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여기서 배울 점은 글쓰기를 순차적인 과정이 아니라 통합적인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종점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그림을 연달아 스케치하되 점점 더 또렷하고 세밀하고 정확하고 균형 있게 그리는 것이다. ”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61p.,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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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당신이 '어휴. 내용이 끝이 없네. 좀 버려야겠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제대로 편집을 할 수가 없다. 함부로 낭비하는 사람처럼 굴어야지 구두쇠처럼 모으기만 하면 안 된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74p.,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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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우리가 붙잡고 있던 생각이나 인식은 우리 머리의 짐과 같은데, 글을 쓰는 것은 그 짐을 내려놓고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82p.,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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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글쓰기는 말하고 싶은 내용을 언어로 옮기는 2단계 작업이 아니라, 유기적(organic)으로 발달해 가는 과정이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p44,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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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저도 느리게 문장 수집을 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언급 중에서 글쓰기는 쓰기 전에 내용을 미리 다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글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 정착하게 될 지 모른다는 말이 신선했습니다. 글쓰기는 '과정'에 있고, 그 과정 자체에 실존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를테면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라는 소설에서 화가로 나오는 인물 '릴리 브리스코우'가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10년간 완성하지 못했던 램지 부인의 초상 그림을 다시 마주하고, 한 획, 한 획으 그려 넣으면서 "나는 드디어 통찰력을 획득했어(I have had my vision)"이라고 내뱉는 장면이 생각났어요.
화가에게는 그런 한 획, 한 획의 의미가, 글쓰는 사람들에게는 '무작정 쓰기'와 같은 '몸과 마음의 움직임'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이런 맥락이 두 번째 장인 '글쓰기의 과정 - 성장'과 맞닿아 있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등대로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 솔출판사에서 1990년 초반 기획 후 출간되기 시작한 '버지니아 울프 전집'이 29년 만에 완간을 기념하여 특별한 디자인과 더욱 가벼워진 판형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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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
멋지네요! "감각" 획득의 문제로 치환을 시키셨네요. 쓰면서, 그리면서, 비로소 감각을 획득한다라... 최근 "일의 감각"을 발간하고, 최성운의 사고실험에 나왔던 조수용 작가님이 생각나네요.
ICE9
글쓰기를 '글을 성장시키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p54,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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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나는 단어들을 성장할 수 있는 존재로 다루라고 권하고 싶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p55,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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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참고용 읽기 진도]
12월의 첫 날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기도 하네요.
세 번째 읽기 진도를 공지합니다.
12/1(일) - 12/4(수)까지, 3장 글쓰기 과정 - 성장 (~118p)까지입니다.
한 주가 조금 넘게 '글쓰기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세 번째 드리는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는,
해당 범위를 읽어가시다가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을 수집해주시거나,
모호하게 다가오는 부분, 궁금한 부분, 저자의 생각과 다르게 생각하신 부분,
글쓰기 이외의 다른 책이 떠올라 연관짓게 된 경우,
책 꽂기 기능으로 책 소개를 공유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새로운 대화의 물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로
“진짜 문제는 글쓰기가 아니라 당신 자신일 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와닿았습니다. 비단 글쓰기뿐만 아니라 각자가 책임 지고 있는 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더 정확히는 각자 안에 있는 검열관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검토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겠죠. 일은 지지부진해지고, 스트레스는 쌓여가며, 결국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서, 무작정 글쓰기에서 시작된 이 책의 여정은 어느새 업무의 루틴까지, 적지 않은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김나은
안녕하세요 내로님:) 저또한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으면서 일상의 모든 순간들과 연결되는 단어와 태도들에게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마주하고 스며드는 모든 에너지들이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이어지고 소멸되어가는지를 더 명료하게 볼 수 있는 작업이 글쓰기구나, 보여지는 것들에 의해 새롭게 보여지고 변화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구나 싶어서 좀 더 부지런히 써나가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내로
@김나은 님처럼, 저또한 부 지런히 쓰고 싶어서 부쩍 고민이 많아졌었고, 마침 그믐이 좋은 기회가 되었어요ㅎㅎ
ICE9
10분 무작정 쓰기도 사실 쉽지 않네요.^^
@김나은 님은 생활 속에서 쓰기 활동을 좀더 익숙하게 해나가시는 것 같아요.
지난 주처럼 격한 감정의 기복이 있는 경우에도 '무작정 글쓰기'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무작정 글쓰기를, 이런 계기로 삼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나은
격한 감정의 기복이 있을 때 오히려 더 잘 써지는것 같아요:) 잘 써진다는 의미는 쏟아내어야만 견딜 수 있을만큼의 고통과 자극들이 횃불이 되어주어서 막무가내로 써버리다보면 어느덧 부정적인 감정들이 정화되더라구요. 쏟아낸 쓰레기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무엇을 견디기 힘들어하는지 이해하고 다른 시선과 감정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기니 무작정 쓰는 것이 다시 중심잡고 가지치기하는데 도움이 되고있어요.
ICE9
성인이 된 지 한 참 지난(?) 저도 최근에야 '감정 들여다보기'에 관해 다시 생각해보곤 합니다.
어릴 때부터 사람은 상처를 받지 않고 성장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상처와 고통이라는 것이 '몸'이라는 매개체가 없이는 발생할 수 없는 거였어요.
그런 의미에서 '감정을 돌보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중입니다.
몸의 결핍과 필요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감정도 돌보아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작업에, 김나은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무작정 글쓰기'를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글쓰기'로 뱉어진 표현들이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는 거울이자 창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정을 들여다보는 글쓰기 경험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CE9
오늘 시도해본 10분 무작정 글쓰기는, 오늘 있었던 일을 가능하면 판단하지 않고 계속 연필을 움직여보는 쓰기였습니다. 중간 중간 머뭇거리기도 하고 오늘 있었던 일의 나열이 되었다가, 잠깐 관련된 저의 생각으로 옆길로 빠지기도 하네요. 피터 엘보의 말대로 ‘진퇴양란’의 상황입니다.
다만 어떤 면에선 그날 있었던 일/경험했던 일에 대해 하루를 마무리 하며 10분 글쓰기를 활용해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게다가 저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기에, 모닝페이지를 시도해 볼 엄두는 나지 않고요. 대신 수십년 동안 쓰지 않던 일기를 다시 써보는 기분도 들었네요. 무작정 끄적거리기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A4 반정도 분량 밖에 나오지 않네요.(물론 손글씨므로) 폰트10으로 입력하면 절반도 나오지 않겠군요.
제 글쓰기를 되돌아보면 아직 의식이 끊임없이 생각에 개입하고 글쓰기를 방해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구요. ‘무작정 글쓰기’를 ‘무의식적 글쓰기’(29p)라고도 한다는 것이 기억납니다. 좀 더 연습하면 이 의식이 개입하고 방해하는 빈도수가 줄어들지, 아니면 이것도 의식적으로 조절이 가능할지(이 말도 자기모순적이네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 중에서 <아티스트웨이>를 읽으시고 모닝 페이지를 해오시는 참여자 분들의 경 험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ICE9
10분 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교정을 보지 않고 쭉 써나가는 연습 이 된다는 것이다. 이 연습에 단련되지 않으면 글쓰기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p56,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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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글쓰기는 해결 불가능한 이런 진퇴양난에서 시작한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p57,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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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혜
우리는 글을 시작할 때와 전혀 다른 방향에서 글이 끝날 거라고 예상해야 한다.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피터 엘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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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은
모든 생명 에너지는 당신이 무시하거나 망각하고 있는 경험의 어느 한 구석에 갇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