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책증정] 최이아의 블랙 코미디 SF『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를 편집한 쿼카입니다 :)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그믐 독서모임 1주차가 밝았습니다! 1주차 (11/13~11/20): <갈아드려요>, <인구감소정책 추진에 대해>,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함께 읽기 작가님이 소개하는 세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올려드리며~ 여러분의 더욱 풍부한 독서 생활을 응원합니다! 작품에 대한 질문과 감상 의견 모두 환영해요! 그럼 저는 1주차 질문과 함께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질문 1 <갈아드려요> ● "혈액 구해요." ['되찾는 젊음.' '망설이지 마세요.' '언제나 20대.' 줄은 매장 밖으로 이어졌다. (...) 이들은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상기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사회에서 젊음과 외모에 대한 집착이 '진짜 심각하다'고 느끼실 때가 있으신가요? 언제부턴가 '성형 강국'이 된 대한민국. 이미 젊음과 아름다움은 상품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어쩌면, 상품이 된 시술들 때문에 외모 강박을 강요받는 건 아닐까요?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와 개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첫 작품 읽으면서 강남으로 몰려드는 성형을 원하는 사람들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이 압구정/신사라서 더 그렇고요(사방팔방 성형외과 포스터). 예전에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 분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을 하셨어요. 본인이 예뻐야 손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하신다고요. 책 속에서 말간?피부란 표현을 쓰셨는데 바비 인형 같았던 그 코디네이터 분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외모에 관심이 없어졌지만, 본인이 정말 싫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약간의 시술이나 피부를 아름답게 가꾸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주 작은 수정(?)으로 본인이 대만족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요. 강박적인 건 본인을 망치는 것 같아요. 눈이 안 감기거나 턱이 부정교합이 될 정도로요. 그건 만족은커녕 삶의 질까지 확 떨어지게 만들잖아요. 요즘은 그래도 아이들이 외모 얘기는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분위기라 저도 외모 얘기는 안 하려고 하는데, 교육과 현실은 다르니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미에 대해 맹목적으로 우상시하는 그릇된 사회 관념이 점점 자연스럽게 되어버려 고등학교 졸업 선물로 쌍커플 시술을 시켜준다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TV를 틀면 성형은 한 가지이상은 기본으로 한 사람들이 나와 방송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한 시각적 왜곡은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성형수술 강국(?)인 우리나라에 원정 성형을 오는 외국인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외면도 외면 나름대로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우리사회의 풍조가 널리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기업 채용시 블라인드 면접을 늘리고 실제 업무 성과 중심 체계의 고과가 안착되어야 합니다. 개인은 아름다움의 기준을 내면적인 부분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가꿔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나라는 자신을 고귀하고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고 다듬어 나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우선, 책 잘 받았습니다. 좋은 기회 제공해주신 허블 출판사와 최이아 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유튜브 쇼츠 댓글을 보다가 ‘외모 정병’이라는 단어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예쁨’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못난 부분을 어떻게 해서든 찾아내는 걸 병에 비유하는 말이었는데요, 특히 연예인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미의 기준인 크고 뚜렷한 눈 하얀 피부 등을 넘어서, 어깨의 모양 귀의 크기 점의 위치 등 이런 것까지 미의 기준을 세운다고?싶어서 조금 기괴했습니다. 크고 화려한 깃털을 가진 공작새가 인기가 많듯,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건 본능적이고 그에 딱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어느정도 자존감을 채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하기도 하고요. 다만 언제부터인가, 매체에 노출되는 사람들의 외형적 특징에 공통점을 모아다 미의 기준으로 정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와 부합하는 게 ‘특별하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서 일종의 기호상품으로 ‘미’를 팔게 된 건 위험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사대주의가 올바른 문화를 대하는 태도가 아닌 이유로 자국 문화의 정체성이 약해지고 문화의 다양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고 배웠습니다. 외모집착에 대한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잣대를 들이대서 개개인의 고유성을 훼손하는 게 결코 긍정적인 말로를 불러올 것 같지 않습니다. 성형수술과 외모 비교를 그만두어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용과 시간과 고통을 들여서라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다는 건 그동안 계속 콤플렉스로, 자존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다만, 내가 그걸 콤플렉스라고 여기는 이유가 뭘까 다시 한 번 생각해봤을 때 누군가와 비교했을 때 이건 못난 부분이야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개인이 바꿀 수 있는 작은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똑같이 눈 수술이 하고 싶어 병원에 찾아갔어도, ‘내 눈이 위로 찢어진 편이라 사나워보여서 오해를 많이 받아’와, ‘저 아이돌 눈은 저렇게 생겼는데 내 눈은 그렇지 않아서 속상해’는 다르다는 것이죠. 물론 개인의 생각만 바꾸기에는, 이 사회가 유난히 외모에 집착이 심해서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걸 아름답지 않다고는 못하겠지만, 외모에 대한 지적(그것이 칭찬이든 비판이든)을 줄이고 특히 청소년이 보는 매체에 외모 언급 자체를 줄인다면, 조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덕이 아니고요. 다 수진 님 덕이에요. 돌기를 가꿔야 한다고 일깨워 준 건 수진 님이잖아요.” “눈에 띄는 것을, 눈에 띈다고 이야기했을 뿐인걸요.” -38p,<갈아드려요>- 합리화를 벗어나, 외모에 대한 집착이 덜한 세상이 되길 작게나마 소망해봅니다.
독자들이 되새기면서 읽어주셨으면 하는 대사 부분을 꼽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의 생각이 바뀐다고 해서 그 모든 사회적 시선과 관성, 타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겠죠. 저 대사는 수진과 리엔의 관계가 전복과 순응을 반복하면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엔에게 돌기를 가꾸라고 일깨워(?) 준 건 수진이지만, 수진의 ‘뷰티’를 찾아준 건 리엔입니다. 뷰티 산업에 리엔을 끌어당긴 건 수진이지만, 수진을 항구로 보낸 건 리엔입니다. 이 관계는 세상과 개인, 개인과 개인이 ‘미’와 관련한 사회적 힘을 영원히 주고받는 함축적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상평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설레고 두근두근. 자다가 깬 새벽, 밝은 빛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휴대폰을 열어보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는 요즘입니다.
‘갈아드려요’ 전 제목이 주는 이중적인 의미의 강렬함이 가장 기억에 남아서 약간 무섭기도 했어요. 피를 바꿔 젊어진다는 부분에 계속 생각이 머물러 있었거든요. 그래서 성형에 대한 주제를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성형과 상담에 대한 장면에 내가 너무도 익숙해서 알아차리지 못했나 싶더라구요. 밍밍추님의 글을 보고 많은 부분 공감했습니다. 매체에 나오는 연예인처럼이 아닌 나의 아름다움이 존중되고 비교하지 않는 문화가 강력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혈액을 통해 신체 나이를 줄이거나 인격을 바꾸는 설정은 다른 SF 장르 컨텐츠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여기서 <갈아드려요>에서 주목할 수 있는 부분은, 이야기를 끌고가는 주체이자 화자인 수진이 뷰티 산업의 선봉대에 서 있는 직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인공혈액이라는 상상력이 가미된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인간' 그리고 이 기술을 다양한 방법으로 포장해 보여주는 '사회'에 집중하게 됩니다. 수진은 아름다움을 판매하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외모를 위해 돈을 씁니다. 그리고 외모를 꾸준히 가꾸지 않으면 실직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자신의 외모가 어쩌면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인식은, 그 영향이 어디까지나 간접적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에겐 공포로서 다가갑니다. 그렇게 개인은 커리어의 실패를 외모의 실패로 연결짓습니다. 스스로를 꼬집으며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 불안을 해소하려 합니다. 이 불안감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약한 마음일까요? 아마도 '눈에 띄는 걸 눈에 띈다고' 말하는 가벼운 언급들이 거미줄처럼 우리의 인식과 사회를 휘감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요새 외모가 신경 쓰이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평소에는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제 외모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주름이 늘면 느는 대로, 살이 찌면 찌는 대로 그저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았죠. 근데 첫 책이 나온 뒤로 인터뷰할 일도 생기고, 프로필 사진을 써야 할 일도 생기고 하니 제 팔자 주름이 그렇게 깊어 보일 수가 없는 겁니다. “원래 이렇게 깊고 진했나?” 평소에는 잘 보지도 않던 거울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팔자 주름을 만지고 또 만졌죠. 심지어 피부과 시술을 검색해 보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외형이 상품이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제일 중요한 건 ‘글’ 그 자체지 외모는 아닌 거잖아요. 그런데 첫 책이 나오고 순위, 판매량이라는 자본주의적 수치가 눈에 팍팍 박히니 혹시 내가 경쟁력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본질에서 벗어난 이상한 생각을 저버리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더라고요. 책이 나오기 전에는 얼굴 공개 여부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필명으로만 활동하는 작가님들이 아주 조금은 이해가(물론 이유는 다 다르시겠지만) 갈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저처럼 여건에 따라 외모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굳건한 의지가 없는 한 이 모두를 극복하는 건 개인의 힘으로는 쉽지 않겠죠. 저는 제 안의 이중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는데, 글이 너무 대단해서 외모까지 멋져보이는 지점까지 도달했습니다~ ㅎㅎ 남은 기간동안에도 계속 쓰겠지만, 작가님들을 글이 멋지면 후광효과가 대단한 거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직접 뵈었을 때, 시니컬하면 시니컬한 대로, 말씀을 글만큼 잘 못하셔도 잘 못하시는 대로, 혹은 달변이시까지 하면 더 멋져 보이거든요~ 하지만 '늙어가는' 본인의 외모는 쉽게 극복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저도 더 이상 외모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늙어가는 나이에 접어 들어서 그런지 예전 사진과 비교해 보면 지금 외모가 그렇게 이상할 수가 없어요. 이 책 정말 재미있어서 주변 책친구들에게 적극 홍보하려고요. 근데 제 인맥이 너무나 소소합니다. ㅜ.ㅜ
글이 대단하다니.. 극찬 감사합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막을 수가 없네요. 힘도 나고요. ㅎ 저의 경우는 외모에 대한 영원한 무관심은 불가능할 것 같아요. 대부분 무관심하게 살지만 어느 순간 불현듯 괴이한 얼굴을 한 제 자신이 눈앞에 나타나기도 하거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질문 2 <인류감소정책 추진에 대해> ● "지구 수명 감소는 찰나와 같은 삶을 사는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너무 빨리 변하는 기후는 지구 생명체 모두가 견디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우린 치밀한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인구를 현 수준의 100분의 1로 줄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20696.html 작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으로 시위하던 해외 과학자들이 연행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과학자가 합볍과 불법의 경계에 설 정도로 현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이 일로부터 1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들의 일상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고민해봅시다. 우리 안에도 '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우리 개인보다 더 커다란 기업, 국가 등등이 만들어준 구조에 순응하며 일상을 영위하는 것만으로 지구에게 있어서는 '선량한 학살자'가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우리는 조직 가치에 순응하며 누군가를 자신도 모르게 찔렀을지도 모릅니다. 조직이 부여한 절대적 가치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순응하며 인류 대다수를 즐겁게 죽이는 '나'처럼요. 여러분은 '나'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절대 선'을 위한 희생은 어디까지 정당화되어야 할까요? 애초에 어디서부터가 '절대 선'일까요? <인류감소정책 추진에 대해>에 대한 여러분의 시각을 들려주세요.
주인공 '나'는 지구의 입장에서는 절대선일 수는 있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절대악 아닐까요? ^^;; 주인공 자신도 희생될 거란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조직에 순응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본인도 지구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조직에서 시킨다고 순응해야 한다면 딜레마에 빠져서 괴로워 했을 것 같습니다. 이 주인공은 전혀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또한, 저는 상황과 입장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므로 '절대'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당화는 그야말로 행한 사람이 합리화 하기 위한 방어책일 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정당화해도 된다는 기준은 각자 다르고요. 사실 저도 인간이 지구에겐 정말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해요. 죽어야 한다면 죽을 각오는 돼 있어요. 대신 우리 가족이 다같이 죽어야 합니다. 슬퍼할 사람 없게.... 그래서 이런 작품 좋아합니다. 코로나도 지구 입장에서는 코로나라는 백신을 투여했는데, 암이 막 사라지다가 내성(인간 입장에서 백신 제조)이 또 생긴 거죠. 매우 위험한 발언인 걸 알지만, 이 또한 아무 능력 없고 지구를 걱정하는 한 인간의 상상이라고만 생각해 주세요 ^^;;
인구감소정책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만약 그렇게 추진한다면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가치와 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인류의 이율배반적인 내용이라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단 한 사람의 선택으로 생사의 순간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1. 사회 곳곳에서 외모 평가 기준이 세분화되고 그를 지칭하는 신조어가 등장할 때마다 심각을 넘어 참담함을 느낍니다. 많은 독자들이 작중 세태에 낯설음을 느끼지 못하리라 생각해요. 극단에는 한계가 없어 좁게, 더 좁게, 사람의 존재를 외모로 치환해 쪼개고 또 쪼개는 일에도 끝이 없을 것입니다. 성형시장은 자본과 결탁한지 오래고요. 개인의 노력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는 쪽이 옳을 것입니다. 끝없는 성장을 유일한 길로 상정하는 자본주의와 결이 다르지 않음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무작정 절망으로 끝나지 않기를 희망할 수 있는 이유는, 저항의 가능성을 수차례 보았기 때문입니다. 스키니진, 킬힐… 불편한 여성복의 쇠퇴가 일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본의 추동이 시장과 소비자로 직결되지 않을 가능성이겠지요. 상품이 된 성형시술 또한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사회는 인간의 집합입니다. 개인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으나 개인이 그에 저항하는 일이 결코 쉽다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개인 차원에서는 평가를, 품평을 지양하는 노력을, 사회 흐름을 형성코자 하는 집단과 그에 준하는 차원에서는 그에 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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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3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 "선배는 이해받기를 원하면서도 제 입에서 말이 나오는 걸 바라지 않았어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친밀감이라는 비언어적인 맥락이 적용되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언어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순간, 그 언어는 명료해야 하고, 정제되어 있어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거부하는 순간, 그 사람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최이아 작가는 이런 답답함에 기인해 이 작품을 집필했다고 말했습니다. 솎아낼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나는 말들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합니다. 상처받지 않고 상처 입지 않기 위해, 관계와 언어 생활에 있어 여러분이 실천하고자 하는 가치관이 있나요? ex.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있는 그래도 말하자', '생각을, 언어를 꾸미려 하지 말자', '자신 없으면 말하지 말자'. 이외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점점 제 자신은 ‘말을 아끼자’ 로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의미를 담아도 받아들이는 입장은 또 다르니까요. 그래서 말을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불편하거나 답답한 상황이 와도 ‘그냥 내가 참지 뭐’하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있는데요, 말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언어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같은 맥락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는 깊이 공감을 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상대의 배설에 가까운 말에 상처받듯, 격양된 상태로 하는 나의 말에 가까운 사람이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아 다툼이 있어도 이를 회피하고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로지먼트 프리퀀시로 인해 언어가 사라진 책 속 세상과는 달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말과 언어가 존재하고, 소통의 수단이기에 ‘해야할 말은 하자’고 항상 다짐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1)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는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해보기! 가끔 감정이 격해지면 나도 내가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내가 지금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부분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2)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는 아끼지 말기! 말은 아끼는 게 좋다고 하지만 이 세 말은 아낌없이 해도 좋은 말 같아요. (3) 관계에 솔직하기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좋은 것 같아요. (1)번 원칙을 병행하면 내 감정에 대한 근거를 스스로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내 감정을 설명하는데 더 수월해져서 좋더라고요. 불호를 말한다고 관계가 깨질까 두려워 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런 걸로 깨질 관계라면 빨리 깨지는게 낫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서 더 솔직하게 관계에 임하니까 저도 이전보다 관계를 유지하는데 스트레스도 덜 받아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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