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나쁜 버릇>을 함께 읽어요.

D-29
플리 감사합니다~
이번 주 쭉 가족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이제야 인증합니다.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라요😊
함께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나누게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은 49쪽부터 93쪽까지 읽겠습니다. 여자들의 세계에 속하고 싶은 주인공의 바람과 달리, 점점 더 남성으로서의 외양과 특징을 띠게 됩니다. 소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오로지 내 영혼을 다해 그토록 아름답고도 의지할 곳 없는 무언가에게 입 맞추기를 갈망했을 뿐이다.
나쁜 버릇 '추락한 천사' p.12,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시작이 조금 늦었습니다~ 다섯 살 나이에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다섯 살이라서 느낄 수 있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나는 살면서 한순간이라도 이런 감정을 가져봤었나 반성도 되고요. 시작부터 강렬하다는 지인의 평에 공감합니다!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관객일 뿐 아무것도 건드릴 수 없었다. 타인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전형적이고 공격적인 남성성을 흉내 내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진 덕분이다.
나쁜 버릇 p.57,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트랜스 여자아이가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은 환상을 통제하거나 그것을 거짓으로 부정해서 결국 자기 자신조차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게 되아버리는 것이다. 당시 허세에 가까웠던 중성적 문화는 우리 트랜스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동시에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신기루에 불과했다. 그 모든 것이 분명 존재하면서도 또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쁜 버릇 p.59,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자기만의 비밀이 있어보이고 중요한 게 있어보이면 가만두지 못하는 것 같아요. 본능적으로 무언가 두려움이 드는 것인지, 아니면 어른들에게 학습되는 것인지.. 중성적 문화가 오히려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었다는 게 가슴 아프게 들립니다.
<옥씨 부인전>이란 드라마 혹시 아세요? 그 드라마의 어제 방영분에도 '소수자'들이 나오는데, 말씀하신 대로 뭔가 비밀이 있어 보이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듯한 사람을 가만두질 못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사극에서 그리는 소수자 이야기 궁금해요. 그당시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했을 것 같아요.
나 스스로 나를 정의하기 전에 남들이 먼저 편견과 폭력으로 나를 한계에 가뒀다.
나쁜 버릇 p.86,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그렇군요. 그 드라마도 한번 봐야겠네요.
당시 허세에 가까웠던 중성적 문화는 우리 트랜스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동시에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신기루에 불과했다.
나쁜 버릇 p.59,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이 문장과 비슷한 맥락으로 걸크러쉬와 브로맨스라는 단어들이 얼핏 조금 더 개방적인 사회를 표방하는 듯하나 성소수자의 존재를 비가시화 한다고 생각해요.
성별이분법에 매여 있는 단어들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마르가리타는 계속해서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건 피할 수 있었지만 결코 여자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 그녀는 모범적으로 행동해야 했고 문제를 일으켜서도 안 되었다. 그것도 매우 유동적으로 적용되는 규범 안에서.
나쁜 버릇 p.72,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성소수자를 비롯한 많은 사회적 소수자에게는 사회적 다수자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잣대가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도덕적이고 모범적이어야 하며 이타적이고 희생하지 않으면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설령 그렇다고 할지언정 다수자들의 시혜적인 태도로 사회의 틀 끄트머리에 겨우 편입시켜 준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사람이 본래 나약해서 그 화살이 나에게 돌아올까 두려워 혐오의 대상을 계속 찾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을 부분은 94쪽부터 137쪽까지입니다. (제이/산블라스 너머/가족/페르 셈프레) 원치 않은 모습으로 내 몸이 변하는 역겨운 기분과 여자로서의 환희를 모두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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