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 인생책>골목책방서성이다와 [축복받은 집] 함께 읽기

D-29
저 역시 두 사람이 겪는 문제가 결코 일시적인 문제일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제목으로 읽혔습니다. 다 읽고 보니, 두 사람이 단전 중에 실시했던 진실게임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씩 털어놓는 진심들이 관계의 종말을 예비하는 하나의 계단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진실하고 솔직하기만 하면 막연히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쓸데없이 꿍꿍이를 가지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떤 진실은 너무 아프고 잔인해서 감당할 수도 견딜 수 없으니까요. 날카로운 주삿바늘 끝을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해서 주사가 덜 아파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긴 글을 썼는데 사라져 버려서 당황스러워요.. 익숙치 않은 플렛폼이라^^ 다시 힘을 내서 써보겠습니다.
오늘부터 22일까지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때 >읽으시고 이야기 나누어요. 굳이 제가 안내드린 날짜에 맞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편하게 읽으시고 <일시적인 문제> 단편이야기도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제목 관련, 지역의 일시적인 문제는 둘 사이의 일시적일 수 없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론의 마지막 문장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이 알게 된 사실 때문에 함께 울었다.‘는 이별로 이어질 것 같은 앞의 내용들과는 다르게 화해로 진행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하더군요. 고운 한 주 보내세요! 🤡
<피르다자 씨가...> p74-75 편지의 끝에 그는 우리 가족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했 다. 그러면서 이제 '고맙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말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고 덧붙였다. 고마움을 알게 한 ‘진정한 환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피르다자씨를 대하는 가족의 태도에서 '진정한 환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글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어요.
'피르자다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의 결말이 참 좋았어요. 한 시절과 잘 '분리'하는 경험을 성숙한다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피르자다 씨가 '나'를 보면서 고국에 고립된 딸들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나'가 알아차리고 성숙하는 과정이 정말 수려하게 표현되었습니다. 할로윈 파티 때 '나'가 친구에게 피르자다씨는 딸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나서, 자신의 말을 후회하고 '그리워한다'고 정정하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자 소설가인 쓰시마 유코도 비슷한 얘기를 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움(miss)은 상대를 부재(missing)와 닿아 있다고 했죠.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며, 당신의 부재가 내 감정을 이루었다는 수려한 고백이라고요. 마지막에 '나'가 더 이상 사탕을 먹지 않는 장면도 비슷한 맥락이겠네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을 말씀주셔서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할로윈에서 친구와 잃어버림과 그리움에(miss)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좋았어요. 이 대목은 원문으로 읽었으면 더 좋았을것 같은 대목으로 꼽았더랬습니다. 쓰시마 유코가 한 말도 넘 좋으네요. 메모했다가 써먹고 싶을정도에요. ㅎㅎ
저는 이전 동아일보사 출판 버전으로 책을 가지고 있어서 목차가 다르네요. 이상하다 <일시적인 일>이라는 단편은 왜 없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보니 이전책엔 <잠시동안의 일>이라고 되어 있어요. 마음산책으로 넘어가면서 새로 번역된것 같아요.
당황스러우셨겠네요^^~ 피르다자씨가 ~단편 다음은 질병통역사입니다. 순서가 다르실텐데 안내가 늦어서 죄송해요.
<피르다자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단편을 읽으면서 타인의 고통에 대한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전쟁중에 가족의 안전을 알지 못하는 피르다자씨의 고통을 소녀의 가족들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아파합니다. 이념이나 종교가 복잡하게 얽힌 전쟁 속에서 옳고 그름의 영역을 넘어 그가 처한 상황을 연민의 마음으로 껴안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작은 몸짓들에서 아름다운 환대의 모습을 봅니다. '이를 닦아버리면 내 기도도 씻겨나갈 것만 같았다. 나는 부모님이 의아해하지 않도록 칫솔에 물을 묻히고 치약 모양을 바꿔놓았다. 그런 다음 혀에 당분이 남아 있는 상태로 잠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피르자다자씨를 어떤 식으로든 위로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의 가족을 위해 사탕을 하나먹고 그들의 안전을 기도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소녀의 이렇게 간절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피르자다씨의 모습을 묘사한 문장 또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에 뭉클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기간동안 세 사람이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단일한 음식, 단일한 몸짓, 단일한 침묵, 단일한 공포를 공유했다는 것을 나는 기억한다'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이렇게 아름다운 태도가 감동적으로 다가운 글이었어요. 사회적 참사나 개인적 고통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점을 주는 글이었어요. 각자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은 문장들을 나누어봅시다♡♡
책 읽고 계시지요^^~ 26일까지 <질병통역사> 단편 이야기 나누어요. 생각남기지 못하고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도 언제든 편하게 생각남겨주세요. 제가 날짜를 말씀드리는 것은 잘 읽고 계신줄은 알지만 시간이 슝 지나버리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환기차원에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불금입니다. 가을 아름다운 날들 보내시면서 눈길이 머무는 문장들 남겨주세요.
좋은 책이죠
제가 며칠 몸이 안좋아서 글을 못남겼어요. 시간이 밀려버렸지만. 간단하게라도 이야기나누고 싶어요. 다음 글은 <진짜경비원>이네요. 이 단편은 30일까지 이야기 나누시게요. 물론 이 전 이야기도 같이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질병통역사 > 제목을 보면서, 질병에 대한 통역이 가능한가? 언어가 인간의 고통을 표현할 수 있는가? 타인의 고통을 오전히 이해(통역) 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들을 해보았어요. 다스 부인은 8년동안 남편 친구의 아이을 낳은 일(비밀)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질병통역사 카파시씨에게 자신의 고통을 가볍게 해줄 치료법을 묻습니다. 이에 대해 카파시씨는 '다스 부인, 당신이 느끼는 건 정말 고통입니까? 아니면 죄책감입니까?' 라고 묻습니다. 카파시씨는 이 질문이 문제에 핵심에 이르는 중요한 질문이라고 여겼고, 이 질문으로 인해 다스부인은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고 나옵니다. 이 질문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일시적인 문제>의 결말에 대해서...저는 반대로 희망적인 결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일시적인 단전이 진실게임 통해서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었고, 그것이 아내의 결별선언으로 이어졌지만, 쇼바를 위해 간직해온 슈쿠마르의 비밀이 다시한번 소통의 시작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원을 끈게 쇼바니까 쇼바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요.
9편의 단편을 시간에 맞추어 읽고 이야기 나누는 일이 쉽진 않네요^^ 다들 바쁘신 와중에 책 읽고 계신거지요. 간단히라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주시면 좋겠어요. <질병통역사> 에서 제가 드린 질문에 대해 아무도 의견을 주시지 않아서^^ 기다리다가 제 생각 먼저 올립니다. '다스 부인, 당신이 느끼는 건 정말 고통입니까? 아니면 죄책감입니까?' 라는 카다피씨의 질문에 다스부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다스부인은 권태로운 결혼생활과 비밀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고통스러운 마음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비도덕적인 행동으로 가족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도 함께 느낍니다. 이런 질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결혼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단순히 고통과 죄책감이라는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의 감정'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싶어요. 다스부인은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해줄 치료법을 찾았는데요. 어쩌면 문제의 해결책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과 과실을 따지는 일이 아닌, 그런 문제까지 껴안고 삶을 살아가는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사랑의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다스부인은 그 모든 무거운 마음들을 끌어안은 채 사랑의 마음을 키워 남은 결혼생활을 지금보다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이어갈것 같아요. 카다피씨의 주소는 필요하지 않게된 거죠^^~(주소를 적은 종이가 바람에 날아가는 설정).
앞선 두 단편에서는 섬세한 시선으로 위로의 순간을 그려냈다면, '질병통역사'에서는 작가의 짓궂은 시선이 드러나서 재밌었어요. 다스 부인이 건네는 따듯한 말 한마디에 그녀와 불륜을 꿈꾸는 카다피 씨를 마냥 못난 남자의 전형처럼 그리지 않은 점도 좋구요. (그렇게 가면 흑화한 홍상수 플롯이 될 뻔했겠죠🥲) 문학적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균열을 포착하고 소설적으로 형상화하는 작가에게 감탄하게 됩니다. 카타피 씨는 말 그대로 환자를 대신해서 질병을 통역해주는 일을 하고, 그런 자신의 일에 '질병통역사'라는 멋진 의미를 부여해준 '다스 부인'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와 불륜하는 백일몽에 빠지기까지 하죠. 하지만 다스 부인은 그저 카다피 씨에게 작은 관심과 호의를 베푼 것일 뿐이죠. 결과적으로, 다스 부인의 호의가 카타피 씨에게는 호감으로 오역되는 상황처럼 읽혔어요. 사실 번역이라는 행위도 비슷하지 않나 해요. 단순히 표면적인 언어를 일대일로 대치하는 행위가 아니라, 한 언어의 복잡다단한 늬앙스를 풀어줘야 하는 일이니까요. 소설 자체도 어떤 통역행위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russist 소설자체도 통역행위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글로 옮기는 행위도 작가의 통역행위, 같은 글을 읽고도 각자 다르게 해석해서 읽는 독자들의 읽기해위도 통역행위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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