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어렸을 때부터, 대중매체를 통해 다양한 가족의 서사를 접해온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제 가족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면 매번 참 조심스럽습니다. 저에게 가족은 '지긋지긋'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 같거든요. '징글징글'이라는 수식어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문장도 떠오르는데요(『안나 카레니나』에서 워낙 유명한 문장이죠). 불행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원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그렇게 혼자 산지도 6년 차를 겨우 접어들었습니다. 명절과 생일이라는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고, 그 외에는 일체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고 있는데요. 올해는 이 규칙(?)도 깨버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보고 싶지 않아요.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제가 살고 있는 곳에 찾아와(쳐들어와) 다 뒤집어 엎고 소리를 지를 것만 같은데, 내년에 이사하면 이제는 주소도 알려주지 않고 몰래 도망치려합니다. 위에서 다들 '편'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에게도 편이긴 해요. 제 반대편. 흔히 밖에서 다친 마음을 가정에서 응원받는다고들 하던데요. 저는 반대로 밖에서 아무리 밝아도, 집에서는 그런 저를 마구잡이로 짓밟았던 것 같습니다. "니 까짓게"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고, 30살에 집에서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머리나 뺨을 많이 맞았습니다. 인간 대 인간의 대화가 참 어려웠어요. 저를 소유물로 여기실 때가 많았거든요(여기까지만). 근데 제가 자라온 환경에 결핍이 있다고 해서 '가족'과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무감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지탱하고, 견인할 수 있는 관계는 아름답다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루지 못한 것 같지만요. 김하율 작가님의 『어쩌다 가족』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쩌다 가족이 되었을까요(허허허). 위에서 "가족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버리고 싶은 존재이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저는 가족들이 이제 그만 저를 좀 놓아줬으면 좋겠어요.
가족이라는 단어가 참 따뜻한 단어로 포장되는 것 같아요. 원래 그래야 하는 게 맞는거기도 하고요. 하지만. 과연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모든 사람이 평안할까? 싶어서..글을 쓰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예전에 혼자 김밥먹다가.. 그냥 광고가 나왔는데. 유치원 갈꺼 같은 아이가 혼자 집에서 찬밥을 퍼서..먹으면서.. 엄마는 니때문에 내 인생을 망쳤다며,, 아침에 나가서 밤에 온다는. 그런 광고를 보고.. 엉엉 울었어요.. 그리고,, 대학교때 가족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했을때, 공익광고는 왜..! 가족은 아빠엄마딸아들 4명으로 구성된 가족만 나오는 것이냐... 그것만이 온전한 가족형태냐.. 라고 글을 쓴 적도 있고요.. 저의 원가족이나 결혼 후 만든 가족이나.. 상처를 주거나 받지 않았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싶어요. 특히.. 저는 엄마와 관계가 너무 복잡하고요. 차라리 못된 사람이라면.. 떨쳐버리면 되는데.. 그러기엔 또 그런건 아니기에...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못된 거가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어서.. 그런게 또 너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딸이. 저를 어떤 엄마로 정의할지..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늙어서도 독립적인 할머니로 살다가. 걱정끼치지 않고 나름 잘 살았노라...고 말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네요.
@연해님, 징글징글이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게 슬프기도 하고, 이해도 되고 그럽니다. 그래서 많은 작품에서 가족은 끊임 없이 나오는 소개가 되곤 해요. 누가 진짜 가족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따듯하게 서로를 보듬는 존재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저에게 있어 가족은 사랑의 울타리같은 개념으로서 개인주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한 번 더 생각한다는 것은 공리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마음이 확장되고 배려와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볼 때에 앞으로 가족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자주 언급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뒤숭숭한 아침이었어요. 저는 어제 일찍 잠들어서 이미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소식을 접했지만,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해제돼서 다행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요즘 워낙에 별의별 일들이 많으니까요) 너무나 끔찍한 일이지 않았을까... 뉴스보면 그저 헛웃음만 나옵니다(말을 아껴보겠습니다). 제 인생에 '비상계엄령'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는 날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면요. 저는 오늘 아침, 이 책을 완독했는데요. 주인공의 이름도 귀여웠지만, 이 책의 제목이 생겨난 과정도 친근하게 느껴져 좋았답니다. 윤하님의 <별의 조각>도 들어봤어요. 모임지기님의 질문에도 생각이 많아지는데요. 차분히 생각하고 답변 남겨보겠습니다. 다들 무탈한 하루 보내세요:)
정말 다이나믹 코리아입니다. 그리 오래 산거 같지 않은데 별 일을 다 겪게 되네요. 국민이 모두 쇼크 받았을 거 같아요.
뭐랄까.. 바닥밑에 지하가 존재한다더니.. 지하를 보고 왔네요....허허...
감동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뜻이잖아. 마음이 움직여야 몸도 따라가지.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가족은 있지만 없는 듯하고 있음을 문득문득 까먹는 그런 존재 아닌가 싶어요 사랑이 전부지만 상대에게 알게하도록 애쓰지않는 사이 곁과 품을 주고도 받으려 하지 않는 사이 가족이야기가 많이 나오는건 나를 생각하면 가족이 기본이라서 그런듯해요 내 삶이 가족과 연결이니까 내가 존재함도 가족이 만들어준거니까
어제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완독했어요. 역사 수업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인권 감수성은... 사례를 접할 때마다 충격입니다. 니나와 주변인들의 사람을 제가 무슨 말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어두운 주제임에도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주신 작가님 덕에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 비상계엄령 이후 금속노조가 낸 성명서 꼭 읽어보세요. 제게는 니나와 친구들이 외치는 함성처럼 들렸어요.
https://omn.kr/2b8j9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어봤어요. 가슴이 울컥울컥 뜨거워집니다 ㅠㅠ 민주주의란 단어가 정말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12월3일 이전과 이후로 나뉘겠지요.
가슴을 때리는 문장들이네요. 울컥 숙연해집니다.
@하느리 @연해 @아린 가족에 대하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솔직히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족쇄 같다는 느낌 받을때 많은데요. 그건 주로 자식들? 입니다.ㅎ 의무와 책임으로 어깨가 무거울때죠. 나도 울부모님의 자식인데 그럴때는 그분들이 감사하고 미안하고… 인간의 삶은 참으로 연쇄적이네요.
오늘 퇴근하고 나서 완독했습니다. 다 읽고 나니 표지의 미싱을 돌리고 있는 니나의 머리 위에 얹혀진 우주복이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나라가 어수선해진 지금, 1970년대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과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당연한 말을 곱씹으며 이러한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SF장르 소설을 좋아해 자주 읽곤 하지만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작가님의 문체 덕분에 술술 잘 읽히더라구요. 외계인인 니나의 순수한(?) 모습을 귀여워하다가 점점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면서 ‘너무 현실이 가혹하다...’만 반복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가 4층 건물에서 떨어지기 전 손을 맞잡아 준 석이의 말대로,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친구들과 우정을 지속하며 늦둥이이자 업둥이인 아들 장수를 키워낸 니나가 정말이지 대견하고 멋져서 감동을 받았어요. 좋은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 작품을 소개해주신 그믐 모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니나 씨의 이런 머리면 얼마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석은 니나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길 바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런 석을 가만히 쳐다보던 니나가 입을 열었다. “노동자는 부끄러운 직업이 아녀라. 땀 흘리는 일은 자랑스러운것이지요잉.” 그 말에 석의 얼굴이 대번에 벌게졌다.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일갈이라니. 처음엔 이런 것에 이런 인재가? 하는 신기함, 그다음엔 천재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지금은 겅외심이 일었다.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95 (1부 1978년), 김하율 지음
“크리스마스 때 뭐 해요?” 석이 물었다. 그 전에 죽지 않을까. 니나는 지금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인가를 생각했다. “천국에 있지 않을까라?” 천사들과 함께 보낼 거 같았다. “우리, 살아요.” 석은 니나의 눈을 보며 말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01 (2부 1978년), 김하율 지음
“지구에 우덜 행성인이 또 있어라우?” “많습니다. 문득 살면서 소외감이 든다면 그건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알 턱이 없죠. 본인 자신도 기억에 없을 테니. 단지 주위에서 4차원이라는 둥 수군거림의 대상이 될 뿐.”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56 (3부 2024년), 김하율 지음
읽으면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공유해봅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3부의 문장은 작가님이 독자에게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위로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ㅎㅎ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달콤한유자씨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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