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 인생책>골목책방서성이다와 [축복받은 집] 함께 읽기

D-29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으로 얘기 나누신다고 해서 덥썩 들어와 댓글 남깁니다. 반갑습니다.
같은 작가를 좋아한다니! 반갑습니다. 풍성한 이야기 나누시게요
서가 꽂혀 있는 책을 오래간만에 꺼냈습니다:)
저도 서가에 묵힌 책 다시 꺼내게 되어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첫번째 글 <일시적인 문제> 읽고 계시나요? 19일 토요일까지 이 꼭지로 이야기 나눌게요. 읽으시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질문 있으시면 이곳에 남겨주세요. 내일부터 내용에 대한 이야기 나누면 좋게습니다. 일단 저는 제목의 의미와 결말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언젠가 중고서점에서 사놓은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를 최근에 읽고 있었는데, 모임 참여를 통해 ‘축.집’도 읽게 되네요. 어색하지만 책으로 만나게 되어서 기쁘고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인사말씀 고맙구요.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 편하게 주고 받아요♡♡
제목에 대한 제 생각을 이야기 해볼게요. 쇼바와 슈쿠마는 아이를 잃은 사건으로 상실과 고통 속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과 소통없이 생활 하던 중에 단전을 빌미로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못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쇼바는 독립을 선언하고 충격을 받은 슈쿠마는 쇼바가 마지막까지 인생의 비밀로 간직하고자 했던 아이의 성별을 밝히며 쇼바에게 상처를 줍니다. 소설의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안내문은 그게 일시적인 문제라고 했다' <일시적인 문제>는 단전을 뜻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의 소통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불통과 상실의 상처, 고통은 일시적인 문제일 것이다. 라고 첫문장은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관계의 개선을 위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이야기이니까요. 숨김없이 모든 것을 나누어야 친밀한 사이가 되고, 관계가 깊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삼키는 것이 소통의 방식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안겨주고. 쇼바는 전등을 꺼버리고 방은 다시 깜깜해집니다. 단전은 일시적인 문제였지만 불통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게 된 것입니다. 결국 두 사람은 깜깜한 방에서 그들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에 울게 됩니다. 쇼바의 독립과 서로의 단절감. 제목은 소통의 부재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고, 부부라는 관계,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풀어야하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목과 관련해서 두 사람의 결말을 약간은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의 마지막 장면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도 두 사람이 다시 함께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이와 사별한 이후부터는 부부간의 사랑이 아닌 연민과 책임감, 죄책감이 버무려진 어떤 감정 상태로 살아가게 될 텐데 두 사람이 그것을 감당하리라 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그때 그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것이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깜짝 선물이기를 원했던 단 하나였으니까"라는 서술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죠. 물론, 아이를 사별한 이후에도 그 나름으로 사랑을 가꿔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과거형으로 쓰여진 저 문장을 보면 둘은 자신들이 헤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는 듯해요.
반갑습니다~~ 부부는 함께하지만 함께하기 가장 어려운 관계입니다. 모든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예의를 지켜야 하는 관계이기도 하구요 사회생활의 가장 마지막 관계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그들이 소통을 시작하는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배려이든 원망이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내놓은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들은 어찌되었을까요 결말은 알 수 없지만 담담하게 대화로 이야기를 꺼내놓은 자체로는 큰 진전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 역시 두 사람이 겪는 문제가 결코 일시적인 문제일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제목으로 읽혔습니다. 다 읽고 보니, 두 사람이 단전 중에 실시했던 진실게임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씩 털어놓는 진심들이 관계의 종말을 예비하는 하나의 계단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진실하고 솔직하기만 하면 막연히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쓸데없이 꿍꿍이를 가지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떤 진실은 너무 아프고 잔인해서 감당할 수도 견딜 수 없으니까요. 날카로운 주삿바늘 끝을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해서 주사가 덜 아파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요.
긴 글을 썼는데 사라져 버려서 당황스러워요.. 익숙치 않은 플렛폼이라^^ 다시 힘을 내서 써보겠습니다.
오늘부터 22일까지 <피르자다 씨가 식사하러 왔을때 >읽으시고 이야기 나누어요. 굳이 제가 안내드린 날짜에 맞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편하게 읽으시고 <일시적인 문제> 단편이야기도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습니다.
제목 관련, 지역의 일시적인 문제는 둘 사이의 일시적일 수 없었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론의 마지막 문장 ’두 사람은 이제 자신들이 알게 된 사실 때문에 함께 울었다.‘는 이별로 이어질 것 같은 앞의 내용들과는 다르게 화해로 진행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하더군요. 고운 한 주 보내세요! 🤡
<피르다자 씨가...> p74-75 편지의 끝에 그는 우리 가족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했 다. 그러면서 이제 '고맙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말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고 덧붙였다. 고마움을 알게 한 ‘진정한 환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피르다자씨를 대하는 가족의 태도에서 '진정한 환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글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어요.
'피르자다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의 결말이 참 좋았어요. 한 시절과 잘 '분리'하는 경험을 성숙한다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피르자다 씨가 '나'를 보면서 고국에 고립된 딸들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나'가 알아차리고 성숙하는 과정이 정말 수려하게 표현되었습니다. 할로윈 파티 때 '나'가 친구에게 피르자다씨는 딸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나서, 자신의 말을 후회하고 '그리워한다'고 정정하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딸이자 소설가인 쓰시마 유코도 비슷한 얘기를 한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움(miss)은 상대를 부재(missing)와 닿아 있다고 했죠.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며, 당신의 부재가 내 감정을 이루었다는 수려한 고백이라고요. 마지막에 '나'가 더 이상 사탕을 먹지 않는 장면도 비슷한 맥락이겠네요.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을 말씀주셔서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할로윈에서 친구와 잃어버림과 그리움에(miss)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좋았어요. 이 대목은 원문으로 읽었으면 더 좋았을것 같은 대목으로 꼽았더랬습니다. 쓰시마 유코가 한 말도 넘 좋으네요. 메모했다가 써먹고 싶을정도에요. ㅎㅎ
저는 이전 동아일보사 출판 버전으로 책을 가지고 있어서 목차가 다르네요. 이상하다 <일시적인 일>이라는 단편은 왜 없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보니 이전책엔 <잠시동안의 일>이라고 되어 있어요. 마음산책으로 넘어가면서 새로 번역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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