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D-29
은화님의 문장 수집: "스위스에서는 이틀밖에 지내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취리히의 호수를 휙 둘러봤다. 그게 다였다. 팻이 몇 주 동안 공부했던 모든 내용을 서둘러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빡빡했다. 그래도 다 끝낼 수가 없어서 재단이 내가 항해를 출발한 후에 공부할 수 있도록 미니테이프를 잔뜩 주었다."
2부부터 내용들이 본격적으로 흥미로워지지만 개인적으로는 2부의 첫 시작 문장이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테이프가 전 당연히 카세트 테이프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카세트 테이프는 1963~64년에 처음 등장했다고 하네요. 이 당시의 테이프는 자기테이프(magnetic tape)를 말하는 것 같은데 크기가 상당했습니다. 광속에 근접할 수 있는 우주항해기술을 갖춘 배경 속에서 저장매체에 대한 작가의 예측과 현실이 전혀 다른 모습인 게 흥미로웠어요. 하인라인 작가가 본인이 살던 당시의 기준으로는 테이프를 이용한 정보저장과 전달이 당연했을테니 USB나 핸드폰의 개념을 떠올리는 것보다 테이프의 소형화를 예상하는 게 더 당연했을 듯 합니다.
은화님의 대화: 2부부터 내용들이 본격적으로 흥미로워지지만 개인적으로는 2부의 첫 시작 문장이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테이프가 전 당연히 카세트 테이프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카세트 테이프는 1963~64년에 처음 등장했다고 하네요. 이 당시의 테이프는 자기테이프(magnetic tape)를 말하는 것 같은데 크기가 상당했습니다. 광속에 근접할 수 있는 우주항해기술을 갖춘 배경 속에서 저장매체에 대한 작가의 예측과 현실이 전혀 다른 모습인 게 흥미로웠어요. 하인라인 작가가 본인이 살던 당시의 기준으로는 테이프를 이용한 정보저장과 전달이 당연했을테니 USB나 핸드폰의 개념을 떠올리는 것보다 테이프의 소형화를 예상하는 게 더 당연했을 듯 합니다.
와 저도 카세트테이프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옛날 sf를 읽다보면 그 당시 기술에서 미래를 예측한 방식이 꽤 재미있어요.
우리는 열두 명이었다. 루이스클라크호에 배정된 사람들 말이다. 전체 선단의 우주선 열두 척에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150명 승선했다. 이들은 재단이 계약을 채결할 수 있었던 텔레파시 쌍 전부였다.
별을 위한 시간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생각보다 촘촘하게 텔레파시 능력자를 배치해서 규모에 살짝 놀랐습니다. 우주선과 지구와의 통신만 생각했는데 우주선 간의 통신도 필요한거였네요. 진짜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렇게했을것같은 치밀함. 이 장면에서부터 더 몰입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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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님의 대화: 생각보다 촘촘하게 텔레파시 능력자를 배치해서 규모에 살짝 놀랐습니다. 우주선과 지구와의 통신만 생각했는데 우주선 간의 통신도 필요한거였네요. 진짜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이렇게했을것같은 치밀함. 이 장면에서부터 더 몰입하게 되었어요.
아 저도 우주탐사에 대한 인원규모가 상당해서 인상깊었어요. 한 우주선에만 몇백 명 단위가 투입되는 건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작품 내에서 그 근거로 인간의 사회성을 이유로 드는 것도 흥미롭고요. 어떻게 보면 과학이나 기술, 예산과는 가장 관련없는 이유이면서도 가장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를 들어 독자를 납득하게 만드는 게 재밌었어요. 보통 초능력자 소재를 생각하면 능력으로 온갖 위험을 돌파하는 영웅물이 떠오르는데 비해 여기서의 능력자들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임무를 위한 구성원의 일부로 서술하는 상황이 현실감을 더해주는 것 같아요. 결국 능력자건 일반인이건 임무 앞에서는 동등한 대원일 뿐인거죠.
은화님 말씀대로 과학 기술과 버물려 사람의 사회심리적인 일상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어서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SF보다는 톰을 중심으로한 성장 소설같은 느낌으로 읽게 되네요.
우주항해에 대한 팻과 톰의 진심은 제 생각에는 둘 다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봐요. 2부에서 데브루 의사의 진단과 두 형제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팻은 항상 자신이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가져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나름대로는 '유약한 톰의 몫을 챙겨주는 형 노릇' 을 한다며 자기합리화를 하고요. 팻은 우주로 나가는 것에 대해 언제나 좋은 것을 먼저 차지하고 보는 이기심에서 생각했을 듯 해요. 마치 어린아이들이 그게 뭔지는 몰라도 자기 꺼라고 여기며 때를 쓰거나 낚아채고 보는 것 처럼요. 팻은 우주나 모험 그 자체에 대해 숙고하기보다는 톰이 가져갈지 모르는 것을 본인이 먼저 취하고 나중에 저울질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을 톰으로 연장해본다면 톰의 결정은 팻에게 항상 좋은 것을 뺏긴데 대한 보상심리가 아닐까 싶네요. 톰이 정말로 우주를 꿈꿨다기 보다는 팻에게 나름의 반발과 저항을 표출한 걸로도 보입니다. 즉, 당시의 톰과 팻은 우주여행을 자신의 진심이 아닌, 상대를 의식하여 원했을뿐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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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님의 대화: 우주항해에 대한 팻과 톰의 진심은 제 생각에는 둘 다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봐요. 2부에서 데브루 의사의 진단과 두 형제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팻은 항상 자신이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가져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나름대로는 '유약한 톰의 몫을 챙겨주는 형 노릇' 을 한다며 자기합리화를 하고요. 팻은 우주로 나가는 것에 대해 언제나 좋은 것을 먼저 차지하고 보는 이기심에서 생각했을 듯 해요. 마치 어린아이들이 그게 뭔지는 몰라도 자기 꺼라고 여기며 때를 쓰거나 낚아채고 보는 것 처럼요. 팻은 우주나 모험 그 자체에 대해 숙고하기보다는 톰이 가져갈지 모르는 것을 본인이 먼저 취하고 나중에 저울질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을 톰으로 연장해본다면 톰의 결정은 팻에게 항상 좋은 것을 뺏긴데 대한 보상심리가 아닐까 싶네요. 톰이 정말로 우주를 꿈꿨다기 보다는 팻에게 나름의 반발과 저항을 표출한 걸로도 보입니다. 즉, 당시의 톰과 팻은 우주여행을 자신의 진심이 아닌, 상대를 의식하여 원했을뿐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생각이었어요. 둘의 형제 사이의 역동이 작용해서 팻은 일단 좋아보이는걸 먼저 차지했고 톰은 뒤늦게 억울해하고요. 결국 톰이 가게되긴 했지만 둘 다 진지하게 생각한 건 아닌것같아요. 나이를 생각하면 그럴만한 나이이기도하고. 결국 시간차가 벌어지면서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해지더라구요.
나는 레벤스라움 프로젝트에서 나타날 몽외의 결과가, 언제나 그렇듯, 의도했던 결과보다 훨씬 클 거라고 생각해.… …지렁이를 찾으려고 구멍을 팠다가 금을 발견한다는 거지. 과학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이야. 그래서 ‘쓸모없는’ 순수 연구가 언제나 ‘실용적인’ 연구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거야
별을 위한 시간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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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님의 문장 수집: "나는 레벤스라움 프로젝트에서 나타날 몽외의 결과가, 언제나 그렇듯, 의도했던 결과보다 훨씬 클 거라고 생각해.… …지렁이를 찾으려고 구멍을 팠다가 금을 발견한다는 거지. 과학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이야. 그래서 ‘쓸모없는’ 순수 연구가 언제나 ‘실용적인’ 연구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거야"
장기정책재단이라는 존재도 그렇고 데브루 박사의 이 말도 너무 재미있어요. 실용적인 연구보다 쓸모없어보이는 순수연구가 더 실용적이라는 역설. 실제로도 그럴까요? 과학발전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흘러가기도 하긴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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