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3. 3부를 읽으면서도…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들었어요. 우선.. 저는 ’돌봄 노동’이라는 언어를 일상에서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2~3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제게 ’일상적이다’라는 말은 저희 어머니와 통화를 하거나 아주 친한 친구와 이야기할 때 편안하게 쓰는 것을 말해요. 반면 직장에서 제가 ‘나는 우리 엄마가 아빠에게 돌봄 노동을 제공하다가 홧병에 걸릴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하면 홧병이라는 단어에는 공감 내지는 거부감 없이 듣지만 ’돌봄 노동’이라는 단어에는 다소 낯설게 받아 들입니다. 보통 여성 가족 구성원에게 강제되고 그들에 의해 제공되는 무급 돌봄 노동을 당연시 하는 우리 한국 사회에 ’돌봄 노동’이라는 언어가 조금씩 유통되고 있는 점은..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의료보험이나 실손보험 체계와 같은 국가나 시장에서 제공하는 의료보장 시스템/상품은 한국인들이 볼 땐 문제 투성이지만 아마도 미국에서는 굉장히 부럽다고 느낄테죠. 제가 비록 독서량이 많지 않고 사고도 깊지 못하지만 얼마전부터 제 머릿속에서 단단히 자리 잡은 생각 중 하나는 국가나 가진 자들(권력)은 보통 국민이나 가지지 않은 자를 우리의 기대만큼 생각하지 않는다..머 이런 것이요. 국가라는 것이 과연 국민를 위해서 존재하나? 라는 주제에 관해 이미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고…이 책들의 곁을 서성이기만 해도 시민사회의 등장, 국가의 성립, 민주주의 정치제도 같은 것들은 대다수의 보통사람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아니라 소수의 특권 세력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발명되었다는 출생의 비밀(?)도 알게 되었구요. 그럼에도 제가 이 정도의 삶을 누리게 된 것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생각해요. 나의 평범한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투쟁의 역사가 있었던 것일까..숙연해 집니다. 그래서 읽고 또 읽으려 노력합니다. ‘돌봄 노동’이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기 위해선, 즉 성별화된 희생이 당연시되지 않기 위해선 결국 집단적 움직임(정치)가 필요하겠지요. 저자님께서 써주신 이 책 <사랑과 맥주 한자의 자유>도 결국 우리의 더 나은 정치적 상상력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수록 사회 전체의 공익이 증진될 것이라 믿어요. 이 책은 사람들이 가진 기존의 사고에 균열을 일으키니까요.
2-1. 아픈 사람에게 부여되는 태도의 의무를 생각해보았어요. @욘욘 님이 남기신 문장처럼, 질병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병에게, 의료진에게, 의료 시스템과 간병인을 표현한 주변인들에게 넘겨주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건과 현상에 납득할만한 원인을 찾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사고겠지만, 어떤 일은 정말 확률의 문제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반성과 통제로서 반복가능성을 차단하도록, 어쩌면, 폭력적으로 요구받기 때문에요. 일종의 속죄를 요구받는다고 생각해요. 질병이 일종의 외상사건으로 경험되는 경우, 성장과 트라우마를 가르는 계기가 그 과정에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나는 어쩌면 정말로 이번 참에 잘 쉬고 잘 먹으라고 아픈 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을 먹으면 나을 수 있다'라는 항암식단 정보들은 어느덧 규격화된 도덕 실천의 형태가 되어버린 것 아닐까. 암 치유를 위한 활동은 흡사 '지갑과 골수를 짜내어 먹고 누리지 않으면 안 되는 라이프스타일'로 바꿔치기된 것만 같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p.123, 김도미 지음
3. 우리 사회의 건강권에 대한 담론은 여전히 개인의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혼 친척과 지인의 간병인으로 갔을 때도 모두가 당연히 배우자, 자녀, 동기간을 상정하더라고요. 환자 케어 스케줄과 병원 시스템 또한 당연히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짜여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경제사정과 관계 없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권리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료사업의 수익관계에 국가복지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더 늙고 더 아프고 더 외로워질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로 살아남게 될까요?
한국은 사회제도 전반이 개인과 확장된 개인으로서의 가정을 상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상가족 테두리 바깥에 놓인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말씀하신 "더 늙고 더 아프고 더 외로워질 사회"에 대한 집단적 두려움이 다른 삶을, 가족 바깥의 돌봄을 상상할 가능성 자체를 차단한다고 느껴요. 하지만 동시에 <사통맥자>에서도 조한진희, 김희경 선생님의 책 속 여러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시야를 조금 넓히면 이미 여러 '돌봄 공동체'가 있지요. 국가복지의 개입을 촉구하는 동시에, 이런 사례가 더 많아지고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삶을 조금 더 지 쪼대로 살 수 있도록요.
헌신. 말 그대로 몸을 바쳐 돌보고 살았던 인간은 더러 타인의 헌신을 받을 줄 모른다. 별일 아니라며, 또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돌봄을 자기 일로 수행해 왔던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돌봄을 받을 때가 되면 몸 바쳐서 하는 일의 곤욕을 깨닫고 송구해한다. 손자의 간호에 손사래를 치는 할머니의 내리사랑도 그랬다. 물론 아끼는 타인을 내 삶에 끌어들이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삶이 질병과 잘 구분되지 않을 때는 더더욱.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p.232, 김도미 지음
우리에게는 병원에서 나눠준 <면역 저하 환자를 위한 식품 섭취 지침> 못지 않게 비전이 필요하다. 각개전투하듯 해다 먹이는 항암식단이 아니라 제도와 관계망을 통해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상상력 말이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137p, 김도미 지음
(2-2) 알토란적 항암식단, 대체의학 지식, 면역에 관한 몰이해 등이 환자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글들이었어요. 주변인의 염려, 조언,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저자 스스로가 과학적 사실을 찾아보고 판단하려는 태도에도 공감했습니다. 조혈모세포 이식에도 호전되지 않은 환자들이 내뱉는 모욕적 언사에 놀라기도 했고요.
안녕하세요, 김도미입니다. 책이 중반을 넘어가는 이제야 인사를 드리게 되어 머쓱하네요… 나누어주신 글들 찬찬히 읽으며 ‘이렇게 또 확장이 되는구나’ 싶어서 놀라고 있습니다. 저도 댓글타래를 이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함께 나눠보도록 할게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알라딘 주로 이용하는데 편집장의선택에 사통맥자가 올라와있기에 너무 반가워서 가져왔어요. 오늘 적립금 500원 주는 편집장의퀴즈 질문도 사통맥자네요. 우리에게 정답은 엄청 쉽쥬? ㅎㅎ 편집장님도 엄청 미는 느낌이라 무척 반가웠어요!! https://www.aladin.co.kr/m/mevent.aspx?EventId=277775 전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모임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가족이 암투병 중이다보니 관련된 책만 계속 읽다보니 울기도 하고 곧 다가올 미래를 생각할수밖에 없어 우울해지기도 했던지라 좀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ㅠㅠ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기다렸던 책이니 읽어나가자 하고 시작했는데 왠걸, 진작 읽을껄! 한문장한문장 감탄이 계속 나오면서 줄긋는다고 바빠요. 빨리 읽고싶으면서도 아껴읽고싶은 두 마음이 계속 싸우는 중인데 천천히 모임에도 참여해갈께요~ 이 책 편집자님과 마케터님이 엄청 애정했다고 하는데 그럴만했구나 싶습니다. 정말 보물을 건져낸 느낌!
꺄 ! 알라딘 편집장의 선택! 저도 그믐에 공유하려고 했는데,, 헤헤 넘 감사해요🥹 MD님 추천글 정말 엄청나죠•••?! ‘빨리 읽고 싶으면서도 아껴 읽고 싶은 마음’도 너무 공감이 가요 ㅎㅎ 인덱스 왕창 필요한 우리의 <사통맥자>🥰 천천히, 끝까지 잘 읽어봐주세요💖💖💖
이런 반응 너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활동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밑줄 그으신 문장들 하나씩 공유해 주세요😁
그리고 3부,, <나의 할줌마들>은••• 이번에도 읽으며 또 울었어요… ㅠ ㅜ (10번 읽으면 10번 우는 꼭지),, 오이지만 보면 떠오르는 오이지 언니,,, 😭 뒤이어 나오는 <질병 이야기도 모험기가 될 수 있을까> 꼭지는 제가 정말 힘들 때 여기에 나오는 도미 작가님의 문장들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답니다. 다들 천천히,, 꼭,, 다 읽어주세요🥹🩵
저절로 안부가 묻고 싶어졌다. 아무도 모험이라고 불러주지 않을 저마다의 일상을 향해, 서간문의 형식을 빌려서. 여기는 잠시 구름이 갰습니다. 저는 고단하지만 그 역시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무릅쓰며 오늘을 살고 있나요.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199, 김도미 지음
저도 <모험기가 될수 있을까> 너무 좋았어요. 힘을 주는 글! 투병과정을 모험의 과정으로 인식하니 다른 모습이 되더라구요, 험난한 길 위에서 다만 눈앞을 응시하며 함께 멀리 가자는 말은 저도 종종 다시 읽게 될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금요일(11/29)까지 4부 ‘문을 닫으며, 문을 열며’를 함께 읽습니다. 4부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암이 재현되는 방식, '낙태죄' 헌법불합치, 코로나19 백신 원인론 등 암을 경유하여 좀 더 거시적인 논의를 다룹니다. 그렇지만 활동 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아 있는 만큼, 읽기 스케줄을 따르기보다는 1~3부를 포함하여 읽으신 부분 중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나누어도 좋을 듯합니다. 남은 일주일, 그믐에서 '광장 생활자'가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2-1. 2부에서도 환자역할에 대한 기대, 자기 최적화에 대한 사회적 기대, 돌봄제공자에 대한 성별성 등에 대한 저자님의 예리한 글을 읽었습니다. 먼가 불편했던 지점들, 제 부실한 언어로 말할 수 없었던 부분들을 저자님의 예리한 언어로 읽으면서 밑줄을 엄청나게 그었습니다. 121페이지에 저자의 어머니께 ’밥을 잘 먹는 일은 자기보호의 방식‘이라는 표현을 읽으면서 이 표현은 제 언어 사전에 넣었어요. 저자께서 어머니와 있었던 일을 들려주실 때마다 제 이야기가 여기에 써있네..그렇게 느꼈어요.
내가 사는 한국 사회의 식문화도 그렇다. 세상의 모든 건강 식재로가 김치가 될 수 있고 “밥은 하늘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노래가 있는 곳, “밥 먹었어?”가 안부인사로 쓰이는 나라. 이곳에서 음식이란 차고 뜨거운 성질의 궁합과 최신의 식품과학, 영양학적 균형과 건강 회복을 염원하는 정성, 교육 수준과 경제적 수준, 개인적 기호와 사회적 교양을 포함하는 그 모든 것이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112페이지, 김도미 지음
가족 구성과 인구 구조가 변화하고, 늙음과 질병이 대다수 가정의 중대한 위협 요소로 떠오르면서 공론장에서 연금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문화적 관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중략) 그만큼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은 여전히 사적인 일이자 사랑의 영역으로 인식된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은 건강 악화로 인한 위기를 가장 먼저 돌보아야 하는 당사자이자 최후의 보루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p220-221, 김도미 지음
무수한 행운을 헤아리다 보면 종종 ‘운’을 ‘신’으로 바꾸어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268페이지, 김도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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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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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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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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