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는 다양한 서술자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공감 가거나 애정이 가는 인물이 있으신가요?
저는 선주에게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5장에서 인터뷰를 위해 녹음을 할지 말지 수십 번 고뇌하는 장면이나 "나라면 너처럼 숨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하는 성희 언니를 미워한 그 마음들이 너무 인간적이어서 공감이 갔습니다 ㅠ 그럼에도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했습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D-29
공돌이
나무18
저는 누구보다 '에필로그' 속 작가에게 공감합니다. 저는 9살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전라도 출신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았지만,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일었났음을 알았습니다. 제가 지금 나이가 제법 많지요? 한강작가와는 학번이 같습니다. 89학번... 더욱더 공감하게 됩니다. 대학에서 광주를 제대로 접하고 진심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들었음에도 대학에서 접한 진실은 너무나도 참혹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망월동 묘지를 방문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함께 했 지만, 정말 발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묵직한 침묵이 묘지 전체를 압도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오래 전 기억, 다시 찾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망월동을 다시 방문해야겠어요. 올 겨울 그곳을 가봐야 할 것 같네요.
함께 읽을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해요.
공돌이
망월동 방문을 응원하겠습니다... ㅠㅠ 독서모임에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무18
[마지막 감상평]
'80년 5월 광주'를 세계가 읽고 기억해야할 역사로 기록해 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 역사를 우리 삶의 일부로 단단히 기억하게 만들어줄 문학의 힘을 생각합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보편적 물음을 던진 <소년이 온다>가 세계문학 고전작품의 일부가 되었음이 선포된 2024년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80년 5월 광주를 잊지 않겠습니다. 그 10일 동안 그곳에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양심의 이름으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음을 기억합니다.
잡다청년
6장 동호 어머니의 독백을 읽으며 쌓아두었던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문득 12년전 보았던 영화 "26년"이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올 때 자리를 뜨지 못하고 펑펑 울었던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꽃같은 인생을 복수 하나에 걸었던 그 무게감이, 서러움이 느껴져 한참을 자리에 앉아 울었습니다. 한강 작가처럼 제 마음에 영혼이 조금은 깨어졌던 것일까요.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가 광주의 일을 모르고 살아가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이상 아름다운 우리들의 영혼이 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Elkay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고 공감이 되었던 것은 5장의 선주라는 인물 이야기였습니다. 현실적인 고민을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르고, 누군가를 대표하거나 나서지 않았지만 잔인한 세월의 풍파를 빗겨갈 수 없었던 사람. 밤길과 기억의 미궁 속에서 복잡한 감정의 교차를 느끼는 가여운 사람. 그 여운이 너무 진해서 인간성에 대한 회의와 집단 광기에 대한 공포가 짙은 안개처럼 감싸는 기분이었어요.
저는 종종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가를 고민하고 반성하곤했습니다만 이 책을 덮고 삶의 위협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파도를 피하는 눈과 운이 모두 필요하다.
가슴 아픈 역사를 반추함으로써 다다른 생각치고는 부끄럽긴 합니다만 지켜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유갱
“ 어떻게 그걸 막을까. 말해준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는 휴대폰을 쥐고 어쩔 줄 모르며 길 가운데 서 있었다. 어디에 전화를 걸어 알려야 할까. 누구에게 알리면 그걸 막을 수 있을까. 이걸 왜 하필 나에게, 아무런 힘도 없는 나에게 알려줬을까. 빨리 택시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어디로 가자고 해야 할까. 어디로 가서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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