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D-29
롱디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책 받았습니다. 감사드려요 그런데, 어떻게 참여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여기에 단상 남기면 될까요?
네. 이 곳에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시면 됩니다.^^
나성은 니나가 조금씩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선한 인간이.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70, 김하율 지음
외계인 이야기로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니나를 외계인으로 설정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첫째는 낯선 시선으로 1970년대의 역사를 읽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익숙하게, 혹은 그저 역사적 사건이구나 하고 평범하게 생각했던 일들을 전혀 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하여 1970년대 봉제공장에서의 여공들의 생활이 훨씬 더 충격적인 감각으로 다가오죠. 미싱사가 있고 미싱 보조가 있고 다시 시다가 있는 작업의 계층구조라든가, 한 공장 내에서 도급제로 작업을 하고 생산량으로 월급을 주는 이상한 구조, 그리고 공간을 넓히기 위해 한 층을 두 개로 나누어서 허리도 펼 수 없는 작업환경, 먹고 잠자고 배설하는 모든 행위들이 인간의 존엄을 전혀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광경으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아이를 임신하고 혼자 아이를 낳았던 5번 시다, 공장에서 다친 치료비를 월급에서 삭감당한 1번 시다의 이야기들을 외계인의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봄으로써 우리를 고통에 무감각해지지 않게 합니다.
우리를 고통에 무감각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감정을 느끼지 않는 니나에 의해서라는 것이 아이러니하죠. 니나를 외계인으로 설정한 것에 부여할 수 있는 두 번째 의미입니다. 니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효율을 중심으로 진화한 종족입니다. 그리고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감정을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게 깃들어 있는 감정의 감동과 폐해를 모두 갖고 있지 않는 순정한 존재, 니나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감정이 어떻게 우리를 물들이며 사람 사이의 관계를 결정하는가를 니나를 따라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가게 됩니다. 소설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나성이 니나에게 감정을 가르치는 장면을 들겠습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순진무구의 표정, 부정적으로 말하면 백치의 눈빛”을 가진 니나에게 나성은 감정을 가르칩니다. 이 장면은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순수한 순간들이 어떤 것이었는가를 되돌아 보게 합니다.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그리고 미움에 대해서 그것이 인간의 고유한 특징이었다는 것을 외계인처럼 하나하나 생각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을 배움으로써 공감의 능력을 갖게 되는 니나를 보는 감동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때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그 감정이 있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우리는 서로 가까운 존재가 되어 간다는 평범하지만 잊기 쉬운 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월급을 빼앗긴 1번 시다에게 자신의 월급을 통째로 가져다 주는 니나를 보며 나성이 미소를 짓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나성은 니나가 조금씩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선한 인간이”
나성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보겠습니다. 니나를 외계인으로 설정한 세 번째 의미와 관련해서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타자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와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가진 존재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내게 익숙한 것만이 아닌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기반을 가진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성이 그렇게 했습니다. 나성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SF물인 소머즈와 같은 방송드라마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니나를 관찰하고 이해합니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왔으므로 여기에 적합하지 않은 취약한 존재를 자신이 지켜주어야 한다는 기특한 생각을 합니다. 다르기 때문에 배척하는 공장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줍니다. 미자나 혜란 같은 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자는 니나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고 보호받고 이해받아야 하는 인간 보편의 기준으로 니나를 받아들입니다. 혜란은 니나의 엉뚱한 말을 유머로 이해하면서 특이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신선한 존재로 받아들입니다. 나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타자인 낯선 존재를 나의 기준으로 최선을 다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그리하여 타자를 환대하고 타자와 관계맺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니나가 지구에 불시착해서 만난 것이 ‘사람’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굳이 정정하는 것이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했던 것 만큼 문장이 잘 정리가 되지 않았어요. 제가 정리하지 못한 것들은 여러분들이 더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는 <이별이 마음에 들어>이 말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적어 볼께요. 여유가 되시면 김하율씨의 전작인 <어쩌다 가족>을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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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율님의 대화: 저는 전태일 평전 읽으면서 문장에서 분노의 힘을 물리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이 책이 스테디셀러 구나 싶더라고요.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 그렇지요 결이 같은 선한 인간에게 주는 보석같은 책이죠! 정의롭게 다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작은것 하나라도 해야겠다는 의지를 키워주지요...
책 잘 받았습니다! 주말에 받은 책으로 도서관에서 읽는데 넘넘 행복하더라구요! 즐거운 수북탐독의 시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넘넘 좋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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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님의 대화: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인 김하율의 장편소설 『이 별이 마음에 들어』는 1978년 대한민국에 떨어져 여공으로 살아가는 외계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SF(과학소설)적인 설정의 외피를 띠고 있지만, 흔히 '공순이'로 불리던 70년대 서울 여성 노동자들의 부당하고도 가혹한 노동 현실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의 핵심을 이룬다.’ - 연합뉴스(2023. 9. 23) 보도 드디어 오늘부터 29일 동안, 장편소설 『이 별이 마음에 들어』을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니나가 외계인인지, 지구인인지 헷갈리시다고요? 모임지기인 저를 믿고 소설을 절반만 읽으시면 답을 아실 수 있는데요. 먼저 소설을 들어가기에 앞서, 수림탐독을 여는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사람일까요? 아니면 다른 외계의 생명체일까요? 어렵지 않은 몸풀기 문제이니 소설을 열어 답을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애정을 듬뿍 담아 댓글로 답을 달아주시기를 바라며, 정답 공개는 다음 주 월요일 두 시에 하겠습니다. 이상 모임지기 이정연이었습니다. 금방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니나 잘해 니나 해라 니나 많이 먹어의 니나였다뇨; 허허허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은 "노니나" 인가요?!ㅎㅎ
물고기먹이님의 대화: 책 잘 받았습니다! 주말에 받은 책으로 도서관에서 읽는데 넘넘 행복하더라구요! 즐거운 수북탐독의 시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넘넘 좋습니다 :D
행복한 독서가 되고 계시다니 저도 행복하네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노동자는, 부끄러운 직업이, 아니야. 땀 흘리는 일은 자랑스러운 거야. 땀 흘리는 일은.....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부 1978년 87p, 김하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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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율님의 대화: 행복한 독서가 되고 계시다니 저도 행복하네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저도 주말에.. 원래 야금야금 읽으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놓을 수 없어 다 읽어버렸네요..@@
(소주) 쓴맛을 참으면 약간의 단맛이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됐다. 지구에서의 삶 같았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부 1979년 127p, 김하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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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님의 대화: 저도 주말에.. 원래 야금야금 읽으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놓을 수 없어 다 읽어버렸네요..@@
어이쿠 아깝네요 ㅎㅎㅎ
물고기먹이님의 문장 수집: "(소주) 쓴맛을 참으면 약간의 단맛이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됐다. 지구에서의 삶 같았다."
저도 좋아하는 문장이에요. ㅎㅎ
물고기먹이님의 문장 수집: "노동자는, 부끄러운 직업이, 아니야. 땀 흘리는 일은 자랑스러운 거야. 땀 흘리는 일은....."
으앗, 저도 이 문장 찜해뒀어요. 뒷부분에 니나가 이 말을 사투리로 따라하는 문장이 나오는데 그 문장도 너무 좋더라고요:)
부끄러운 일과 부끄러워하는 일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미적분은 수학의 꽃이거든요. 몰라도 일상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알면 학문의 기쁨을 느끼게 되죠. 꽃은 입으로 먹는 게 아니라 눈으로 즐기는 거 잖아요.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연해님의 대화: 으앗, 저도 이 문장 찜해뒀어요. 뒷부분에 니나가 이 말을 사투리로 따라하는 문장이 나오는데 그 문장도 너무 좋더라고요:)
저도ㅎㅎ 사투리를 쓸까 이걸 쓸까 살짝 고민하다가 요거 적었습니다 ㅎㅎㅎ
공장을 가정처럼, 종업원을 가족처럼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부 1979년178p, 김하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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