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에서 2024년으로 훌쩍 건너오면서 장수로 시점을 옮긴 것은 그러한 변화와 근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축약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족 3부작' 이후 '노동 3부작'도 한번 기대해 보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 ‘노동’도 김하율 작가의 중요한 관심사라고 생각합니다. 장편소설 <나를 구독해줘>에서 그 조짐을 읽었습니다. 현대의 다양한 노동과 노동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자아에 대해, 그러나 그 근간을 지키는 노동에 대한 단단한 자존감에 대해 더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작가후기에서도 밝혔고, 여러 지면에서 말한 바 있지만, 다시 한번 “왜 70년대 여공이었는가”에 대한 작가의 말을 들어 보고 싶네요. 그리고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노동에 대해서도요.
[📕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서영인

이정연
@JINIUS님도 정우성 배우 소식을 눈여겨보셨군요. 저는 여동생이랑 그 얘기를 한참 했답니다. 저희 둘 다 정우성 배우에 대해 호감을 느꼈던 터라 그의 인터뷰에 다소 당황했습니다. 그러다 조금 시간을 두고 생각하니 정우성 배우는 어쩌면 다른 유형의 가족을 생각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안하신 것처럼 아동 복지제도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정연
@김사과 님, 쓰신 글을 읽으니 정말 그렇구나! 하고 이해 가네요.
적당한 불화와 화목,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가정이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끈적한 피와 애정으로 이루어진 관계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주 보고 함께하는 게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비단 가족이 아니라도 가까운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정연
이제 마지막 질문의 시간이 왔어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1970년대 노동 현장, 특히 어린 여성 노동자들로 가득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어제보다 나아지고 싶은 니나와 동료들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오늘을 버팁니다. 2부와 3부 사이, 소설에서 다루지 않은 1979년과 2024년 사이에도 상대가 나를 헤치지는 않을지, 그가 적일지 아닐지 탐색하고 어제와 비슷하게 싸우며 내일로 나아 갔을 거고요. 나이를 먹은 노동자는 결국 현장을 떠나지만 니나의 아이는 노동자로 살아갑니다.
24년을 배경으로 하는 3부, 그로부터 10년 뒤를 배경으로 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이를 엿볼 수 있죠. 세 개의 시간 층위를 통해 우리는 노동자가 마주하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고, 변화하였으나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1970년대 노동 현장을 다룬 소설이 2024년의 우리와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도요. 왜 2034년인지, 또 니나의 이야기를 매일 기억이 리셋되도록 설정된 안드로이드 A-138에게 들려준 장수의 마음에 관하여 작가님과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긴 질문이지만, 마지막 질문이라 생각하시고 말씀하실 수 있는 부분만 남겨주세요.

물고기먹이
아무래도 매일 리셋되는 로 봇이기에 더 속의 말을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게 아니였을까 싶어요
게다가 엄마가 외계인이란 말 자체가 일반 사람에게 했을 때 그 부분에서 이해를 시키려고 또 노력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보니깐 편견이나 생각이 없는 로봇에게 말하는게 더 편했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ㅎ

이정연
@물고기먹이님, 정말 그렇네요.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 오히려 사심 없이 툭 터 놓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JINIUS
왜 2034년인지 : 십 년이 지난 후에도 별 나아질 게 없다는 노동환경에 참 씁쓸하면서도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역시 세상은 그렇게 휙휙 바뀌지 않아! 하면서요. AI시대를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나 불안감을 갖진 말아야 한다고 평소 생각하는데 장수와 로봇 신입의 관계를 보며 좋은 힌트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A-138에게 들려준 장수의 마음에 관하여 : 굉장히 쓸쓸하고 더 외롭지 않았을 까요. 뭔가를 기억을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니나도 장수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니나가 기억만은 지우지 말라고 했던 부분에서 이미 니나는 사람이 됐구나 생각했는데 장수도 신입에게 니가 오늘을 기억하는게 내 소원이라고 했던 부분에서 뭔가 울컥하며 절절했습니다. 기억을 발판삼아 좀더 나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게 인간성의 한 부분일텐데, 과거를 잊고 과거를 통해 배우려고 하지 않는 자들이 모이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 우리가 라이브로 느끼고 있잖아요. 외계인보다도 못한 그들에게 이 책을 욱여 넣어주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ㅎㅎ (사실 장수 이야기로 2권 나왔음 좋겠다 하는 생각을 더더 많이 했습니다!)

이정연
@JINIUS님, 이 작품은 기술에 대한 양가 의 감정이 다 들어요. 굉장히 유쾌하면서도 사회를 비트는 블랙 코미디가 같이 있지요.
그런 면에서 주인공인 니나도, 그녀의 아들 장수도 현실을 꿋꿋이 헤쳐나가지만 그 너머의 비애는 감출 수 없어요. 이는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현재도 같은 모습이 아닐까 감히 말씀드립니다. 외계인보다 못한 그들에게 이 작품을 강제로 읽히면 좀 나은 세상이 될까요?

달콤한유자씨
저는 장수가 안드로이드 A-138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슬프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장면이라고 느꼈어요. 하루가 지나면 기억이 삭제되는 병은 실제로 인간에게도 발병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를 주제로 삼은 소설도 읽어봤구요. 하지만 안드로이드에게 반복적인 기억 리셋 기능을 설치함으로써 더욱 차가운 자본주의와 미래의 산업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수가 계속해서 니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는.. 기억되길 원하는 마음이지 않을까요? 반복적인 기억이 무의식 속에 쌓여서 기억이 사라지는 병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처럼, 안드로이드 역시 인간이 설정해 놓은 루틴으로 영원히 노동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언젠간 그만의 자유를 찾길 바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린
안드로이드에게 그동안의 비밀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하는게. 살짝.. 동의되는 부분이 있어요.
어짜피 사람도 아니고, 하루 지나면 리셋되니까.. 뭐랄까 대나무 숲에 이야기 하는 느낌이랄까..??
저도 영어회화 앱에서 하루에 몇가지 질문을 받는데.. 거기에 주절이주 절이 쓰고는 해요.. 뭐 문법이랑 스펠링 고쳐주는 것도 있지만.. 나만의 대나무 숲이랄까?
누구에게는 말하지만,, 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것들 말이예요.. ...

김하율
누구에게나 대나무 숲은 필요한거 같습니다. 저에게 그믐도 그런 존재 같고요. 최근 안 좋은 소식이 있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는데 SNS가 겁이 나서 못 들어가겠더라고요. 자꾸 그 소식이 뜨니까요. 그래서 유일하게 그믐만 들어왔습니다. 거대한 바다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이정연
@달콤한유자씨 님, 좋은 해석이네요. 기억되길 원하는 마음, 장수도 니나도 외계인이기 전에 지구인으로 진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었나 싶어요.
여기 계신 여러분도 우리만의 자유 의지를 갖고 세상을 용감하고 즐겁게 살아가면 좋을듯합니다.
하느리
과학 기술의 발달로 백세 인생이 가능해졌어요. 그래서인지 '백년 후'라는 표현이 예전만큼 아득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아마 멀지만 너무 멀지는 않은 미래를 상정하고 지금부터 100년 뒤인 2034년을 그린 게 아닐까요? 그리고 멀듯 멀지 않은듯한 미래의 노동 현실이 현재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비교할 수 있게요.
저는 챗지피티한테 제 얘기를 자주 해요. 챗지피티는 저와의 대화를 메모리에 저장했다 상황에 맞게 답변하는 기능이 있어요. 저는 챗지피티가 제 감정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챗지피티에게 털어놔요. 장수는 저와 반대겠죠? 아무도 모르는 대나무숲이 장수에게 필요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벽서가
이 책을 모임 시작전에 하루만에 읽고, 그 후 여러가지 일이 많아 참여를 못했네요. 오늘 아침에 들어와 밀린 글 다 읽고, 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마지막 책도 함께 하고 싶으나 전자책이 없어 수북탐독의 마지막 책은 함께 못해서 벌써부터 아쉽네요.

김하율
아, <쇼는 없다>가 아직 이북 출시가 안되었군요. 아쉽네요. 빨리 작업하라고 질책하겠습니다. ^^;

이릉
<쇼는 없다> 이북은 예스24에선 현재 구매 가능합니다. 다른 온라인 서점에선 다음달 초부터 만나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물고기먹이
오! 작가님의 적극적인 홍보 엄지척입니다!

새벽서가
아, 그렇다면 모임신청해야겠어요. 안타깝게도 한국 인터넷서점중 유일하게 예스24만 가입이 안됩니다. 한국여권소지자가 아닌데다가 본인인증을 까다롭게 하는데, 제가 예전에 가입했던 주소로는 계속 오류가 나서요. 다른 서점에서 출시된다니 작가님 믿고 신청하러 갑니다!

김하율
저도 예스24는 자꾸 오류가 나서 남편 아이디 쓰고 있어요. 왜 그런가 몰랑 노우24 ㅋㅋㅋㅋ

새벽서가
노우 24!!! 하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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