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D-29
저는 올 가을에 마드리드에 가서 마신 띤또 데 베라노(Tinto de Verano)라는 술이 가장 맛이 있었습니다. 노천 카페에서 웬 여성분이 혼자서 멋있게 마시는게 뭔지 물어보고 알게 된 술이 샹그리아였는데, 엄청 시끄러운 술집에 가서 샹그리아를 시켰더니 우리는 샹그리아는 안 팔고 띤또 데 베라노만 판다고 해서 처음 먹게 된 술입니다. 레몬환타 반, 와인 반 씩 타고 얼음을 부어주는 간단한 칵테일이었는데 눈이 휘둥그레 해지는 맛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만들어 먹으니 그 맛이 안 나더라고요.
올해 제가 맛있게 마신 맥주들은 이겁니다. Yuzu Wheat(베트남 수제 맥주), East West Pacific Pilsner(베트남 수제 맥주), Mien Trung(베트남 수제 맥주), 산미구엘 네그라, 기네스 0.0, 칭따오 밀맥주, 프라가 프레시, Dragon Well Spring Tea Wheat(중국 수제 맥주), 켈리 후레쉬 홉 에디션, 버번봉봉 임페리얼 스타우트, 오리온 맥주, 아사히 쇼쿠사이, 제너시스 페일에일(GPA), 제너시스 바이젠, 플래티넘 페일에일, 부산 페일에일, 골드러쉬 맥주, 카나리아 맥주 올해 마셨던 신상 맥주 중 맛없는 녀석들은 이거였습니다. 하늘보리맥주, 크러시, 쿠퍼스 오리지널 페일에일, 사공이호 위트에일, 세븐브로이 대표 밀맥주, 기린 이치방 시보리 당류제로
이 이름들을 다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이 놀라워요.....! +_+
마신 맥주들을 액셀로 정리해두고 있어요. ^^;;; 특별히 맛있었던 분이나 별로였던 녀석들은 따로 표시했고요. 여태껏 500종류 조금 넘게 마셨네요. ㅎㅎ
저도 맥주 목록을 보며 아 이건 저장책이 따로 있구나, 했습니다ㅎㅎ 맥주의 세계란 쉬운듯 어렵기도 한 것 같아요.
딱히 작가님처럼 공부하는 건 없고 그냥 액셀에다 마신 맥주 이름만 적어놓고 있어요. 죽기 전에 1000종류 마실 거 같습니다. ^^
가장 맛있었던 술은 얼마전 수림문학상 시상식 뒤풀이 때 마셨던 사케가 아주 목넘김이 부드럽고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작가님들고 함께 오래 수다를 떨며 마셔서 더 좋았던거 같아요. 가장 맛 없게 먹었던 술은 두 살 아들이 콧구멍에 구슬을 넣어서 이비인후과 가서 빼고 온 날 치킨과 함께 먹었던 맥주엿는데 혼비백산 후 수명이 조금 줄어든 날이라 그런가 이게 술인가 물인가 싶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바로 저 아이입니다. ㅎㅎ
그 놈의 구슬은 다들 한 번씩 콧구멍에 집어 넣는군요. 저희 동생은 둘째 코에 들어간 걸 운 좋게 핀셋으로 잘 뺐다고 했고(천운), 저는 애가 막 구슬을 집어 넣으려는데 콧구멍이 작아서 안 들어가는 걸 파리채 블로킹으로 손을 찰싹 때려서 구슬을 날렸습니다. 저도 글 올린 김에 유명한 술 하나 추천 올립니다. 다들 아실 거예요. '닷사이 39' 닷사이가 종류가 여러 개인 거 같은데, 전 우리나라에 있는 '탭샵바' 가서 마시고 오! 사케에서 바닐라향이 나네? 하며 두 잔 마셨더니 24000원...이런 탭샵바 가기 몇 달 전에 일본여행을 갔는데, 일본 가면 한국인들이 꼭 사온다고(아마 면세점에도 있을 거 같은데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애아빠가 난리여서 백화점을 뒤지고 다녔는데 거긴 없었어요. 제가 술맛을 잘 구별을 못하는데, 저 닷사이39는 정말 다른 사케와는 맛이 확연히 달라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근데...제가 기억력이 특출나게 나쁜 편인데, 여기에 남겨 주신 술들은 차곡차곡 머리에 잘 쌓여 있네요.
'탭샵바' 라는 게 있군요. 그믐 아니었으면 저는 정말 원시인의 삶을 살았을 것 같습니다. 검색해 보니 와인을 테이스팅하면서 조금씩 마실 수 있는 곳인 것 같은데 사케도 있나 보지요? Tap shop bar 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된 건지도 궁금하네요.
좀 찾아 보니, 아래와 같이 나오네요. '탭샵바는 여러 탭(TAP)으로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원하는 와인을 구매(SHOP)하거나 홀로 혹은 함께 바(BAR)에 앉아 와인과 요리를 즐기는 공간을 지향한다.' 전 그냥 괜찮은 정도였는데, 저희 직원들이 좋아했어요. 그럼서 자기들은 와인 못 고른다고 저보고 고르라는데, 저도 가격만 보고 고르지 뭘 몰라서 알아서 마셔라아아아~~라고 했던 기억이... 저도 갈수록 숙취가 심해져서 술 많이 마시고 싶은 마음에, 궁여지책으로 컨디션을 마셨더니 이젠 배탈이 나더라고요. 가장 좋았던 건 예전에 천호식품에서 나왔던 헛개즙이 990원에 저렴하고 여명808만큼 효과도 좋았는데, 회사명도 제품명도 바뀐 거 같아요. 대신 맛은.... @김새섬 님, 맞아요...제가 술 마시면 얼굴로 다 올라 오는데, 여름엔 땀까지 많이 나서 추울 정도인 장소가 아니면 술을 좀 피하게 되더라고요. 얼굴은 번들번들, 겨땀폭발 근데 술을 워낙 좋아해서 계절에 상관없이 그 날 기분에 따라 술을 마십니다. ^^
@siouxsie 저는 요즘 '히말라야 파티스마트 츄'라는 젤리형태의 숙취해소제를 애용하는데 정말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오! 배가 안 아프다면 그걸 먹어 봐야겠군요~ 요새 숙취해소제를 먹음 배가 자꾸 아파서요 ㅜㅜ
일전에 추천해 주셔서 저도 종종 애용하고 있습니다.ㅎㅎ
닷사이 저도 정말 궁금했는데 얼마 전 좋은 분께 닷사이23 선물 받아 매우 행복했답니다^^
처음 보는 사케인데 아주 먹음직스럽네요! 치킨에 맥주는...ㅜㅜ 그저 눙물만...
산다는 것은 겨울에 따뜻한 것입디다.
술 맛 멋 p.23, 김혜나 지음, 김현종 감수
여름에 벌컥벌컥 들이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여름에 술을 마시면 몸에서 열이 오르면서 덥고 조금 불쾌해지더라고요. (수지 님도 예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셨던 듯) 역시 술은 따뜻한 아랫목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시는 겨울 음주가 정석인가? 싶은 생각이 요즘 들어 들고 있습니다. 1부 제목 '시린 계절을 살아내게 하는 술' 이 참 좋네요. 다른 분들은 여름 음주파신지, 겨울 음주파신지도 궁금하고요.
저는 봄과 여름에는 무조건 맥주, 탁주, 화이트와인이고요. 가을에는 약주, 레드와인, 겨울에는 무조건 증류주를 마십니다 ㅎㅎ 추운 날 몸을 후끈하게 해주는 고도수 소주나 백주가 참 소중합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바쁜 일정 속 탄핵 가결 뉴스를 보고 기쁜 하루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들 기쁨에 겨워 한 잔씩 하고 계실 것도 같네요. 올해 가장 맛있게 마신 술, 질문만 드렸는데요. 저도 답변해보려 합니다. 저는 대구 달성주조에서 생산하는 '포그막' 막걸리가 참 맛있더라고요. 책에도 썻듯이 저는 제법 다달하고 묵직하면서 알코올 도수도 높은 막걸리를 좋아하거든요. 포그막이 이런 제 입맛에 꼭 맞는 술이랍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신된 술이라 <술 맛 멋>에서는 다루지 못한 게 참 아쉬웠답니다.
책을 읽다 보니 더더욱 궁금해지는데요, @김혜나 작가님은 이렇게 많은 술을 어떻게 알게 되시는 걸까요? 저 솔직히 책 읽기 전에는 '그래도 내가 아는 술도 몇 개는 나오겠지' 했는데 초반에 작가님 아버님이 드셨던 청하랑 백세주 이후에 안 나오더라고요. ㅋㅋ 저도 편의점이나 주류백화점을 가게 되면 내가 모르는 술이 뭐가 있나 살펴 보고 몇 개는 들고 오거든요. 그런데 보통 술집이나 가게에 가도 새로운 술이 엄청 많지는 않잖아요. 작가님이 이렇게 다양한 우리 술을 접하실 수 있는 통로가 뭔지 궁금해요. 소식지나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들을 통해서 알게 되시는 건가요? 혹시 영업 비밀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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