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하여

D-29
이제 틀을 아주 싫어하는, 바로 내가 추구하는 이상을 그에게서도 들어보자. 그는 죽었지만 그는 자기 생각을 세상을 향해 더 폈어야 한다.
마광수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우선하는 가치로 보는 것 같다.
마광수는 주류가 좋아하는 기존 틀을 아주 싫어하는 것 같다.
인간의 우두머리라고 하는 게 한 개인을 억압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것 같다.
이런 사람이 드무니 그의 부재가 더 안타깝다.
사회의 개인에 대한 통제를 아주 혐오한다.
마광수는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상상력을 내세우고 획일화와 전체주의를 경멸한다.
여자에 대한 추구는 하루키하고 마광수하고 비슷한 점이 있다.
좋은 책은 항상 진리와 본질을 가르쳐 준다. 그래 책을 좋아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행운을 얻은 것이나 같다.
집단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면 안 되는 게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자아 실현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기의 자유 의지를 꺾어 자기가 발휘할 현실의 그 어떤 구현을 감히 막기 때문이다.
끈질기게 오래 살면서 권력을 실컷 휘두르다 가는 인간도 있고 태어나자 마자 무슨 운명인지 사고나 전쟁으로 바로 죽은 불쌍한 사람도 수두룩하다. 이게 자연 법칙이다. 인간은 자연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그러니 언제 죽을지 모르니 자기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면 그 행복이 달아날 것에 대해 걱정한다. 안 그런 사람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뭐든 삶에는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작가의 표현이 멋있다고 그대로 따라하면 안 된다. 그것보다 우선 자신의 생각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남이 좋아하는 것은 자기에게는 아무 쓰잘데기 없는 것이다.
문학은 꿈의 인간상을 다룬다 오직 한 가지 순수함만을 가지고 평생을 그 느낌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걸 문학은 다룬다. 현실에선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을. 그에 대한 내 생각은 믿음과 순수 그것이었는데 정작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머지 나는 그만 큰 상처를 입고 그 상처에서 놓여나지 못한 채 평생을 그 공허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체념 속에 어떤 표정도 없이. 내 눈은 어디의 응시도 없이 텅 비어 있다. 인간이 내는 모든 표정을 잃었다. 이걸 문학은 다룬다. 상대는 나중에 깨닫는다. 그도 그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땐 그걸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자신에게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그는 삶의 알맹이를 상실하고 겉껍데기만 지낸 채 살아온 것이다. 실은 마음 깊은 곳에서는 둘은 진정으로 사랑하는데 운명이 그 둘을 질투해서 그 시간을 틀리게 해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기고 그 멍을 지닌 채 의미를 상실한 채 살아가게 만든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엇갈릴 수밖에 없는 불행한 연인들. 나중에야 상대가 나 외에 그 어떤 사람과도 그런 사랑을 하지 않고 평생을 살아온 걸 깨닫지만 내가 그것을 알았을 때 상대는 이미 그렇게 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고 말았다. 다 알차챈 난 그 괴로움으로 몸부림친다. 시간의 뒤엉킴 없이 만났더라면 서로의 결락을 충족했을 것이다. 이러면 또 깊고도 슬픈 사랑은 존재하지 않겠지. 진정한 사랑은 고통을 수반하는 법이니까. 그러나 현실에서 과연 그런 사랑이 있을까. 아마도 문학이나 그 작가가 꿈꾸는 그런 인간상을 그에게 투사한 것이리라. 현실에서도 그런 사랑을 갈망하거나 그래야만 진짜로 사는 것처럼 살 수 있다고. 자기 삶에 충일하게. 그런데 결국 인간은 뭔가 결핍이 있고 불완전한 상태에서 상처를 주고받으며 사는 존재로 보인다. 인간의 한계이리라. 다만 도중에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가, 하고 그걸 향해 잠시 갔던 것이리라. 그것이면 충분하다. 결핍은 생명이 존재하는 한 존재한다. “완벽함이란 인간이 지상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어떤 것’이다.” 그렇게 살 수밖에 없으면서도 다시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그리로 다시 향하려고 하는 게 삶 아닐까. 인간은 그게 다를지 몰라도 자신의 빈 곳을 채우려는 곳으로 각자 가려는 것 같다. 결핍이 있는 게 삶이라면서도 그것이 자꾸 용납이 안 되어 완벽함과 순수로 몸이 기운다. 그게 불안해 만족하지 못하는 나를 유혹한다. 그리하여 삶은 안주와 긴장을 반복한다. 이렇더라도 결국 완벽은 사막의 신기루에 불과하고, 힘을 빼지 말아야 할 것이, 삶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라 그 중간 지대에 존재하므로 여기선 안 되니 자기만의 가상이라도 만들어 완벽을 거기서나마 충족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삶은 회색 지대이고, 절대 명료하지 않기에.
마광수가 결국 이긴다 마광수 교수는 인간사회에서 주장하는 것 가운데 파고 또 파서 그 끝점에 해당하는 것을 주장하기 때문에 어떤 이론이나 논리에서도 결국 승리를 거둘 것이다. 거의 인간의 이상향에 해당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어 그렇다. 이점이 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내가 그의 책을 파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같지 않은 게 없다. 그 끝점을 말할 때 또라이나 궤변론자들은 말이 안 되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제외시켜야 한다. 제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의 이론 무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범죄자도 나 같은 성격의 소유자면 뚫어지게 볼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자판를 독수리 타법으로 쓰는데 한글을 쓸 때 영어 자판이면 쓸 땐 뭔가 느낌이 달라 화면을 보면 영문으로 입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감기 기운이 몸에 약간 있으면 뭔가 자꾸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몸이 괴로워 그런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좋은 것을 더 오래 기억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것이 자연의 우연으로 보면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를 만나면 안 되고 “만나면 어떡해.” 하는 걸 늘 생각하고 있다가 그를 다시 만난 게 잊히지 않는 것이다. 재회 자체가 고통스럽고 싫은 것이다. 그냥 그렇게 무난하게 지냈던 사람과도 같은 횟수로 다시 만났을 것이지만 그 만남을 이런 경우엔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만남 횟수가 아니라, 그 만남을 기억하느냐, 못 하느냐가 관건이다. 원수는 그 만남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는 거고 내 기억에 데면데면 지낸 사람과는 그 재회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다. 평균적으로 만남 횟수는 거의 비슷할 것이다. 우연이란 게 싫은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하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살고 그 기억도 왜곡하며 자기식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화 과정에서 생존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나쁜 기억과 상처는 잊지를 못하고 오히려 상처 주었거나 내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그를 괴롭혀서 그가 나를 증오까지 해 평생 안 만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기억조차 못 하는 것이다. 나는 장난으로 한 거지만 개구리는 죽을 맛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나는 그를 다시 만났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과연 그도 똑같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할까? 이렇게 생각하면 거의 맞는 것 같다. 내가 가해자로서, 그 당시 내가 그와 아주 편하게 어떤 조심이나 경계도 없이 그를 막대했다면 그는 별로 나를 다시 만나기 싫어하는 게 맞는 것 같고, 반대로 내가 피해자로서, 내게 그와의 그 당시 뭔가 안 좋은 기억이 자꾸 떠오르고 다시 만나는 게 그렇게 달갑지 않은 경우엔-장작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른 사람인데-그는 이상하게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다시 만나고자 하는 사람은 좋았던 그 시절을 다시 재현하고 싶은 거고, 만나기 싫은 사람은 그 당시 절대 즐겁지 않았던 시절을 재현하는 것에 두려움까지 느끼는 것일 수 있다. 그럼에도 피해자인 그가 나를 만나준다면 혹시나 그 당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 내가 자기에게 사과하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로 만나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도 이제는 나를 그렇게까지 미워하는 게 싫고 혹시나 자기가 오해했던 건 아닐까, 하는 검증으로. 나는 당연히 지금까지 핑계를 대며 미뤘던 그가 갑자기 나를 만나주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있어 그 당시 나만 좋아서 그를 만나고 싶어 하는 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둘 다 좋아서 그런 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지만. “나 같은 사람을 왜 만나기 싫어할까?” 하고 상대가 얼른 이해가 안 가면 지금 당장 나는 싫은데 자꾸 나에게 연락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조금은 상대가 이해가 갈 것이다. 상대에겐 내가-싫은데 자꾸 연락하는-바로 그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사슴이 표범을 만나는 것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지만 같은 초식 동물인 노루를 만난 것은 경계하지도 않고 그냥 편히 같이 풀을 뜯어 먹고 지내 기억(생존 본능)에서 쉽게 사라지는 것이다. 소 닭 쳐다보듯 하는 것이다. 그 풍경이 평화롭고 행복한 것이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게 아니라. 이런 걸 보면, 우린 안 좋은 기억을 더 많이 기억하고 잊지 못하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러니깐 우리는 실은, 잊지 못하는 안 좋은 것보다 기억조차 없는 좋은 일이 실제는 나와 함께 더 많이 해왔던 것도 거의 확실한 것 같다. 소 닭 보듯 하던 시절이 더 많았던 것이다. 그걸 기억 못 해서 그렇지. 그러나 우린 불행하게도 안 좋은 사건을 더 많이 그것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 쓰는 것에 가장 정성을 들인다. 아무리 그 당시엔 잘 쓴 것 같아도 지금 마음을 두고 쓰는 것이 있으면 그 지난 것은 다시 퇴고하기조차 싫은 것이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북다] 《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달달북다07)》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다산북스/책 증정]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을 저자&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저물어 가는 한 해를 정리해요 🙌
[2024년 연말 결산] 내 맘대로 올해의 책[2024년 연말 결산] 내 맘대로 올해의 영화, 드라마
1월1일부터 고전 12권 읽기 챌린지! 텀블벅에서 펀딩중입니다.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1. 수상한 한의원 [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 애주가를 위한 큐레이션
[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서강도서관 x 그믐] ④우리동네 초대석_김혼비 <아무튼, 술>
남들보다 한 발짝 먼저 읽기, 가제본 북클럽
[바람의아이들] "고독한 문장공유" 함께 고독하실 분을 찾습니다.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선착순 도서나눔] 중국 대표 작가 위화의 8년 만의 신작 《원청》! 출간 전 같이 읽어요
혼자 읽기 어려운 보르헤스, russist 님과 함께라면?
(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책방연희>의 다정한 책방지기와 함께~
[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4.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