 줄거리인데도 소설 <미실>로 읽으니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인물들이 살아 있는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무관랑의 절망감, 체념, 자기혐오, 그리고 무공을 올리면서도 모든 인간관계에서 실패해 속이 썩어 들어갔을 사다함의 심정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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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김별아
장맥주님의 대화: 화랑세기를 읽지 않았지만 미실과 사다함, 무관랑의 이야기는 조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같은 줄거리인데도 소설 <미실>로 읽으니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인물들이 살아 있는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무관랑의 절망감, 체념, 자기혐오, 그리고 무공을 올리면서도 모든 인간관계에서 실패해 속이 썩어 들어갔을 사다함의 심정을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화랑세기 필사본은 말그대로 풍월주의 일대기이고, 소설은 캐릭터를 통해 작가가 그리고픈 인간상이나 사상(?) 등을 드러내는 것이니... 저것도 30대 작가 김별아의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 였다고나 할까요 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소설가김별아
26분이 모두 대화에 참여하지는 않으시니 진도를 잘 따라오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앞으로 나아가 봅니다. 오늘은 <붉은 연못>을 함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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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사랑을 바라면 그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새어 나오게 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대가 먼저 그것을 알아차리고 건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진정을 향해 다가가는 경로부터 밝혀내야 한다.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230쪽,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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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님의 문장 수집: "사랑을 바라면 그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새어 나오게 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대가 먼저 그것을 알아차리고 건네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진정을 향해 다가가는 경로부터 밝혀내야 한다."
이거 제가 아주 못합니다. 사랑뿐 아니라 협상에서도 그래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잘 안 됩니다. 이런 걸 자연스럽게 하시는 분들 보면 신기해요. 그 요령을 터득하는 건 나는 글렀구나, 생각하고 이후에는 협상할 때도 그냥 제가 가진 패 다 내놓고 원하는 거 직접적으로 이야기합니다(사랑은 더 하지 않아도 되고요). 유리하게, 교묘하게 협상할 수는 없지만 협상에 들이는 에너지는 절약할 수 있더라고요.
소설가김별아
장맥주님의 대화: 이거 제가 아주 못합니다. 사랑뿐 아니라 협상에서도 그래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잘 안 됩니다. 이런 걸 자연스럽게 하시는 분들 보면 신기해요. 그 요령을 터득하는 건 나는 글렀구나, 생각하고 이후에는 협상할 때도 그냥 제가 가진 패 다 내놓고 원하는 거 직접적으로 이야기합니다(사랑은 더 하지 않아도 되고요). 유리하게, 교묘하게 협상할 수는 없지만 협상에 들이는 에너지는 절약할 수 있더라고요.
저도 못 한다능...😅
티제이클라라
모든 문장에 감탄하고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할 말을 잊고 숨죽이고 따라 가고 있습니다요.
조계골뚝저구
동륜의 아이를 임신하고 제의 아이라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미실의 정략성이 보입니다. 그만큼 정치에 물이 들어 간다는 증거겠지요.
사도황후와 함께 내정을 휘어 잡고 아들 하종을 제의 양자로 등극하게 하며 마주하기 곤란한 동륜을 저멀리 외지로 내보내는 잔치까지 잘 치루었습니다. 계획하지 않은 일들이 계획 한 것 처럼 잘 풀려갑니다.
하뭇
소설가김별아님의 대화: 지금의 윤리도덕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지요. 그런데 저는 그것을 생산력이 낮은 환경에서 왕조를 이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노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것이 근친혼 등으로 드러난 것인데, 유불선 이전에 원시적 에너지가 책에 쓴대로 가장 척박한 나라였던 신라가 삼한통합을 달성하게 하지 않았나...
당시의 그런 제도(?) 풍습(?)이 현재와는 물론 다르지만 그 시대라고 해서 그게 당연한 건 아니었을 것 같아요. 그게 당연한 거라면, 당사자들이 괴로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정말 당연한 거라면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진심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았기에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가졌던 거 아닐까요. 자신의 사랑이 제에게 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으니까 참아야 했던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배력을 높인다는 거대 목적하에 희생양과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감수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세종이 너무 불쌍했고....
(진도를 넘겨 책을 다 읽었습니다.)
마지막 사랑이 ㅇㅇㅇ이었던 건 정말 반전에 가까웠네요.
세종과 ㅇㅇㅇ 너무 안타까워요. ㅠㅜ
조주연
위기의 순간에 미실은 더욱 차갑고 굳건해졌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를 읊고 속삭일 때에는 더없이 다정하고 순종적인 그녀가 어느 한때에는 소름이 돋도록 냉혈한 모습을 드러냈다.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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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 "그렇다면 신국의 황제인 내가 일개 신하의 눈치를 보아야 한단 말이냐?...도리와 처지를 따지기 이전에 네게 주어진 소명이 엄연히 따로 있거늘,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언짢은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느냐?" ... "그러하옵니다. 소녀는 그토록 미천한 몸이옵니다. 그런데 어찌 사랑하려 하시옵니까? 마음대로 사랑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천인에게" ”
『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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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조주연님의 문장 수집: ""그렇다면 신국의 황제인 내가 일개 신하의 눈치를 보아야 한단 말이냐?...도리와 처지를 따지기 이전에 네게 주어진 소명이 엄연히 따로 있거늘,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언짢은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느냐?" ... "그러하옵니다. 소녀는 그토록 미천한 몸이옵니다. 그런데 어찌 사랑하려 하시옵니까? 마음대로 사랑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천인에게""
마음대로 사랑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가 싫어서 황제를 유혹하는 미실, 웃음으로 유혹하면서 마음을 주지 않는 '소름이 돋도록 냉혈한'.. 독한 다짐 - 이미 잃어버린 사랑이 없고서는 그렇게 독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