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의 눈으로 관찰한 것들을 담아낸 묘사가 탁월하네요! 묘사가 섬세한 것은 그 아이의 위치성 때문 혹은 덕분인가 생각하게 돼요. 소수자들에게 눈길이 가는/갈 수 밖에 없는 소수자의 위치성 말이죠.
[도서 증정] <나쁜 버릇>을 함께 읽어요.
D-29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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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지혜님의 대화: 5살 아이의 눈으로 관찰한 것들을 담아낸 묘사가 탁월하네요! 묘사가 섬세한 것은 그 아이의 위치성 때문 혹은 덕분인가 생각하게 돼요. 소수자들에게 눈길이 가는/갈 수 밖에 없는 소수자의 위치성 말이죠.
네, "영리한 계집아이, 벽장 속 퀴어"의 관찰이 무척 치밀하지요.
아고라
얼마 전 방한했던 영국 가수 두아 리파가 운영하는 북클럽 service95에서는 2024년 9월의 책으로 이 책을 선정하고,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시했습니다. 우리도 같이 생각해보아요.
질문: “나는 한 세대 전체의 소년들이 종말을 맞은 천사처럼 추락하는 것을 보았다. (중략)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이도 그 천사들 중 하나였다. 그는 발에 주사기 하나를 꽂은 채, 삼십오 제곱미터짜리 우리 집 바로 위층이었던 자기 부모 집에서 창문 밖으로 추락했다.” <나쁜 버릇>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도입부를 통해 소설의 배경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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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
“ 공원과 집을 제외하고는 그 공터 쓰레기장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또 그 아이들이 약을 할 만큼 나이가 들면 죽음을 맞게 되는 곳이기도 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노동자계급 아이들은 자기가 죽음을 맞게 될 공터에서 세상을 상상하며 자랐다. ”
『나쁜 버릇』 p.14,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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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
시작부터 몰입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한글자 한글자 쉽게 지나칠 수 없네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엘레나 페란테 책을 봤을 때의 충격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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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
“ 나는 자기 방식대로 사는 여자들, 자기 방식으로 늙어가고, 자신의 삶을 얼굴에 선명하게 새겨둔 여자들에게 연민과 조롱의 베일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그 여자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
『나쁜 버릇』 p.27,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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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
자신의 삶을 얼굴에 선명하게 새겨둔 여자 라는 대목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본인은 엄두내지 못할 용기를 내는 이들에 대한 두려움을 혐오로 표출하는 이들이 부끄러움에 모두 숨어버렸으면 싶은 마음입니다..
아고라
보금님의 대화: 시작부터 몰입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한글자 한글자 쉽게 지나칠 수 없네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엘레나 페란테 책을 봤을 때의 충격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떠오른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지혜
남성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은 우리 여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상관없이 벌어진다는 걸 아직 몰랐던 것이다.
『나쁜 버릇』 35쪽,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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숩니
“ 그녀는 듣기에도 치욕스러운 말을 쉼 없이 내뱉는 중이었다. 둘 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나이였다. 젊어서, 젊으니까 할 수 있는 잔혹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자제심이나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은 생의 내리막길에, 결국은 우리 모두 추한 모습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갖게 되는 것이니까. ”
『나쁜 버릇』 p.18,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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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이 아이가 '여자'아이이기 때문에 여자들의 비극적인 삶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반대로 생물학적으로 여자아이지만 남자아이였다면, 보이는 것이 다르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되네요.
정확히 몇 년도의 스페인의 어디가 이야기의 배경인지 모르겠지만, 그 시절 그곳은 아이들과 여자들에게는 최악이네요. 그래서 분노를 느끼게 되면서도, 여전히 현재도 그런 곳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끼게 되네요.
숩니
“ 나는 자기 방식대로 사는 여자들, 자기 방식으로 늙어가고, 자신의 삶을 얼굴에 선명하게 새겨둔 여자들에게 연민과 조롱의 베일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그 여자들을 두려워하 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
『나쁜 버릇』 p.27,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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숩니
“ 음식 접시나 냄비, 커피포트는 항상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나타났다. 그 여자를 도울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는데 그 외에 어떤 말을,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돌아온 엄마는 괴로워 얼 굴을 찌푸리면서 내게 애써 미소를 지었다. ”
『나쁜 버릇』 p.37,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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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오늘과 내일은 29쪽부터 48쪽까지, 일층 왼쪽 집에는 푸른 수염이 산다/쓰레기 더미 위를 떠다니다/번쩍이는 섬광 세 챕터를 읽을게요.
진도보다 조금 느리거나 빠르게 읽고 계신 분들도 괜찮습니다. 같이 이야기 나눠요.
보금
“ 나는 도대체 왜 남자들은 이 문제에 나서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내 생각에 남자들이란 괴물과 맞서 싸워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도 망설임 없이 앞장서지 않았던가. ”
『나쁜 버릇』 p.38,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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숩니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관객일 뿐 아무것도 건드릴 수 없었다.
『나쁜 버릇』 p.57, 알라나 S. 포르테로 지음, 성초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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숩니
소재 자체는 가벼운 소재가 아니지만 가볍게 술술 잘 읽히네요.
진도에 맞추어 읽어야지 했는데 후루룩 읽어나가고 있어요.
가슴에 와 닿는 문장도 많아서 포스트잇이 늘어갑니다. ㅎㅎ
아고라
https://open.spotify.com/playlist/6C2UiAlfZtNMoYGSJmr0Ym?si=0KFTJs8GSdKHB
위의 링크를 누르시면 <나쁜 버릇>에 나오는 노래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소년의 몸에 갇힌 소녀와 함께 춤추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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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츄베베
이번 주 쭉 가족해외여행을 다녀와서 이제야 인증합니다.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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