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 역시 뜨끔한 기분이 들었어요. 속세에서 살던 사람이 과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명상하는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단지 지금 당장 심신의 안정을 위해,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 힐링할 겸 사원을 찾은 게 아닐까?
벤에게 이 말을 들은 그랜트가 어떤 기분을 느꼈을 지 공감이 갑니다.
[프런트페이지/책증정]《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ASMR 들으며 같이 읽어요
D-29
달콤한유자씨
프런트에디터
저도 @달콤한유자씨 님이 짚어주신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는 진정으로 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줄 법한 공간으로 초대하며 우리의 마음을 고양시켰다가도 지나친 현실로 우리를 쿵 떨어트리면서 낙차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숲속 사원으로의 여정에서 꿈꿔왔던 모습과 사뭇 다르더라도 미화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죠. 또한 자신이 만든 환상으로 겹겹이 씌웠던 프레임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이런 그가 지극히 평범해 보이기도 하고 어쩐지 이 책을 읽고 있는 제 모습과도 겹쳐 보여 뜨끔하기도 했어요.
이 책의 원제는 'mediocre monk'로 '보통의 그저 그런 수도승'이었습니다. 그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는 단어이지 않나요?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는 그의 평범함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
우주먼지밍
“ 미국이 힙합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애틀랜타에서 자랄 때, 흑인 힙합의 팬이었던 나는 백인이 모방자일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을 늘 안고 살았다. 뭘 하든 남의 것을 훔치는 기분에 시달렸다. 결국은 내게 허락된 적절한 선택지는 자기혐오뿐이었지만, 백인은 피해자가 아니라 압제자였으므로 자기혐오를 하더라도 선제적이고 극적으로 해야 했다. 문제는 자기혐오가 자기도취로 변질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요트를 소유한 사람이 불평등한 현실을 개탄한다면 누가 그 말을 듣고 싶겠는가.
”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p102,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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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책 표지가 예쁘더라고요. 깊은 산속에 들어가서 어떤 생각들을 지우게 될지 앞으로가 더 궁금합니다.
저였다면 그 험난한 길을 뚫고 사원을 도착할 수는 있을런지 잘 모르겠어요. 사원에 가던 중도에 포기하고 여행지나 구경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프런트에디터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저자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따라가며 읽는 묘미가 있는 책이니 마지막 페이지까지 완독 응원하겠습니다🥰
그랜트가 왓 빠 나나찻으로 가는 여정이 만만치 않았죠. 특히 여섯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면서 '거의 다 왔을까' 생각했는데 기사가 절반밖에 오지 못했다고 대답하는 장면에서 '헉!' 했던 것 같습니다😂 버스로만 열두 시간의 여정.....웬만한 코어 힘을 갖추지 않는 이상 어렵겠어요😭
리나홍
정글 ASMR을 들으며 집중해서 4장까지 읽을 수 있어 좋았어요.
저자의 심리상태가 저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요. 뭔가 있어보이고 싶고 생각이 깊은 척하지만 실은 남들 눈을 의식하고 열등감에 찌든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저자는 적나라하게 다 말해버리는 듯 해요.
저는 지금 한 달간 떠난다면 제주도나 자연풍경이 아름다운 동네에서 동네 산책도 하고 자원봉사하거나 독서모임을 갖고 요리를 해서 나누는 공동체 생활을 해보고 싶네요.
리나홍
그러나 '성취하다'는 우리가 행하는 수행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는 아닙니다. '놓아주다'가 훨씬 적절한 단어죠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p86,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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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프런트에디터
안녕하세요. 프런트에디터입니다!🙇♀️
두 번째 모임에는 명상을 돕는 싱잉볼 ASMR을 들고 왔습니다. 이번 주는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를 읽어보세요. 마치 태국 숲속 사원 한가운데 있는 듯한 고요한 마음을 선사할 거예요🧘♀️
사원에서 싱잉볼 소리 들으며 함께 읽어요 →
https://youtu.be/2N4eTTipm9I?feature=shared
12월 25일까지 5~8장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ASMR을 듣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도 좋습니다.
이번 주는 제 마음에 자국을 남겼던 문장을 두고 갈게요!
“사유는 무언가에 사로잡히거나 밀어내지 않고 그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 이는 함양할 가치가 있는 기술입니다. 슬픔을 통해 담마와 세상의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 다.”
6장. 마침내 고속 속으로_205쪽
슬픔을 이겨내려 하지 말고 오히려 온전히 느끼고 경험했을 때 세상의 진리를 배울 수 있다는 고승의 가르침에 머리를 맞은 듯 울림을 주었어요.
여러분의 마음에 닿은 또 다른 문장이 있었나요? 혹은 위로가 되었던 문장은요? 두 번째 모임에서는 이를 공유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필사, 밑줄 그은 사진, 그믐의 문장 수집 기능 등 편하신 방법으로요! ✏️
김준1
“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광고는 끝없이 반복됐다. 처음 한 시간은 인류학자의 시각으로 동남아시아 특유의 관습이나 광고 업계의 관행을 엿보려 애썼다. 촬영 기술이든 음악 취향이든, 뭐든 하나라도 배우려 했다. 그 러나 말이 워낙 빠르고 콧소리가 강해 지적 탐구심이 절로 꺾였다. 그다음부터는 광고가 반복될 때마다 배우 얼굴의 각 부위를 하나씩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기계처럼 열리고 닫힐 때마다 하얀 조약돌 같은 치아를 가지런히 드러내는 입을 통해 배우의 진심이 무심코 드러나는 듯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지은이 그랜트린 즐리, 옮긴이 백지선 - 밀리의 서재 ”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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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s
“ "누구나 상실을 경험합니다. 만물은 결국 사라진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도 감정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비탄은 곧 그리움이고 이별을 슬퍼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슬픔은 성숙한 감정입니다. (…) 비탄은 다양한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킵니다. 너그러운 마음과 선한 마음이 커지죠. 그랜트도 친구가 죽고 나서 그랬듯이 말입니다." ”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p.206,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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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s
몸이 있다는 것, 유한하다는 것. 그래서 고통을 느끼고 죽고 사라지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존재라는 것. 드넓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영원한 시간 속에 잠시 갖췄다 금세 흩어져 또다른 존재로 머물고 또 떠나간다는 것에 언젠가는 너무도 큰 공포를 느꼈던듯 싶습니다. 먼저 떠 나보낸 모든 이름을, 사라진 장소들을 떠올릴 때마다 잊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저자에게서 스스로의 과거를 보는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고… 쉽사리 첨언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놓아주고, 비우고, 흘려보내는 일은 평생을 반복해도 쉽지 않겠지요. 그러나, 곳곳의 위로에서, 무심함이나 냉정함으로 착각했던 말들에서 그 감정이 무의미하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저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몇 번이고요.
프런트에디터
아잔 차는 수도승이 평생 따라야 할 다음의 지침을 남겼다. "적게 먹고, 적게 자고, 적게 말하라."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5장 금식, 명상 그리고 탁발 순례, P.117,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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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1
“ 나는 그 모든 로망과 로망을 실천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넌더리를 내며 홀로 일회용 접시에 담긴 흰쌀밥을 먹었다. 지루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야윈 들고양이들이 귀하디귀한 그늘에서 얕은 물웅덩이처럼 납작 엎드려 잠자고, 그 위를 파리 떼가 맴돌고 있었다. 나는 얼굴에 붙은 파리를 쫓아내며 접시를 치우고는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지은이 그랜트린 즐리, 옮긴이 백지선 - 밀리의 서재 ”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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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려준
태국에 오기 전 몇 달 동안 서서히 명상을 실천하는 대신, 술을 마시고 책을 읽고 숲속에서 명상하는 상상만 하며 지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22p,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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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만물은 생겨나고 사라진다. 모든 것은 이 곡선을 따른다. 고통은 우리가 이 곡선에 어긋나는 갈망을 품을 때 발생한다.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95p,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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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삐걱거리 는 바퀴에 기름칠을 좀 해주겠다는 거죠. 방침을 따르긴 하겠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98p,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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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 기본적으로 여자를 두려워하고 피해야 할, 성적으로 위험한 존재로 보도록 훈련받는 승려들은 어쩌면 그래서 더 여자를 갈망하게 되는지도 몰랐다. 베푸는 마음을 기르고 조건없는 사랑을 퍼트리고 보편적 진리를 깨우치겠다는 승려들이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배제하는 것이 얼마나 큰 모순인가. 그러나 나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때마다 내가 늘 하는 행동을 했다. 즉, 무시했다. 외면했고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길 바랐다. ”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99p,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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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정신은 누구의 것인가. 아라한이 되지 말라. 아무것도 되지 말라. 무엇이든 되면 괴로우리라.
『도망친 곳에 낙원이 있었다 - 고단한 속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부처의 인생 수업』 100p, 그랜트 린즐리 지음, 백지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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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세라
어렸을 때부터 "꿈이 뭐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어서 그런지, 아무것도 되지 말라는 말이 너무 간절하네요. 누가 저한테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으면 하는 그런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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