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전북클럽]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읽습니다! (11/8~11/26)

D-29
오늘 분을 읽고나니 새로운 가설이 하나 생겼는데, 스티븐은 주변에서 강권하는 (종교적, 정치적, 윤리적으로) 가치있는 삶에서 벋어나서 (예술적인 쾌락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과정이 아닐까? 청소년기에 많은 사람들이 겪게되는 성적인 충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내일 분도 궁금하다.
스티븐이 예술에서 쾌감을 얻는 내용은… 아직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것 같아. 내가 아직 못 찾은 것일수도. 조이스의 글은 숨은 단서들이 많은 것 같아. 너무 아무렇지 않게 휙 넘아간다던지. 찾아보고싶게 만드는군.
아버지(또는 어머니)는 모든 작가들이 가지는 화두가 아닐까. 아버지를 부정하고 결별한다는 것은, 결국엔 안정적이고 순응적이었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만들어간다는 뜻이니까. 가족과 자신의 사이에 밀어닥치는 <탁류>(무서워…)를 막기 위한 방파제가 너무도 부실했다는 걸 그가 문학특기로 받은 상금을 가족에게 다 써버리고나서, 여실히 알게 되는구나. 어쩔 수 없는 그 간극! 그리고 완벽한 사랑과 아름다움(메르세데스르)을 희망했던 스티븐은 현실에 드디어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 사건들이 다 연결되는 것 같아. 아빠와의 여행, 상금 탕진, 여성과의 첫 성관계.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 거기서 오는 죄책감들… 이번에 읽은 부분은 스티븐에게 중요한 사건들이겠지. 그리고 여러모로 나는 스티븐에게 점점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어.ㅠㅠ 오로지 나의 영혼을 돌아보는 피정이라는 기독교의 의식은, 관심이 가. 해본 적 있는 사람?!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불멸의 영혼을 상실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략) 삶의 평화로운 들판에서는 개미 같은 인간들이 형제처럼 사이좋게 땀흘려 일하고 있었고, 죽은 이들은 조용한 무덤 아래 잠들어 있었다. (중략) 아, 그렇다, 지금이라도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206p 스티븐이 회계하고 용서받아서 개미 같은 인간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한표 던진다!
2장은 스티븐이 내 외적으로 스케일을 넓히는 것으로 시작하는것 같아. 일단 무대가 학교 일변도에서 훌쩍 벗어나고 내면적으로도 장미나 우주를 떠올리던 아이에서 '교활한' 리더격의 청소년이 되고. 하지만 여전히 종교에 묶인 머리글자를 쓰고 있는걸 보면 후반부의 자학적 고뇌가 이해가 된다. 연극 씬이 너무 꽂혀서 몇 번을 봤어. 지금껏 읽은 내용까지는 가장 극적으로 모든것이 변화하고 폭발하고 암시되는 장면일거야. 공허한 소음도 듣고 종교와 아버지도 더렵혀진 느낌이고 연기하는것도 부끄러웠는데 그 부정적인 모든것들이 그를 보는 여자 아이의 눈을 떠올리는 것으로 refresh되는게 메르세데스를 만나서 변신하는것 처럼 느껴졌어. 연극이 생명체가 되는것에(예술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일까?) 만족하지 못하고 그이상을 찾아서 비웃는 사람과, 종교와, 가족을 지나쳐 로마인을 배반하고 죽음을 택한 성인의 이름을 딴 조지스트리트로 향하는 장면은 이후 내용뿐 아니라 조이스 자신에 대한 많은 암시가 있을거라고 생각해. 이 장면들은 원문으로도 여러번 읽어봤는데 자존심 희망 욕망이 상처입은 자존심 무너진 희망 좌절된 욕망과 함께 연기가되어 머리위로 사라지는 장면은 주인공의 내면에서 종교적 형이상학적 가치가 증발하는걸로 보여. 이후 내용보다는 딱 이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앞으로도 계속 떠오를것 같아. 너무 꽂혀서 다 이쪽으로 읽혀서 머리 좀 비우고 다시 읽어보려고.
안녕, 나는 이제 겨울 18쪽을 지나가. 세면대에서 물이 빠지는 소리와 그 세면대의 하얀 빛깔, 그리고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부분을 지나가는데 하나의 관에서 내가 원하는 꼭지를 돌리면 차가움이나 뜨거움이 나뉘어 나온다는 사실이 갑자기 기묘하게 느껴져. 우유빛깔을 덧입힌 데이비드 린치 영화 같아.
어제 깜빡하고 하루를 건너뛰어서 오늘 60쪽을 읽었어. 오늘 읽은 부분중에는 169쪽이 좋았어. 어쨌든 신앙심은 사라져버렸다. 그의 영혼이 스스로의 파멸을 갈망하는 마당에 기도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가 잠자는 사이에 그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고, 용서를 빌기도 전에 그의 영혼을 지옥으로 던져버릴 수도 있는 것이 하느님의 권세인 줄 잘 알면서도 빳빳이 고개를 쳐든 교만과 두려움 때문에 그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단 한 번도 하느님께 기도를 드릴 수 없었다.
4장의 가장 중요하고도 유명한 미지의 소녀와의 조우 부분은 다시 읽어도 좋네. 그 조우의 끝에 '살아가면서, 실수하기도 하면서, 추락하기도 하면서, 승리하기도 하면서, 삶에서 삶을 재창조하리라!'라는 스티븐의 외침! (민음사 판의 번역이 나는 더 좋은 거 같아. '살며, 과오를 범하며, 타락해 보고, 승리하고, 삶에서 삶을 재창조하는 거다!') 젊은 스티븐은 성욕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했지만, 이러한 욕구를 부정하지 않고 예술에 귀의하겠다고, 삶을 살겠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외치는 장면이 너무나 극적으로 느껴진다. 일찍이 라스콜리니코프도 그 방황의 끝에 '변증법 대신 삶이 도래했다'고 말했지.
이제 2/3 정도 왔는데 다들 그믐에 대해서 평가해줬으면 좋겠어. 내 평가는, 1. 알림이 없으니 실시간성이 떨어진다. 2. 각자 자기 이야기 위주다. 좀 더 토론이 활발해지는 운영방식 필요한 듯 3. 참여 하지 않는 모임원을 독려할 방법이 없다. 그리하여, 차라리 카톡이 나을거 같다는 결론.
미리 한마디를 한다면, 온라인 클럽은 클럽장의 역할이 중요하네! 규칙을 만든다던지 화두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
예술에 대한 동적감정과 정점감정에 대한 스티븐의 논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273p를 얘기하는 것 같은데 너무 장황하고 방대해져서 몇번을 쓰다지웠어. 아마도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우리 모두 쫑파티 때 한 두 시간은 충분히 논의할 만한 주제가 될것같아. 아주 짧은 지식과 책끈인 나조차도 이부분을 읽으면서 떠올린 미학? 개념이 동서양 2천년이더라고 ㅎㅎㅎ 많은 의견이 듣고 싶다.
나는 4장을 마치고 오늘 밤부터 5장으로 들어가. 그 유명한 바닷가의 소녀 장면이 멋지네. 그 앞의 길고 깊고 절박했던 그의 고뇌가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겠지. 예술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는 5장을 읽으면 말할 수 있겠네! 그리고 이 북클럽 형식에 대한 평가, 라고 한다면…. 끝나고 말할게.
4장까지 읽으면서 느낀건 각각 한장 마다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작품이라는거. 기억을 되살려보니 아주 드문 케이스 같아.
안녕! 조금 늦어서 미안. 나는 이제야 1장을 다 읽었어. 율리시스를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왠지 술술 읽히는 것 같아. 기분 탓인가.. 맨 처음 나오는 오비디우스의 한 문장이 나를 오래 잡아두었어. “그리하여 그는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기술에 온 마음을 쏟았다." 조이스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 마음을 쏟았던 게 아닐까. 1장은 스티븐의 클롱고우스 우드 학교 생활을 그렸는데, 영화 <싱 스트리트>가 생각났어. 배경도 더블린이고 주인공이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는 모습도 겹쳐 보였어. 나는 이 영화 주인공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기로 했어.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모습도 닮았거든. 혹시 안 봤다면 추천할게. <스티븐 디 덜러스, 기초반, 클롱고우스 우드 칼리지, 샐린스, 킬데어 카운티, 아일랜드, 유럽, 세계, 우주>. 스티븐이 교과서에 써 내려간 단어들이야. 우주 속에 존재하는 자신을 정의하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자의식이 뚜렷한 아이라고 느꼈어. 아무튼 어릴 때부터 스티븐은 피곤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서 짠해..
29일 화요일 오후 6시 30분, 북클럽 쫑파티 하자! 식당 예약을 위해 참석 가능한 사람은 손들어~
양꼬치 어떨까 못먹는 사람 있나?
양꼬치도 29일도 다 좋다
25일 오전 7시38분 현재 2명,
양꼬치???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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