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 믿으시지만, 제가 결혼 전까지는 정말 말랐었는데 나이 때문인지 출산 때문인지 살이 좀 많이 찌기 시작해서 지금은 꽤 통통합니다(20킬로 정도 쪘어요. 대학 때랑 비교하면 30킬로 정도 찌고).
제 예전 모습을 아는 부모님이 살 언제 뺄 거냐며 걱정인 척하는 잔소리를 하시고, 지인들은 여러 다이어트 방법들을 조언해 줍니다. 제가 다이어트 방법을 몰라서 살이 안 빠지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요새는 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
[도서 증정]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siouxsie
욘욘
여전히 고통으로 사람이 성숙해진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망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고통은 삶을 바라보는 렌즈의 곡률을 바꾼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p.55, 김도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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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욘
오늘 1부 지 쪼대로 아플 자유를 읽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아프면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는 주위의 말들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작가님과 동일한 병으로 투병하던 때의 아빠가 죽어도 못 끊던 담배를 이제는 달리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담배 때문에 더 살지 못했으리라는 추측보다는 그 담배 한 대로 그 때의 고통이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했기를 더 바라니까요.
동아시아
벌써 1부 읽어주셨군요! 책 제목이 말씀하신 맥락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아픈 몸에 대해 가족의 사랑, 생활습관의 통제를 지나치게 강조했던 것 같아요. 책을 매개로 당사자의 자유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양화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도미
그때 처음으로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암경험자들이 술이며 담배를 여전히 하는 경우가 있지요. 편견보다는 훨씬 많이요. 의사에게 ‘도저히 못 끊겠다, 조금만 해도 안되는 거냐’며 일종의 흥정(?)을 하기도 하고요. “어떻게 ‘암’에 걸린 사람이 무책임하게 그럴 수가 있어?” 라고 힐난하기 쉬운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상적인 환자역할’을 선택하지 않는 경로가 ‘무책임’으로 뭉뚱그릴만큼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아버지의 흡연을 다시 떠올리는 욘욘님도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으실까, 추측해봅니다.
비밀을품어요
무척 와닿는 말이었어요. 저희 아빠도 담배만은 절대로 못 끊으시는 분이시라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동네에 국립암센터가 있어 자주 앞을 지나다니는데 항상 그 앞 인도변에는 환자복을 입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계시거든요. 처음에는 저 담배가 뭐라고, 암에 걸려도 자기관리를 못한다는 생각부터 들어 조금은 한심하게 쳐다보며 지나갔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오만이었다는 걸 깨닫고 부끄러워하곤 합니다. 말씀하신것 처럼 그 담배 한대가 막막하기만 상황 속에서 약간의 숨돌리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제 조금은 알것 같거든요 ㅠㅠ
욘욘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환자라는 프레임에 가둔 생각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더라구요. 삶과 죽음은 어쩌면 우리 의지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그런 순간들에 본인이 행복했으면 된거다라고요🙂
Eins
고통에 의미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선량한 사람들의 오만함이 너무너무 싫었어요. 사실 지금도 싫어요. 고통은 고통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도 아니고, 사실 그럴 기운도 없고, 당사자인 저 나름의 이해와 의미를 부인하고 어떤 성스러운 목적에 의해 부여된 것처럼 여겨질 때 정말 힘들어요.
그럴 때마다 그들의 위로와 선해가 일종의 의무처럼 부과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에 부응하지 않으면 이 고통은 당장 어 떤 죄과의 일종이 되고, 저의 책임으로 ‘연장되고’ ‘악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생각을 해요.
동아시아
고통은 개별적이고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데, 고통에서 무엇을 깨달은 분들이 타인의 고통에 대해 너무 손쉽게 이런저런 말을 얹고는 하지요. 고통의 경험은 공감의 바탕이 되기도 하지만, 말씀대로 때로는 타인의 고통을 납작하게 바라보는 오만이 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김도미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Eins 님께는 고통과 관련한 어떤 피로함(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든, 말씀하신 것처럼 타인에 의한 것이든요)이 있으셨기에 이렇게나 정확하게 말씀하실 수 있으신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모든 말씀에 동의하며, 특별히 ‘사실 그럴 기운도 없고’에서 발바닥 박수를 쳤습니다.
Eins
“ 고통받는 사람은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한다. 질병이 아니더라도, 타인에게 맞거나 모멸감이 드는 말을 들으면 똑같은 의문이 든다. 인간 뭘까. 인간이고 싶은 사람이 인간성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는 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p.95, 김도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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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장
안녕하세요. 벌써 읽기 시작한 분들이 계시지만 오늘까진 아이스브레이킹과 자기소개 시간이니까 짧은 인사 올립니다. 정말 "읽기만" 좋아해서 잠시 멈춰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완독까지 내달리는 읽기장입니다. 표지만 기억하는 사람. '아, 나 저 책 읽었는디..' 입맛만 다시는 사람이죠. 다른 분들의 생각이라도 읽으며 "은근한 부추김" 당해보고싶습니다!😗🫧
워밍업 📍 상대방이 나를 위해서 건넨 말들이 오히려 지나친 간섭이나 통제로 느껴진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린시절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셨어요. 당시 전 "좋은 누나"라는 말을 참 좋아했어요. 칭찬으로 해주셨겠지만 거기에 구속되더라고요. 동생의 밥, 간식, 숙제를 잘 챙기지못하면 혼자 스트레스를 받고요. 제 숙제는 못해도 동생 것부터 챙길 정도였어요. 어느날부턴가 엇나가는게 보이더니 급기야 초등학생인 동생이 가출을 했어요. 집안 어른들까지 나서 동생을 찾으러 다니던 중 "그 어린 애가 집에서 사랑을 못받으니까 잘해주는 형누나들 따라 간거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속상함을 올바르게 표현하지못하는 어른들끼리 언성높인 이야기였는데도 제가 그상처를 고스라니 받았어요. 어떻게 이겨냈는지는 잘모르겠어요. 지금은 온가족이 다 잘지내지만 그 당시의 이야기는 저 스스로도 금기어로 가지고있어요. 여전히 아무도 모를 것같아요. 아. 지금은 착한 누나 아니고 그냥 누나로 잘 지내고있어요 😎
동아시아
@읽기장 님 환영합니다! 3주 동안 편안하게 감상 나누어 주세요! 저도 상대방에게 '착하다'는 칭찬을 할 때 망설이게 되더라구요. 고마워서 하는 말이더라도, 상대를 옥죄는 경우가 생겨서요.
서언
안녕하세요, SNS에서 책 소개글을 보고 너무 흥미로워서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독서모임은 처음이라 아직 많이 어색하네요ㅎㅎ 전 이전에 친구가 아팠을 때 혹시나 나의 모든 행동과 말이 그 친구에게 상처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제 자신을 질책하곤 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그때 제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동아시 아
SNS 소개글이 흥미로우셨다니 @멋쟁이마케터 님이 기뻐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우주먼지밍
안녕하세요!
언제나 방구석 작은 우주에서 세상을 배우는 우주먼지밍이라고 합니다. 우선 이 책의 칭찬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어요.
이 책의 띠지에 나온 “우리에게 질문과 통증과 자유를 주는 책”을 사랑합니다. 자기연민과 나르시시즘의 고통에서 허우적대다가 위와 같은 책을 만나면 편협한 자아가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경험해요.
저는 친가 외가 모두 절반이 암환자였거나 암환자입니다. 저희 아버지를 포함해서요. 암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의 돌봄 노동에 대해서는 여러 텍스트를 접했습니다. 암환자의 성별이나 경제적 위치에 따라 각기 달리 펼쳐지는 돌봄노동과 관계맺기의 풍경들은 제게 낯설지는 않습니다. 한편 저는 주로 돌봄노동 제공자에 대한 글을 접했네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질문를 접하고 그 답들을 탐구해 보고 싶어요.
동아시아
'책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고 있군요😁 어서 더 널리 알려지면 좋을 텐데요...! <사통맥자>는 암 경험 에세이지만, 동시에 돌봄 문제에 대한 여러 제안을 담고 있어요. 3부에서 좀 더 깊이 이 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주먼지밍
“ 건강한 사람들의 양가적인 시선으로부터 마치 식민지와 같은 거만함을 느낀다. 아무리 생이 절실해도 아무 희망이나 아무 위로가 필요한 것은 아닌데, 건강한 사람들이 아무거나 주워다 주어서 어떤 병자는 불행하다. 적어도 나는 불행하다. ”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24페이지, 김도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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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저도 이 문장 라벨링 했어요. 약간 다른 얘기 같지만 제 기준에선 비슷한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르는데요.
30대 후반일 때쯤이었나... 싱글이던 친구가 사람들이 소개팅을 주선하는데 본인의 취향이나 취미생활, 본인이 생각하는 조건 등과 전혀 상관없이 나이 맞는 남자면 마구 소개시켜 주려는 거 같아 불쾌하다고 하면서 "내가 무슨 동물의 왕국의 암컷 동물이냐. 아무나 짝짓기만 하면 장땡이냐"며 열변을 토하는 걸 보면서 저도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건 아닌가 반성했던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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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1-1. 오늘부터 목요일까지 1부 '지 쪼대로 아플 자유'를 읽습니다. 어떻게 읽으셨나요? 자유로운 감상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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