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D-29
- 모임지기에 대해 - 저는 군에서 복무할 당시 가족에게 책을 요청해 소포로 받아 읽으면서 처음 SF를 접했습니다. 때마침 국내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가 개봉하면서 S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습니다. 저녁이면 당직사관의 허가를 받아 연등시간에 읽었던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과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비록 시간이 많이 흘러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함에도 그 소설들이 주던 심상과 느낌만은 기억이 납니다. 그 느낌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서로의 생각을 더 생생히, 더 풍부하게 키워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SF를 읽는 이유 - SF는 과학과 기술, 외계를 소재로 다루지만 그 근원에는 존재가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과 좌절을 겪는지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돌아보는 장르입니다. 어떤 결과가 펼쳐지든 미래를 향하면서도 우리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은 SF만이 줄 수 있는 재미입니다. - 모임지기가 읽은 작가의 책 - 로버트 하인라인 작가의 소설 중에서는 이미 『스타쉽 트루퍼스』, 『여름으로 가는 문』,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을 읽었습니다.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쓴 하인라인의 작품은 SF를 처음 접하든, 익숙하든 상관없이 쉽게 고르기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 저의 첫 함께읽기 소설로 선택했어요. - 소설 소개 - 『별을 위한 시간』은 인류가 새로운 행성으로 진출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호 텔레파시가 가능한 쌍둥이를 선별해 한 명을 우주로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지구를 벗어난 공간에서도 언제든 통신의 제약 없이 텔레파시로 교신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빛에 가까운 속도로, 우리의 인지를 넘어서는 머나먼 공간으로 나아가서도 텔레파시는 여전히 가능할까요? - 함께읽기 일정 - (아작 출판, 336p) * 11/06 ~ 11/13 : 책 준비 기간 1) 11/14 ~ 11/19 : 제1부 2) 11/20 ~ 11/25 : 제2부 3) 11/26 ~ 11/30 : 제3부 4) 12/01 ~ 12/05 : 제4부 5) 12/06 ~ 12/10 : 제5부 6) 12/11 ~ 12/12 : 읽고 난 후의 생각 - 함께읽기를 진행하며 - 11/14일에 모임을 정식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때까지는 각자 도서를 구매하시거나, 도서관이나 전자책 등 편한 방법대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일정을 구분해두긴 했지만 분량에 따라 임의로 나눈 일정으로 각자 편한 속도로 부담 없이 자유롭고 읽고 이야기해요. 책을 읽으면서 각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문구를 올리셔도 되고 등장인물이나 사건, 문장에 대해 같이 생각을 나누거나, 어떤 내용인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을 질문하거나, 읽다가 다른 소설이나 소재가 생각나는 내용을 같이 공유하는 등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책 준비 기간 동안에는 SF외에도 각자 재미있게 읽은 책 얘기를 하셔도 좋고, 작가나 다른 SF 소설/영화를 공유하거나 본인의 독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도 좋습니다. 모임 종료 당일과 하루 전에는 책을 읽고 본인의 느낀 점을 적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모임지기인 저는 과학과 기술 또는 SF에 대한 깊은 이해도나 전문 지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SF를 좋아하는 사람 또는 관심이 있는 사람, 책이 좋은 사람끼리 모여서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한다는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어 모임을 개설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누구나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모임지기 은화입니다. 한 주의 바쁜 평일이 마무리 되는 금요일이네요. 아직 모임 공식 시작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참여해주신 분들이 있어 시작일 전까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겸 먼저 글을 써봅니다. 본인이 지금 현재 읽고 있는 책, 또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어떤 건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저는 현재 옥타비아 E. 버틀러의 '와일드 시드'를 읽고 있습니다. 아직 읽는 중이지만 주말이면 결말을 볼 것 같네요. 옥타비아 버틀러의 작품들은 우주나 시간여행이 소재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SF적인 묘사는 굉장히 절제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작가는 우리 역사와 인간사회에 SF의 소재들처럼 얼마나 이질적인 시대와 사회상이 존재했는가를 알리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와일드 시드는 초능력자들이 나오는 소설입니다. 초능력자라고 하니 최근 유행한 슈퍼히어로물이 떠오를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690년의 아프리카 대륙에서 시작합니다. 소설 내에서 초능력자들은 과거에는 신성한 존재로서 인간사회에 어울려 살아갔지만 인류의 문명과 이성, 과학이 발전해가면서 차츰 '마녀'로 취급받게 됩니다. 그들은 점점 사회에서 배척되거나 심하면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소설은 아프리카 부족 마을에 섞여 살던 초능력자 여성 '아냥우'가 초능력자들을 노예로 끌고 가 자신의 아메리카 정착지로 데려가는 이방인 남자 '도로'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아냥우는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자신을 마녀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사는 고향에 자유인으로 남아 머무를지, 초능력자만이 모여 사는 낯선 땅으로 건너가 노예가 될지. 소설은 초능력자, 소유욕, 통제와 자유, 노예제, 문명과 야만, 가족의 결속력, 사랑이라는 여러 주제들을 오갑니다. 인간이 인간을 소유하고자 할 때 소유욕이 어느 순간부터 통제하려는 욕구로 바뀌는지, 문명이 인간을 모아 사회를 만들고 상호결속과 균일화를 통해 소속감을 주지만 그것이 얼마나 배타적일 수 있는지, 그로 인해 문명과 야만을 나누는 기준은 과연 우리의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누군가와 머물며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그 결속을 벗어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옥타비아 E. 버틀러의 소설은 사회의 억압, 흑인문화와 역사, 노예에 대해 자주 다루는데 나중에는 이쪽 테마들에 대한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네요.
와일드 시드초능력자들을 교배시켜 불사의 존재를 만들려는 남자 도로와 그에게 저항하는 여자 아냥우의 이야기를 그렸다. 버틀러는 초능력자를 흑인 노예에 빗대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역사를 폭로한다. 환상적인 이야기는 실제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과 교차되며 비현실적일 만큼 폭력적인 현실을 절묘하게 드러낸다.
안녕하세요. 함께 읽는 SF 소설 모임에 참가하게 된 영원입니다. 책을 연달아 읽어서 현재는 읽기를 쉬고 있습니다. 대신 최근에 읽었던 책을 공유하자면 총 두 권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제 7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입니다. 수상작들인 만큼 모든 챕터가 좋았지만 저는 그중 존벅 작가님의 '피폭'을 매우 추천합니다. 압도적이고 강렬한 표현, 숨막히는 묘사 등 디스토피아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이 뒤집혀도 굳건한 신분제 배경인 것을 보면서 인간이라는 무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동시에 또 인간을 사랑하고 위로하는 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건 바로 내 옆의 사람 덕분이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과연 인간이라는 생물은 무엇일까요. 이 외에도 로봇, 우주 등 다양한 소재의 소설이 모여 있고 지식의 깊이도 깊어서 더욱 재밌었습니다. 두 번째는 김초엽 작가님의 '방금 떠나온 세계'입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은 분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작가님일 것 같은데요. SF 소설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여전히 재밌긴 하지만 뭐랄까요, 조금 비슷 비슷한 느낌이라 당분간 이런 책은 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울림이나 와닿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공상과학 소설도 여러 가지를 접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별을 위한 시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지기님이 흑인 문화, 노예, 사회적 억압과 관련된 타이틀에 관심이 있다고 하셔서 개인적으로 원제는 'Heart of Darkness'이며, 한국에서는 '암흑의 핵심' 또는 '어둠의 심연'으로 번역되고 있는 조셉 콘래드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영미문학을 전공으로 했던 제가 가장 심도 있게 배우고 읽었던 책인데 몇 년이 지나도 기억에 오래 남고 또 충격적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문명화라는 이름 아래로 인간이 인간에게 어떠한 행위를 서슴없이 했는지, 야만과 문명, 둘 중 더 잔인하고 포악한 것은 무엇인지. 어렵지만 여러 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신인류로의 진화, 외계 접촉, 인공지능 특이점, 세계 종말, 시공간 왜곡…. 시대의 공포와 불안을 읽고 독자적 세계를 창조하는 다섯 작가.
어둠의 심장폴란드 태생이지만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조지프 콘래드의 대표작. 시인이자 현재 가장 주목받는 영문학 번역가인 황유원이 ‘어둠의 심장’이란 좀 더 자연스러운 제목을 붙였고, 또한 오늘날의 독자들이 깊고 짙은 콘래드 문체의 숲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도록 새롭게 번역했다.
[큰글자도서] 방금 떠나온 세계‘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경이롭고 아름다운 7편의 소설을 담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섬세한 문장과 꿋꿋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낸다.
@영원 안녕하세요 영원님! 디스토피아는 영화든, 소설이든, 게임이든 어떤 형태로 만나더라도 확실히 매력적이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성이 결여된 세상에서 여전히 어떻게든 인간성을 회복하고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묘사해내기 좋아서 같습니다. 저는 현재까지 읽은 디스토피아 소설들 중에서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451』이 인상 깊었어요. 보통 디스토피아 하면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를 억압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비해 화씨451에서는 사람들이 자극적인 현대문명에 점점 중독될수록 인간성에 관심을 잃어가고 시민들 스스로가 디스토피아를 초래하여 정부는 그걸 뒤에서 이용할 뿐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거든요. 『어둠의 심연』은 이전에 읽은 책들에서도 두 번 언급된 걸 본 기억이 있어서 훗날 노예제에 대한 책들을 읽을 때 꼭 골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또 언급이 되네요!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라는 경제사 책을 읽었는데 '회계의 역할이 인간의 범죄와 고통을 숨기는 것'이라고 언급하더군요.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 회계사 직업을 가진 인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미 그 자체로 흑인을 인간이 아닌 수치화 된 재산으로 보는 당시의 시각을 비판하는 의도가 담겨있었나 봅니다.
화씨 451미국 국립 도서 재단으로부터 미국 문학 공헌 훈장을 받은 환상 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대표작. <화성 연대기>와 함께 브래드버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화씨 451>은 과학 기술 발달 이면의 퇴색해 가는 정신문화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디스토피아적 미래 소설이다.
안녕하세요. 그믐에서 처음으로 모임에 참여하게된 아카라고 합니다. SF를 무척 좋아하는 저에게 이러한 모임은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SF읽기 및 공유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는 역시 가장 좋았던 작품은 배명훈 작가의 <미래과거시제> 였습니다. 배명훈 작가는 국내 SF계의 대표 작가이죠. '화성의 아이'에서도 설명되고 있지만, 배명훈 작가는 2020년 부터 외교부 연구 의뢰로 <화성의 행성정치 : 인류 정착 시기 화성 거버스 시스템의 형성에 관한 장기 우주 전략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는 SF작가가 정부 사업에 관여를 한 사례가 여럿 있었지만, 국내에서도 SF작가가 정부 우주 사업에 참여한 사례는 배명훈 작가가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래과거시제>는 단편 소설집입니다. 여러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표제작 '미래과거시제'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에서 사용하고 있는 설정은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단일한 직선 형태로 흐르지 않는다'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SF소설의 여러 작품에서 보이고 있는 SF의 메가텍스트적 요소입니다. (테트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이러한 설정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배명훈 작가의 놀라운 점은 이러한 내용을 국어학적으로 풀어 냈다는 데에 있습니다. 언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를 SF 요소와 함께 풀어내는 배명훈 작가의 통찰은 SF가 단지 재미 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충분히 지적인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혹시나 오해하실 수도 있기 때문에...단지 재미라고 한 것은 SF가 펄프픽션에서 발전했다는 데에서 오는 저의 편협한 시각때문입니다. 저는 SF를 매우 사랑합니다!) <미래과거시제>의 수록작인 '수요곡선의 수호자'도 경제 이론과 SF를 결합한 창의적인 작품으로 아주 흥미로운 접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로봇이 등장하고, 수중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도..어쩌면 매우 뻔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그 배경에 존재하고 있는 철학적 즐거움이 뻔함을 지적으로 변화시켜주고 있습니다. <미래과거시제>의 가장 충격적인 수록작 '임시 조정사'는 SF를 판소리로 만든 작품입니다. 판소리의 운율과 한국적 가사를 접목시킨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그 내용보다 형식적 측면을 강조해서 보는 작품으로 한국의 SF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SF를 굳이 판소리로 만들어야 하느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있을 수 있으나, 작가가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 내는 SF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품으로 아주 의미있는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는 배명훈 작가의 작품을 '지적인 SF'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뻔하지 않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과학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의 지식을 결합한 SF로 한국 SF 소설에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읽어보시지 않은 분들께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가/작품입니다.
미래과거시제2005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배명훈 작가의 소설집. <예술과 중력가속도>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세 번째 단독 소설집으로, 최근 3년간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며 집중적으로 집필한 아홉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배명훈 SF’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정소연 소설가), “자신이 무엇을 쓰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SF평론가 심완선), 2020년대 한국 SF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작가 배명훈이 국내 최초로 화성 이주를 주제로 삼은 연작소설집 《화성과 나》(래빗홀, 2023)를 선보인다.
@아카아카 안녕하세요 아카아카님! 좋은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직은 2000년대 이전의 고전SF들에 집중하고 있는데 국내SF들도 읽어봐야겠네요. 특히 한국적 소재인 판소리를 SF에 녹여냈다는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시간에 대한 SF는 아직 많이 읽어보지 않았지만 얼마 전에 로버트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을 읽었어요. 발명가이자 엔지니어인 주인공이 미래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냉동수면에 들어갔다가 오히려 계획이 꼬이고 엉망이 되면서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내용이에요. 미래의 자신이 내린 결정이 지금의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전형적인 시간여행물이지만 '그 장소에, 그 순간에' 결정하고 선택하는 건 결국 인간 개인의 선택과 자유의지라는 점을 다룹니다. 말씀해주신 시간의 흐름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정해진 운명이라는 일직선과 자유의지라는 갈림길에서 두 개념이 항상 상충하는 것이 아닌, 공존하는 개념으로 주인공의 입을 빌려 묘사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은화 저는 국내 SF에 관심이 특히 많아요. 번역서는 물론 번역이 잘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번역상에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험하다보니, 아쉬움을 느낀 적이 꽤 많았어서요. 로버트 하인라인도 꼭 챙겨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특히나 해외 SF들을 다시 챙겨서 읽고 있는데요. 역시나 좋군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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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아카님의 대화: @은화 저는 국내 SF에 관심이 특히 많아요. 번역서는 물론 번역이 잘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번역상에서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험하다보니, 아쉬움을 느낀 적이 꽤 많았어서요. 로버트 하인라인도 꼭 챙겨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특히나 해외 SF들을 다시 챙겨서 읽고 있는데요. 역시나 좋군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확실히 해외소설은 읽다보면 번역에 따라 내용전달이 전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게 아쉽죠 ㅎㅎ 한번은 여자와 남자가 대화하는 부분의 문장에서 '그'와 '그녀'를 서술하는데 대화의 순서나 맥락과 반대로 쓰여 있어서 이해가 안가 몇번이고 그 부분을 다시 읽은 적도 있어요. 아카아카님은 이전에 하인라인의 다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SF 좋아한다고 말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아주 오래전에요... 아시모프나 아서 클라크를 좋아했어요.. 연식이 나오나요? 장르 소설을 폄훼하던 시절이였죠. 요즘 우리나라 SF가 읽고 싶어졌어요. 다만, 삶에 치이는 시절을 지나다보니 SF를 읽는 능력이 떨어져버렸지 뭡니까.. 아니 모든 책들을 소화하는 능력이 없어졌더라구요. 그래서 천천히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믐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여러분과 같이 하게 되어서 감사하구요. 현재는 두 권의 책을 읽고 있어요. 맡겨진 소녀는 단편이라서 다 읽긴했습니다.
맡겨진 소녀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애정 없는 부모로부터 낯선 친척 집에 맡겨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말없는 소녀」 또한 세계 관객들의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올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림을 삼킨 개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루브르 박물관이나 우피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한구석에 그려진 개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 화가들은 그림 속에 굳이 개를 그려 넣은 것일까? 이 책은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그림 속의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첫 미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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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을맛님의 대화: 저는 SF 좋아한다고 말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아주 오래전에요... 아시모프나 아서 클라크를 좋아했어요.. 연식이 나오나요? 장르 소설을 폄훼하던 시절이였죠. 요즘 우리나라 SF가 읽고 싶어졌어요. 다만, 삶에 치이는 시절을 지나다보니 SF를 읽는 능력이 떨어져버렸지 뭡니까.. 아니 모든 책들을 소화하는 능력이 없어졌더라구요. 그래서 천천히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믐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여러분과 같이 하게 되어서 감사하구요. 현재는 두 권의 책을 읽고 있어요. 맡겨진 소녀는 단편이라서 다 읽긴했습니다.
@책읽을맛 안녕하세요 책읽을맛님! 생각해보니 전 아서 클라크와 로버트 하인라인의 소설은 몇 권 읽었지만 아직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은 한 권도 안 읽어봤네요. 다음에 다른 SF도서로 모임을 하게 되면 아시모프의 소설에서 뵙게 되면 좋겠네요. 책은 혼자 읽으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하고 몰입하는 시간을 갖는 경험도 좋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까.'가 궁금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몇 번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의 리뷰를 찾아보거나 온라인 사이트 서평을 보다가 다른 사람과 같은 소재로 이야기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어 함께읽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책읽을맛님도 저도, 다른 분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믐 모임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그뭄 뉴비 김사과입니다. 지금 읽고있는 책은 한강 작가님 <작별하지 않는다>를 그뭄에서 같이 읽고있고요. 괴테의 <파우스트>를 지인과 오프라인 만남으로 읽고있어요. 장장 4개월의 여정이 끝나가고있답니다. 오늘은 sf 동화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가상현실 게임을 배경으로 어디까지가 나의 진짜 경험일까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주변 어른들의 시선과 기대에 자신을 맞추느라 힘들어하는 어린이의 성장을 그려낸 책이에요. 요즘엔 동화에도 sf가 많아서 가볍게 즐기기 좋아요. 좋아하는 sf는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랑 테드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요. sf를 좋아하는데 주변에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이번 모임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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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책읽을맛 @김사과 SF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만나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SNS에서 SF 좋아한다고 올려 놓으면 보통은 SF 많이 안보시는 것 같더라구요. SF 좋아하시는 분들은 혼자서만 꽁꽁 보시나봐요^^ SF 3대장 작품은 저도 많이는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아서 클라크 작품은 많이 좋아합니다. <라마와의 랑데부> 너무나 좋았어요. 아주 감탄을 하면서 읽었네요. 그래서 이번 모임이 더욱 기대되구요. 이 모임이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앞으로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하인리히 등 SF 읽기 모임이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라마와의 랑데부영국을 대표하는 SF작가이자 미래학자, 과학해설가로 잘 알려진 아서 C. 클라크의 대표작. 1972년에 발표되어 휴고상, 네뷸러상, 캠벨상, 로커스상을 비롯해, 주피터상, 영국과학소설협회상, 일본 성운상 등 SF 분야에 당시 존재하던 문학상을 모조리 수상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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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그믐 모임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그뭄 뉴비 김사과입니다. 지금 읽고있는 책은 한강 작가님 <작별하지 않는다>를 그뭄에서 같이 읽고있고요. 괴테의 <파우스트>를 지인과 오프라인 만남으로 읽고있어요. 장장 4개월의 여정이 끝나가고있답니다. 오늘은 sf 동화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가상현실 게임을 배경으로 어디까지가 나의 진짜 경험일까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주변 어른들의 시선과 기대에 자신을 맞추느라 힘들어하는 어린이의 성장을 그려낸 책이에요. 요즘엔 동화에도 sf가 많아서 가볍게 즐기기 좋아요. 좋아하는 sf는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랑 테드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요. sf를 좋아하는데 주변에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이번 모임이 기대되네요.
@김사과 안녕하세요 김사과님! 만나서 반가워요. 한 책을 4개월 동안 함께 읽고 모임을 갖는다는게 정말 멋진 경험으로 들립니다. 전 길게 읽어본 책이 한 달을 넘긴 적이 없네요 돌이켜보면. 사실 여기저기 다른 독서커뮤니티를 기웃거리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SF독서모임은 없나 찾아봤는데 많지가 않더라고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그믐 초보이지만 함께읽기를 모집해봤는데 앞으로 꾸준히 SF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로 발전하면 좋겠네요 ㅎㅎ
아카아카님의 대화: @은화 @책읽을맛 @김사과 SF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만나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SNS에서 SF 좋아한다고 올려 놓으면 보통은 SF 많이 안보시는 것 같더라구요. SF 좋아하시는 분들은 혼자서만 꽁꽁 보시나봐요^^ SF 3대장 작품은 저도 많이는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아서 클라크 작품은 많이 좋아합니다. <라마와의 랑데부> 너무나 좋았어요. 아주 감탄을 하면서 읽었네요. 그래서 이번 모임이 더욱 기대되구요. 이 모임이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앞으로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하인리히 등 SF 읽기 모임이 지속되면 좋겠습니다.
아! 라마와의 랑데부를 읽으면서 전 개인적으로 뭔가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야기의 전개나 과학과 기술에 대한 설명이 전혀 복잡하게 묘사되지 않기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운 느낌은 전혀 없었지만... 뭔가 읽으면서 계속 아득한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원통형 구조의 라마 내부에서 하늘과 땅이 구분이 안가고 어디가 위이고 어디가 아래인지 등장인물들도 감을 못잡는 묘사 때문인지 읽으면서 내내 라마의 내부 전경이 잘 머릿속에 안그려지더라고요.(이 또한 작가의 의도일지 모르겠지만요) 뭔가 극적인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주면서도 서서히, 꾸준히 탐험하고 조사하며 점점 라마에 적응하고 익숙해져가는 탐험대의 심리와는 별개로 여전히 라마가 무엇이고, 왜 만들어졌으며,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것도 인간은 알 수 없는 상황을 답답하게 느끼기 보다는 경외심이 들게 만드는 작가의 서술과 묘사가 좋았습니다. 특히나 라마를 둘러싸고 태양계의 인류 행성연합들이 제각기 다른 입장을 취했지만 라마는 인간의 인식과 사고 범위 내에서 도출된 예상을 모두 뛰어넘는 결말은 '유년기의 끝'이 다시 생각나게도 하고요.
@모임 안녕하세요! 어느덧 수요일 저녁이 되었네요. 한 주의 절반이 지나가려 합니다. 다들 책 준비는 잘 하고 계신가요? 저는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동네 도서관에 들러서 빌려왔어요. 도서관에 딱 한 권 밖에 없기 때문에 그저께부터 계속 누가 대출해가지는 않았는지 간간이 인터넷으로 확인하며 은근히 걱정했네요 ㅎㅎ 모임 시작은 공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내일, 11/14일에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책 대출기간이 기본 2주이고 연장을 해도 1주만 연장이 가능해서 21일 동안 읽되 일정에 따라 같이 맞춰 얘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해요.
안녕하세요. 혹시나 읽을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어제인 13일부터 전자책을 빌려 읽기를 시작한 영원입니다. 현재 1부를 모두 읽었고 그 안에서 좋았던 문장이나 읽다가 뭔가를 깨달은 곳들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가정용 로봇은 '모리스 정비소'의 '엄마의 도우미' 라는 구식 모델뿐이었다. 그 로봇은 걸핏하면 밸브가 가열되어서 고장 났고, 프로그램하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만큼이나 오래 걸렸다. 팻과 나는 설거지물과 세제에 익숙해졌다.> 자동화, 첨단 기술, AI가 필요하고 발전하는 까닭은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전히 상용화되고 있진 않지만 곧 해리포터 속에 나오는 마법처럼 모든 것들이 내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이젠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으니 제가 안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그것을 쉽사리 구매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구매해도 기계는 언젠가 낡을 텐데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국 기술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잘 사는 이들이 더욱더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는 꼴인 건 아닐까 하는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결국 극명한 빈부격차로 나아가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네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나 마찬가지지만, 그게 반드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는 이처럼 인간의 양가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랑과 미움이, 그리움과 증오가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은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런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늘 마음이 찌르르합니다. <의식이 물리적인가요? 제가 모른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텔레파시가 빛보다 빠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재밌어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화자가 미성년자 쌍둥이다 보니 철없는 행동에 약간의 짜증이 나던 참이었거든요(농담입니다.) <텔레파시는 역제곱 법칙도 무시합니다. 5얼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낸 텔레파시 신호의 강도는 바로 옆방에 있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보내는 신호의 강도만큼 강력합니다.> 장난으로 친한 친구들이나 혹은 친형제들과 마음이 맞을 때 '텔레파시가 통했다!'며 말하곤 했는데 저에겐 그저 우연의 일치였던 것이 소설 속에서는 강력한 통신기로 작용하는 순간이 흥미롭습니다. <나는 비밀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돈을 빌리는 게 좋다. 비밀은 되갚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비밀을 '되갚아줄 수 없어서'라고 한다면 비밀을 들은 '나'는 뭔가를 빚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다른 분의 해석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 문장을 공유하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칠한 곳이 더 있지만 우선 여기까지만 올려두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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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다 읽어버렸어요. sf를 주로 현재 활동하는 작가 위주로 읽었는데, 이 책은 옛날 책이라고 믿기지않을만큼 세련되고 흡입력있었습니다. 재밌는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도에 맞추어 다시 읽어나가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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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혹시나 읽을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어제인 13일부터 전자책을 빌려 읽기를 시작한 영원입니다. 현재 1부를 모두 읽었고 그 안에서 좋았던 문장이나 읽다가 뭔가를 깨달은 곳들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가정용 로봇은 '모리스 정비소'의 '엄마의 도우미' 라는 구식 모델뿐이었다. 그 로봇은 걸핏하면 밸브가 가열되어서 고장 났고, 프로그램하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만큼이나 오래 걸렸다. 팻과 나는 설거지물과 세제에 익숙해졌다.> 자동화, 첨단 기술, AI가 필요하고 발전하는 까닭은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전히 상용화되고 있진 않지만 곧 해리포터 속에 나오는 마법처럼 모든 것들이 내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이젠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으니 제가 안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그것을 쉽사리 구매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구매해도 기계는 언젠가 낡을 텐데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국 기술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잘 사는 이들이 더욱더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는 꼴인 건 아닐까 하는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결국 극명한 빈부격차로 나아가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네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나 마찬가지지만, 그게 반드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는 이처럼 인간의 양가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랑과 미움이, 그리움과 증오가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은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런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늘 마음이 찌르르합니다. <의식이 물리적인가요? 제가 모른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텔레파시가 빛보다 빠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재밌어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화자가 미성년자 쌍둥이다 보니 철없는 행동에 약간의 짜증이 나던 참이었거든요(농담입니다.) <텔레파시는 역제곱 법칙도 무시합니다. 5얼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낸 텔레파시 신호의 강도는 바로 옆방에 있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보내는 신호의 강도만큼 강력합니다.> 장난으로 친한 친구들이나 혹은 친형제들과 마음이 맞을 때 '텔레파시가 통했다!'며 말하곤 했는데 저에겐 그저 우연의 일치였던 것이 소설 속에서는 강력한 통신기로 작용하는 순간이 흥미롭습니다. <나는 비밀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돈을 빌리는 게 좋다. 비밀은 되갚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비밀을 '되갚아줄 수 없어서'라고 한다면 비밀을 들은 '나'는 뭔가를 빚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다른 분의 해석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 문장을 공유하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칠한 곳이 더 있지만 우선 여기까지만 올려두겠습니다. ^^
<나는 비밀을 좋아하지않는다…> 저도 비밀을 좋아하지않아서 이 문단 공감갔습니다. 비밀을 공유하는건 서로의 관계가 그만큼 더 유착된다는걸 의미하는데요. 특히 상대의 비밀을 일방적으로 알게되는건 그 사람의 미래에 일정부분 나의 지분이 생기는 느낌이에요. 그만큼 마음이 무거워지므로 마음의 빚이 생긴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빚은 빨리 갚아버려야하는데 비밀은 안 들은걸로 할 수도 없고 내 비밀도 던져주고 퉁치자 할 수도 없는거니까요. 텔레파시는 막연히 초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를 물리적인 관점으로 풀어나가려는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진짜 현실 물리학자들이 할 만한 생각인 것 같아요.
영원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혹시나 읽을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어제인 13일부터 전자책을 빌려 읽기를 시작한 영원입니다. 현재 1부를 모두 읽었고 그 안에서 좋았던 문장이나 읽다가 뭔가를 깨달은 곳들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 집에 있는 유일한 가정용 로봇은 '모리스 정비소'의 '엄마의 도우미' 라는 구식 모델뿐이었다. 그 로봇은 걸핏하면 밸브가 가열되어서 고장 났고, 프로그램하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만큼이나 오래 걸렸다. 팻과 나는 설거지물과 세제에 익숙해졌다.> 자동화, 첨단 기술, AI가 필요하고 발전하는 까닭은 인간의 편의성을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인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완전히 상용화되고 있진 않지만 곧 해리포터 속에 나오는 마법처럼 모든 것들이 내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도 이젠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으니 제가 안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그것을 쉽사리 구매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구매해도 기계는 언젠가 낡을 텐데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결국 기술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잘 사는 이들이 더욱더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하는 꼴인 건 아닐까 하는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결국 극명한 빈부격차로 나아가는 지름길일지도 모르겠네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나 마찬가지지만, 그게 반드시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는 이처럼 인간의 양가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랑과 미움이, 그리움과 증오가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은지 몇 년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런 문장을 발견하게 되면 늘 마음이 찌르르합니다. <의식이 물리적인가요? 제가 모른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텔레파시가 빛보다 빠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재밌어지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화자가 미성년자 쌍둥이다 보니 철없는 행동에 약간의 짜증이 나던 참이었거든요(농담입니다.) <텔레파시는 역제곱 법칙도 무시합니다. 5얼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보낸 텔레파시 신호의 강도는 바로 옆방에 있는 텔레파시 능력자가 보내는 신호의 강도만큼 강력합니다.> 장난으로 친한 친구들이나 혹은 친형제들과 마음이 맞을 때 '텔레파시가 통했다!'며 말하곤 했는데 저에겐 그저 우연의 일치였던 것이 소설 속에서는 강력한 통신기로 작용하는 순간이 흥미롭습니다. <나는 비밀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돈을 빌리는 게 좋다. 비밀은 되갚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비밀을 '되갚아줄 수 없어서'라고 한다면 비밀을 들은 '나'는 뭔가를 빚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다른 분의 해석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 문장을 공유하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칠한 곳이 더 있지만 우선 여기까지만 올려두겠습니다. ^^
@영원 과거의 고전SF소설을 읽을 때 재밌는 포인트 중 하나가 당시의 작가들이 예측한 미래의 과학과 기술이 지금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인라인 작가 본인이 공학에 관심이 있었고 해군에 입대해서도 통신병과를 경험해서인지 기술에 대한 묘사를 여기저기 많이 집어넣더라고요. 얘기하신 '엄마의 도우미' 구절을 생각해보면 기술의 발전과 기술을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문제는 서로 별개의 영역인 것 같더라고요. 전자는 과학과 기술의 영역이지만 후자는 그 기술이 인간사회에 적용될 때 어느 수준까지 폭넓고 깊게 모든 계층에게 접근 가능하냐의 사회의 영역이니까요. 우리는 기술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발전'을 주로 떠올리지만 결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손쉽고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배려'의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가끔 뉴스에도 나오는 매장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 소식이 비슷한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젊은 사람에게조차도 직관적이지 않고, 불편하고, 정보가 과다하게 많아 오히려 방해만 되는 일부 키오스크 화면은 사용자 편의를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자동화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런 사회반응이 나타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비밀을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돈을 빌리는 게 좋다. 비밀은 되갚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제 생각에는 해당 문장이 나오는 줄거리의 문맥상 쌍둥이 형제에게는 이 비밀이 '딱히 원하지 않던 비밀'이라 저런 반응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흔히들 비밀하면 가까운 사이끼리, 자신과 죽이 잘 맞는 사람과 주고받는 비밀에는 흥미진진하고 재미난 거리도 있겠지만 주인공들 입장에서 삼촌은 친한 가족이긴 해도 쌍둥이 본인들만큼의 관계는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비밀이라고 말해준 정보가 그닥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짐을 지우고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보니 찜찜함을 느껴서 나오는 반응 같아요.
김사과님의 대화: 어제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다 읽어버렸어요. sf를 주로 현재 활동하는 작가 위주로 읽었는데, 이 책은 옛날 책이라고 믿기지않을만큼 세련되고 흡입력있었습니다. 재밌는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도에 맞추어 다시 읽어나가려고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하인라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확실히 이야기를 흥미 있으면서도 큰 어려움 없이 읽게 만드는 전달력이 뛰어난 작가 같습니다.
그 사람들도 확신은 할 수 없어. 하지만 이것들은 인류가 실제로 낯선 곳들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에 기초한 낙관적 추정이야. 이런 거야, 팻. 네가 반복해서 올바르게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낯선 곳을 탐사할 때는 네가 처음으로 잘못 내린 판단이 너의 마지막 판단이 되는 거야. 죽는 거지. (중략) 너는 이기고 또 반복해서 이길 수 있지만,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 죽을 게 확실해.
별을 위한 시간 p.78,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최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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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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