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D-29
<너희 서 있는 사람들> 탐정사무소 콤비의 스크루볼 코믹물로 시작해서 섬뜩한 호러의 순간에 방점을 찍으며 뚝, 마쳐지는 당혹스런 이야기의 충격파가 제법 맛있었습니다. 두 콤비의 대화 중 '스웨덴 집성촌'이 언급되는 장면에서 아리 애스터 감독의 <미드소마>가 스쳐지나갔는데, 작가님이 의도한 것인지 비슷한 무드의 차귀도 씬에서 번쩍 놀랐습니다. 한번은 나가은의 입으로, 또 한번은 박경원의 생각으로 변형되어 등장하는 '미신 믿는 사람들은 무섭다'는, 여전히 뉴스에서 종종 마주하는 현존하는 공포여서, 어쩌면 지금도 이 땅 어디에서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이야기가 끝나고도 아찔함이 남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하루에 하나씩 하려니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흑흑... 세 번째 이야기는 이작 작가님의 <청년 영매: 모슬포의 적산가옥>입니다. 3은 의미심장한 숫자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삼위일체라는 상징으로 신성함을 드러내는 숫자이고, 기하학에서는 세 점이 선으로 연결되면서 비로소 삼각형이라는 도형이 만들어집니다. ‘청년 영매’라는 제목 속 단어부터 심상치 않다는 느낌으로 눈을 붙잡는데요, 대정읍 모슬포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을 읽은 여러분이 어떤 재미를 느끼셨는지, 감상을 공유해 봅시다.
<청년 영매-모슬포의 적산가옥> 작가님처럼 저도 제주도에도 적산가옥이 있다는건 미처 생각 못 했습니다. 알뜨르 비행장도 처음 알았어요. 제주도에 서재와 통창이 있는 집을 사는건 꿈같은 일인데 나쁜 귀신들! 끝없이 이어지는 시공간도 흥미진진했고요. 족쇄 찬 할아버지 좋은 신일까 악신일까 자꾸 귀밑까지 찢어지게 웃으셔서 마지막까지 의심했어요. 벌받는 신선이라도되나했는데 족쇄가 장식이라뇨. 털썩... 제주도의 숨겨진 역사와 민간 신앙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이야기였습니다! 오타 하나 발견했습니다. 120쪽 첫째줄 '자식 읽은 복수'라고 되어있네요. ^^
@편집자N @은상 님 오타 신고 발생! 오타 신고 발생입니다~!
오타 접수 완료! 오타 접수 완료했습니다!
모슬포는 아니지만 제주시에 있는 적산가옥 카페입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 https://naver.me/GWFJ2PcO
저두 숫자 3에 완전 진심입니다. 숫자 3에 깊게 파고 들면.. 엄청 과거로 올라가더라고요?? 제가 진짜 인상 깊게 봤던 영상이 한 편 있는데 공유드립니다.
모슬포는 마침 지난 봄 다녀왔던 곳이라 기억이 생생해서 즐겁게 보았습니다. ^^ 아기업개 설화 역시 최근 출간한 앤설러지에서 이현서 선생님이 다뤘던 거라 익숙해 좋았네요. ^^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 - 신화 속 주인공이왕따, 스트레스, 학교폭력, 성차별 등. 요즘 십 대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신화 속 등장인물이 미래로 소환되었다! 비형랑 신화의 ‘길달’, 민담에 등장하는 ‘도깨비’, 마라도 전설의 ‘아기업개’, 단군신화 속 ‘선녀’까지. 학교라는 세계에 갇혀 힘들어하고 있을 청소년들을 위해 네 명의 중견 작가가 다채롭게 그려 나간 타임슬립 앤솔러지.
아. 아기업개라는 단어를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미래로 소환되었습니다> 책 소개 글에서 들었네요!
@김사과 @Henry 기구나게 -> 그렇구나, 그렇군. 이런 뜻입니다. ㅎㅎㅎ 싱겁죠?
ㅎㅎ 기구나게~
ㅋㅋ 센스 있는 받아침이군요.
아하~ 기구나게~ ^^ 감사합니다~
아 기구나~ 이런 느낌에다가 제주방언스러운 게가 붙은 거군요 ㅎㅎㅎㅎ
역시 센스 사마란 선생님! ;-)
좀 늦게 들어왔습니다. 첫 스타트인 말해줍서는 포문을 여는 단편답게 4.3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되새기는 느낌과 함께 공포엔솔의 분위기를 잘 전달한 거 같습니다. 멋진 작품 잘 읽었어요!
<말해줍서>는, 우리 앤솔러지의 성격을 알려주기엔 더할 나위 없는 시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네 첫 스타트로 안성맞춤이었던 거 같아요
너희 서있는 사람들은 추리물로 시작해서 호러로 끝맺는 방식이 독특하고 신선했습니다!!
<청년 영매-모슬포의 적산가옥>을 읽고 음, 이번에 이작 작가님과 사마란 작가님의 단편은 제 단편과 제각각 일제시대와 이재수의 난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개성대로 제 단편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쓰여진 작품들이었는데요. 저와 비슷한 시대나 소재를 가지고 색다르게 재해석한 두 분 작가님들의 솜씨에 감탄하며 읽어내려갔답니다. <청년 영매...>는 이작 작가님이 추후 시리즈로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들어서 다음편이 벌써 기대됩니다. 현대와 일제시대를 왔다갔다 하면서 그 안에 제주 토속 신화와 민담, 그리고 고딕 호러를 녹여낸 시도가 참신했어요. 청년 영매의 캐릭터도 매력 있었어요. 짧은 단편 안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 단편에 대해 독자로서의 평과 동료 참여작가로서의 평이 전혀 다른데요. ㅎㅎ 독자로서: 아 넘 재미있다. 또 읽고 싶다. 이작 작가님 시리즈 또 써주세요. 이작 작가님 자꾸 괴롭혀야지... 참여작가로서: 아르르르르르르르르... 왈왈! (질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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