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의 상처를 주고 받는 건 사람을 만나는 이상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로 조심하는 게 느껴졌고 그런데도 말실수를 했을 때 바로 사과를 한다거나 하면 크게 상처 받지 않고 잊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굉장히 다혈질이고, 말을 가감없이 뱉는 성격이라 항상 제가 하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화가 많이 나면 일단 카톡에 막 썼다가 지우거나 해요.
상처받지 않는 건 의외로 쉬워요. 부정적 감정이 들거나 상처주는 말을 한 사람이 떠오르면 얼른 '책' 생각을 합니다. 오늘 읽어야 할 책, 책모임에서 읽어야 할 책을 언제부터 읽을지 계획을 짜거나요. 제가 한번 나쁜 생각을 하면 끝도 없이 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는 걸 알고, '이렇게 살다가는 정신병이 오겠다.'란 생각이 든 어느 날부터 쓸데없이 하는 나쁜 생각은 책으로 덮어 버립니다. ^^
근데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말 하는 건 좋은데, 요즘 들어 말할 때 너무 심하게 방어벽 치는 분들(공격받지 않으려고)을 보면 도리어 불편합니다. 저렇게까지 하면 본인의 의견이란 게 없어지지 않나...하고요. 그래서 이야기도 재미없어지고요. 뭐든 적당히가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허블/책증정] 최이아의 블랙 코미디 SF『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함께 읽어요!
D-29
siouxsie
강츄베베
물론 제 자신도 정확한 의미 전달을 통해 오해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식대로 말할테니 알아듣는 사람의 문제라고 치부한다면 그건 답이 없다고 봅니다. 말하는 사람이 정확한 전달을 하고 듣는 사람도 자신의 사고를 최대한 배제한 상태에서 들으려고 노력할 때 서로의 배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농약민트
'그럴 수 있지.' 정도 생각납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는 / 처음 접하는 반응을 받아들일 때마다 되새깁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허블
1주차 (11/13~11/20): <갈아드려요>, <인구감소정책 추진에 대해>,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함께 읽기
1주차 마지막 날입니다. 일주일 동안 좋은 독서 경험 되었을지요?
감상평과 함께 '문장 수집' 기능으로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함께 기록해보세요!
허블
길은 언제나 있어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p.86,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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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아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직장 상사나 동료, 사랑하는 또는 했던 연인, 함께 지내는 가족에게 들은 말 한 마디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로 속이 울렁거린 적 없으신가요?
살면서 말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단 한 번이라고 상상한 적이 있다면 아진과 선린이 머문 곳이 어디인지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벌써 모임 시작한 지 1주차 마지막 날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borori
‘갈아드립니다’와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를 읽으면 대한민국이 담긴 이야기인 것 같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짜증과 화가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타노스보다 더한 놈이 나타났다! 고 느낀 ‘인구감소추진 정책에 대해’ 편은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건 알지만 인류가 지구에 하는 걸 보면 인류를 위해 모든 걸 희생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편을 잘 읽고 혼자 읽을 때보다 여러 관점에서 읽어보고 작가님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남은 세편도 재밌게 읽도록 하겠습니다~~ ☺️
밍밍추
“ 하지만 내가 대표인 양 우리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건 이곳의 뜻이 옳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인구를 대폭 줄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는 믿음. 인간 을 이 지구에 존속시키기 위해 품은 무한에 가까운 인류애. 이것이 내가 여기에 충성하는 이유이자 가슴속에 박애를 심은 계기다. ”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45p,<인구감소정책 추진에 대해>,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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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추
확증편향의 대표적 사례이자, 경계해야할 이유를 짧은 글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 문구입니다. 흔히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고 하는 것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허블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그믐 독서모임 2주차가 밝았습니다!
2주차 (11/21~11/27): <랩에서 생긴 일>, <푸리앙>, <제니의 역> 함께 읽기
작가님이 소개하는 세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공유드립니다 :)
독서를 진행하며 작가님께 질문하고 싶은 것들을 포함한 의견들 모두 환영합니다 :D
버들00
요즘 드 는 생각이 한국사람들은 스스로를 착취하며 산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과도한 학업, 직장인이 되어서는 최소 주 40시간 근무에 근무 시간 외 자기개발까지. 노동'기본'값이 너무 높고, 사람이 자원인 국가이다보니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에 힘들어야지, 지칠만큼 해야지 열심히 산다고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고통에 익숙해져 있어서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워낙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까 오히려 고통이 없으면 더 낯설게 느끼는 것 같아요.
이야기 속 진형도 이미 본인이 교수에게 착취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반발감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대학원생이라면 이 정도 고통은 다들 견디는 거니까. 그래서 모린과의 계약 조건이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들어져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괴로움을 잊기위해 고통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미 부정적인 감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해요. 부정적인 감정을 잊기위해 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택하는 거죠.
최이아
부정적인 감정을 잊기 위해 부정적인 감정을 택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합니다. 익숙한 고통이 두려움을 잊게 해줄 때도 있으니깐요.
Eins
“ 사업은 잘 풀렸지만 나는 제자리였다. 이익 전부는 랩 확장에만 쓰였다. 모린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교수는 주점에서 뒷돈을 챙겼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여전히 랩에 묶인 채 밤새도록 술만 만들었다. 희망찬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p.186,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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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북슈북
그렇다. 해로운 건 술의 독성이 아니라 바로 사람의 심보다. 사라져야 할 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아니라 대가 없는 쾌락을 바라는, 그걸 위해 주변에 독을 뿌리는 인간의 마음이다.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164,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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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ori
뜨거워지는 식도에서 기포가 팡팡 터지는 걸 느끼고 싶었다.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랩에서 생긴 일 p.192,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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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허블
● 질문 4 <랩에서 생긴 일> ●
"대가 없는 쾌락을 누리려 하다니, 얼마나 한심한 발상인가."
[단독] 직원에 "원두 갈아라" "합창 연습해라"…박물관장 된 '커피교수'의 갑질
https://naver.me/5FmT1KMh
대학 교수의 갑질 문제는 유구합니다.
회사, 학교 등 폐쇄된 조직에서는 그것이 적나라하게 자행되죠.
갑질은 기본적으로 권력의 오남용에서 나옵니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는 당연히 이런 행동들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열세에 있는 자는 자신이 당해야만 이 관계가 평화롭게 유지된다고만 생각하며 무력감에 젖습니다.
이 구도에는 뿌리 깊이 내재되어 있는 계급의식이 있습니다.
집단이 구분하는 계급이 두드러지면 고유한 개인의 인격체는 흐려집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의식이 결여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네 번 째 단편의 주인공은 교수의 갑질에 지친 대학원생입니다.
은밀하게 품었던 반항심을 터뜨린 그는 실험실에서 술을 만들어 용돈을 챙기지만,
결국 스스로의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진해서 요정 '모린'의 갑질을 받습니다.
어쩌면 갑질에 순응하는 심리는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와의 커넥션 그 자체가 자신의 커리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부터 시작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인맥에 중독되는 것이지요.
술-관계-중독.
이 끊기 힘든 굴레를 인지한 일상 속 순간이 있나요?
여러분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나요?
마땅한 순간이 없으셨다면 우리 함께 보면 좋을 주변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해보아요!
siouxsie
술은 아니었지만, 관계에서 갑질을 당해 본 적은 있습니다. 상사라 부당함을 알면서도 어떻게 하지를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설명도 해 보았으나 서로의 가치관이 너무 차이가 나서 제 논리가 그 분께는 방구만도 못한 말들이더라고요.
그런데 놀라운 건, 저도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그 분의 명령을 그대로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땐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제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 깨닫게 되었죠. 왜 폭압을 저지르는 1인자 밑에 있는 2, 3인자들이 더 나서서 사람들을 괴롭히는지를요.
강츄베베
아직까지 원청-하청회사 간의 수직관계에서 비롯된 갑질문화는 여전하지요.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원청에 수주를 받아야 살아가는 중소기업들을 이들의 비위를 맞추고자 다 양한 방법으로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일부 영업비 지출로 품질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는데 원청에서는 이걸 눈 감아주고 받아주면 이건 고스란히 소비자의 클레임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최이아
“ 그럼, 언제까지나 노비로 살자고? 푸리앙 나무로 뒤덮인 섬에서는 과일을 따다 떨어져 죽거나 아니면 굶어 죽는 길뿐이야. 운이 좋으면 두 손이 잘린 채 비렁뱅이로 살겠지. 그게 네가 바라는 인생이야?" ”
『이윽고 언어가 사라졌다』 푸리앙, 214p, 최이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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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허블
[존재 자체가 무서운 순간, 인간에게 정말 언어가 필요할까]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81531
"소외에 대한 고민과 활동가로 일하면서 본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 고통받고 갈등하는 인간의 처절한 모습. 이런 것들이 글에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최이아 작가 인터뷰가 기고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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