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D-29
10장까지 가야하나요? 저는 '작은 것들의 신' 읽고 아룬다티 로이 옆에 큰 물음표 하나를 달게 되었는데요..... 그 위태롭다는 부분에 저의 물음표가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해집니다. 저 책 읽으면서 인도에서의 공산당의 역사를 잘 몰라서 막 찾아 읽으며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마오주의'를 다 읽으면 '작은 것들의 신'을 다시 들춰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YG @CTL 저도 <작은 것들의 신> 읽고 큰 감명을 받았고 소설가로서 로이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순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 소설가들 중에도 그런 사람 많지요(제 동년배 소설가를 언급하기는 그렇고, 저는 황석영의 동북아 연대 구상이나 김지하의 생명사상 모두 퍽 순진한 독자 연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순진함을 순수함, 더 나아가 고결함으로 포장하는 시도는 우습기만 할 따름이고요. 로이에 대해서도 그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장맥주 작가님께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그래서 저는 문인, 작가를 사상가나 지식인 대접해주는 풍토에도 딴죽 걸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만나본 많은 문인, 작가 가운데는 기본적인 독서도 안 되어 있고, 무엇보다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얕은 분들이 상당히 많았었거든요. 그러면서도, 작품은 곧잘 써내는 것도 신기하긴 했습니다만. (아! 장 작가님 겨냥한 건 아니라는 거 아시죠?)
헉... 찔립니다. ^^;;; 사실 저도 @YG 님과 똑같이 생각해요. 그런 문인들을 만나면서 사람이 현대 사회에 지성인으로 행세하려면 문학 독서만 하면 안 되는구나, 비문학 독서가 참 중요하구나 하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몇몇 문인 모임은 재미가 없어서 못 나가겠더라고요(재미가 없으니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책걸상 뒤풀이에서 받는 지적 자극의 몇 분의 1이나 느꼈으려나요.
앗 첫번째 책은 읽어봤는데 두번째 책은 처음 봤네요. 전 실은 이 책 읽기 전에 아룬다티 로이가 이렇게 공산당과 밀접과 관계인 줄도 몰랐어요.
최근 어떤 책에서 언급한 바대로 ‘마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당국 국가인 중국의 정치 체계 도처에 자리 잡고 있다. 사법부의 뿌리 깊은 정치화, 모든 것에 우선하는 일당 체제의 우월성, 반체제적인 목소리에 대한 철저한 무관용 등이 바로 그것이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서문> 19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이 책은 중국 혁명 운동의 역사이자 그것이 세계에 남긴 유산에 대한 역사로서 마오주의의 모순적인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권력에 굶주린 몽상가들과 전 세계에서 권리를 박탈당한 반군들이 지속적으로 마오주의에 매료되는 까닭을 분석하고 있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서문> 21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전 세계에 걸친 마오주의에 관한 이야기는 공산주의 중국이 지속적으로 진행한 소프트파워의 예측할 수 없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당과 국가가 하나로 일치된 당국이 전 지구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통제하고자 제아무리 노력해도 그 계획의 향방은 영원히 예측이나 통제할 수 없는 반향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마오주의가 중앙집권적인 당과 대중에 의한 영도, 집체적 복종과 반국가적 반란을 동시에 존중하는 불안정한 정치 신조이기 때문이다. 마오주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존 정부에 대한 의문과 공격에 대한 명분을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러한 명분의 발원지로서 중국은 무소불위의 일당(공산당) 독재체제를 유지했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서문> 32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과연 어떤 종류의 사회경제적 상황, 신념체계, 그리고 사회구조가 정치적 폭력을 배양하는 것일까? 그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장악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가? 반란과 반란에 대항하는 싸움으로 인해 거듭 타격을 입은 사회는 어떻게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서문> 37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마오쩌둥이 여성들을 대하는 모순적인 모습은 그의 위선과 인격분열, 그리고 말과 행동 사이의 불일치를 말해준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1장, 65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무시무시한 숙청과 사교 의식邪敎 儀式과 유사한 것처럼 알려진 정풍운동은 약 2만여 명의 사람들이 통제받는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똑같은 문장을 학습하고 동일한 문제를 토론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1장, 81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4장, 190~195쪽을 읽으니 왜 마오쩌둥이 ‘못된 신’으로 불렸는지 조금 알 거 같기도 합니다.
역사책 + 더 생소한 중국역사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진도가 잘 안나가고 조금은 어렵지만 ㅠㅠ 올려주신 사진들과 내용에 기대어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군대의 동의와 지휘하에 수십만에 달하는 조직원들이 인도네시아공산당과 관련된 사람들을 구금하고 살해했으며, 가옥을 불태웠다. 미국 언론들은 “서방에서 수년 만에 가장 좋은 소식”, “아시아에 한줄기 빛” 등으로 대서특필하면서 인도네시아공산당의 파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환호했다.
마오주의 - 전 세계를 휩쓴 역사 253쪽, 줄리아 로벨 지음, 심규호 옮김
이념 전쟁이 뭐기에... 미국 언론들 정말 추악했네요.
'중국필패'에서도 왜 미국에서 실제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대중정책 등에 참조하지 않았는지 이해 못하겠다고 잠시 언급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오히려 전문가들을 배척시키고 위험분자 취급하는 걸 보니 얼마전 노재팬 열풍 때 제가 카페에서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추천했다가 어떤 분께서 '지금 노재팬' 시기인데 일본인 작가 책을 추천하는 건 좀 조심하라고 제게 귀뜸해주시길래, 전 오히려 노재팬이 왜 일본 내에서도 극우파들의 비난 및 협박을 받는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읽지말라고 할지 이해 못하겠고, 폐쇄정책이 조선을 뒤처지고 망하게 한 것을 교훈 삼으려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가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대답했죠. 워낙에 세뇌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었을까요? 미국도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를 무시하고 계속 모래 속에 머리 파묻은 타조처럼 지냈나봅니다.
272쪽, 아룬다티 로이의 이름이야 나올 법한 책이지만 제인 구달의 이름을 여기서 볼 줄이야. 물론 구달이 한 말이 이상하다는 건 아니고요. 그냥 약간 반갑고 약간 놀라워서 적어봅니다. 2014년이면 일대일로를 시작할 무렵인가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1월 12일 화요일과 내일 13일 수요일에는 5장 '위기의 시절: 인도네시아와의 관련성'을 읽습니다. 5장부터 우리가 몰랐던 다른 세상으로 들어갑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인도네시아의 비극적인 현대사와 중국 마오주의와의 관계를 언급한 이번 장에서는 생전 처음 보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답니다. 동아시아에 살면서도 동아시아(특히 남쪽) 얘기는 잘 모르는;
저도 처음 알게 된 내용들이었습니다. 제주 4.3이 좀 겹쳐 보이더라고요.
음.... 4장까지는 그래도 들어봤던 내용들이니 감정적으로 힘들게 없었는데 5장 처음부터 불편해지면서 책장 넘기기가 힘들어지네요. 나쁜 줄 아는 놈이 한 나쁜 일보다 착한 척하는 사람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불편함은 스트레스 강도가 백 배, 천 배는 되는 것 같거든요. 아, 여기서도 영국, 미국, 호주가 한 일들 나오기 시작하는데, 심호흡하며 읽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발리에 가보고서 관심이 생겨 읽은 책들이 좀 있는데, 다시 끄집어 내야겠네요. 인도네시아도 그렇고.. 아프리카, 중동, 그리고 중국도 마찬가지로, 19세기부터 본격화된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이해없이는 그 이후의 정치변동의 흐름을 따라잡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항해' 시대라는 큰 변혁의 화려함 아래에 얼마나 많은 핍박과 착취가 있었는지.. 발전에 대한 경이보다는 그저 씁쓸한 마음만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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