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이정연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모임지기 이정연입니다. 이런 저런 일로 뒤숭숭한 아침이네요. 다들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맛보기 질문보다 고민할 것이 있으니 시간을 내어 참여하시면 좋겠어요. 『어쩌다 가족』, 『어쩌다 노산』, 그리고 김하율 작가님이 집필하실 예정인 『어쩌다 아들노무시키』, 그리고 『이 별이 마음에 들어』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우리가 가족 소설이라고 할 때 떠올리게 되는 전통적인 서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에 대한 등장인물의 태도나 작가의 시선도 기존 문학작품과 다르게 느껴지고요. ‘벗어날 수 없는 질긴 운명’이기보다는 ‘얼마든지 재구성할 수 있는 연대’처럼 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께 가족이란 어떤 개념인가요? 많은 작가들이 작품에서 가족을 다루게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족에 대해 여러분의 소중한 생각을 다른 분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대중매체를 통해 다양한 가족의 서사를 접해온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제 가족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면 매번 참 조심스럽습니다. 저에게 가족은 '지긋지긋'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 같거든요. '징글징글'이라는 수식어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문장도 떠오르는데요(『안나 카레니나』에서 워낙 유명한 문장이죠). 불행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원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그렇게 혼자 산지도 6년 차를 겨우 접어들었습니다. 명절과 생일이라는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고, 그 외에는 일체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고 있는데요. 올해는 이 규칙(?)도 깨버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보고 싶지 않아요.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제가 살고 있는 곳에 찾아와(쳐들어와) 다 뒤집어 엎고 소리를 지를 것만 같은데, 내년에 이사하면 이제는 주소도 알려주지 않고 몰래 도망치려합니다. 위에서 다들 '편'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에게도 편이긴 해요. 제 반대편. 흔히 밖에서 다친 마음을 가정에서 응원받는다고들 하던데요. 저는 반대로 밖에서 아무리 밝아도, 집에서는 그런 저를 마구잡이로 짓밟았던 것 같습니다. "니 까짓게"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고, 30살에 집에서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머리나 뺨을 많이 맞았습니다. 인간 대 인간의 대화가 참 어려웠어요. 저를 소유물로 여기실 때가 많았거든요(여기까지만). 근데 제가 자라온 환경에 결핍이 있다고 해서 '가족'과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무감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지탱하고, 견인할 수 있는 관계는 아름답다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루지 못한 것 같지만요. 김하율 작가님의 『어쩌다 가족』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쩌다 가족이 되었을까요(허허허). 위에서 "가족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버리고 싶은 존재이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저는 가족들이 이제 그만 저를 좀 놓아줬으면 좋겠어요.
하느리님의 대화: 어제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완독했어요. 역사 수업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인권 감수성은... 사례를 접할 때마다 충격입니다. 니나와 주변인들의 사람을 제가 무슨 말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어두운 주제임에도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주신 작가님 덕에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 비상계엄령 이후 금속노조가 낸 성명서 꼭 읽어보세요. 제게는 니나와 친구들이 외치는 함성처럼 들렸어요.
https://omn.kr/2b8j9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어봤어요. 가슴이 울컥울컥 뜨거워집니다 ㅠㅠ 민주주의란 단어가 정말 새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12월3일 이전과 이후로 나뉘겠지요.
연해님의 대화: 이미지는 시간 제한 없이 지울 수 있다는 건 또 처음 알았습니다! 대표님 바로 옆에서 실험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계셔서 그런지, 작가님을 통해 그믐의 새로운 기능(?)들을 많이 알아가네요. "원래 책 읽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다른 커뮤니티보다 점잖은 걸까요?"라는 질문에 제 개인적인 의견을 살포시 달아보자면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믐 전에는, 주로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이곳저곳 많이 다녀봤는데요. 책 읽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점잖...지는 않더라고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많이 겪었습니다. 어떤 주장은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건데, 자꾸 그걸 다른 거니까 존중하라고, 받아 들이라고 강요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그런 외침은 사실 좀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매체와는 별개로 어떤 모임이든 분위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모임장의 역할도요). 그런 의미에서 그믐은 너무나 좋지요:) 두 분이 많은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늘 감사합니다.
책 읽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딱히 더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책 읽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안 읽는 사람들의 공동체보다 더 나을 거라고 기대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ㅎㅎㅎ 그럴싸한 논리를 찾아보다가 안 되겠어서 포기합니다. 다름과 틀림, 헷갈릴 거 같다가 알 거 같다가 다시 헷갈리는 요즘이네요. (그믐 운영에 저는 사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김새섬 대표가 물 밑에서 기획을 엄청 많이 해요. ^^)
김하율님의 대화: ㅎㅎㅎ 오오 성공한 기분입니다. 언제 떡볶이 한 사라 같이 하시죠! ^^
작가님의 쓴 소설속의 주인공에 자연스레 빠져들었네요 ㅎㅎ 좋아요 ~ 언제 떡볶이 한 사라 같이 해요 !!!
연해님의 대화: 어렸을 때부터, 대중매체를 통해 다양한 가족의 서사를 접해온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제 가족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면 매번 참 조심스럽습니다. 저에게 가족은 '지긋지긋'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 같거든요. '징글징글'이라는 수식어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문장도 떠오르는데요(『안나 카레니나』에서 워낙 유명한 문장이죠). 불행한 가정은 아니었지만, 원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그렇게 혼자 산지도 6년 차를 겨우 접어들었습니다. 명절과 생일이라는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고, 그 외에는 일체 연락하지도, 만나지도 않고 있는데요. 올해는 이 규칙(?)도 깨버렸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계속 보고 싶지 않아요.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제가 살고 있는 곳에 찾아와(쳐들어와) 다 뒤집어 엎고 소리를 지를 것만 같은데, 내년에 이사하면 이제는 주소도 알려주지 않고 몰래 도망치려합니다. 위에서 다들 '편'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에게도 편이긴 해요. 제 반대편. 흔히 밖에서 다친 마음을 가정에서 응원받는다고들 하던데요. 저는 반대로 밖에서 아무리 밝아도, 집에서는 그런 저를 마구잡이로 짓밟았던 것 같습니다. "니 까짓게"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고, 30살에 집에서 나왔는데, 그때까지도 머리나 뺨을 많이 맞았습니다. 인간 대 인간의 대화가 참 어려웠어요. 저를 소유물로 여기실 때가 많았거든요(여기까지만). 근데 제가 자라온 환경에 결핍이 있다고 해서 '가족'과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무감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지탱하고, 견인할 수 있는 관계는 아름답다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루지 못한 것 같지만요. 김하율 작가님의 『어쩌다 가족』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쩌다 가족이 되었을까요(허허허). 위에서 "가족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버리고 싶은 존재이다."라는 말씀도 해주셨는데, 저는 가족들이 이제 그만 저를 좀 놓아줬으면 좋겠어요.
가족이라는 단어가 참 따뜻한 단어로 포장되는 것 같아요. 원래 그래야 하는 게 맞는거기도 하고요. 하지만. 과연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모든 사람이 평안할까? 싶어서..글을 쓰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예전에 혼자 김밥먹다가.. 그냥 광고가 나왔는데. 유치원 갈꺼 같은 아이가 혼자 집에서 찬밥을 퍼서..먹으면서.. 엄마는 니때문에 내 인생을 망쳤다며,, 아침에 나가서 밤에 온다는. 그런 광고를 보고.. 엉엉 울었어요.. 그리고,, 대학교때 가족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했을때, 공익광고는 왜..! 가족은 아빠엄마딸아들 4명으로 구성된 가족만 나오는 것이냐... 그것만이 온전한 가족형태냐.. 라고 글을 쓴 적도 있고요.. 저의 원가족이나 결혼 후 만든 가족이나.. 상처를 주거나 받지 않았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싶어요. 특히.. 저는 엄마와 관계가 너무 복잡하고요. 차라리 못된 사람이라면.. 떨쳐버리면 되는데.. 그러기엔 또 그런건 아니기에...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못된 거가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어서.. 그런게 또 너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딸이. 저를 어떤 엄마로 정의할지..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늙어서도 독립적인 할머니로 살다가. 걱정끼치지 않고 나름 잘 살았노라...고 말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네요.
하느리님의 대화: 어제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완독했어요. 역사 수업에서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인권 감수성은... 사례를 접할 때마다 충격입니다. 니나와 주변인들의 사람을 제가 무슨 말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어두운 주제임에도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주신 작가님 덕에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 비상계엄령 이후 금속노조가 낸 성명서 꼭 읽어보세요. 제게는 니나와 친구들이 외치는 함성처럼 들렸어요.
가슴을 때리는 문장들이네요. 울컥 숙연해집니다.
@하느리 @연해 @아린 가족에 대하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솔직히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족쇄 같다는 느낌 받을때 많은데요. 그건 주로 자식들? 입니다.ㅎ 의무와 책임으로 어깨가 무거울때죠. 나도 울부모님의 자식인데 그럴때는 그분들이 감사하고 미안하고… 인간의 삶은 참으로 연쇄적이네요.
오늘 퇴근하고 나서 완독했습니다. 다 읽고 나니 표지의 미싱을 돌리고 있는 니나의 머리 위에 얹혀진 우주복이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나라가 어수선해진 지금, 1970년대 노동자의 참담한 현실과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는 당연한 말을 곱씹으며 이러한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SF장르 소설을 좋아해 자주 읽곤 하지만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작가님의 문체 덕분에 술술 잘 읽히더라구요. 외계인인 니나의 순수한(?) 모습을 귀여워하다가 점점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면서 ‘너무 현실이 가혹하다...’만 반복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나가 4층 건물에서 떨어지기 전 손을 맞잡아 준 석이의 말대로,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친구들과 우정을 지속하며 늦둥이이자 업둥이인 아들 장수를 키워낸 니나가 정말이지 대견하고 멋져서 감동을 받았어요. 좋은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 작품을 소개해주신 그믐 모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니나 씨의 이런 머리면 얼마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석은 니나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길 바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런 석을 가만히 쳐다보던 니나가 입을 열었다. “노동자는 부끄러운 직업이 아녀라. 땀 흘리는 일은 자랑스러운것이지요잉.” 그 말에 석의 얼굴이 대번에 벌게졌다.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일갈이라니. 처음엔 이런 것에 이런 인재가? 하는 신기함, 그다음엔 천재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지금은 겅외심이 일었다.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95 (1부 1978년), 김하율 지음
“크리스마스 때 뭐 해요?” 석이 물었다. 그 전에 죽지 않을까. 니나는 지금 약속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인가를 생각했다. “천국에 있지 않을까라?” 천사들과 함께 보낼 거 같았다. “우리, 살아요.” 석은 니나의 눈을 보며 말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01 (2부 1978년), 김하율 지음
“지구에 우덜 행성인이 또 있어라우?” “많습니다. 문득 살면서 소외감이 든다면 그건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알 턱이 없죠. 본인 자신도 기억에 없을 테니. 단지 주위에서 4차원이라는 둥 수군거림의 대상이 될 뿐.”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56 (3부 2024년), 김하율 지음
읽으면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공유해봅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3부의 문장은 작가님이 독자에게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위로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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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유자씨님의 대화: 읽으면서 마음을 울리는 부분을 표시해두었다가 공유해봅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3부의 문장은 작가님이 독자에게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지구인들에게 보내는 위로라고 생각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ㅎㅎ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달콤한유자씨 이런 세심한 독자님이라니! 그걸 의도하면 썼는데 알아봐주시는 군요. ^^
올해안에 마무리 해야 할 책이 몇 권 있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되네요. 화만 나고. 하...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 😢 일부러 따스함이 느껴지는 영화를 다시보며 마음을 가라앉히곤 있는데... 이 별이 맘에 들어! 라고 큰소리로 말할 수 있는 그런날 오겠지요? 주인공 나나 처럼 사랑!을 품고서 오늘도 가보렵니다
하느리님의 대화: 제가 가족이란 애증입니다. 가족에 대해 좋은 말만 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다행인 건 아직까지는 애(愛)가 증(憎)보다 훨씬 크다는 거예요. 제가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보통 가족으로부터 와요. 하지만 다르게 보면 우리 가족 모두 서로를 향한 사랑이 너무 커서 부가적으로 딸려오는 고통도 크다고 생각해요. 모순적인 상황이 요즘 저를 참 힘들게 하네요. ㅎㅎㅎㅎ 예전에는 행복한 가족을 그려낸 작품을 많이 읽었다면, 지금은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로 읽습니다. 가족으로 인해 힘든 때도 있지만 제가 그렇듯 작가들 역시 가족을 향한 사랑은 진실하고, 이를 작품에서 표현하고 싶어한다 생각합니다.
@하느리님. 증(憎)도 있지만, 애(愛)도 있는 게 가족 혹은 식구 같아요. 여유가 있으시다면 대안 가족을 주제로 한 영화 두 편을 추천하고 싶네요. 한 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고, 다른 작품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입니다. 두 작품 모두 가족이 아닌 친구, 혹은 대안 부모(?), 선생님이 가족의 자리를 대신하며 인간애를 쌓는 작품이에요. 그 작품들을 보며 진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정연님의 대화: @하느리님. 증(憎)도 있지만, 애(愛)도 있는 게 가족 혹은 식구 같아요. 여유가 있으시다면 대안 가족을 주제로 한 영화 두 편을 추천하고 싶네요. 한 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고, 다른 작품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입니다. 두 작품 모두 가족이 아닌 친구, 혹은 대안 부모(?), 선생님이 가족의 자리를 대신하며 인간애를 쌓는 작품이에요. 그 작품들을 보며 진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두 작품 다 못 본 영화인데 봐야겠네요. 재밌을거 같아요!
안녕하세요. 서영인입니다. 잊을 만해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가족’에 대해서 말해 보려고 합니다. 김하율 작가의 <어쩌다 가족>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도 가족 이야기가 많지만, 김하율표 가족 이야기의 핵심은 <어쩌다 가족>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가족>에 풀어 놓은 이야기가 많으므로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의 가족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기도 하지요. 부족한 글입니다만 저는 <어쩌다 가족>의 해설에서 이런 말을 썼어요. “김하율의 소설은 ‘가족’이라는 오래된 주제에서 피와 눈물과 윤리와 의무를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어쩌다’ 가족의 실태를 살피고, 가족으로 잘살아가기 위한 지침을 탐구한다.” 참여하신 ‘그믐’의 여러분들이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보는 사람만 없다면 내다 버리고 싶다, ‘애’와 ‘증’이 공존하는 관계, 그리고 ‘편’이 되어 주는 관계. 저 역시 ‘애’와 ‘증’, 그리고 힘들고 어려울 때 무조건적으로 기댈 수 있는 ‘편’으로 가족을 인식해요. 그런데 이런 복잡한 감정이란 사실은 인간 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의 한 극단, 혹은 기저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가족 회의주의자’인 저는 자주 ‘가족’에 주어지는 여러 감정이나 관계 때문에 가족 외의 인간관계를 차단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가족을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사고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의 가족을 정의한다면 ‘법’과 ‘피’가 없는 가족입니다. 아마도 의도적이라 생각하는데, ‘법’과 ‘피’가 없는 가족의 설정은 역설적으로 ‘법’과 ‘피’가 가족을 정의하는 데 그렇게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니나가 굴보와 연애를 하고 살림을 합치고 굴보가 죽은 전처와 낳은 아이를 데려와 함께 삽니다. 혼인신고를 했다는 말은 없으니,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고, 세명의 가족은 ‘법’과 ‘피’가 없어도 세상 애틋하고 치열한 가족의 삶을 꾸려갑니다. 그리고 굴보와 아이가 모두 죽고, 2024년에는 업둥이 아들인 ‘장수’와 가족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장수’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입양의 절차가 필요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가족을 신고하고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가 법적으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공동체 내에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한 각종 신고가 필요합니다. 혼인신고가 있고, 출생신고가 있고, 가족관계 증명이 있고, 또 사망 신고도 잇습니다. 대체로 생식능력을 가진 성인 남녀가 혼인을 하고, 둘 사이에 피가 이어진 자식을 낳아 이루는 가족에게 사회는 여러 권리와 의무를 부여합니다. 자식을 양육해야 하고, 배우자 간에 신의를 지켜야 하고, 중혼이 허락되지 않으므로 배타적 소유권과 공동 생활권을 가집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핏줄로 이어진 가족관계에 부여된 신화는 기가 막힐 만큼 차고 넘칩니다. 그것이 우리의 감정과 생활을 지배하는 기본 단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묻죠. 정말 ‘법’과 ‘피’가 가족을 이루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냐고. 작가는 <이 별이 마음에 들어>를 통해 급진적으로 대답하죠.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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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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