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님의 문장 수집: "그 사람들도 확신은 할 수 없어. 하지만 이것들은 인류가 실제로 낯선 곳들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에 기초한 낙관적 추정이야. 이런 거야, 팻. 네가 반복해서 올바르게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낯선 곳을 탐사할 때는 네가 처음으로 잘못 내린 판단이 너의 마지막 판단이 되는 거야. 죽는 거지. (중략) 너는 이기고 또 반복해서 이길 수 있지만,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 죽을 게 확실해."
전 이 문장이 제1부의 많은 내용을 함축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팻과 톰 두 형제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 장기정책재단이 밝힌 태양계 외곽의 행성진출 계획을 듣고 누가 우주에 나가는 특권을 누릴지 굉장히 기대합니다. 그러면서 내심 쌍둥이 사이에 어려서부터 형성된 가족애와 경쟁심의 미묘한 감정선이 이어지죠. 기본적으로 팻과 톰 모두 자신들의 운명을 매우 낙천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보다는 나이가 많고, 군생활과 사회경험을 해봤기에 현실을 더 냉철하게 보는 삼촌은 쌍둥이들에게 이 프로젝트가 인생에 어떤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경고합니다. 물론 모든 창작물은 주인공의 이야기 전개를 위해 사고나 위험이 생겨도 이를 극복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개연성과 상황을 부여하죠. 하지만 삼촌의 말대로 형제들 중 한 명은 우주로 나가면 모든 순간이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불확실성에 놓이게 됩니다. 생존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순간의 결정에서 정확하게 이겨야 하지만 단 한번만 패배해도 전멸하는 무서운 게임이 되죠.
팻과 톰처럼 우주를 향한 동경심과 열정은 우리를 지구 밖으로 이끌고 언젠가는 우리의 무대를 넓히는 원동력이 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얼마나 우주가 냉혹하고 무정한 곳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과학적 발전과 우주진출의 시도 이면에 얼마나 많은 실패의 확률들이 존재하는지 삼촌과 쌍둥이의 입장을 빌려 독자들에게 전하는 문장 같습니다.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호가 1957년이었고, 유리 가가린이 1961년에 최초로 우주비행을 했으며,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딘게 1969년임을 생각해보면 1956년에 나온 이 소설의 짧은 문구에 담긴 상상력과 함의는 놀랍다는 생각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