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단편 읽기

D-29
하루 1편씩 읽어나가려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싱글챌린지는 자신이 직접 정한 책으로 29일간 완독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그믐의 안내자인 제가 앞으로 29일 동안 10개의 질문을 던질게요. 책을 성실히 읽고 모든 질문에 답하면 싱글챌린지 성공이에요. 29일간의 독서 마라톤, 저 도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함께 합니다. 그믐의 모든 회원들도 완독을 응원할거에요. 계속 미뤄 두기만 했던 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싱글챌린지! 자신만의 싱글챌린지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접속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olo/template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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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리님의 대화: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장편소설만 주로 읽어와서 좋은 단편소설들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황석영 선생이 추려낸 한국명단편 소설들을 읽어나가면서 단편소설의 맛도 알아가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나는 아내의 고통을 알 수 없었다. 나는 다만 아내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고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밤새 뒤채는 아내의 병실 밖으로 겨울의 날들과 봄의 날들은 훤히 밝아왔고 병실을 지키는 날 아침에 나는 병원에서 회사로 출근했다. 뇌종양이 '생명현상'의 일부라고 강조하던 주치의에게 아내의 고통과 나의 고통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묻는다면, 그는 뻔하고도 명석하 답변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었다. ----생명현상은 그 개별적 생명체 내부의 현상이다. 생명은 뒤섞이지 않는다. 생명에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없고, 이 건너갈 수 없음은 생명현상이다. 라고.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 10 - 너에게로 가는 길 화장(김훈)-p.23, 황석영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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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火葬)이 죽음의 제의라면, 아직 살아 있으나 소멸할 몸 위에 화장(化粧)을 하는 일 역시 허망한 노릇이다. 이 소설에서의 압권은 역시 매 장마다 끼워넣은 태연한 일상의 장면들이다. 그것은 매혹과 죽음의 아슬아슬한 틈새로 '뻔뻔하게' 끼어들면서 상투적인 카타르시스의 감정이입을 냉정하게 차단한다. -나 돌아가고 싶은곳(p.61)
율리안나J님의 문장 수집: "나는 아내의 고통을 알 수 없었다. 나는 다만 아내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 자신의 고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밤새 뒤채는 아내의 병실 밖으로 겨울의 날들과 봄의 날들은 훤히 밝아왔고 병실을 지키는 날 아침에 나는 병원에서 회사로 출근했다. 뇌종양이 '생명현상'의 일부라고 강조하던 주치의에게 아내의 고통과 나의 고통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묻는다면, 그는 뻔하고도 명석하 답변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었다. ----생명현상은 그 개별적 생명체 내부의 현상이다. 생명은 뒤섞이지 않는다. 생명에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없고, 이 건너갈 수 없음은 생명현상이다. 라고. "
이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나오는 일리치의 주변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을 앞둔 고통은 아픈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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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왠지 생각에 잠겨보지도 않은 채 덜컥 이런 곳에서 산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는 말투였다. 듣는 사람에 따라, 또 새겨듣기에 따라 화가 나거나 서운하거나 서러움이 북받치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이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화가 나거나 서운하거나 서럽지 않고, 대신 외로웠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 10 - 너에게로 가는 길 갑을고시원체류기(박민규)-p.71, 황석영 엮음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사실과, 이 세상은 혼자만 사는 게 아니란 사실을- 동시에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모순 같은 말이지만 지금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즉, 어쩌면 인간은-혼자서 세상을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혼자인 게 아닐까.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 10 - 너에게로 가는 길 갑을고시원체류기(박민규)-p.75, 황석영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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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제대로 뻗을 수 조차 없는 좁디좁은 고시원 방에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낸 주인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직장인 시절 자취하던 경험이 떠오르면서, 그때의 그 작은 방에 불만이 많았었는데 그래도 두발 쭉 뻗고 편하게 누워 쉴 수 있었으니 그저 다행이라 생각한다. 힘겨운 시절을 잘 이겨내고 결혼도 하고 임대주택에 들어가게된 주인공의 인생이 앞으로 더 편해지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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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픈 놈이 스스로를 바꾸지 않고서는 속박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할 테니까. 도가 뭐냐고 조급하게 들이대는 초짜 중에게 노승이 '끽다거', 즉 차나 마시고 가라는 것은 네 일상을 먼저 챙기라는 소리다. 모든 사람의 변화는 상투적인 일상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에서 온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 10 - 너에게로 가는 길 찌질이들의 공동체(p.122), 황석영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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