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미술을 보는 다양한 방법, <그림을 삼킨 개>를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그림을 삼킨 개> 함께읽기 여섯 번째 날 오늘은 휴식! 휴식이라는 장이 있는 게 아니고 하루 쉬고 넘어갑니다. 개와 관련된 책 중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책 몇 권 소개합니다. 그림책, 장편소설, 단편집, 과학책 등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책은 이수지 작가의 <강이>. 가까운 데 놓고 가끔 펼쳐봐요. 포르투갈어판으로도 나와서 팬심으로 구입해놨습니다.
여름이온다+파도야놀자+강이 전3권 세트/유아도서 증정 - 이수지의 그림책
플러쉬 - 어느 저명한 개의 전기평생을 개와 함께 살아온 버지니아 울프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웃기는' 개 이야기. 기존 울프의 소설들이 이른바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하면서 다소 난해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작가라는 느낌을 주었다면, 이 책을 통해 울프의 남다른 유머감각과 상상력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나는 왜 동물을 사랑하는가’ 너무 당연해서 더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사랑에 관하여 다룬 책이다.
개를 위한 노래<천 개의 아침>(마음산책)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소개되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으로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인간과 개의 특별한 유대를 찬양하며 사랑하는 개와 함께한 순간들이 시 서른다섯 편과 산문 한 편에 담겼다.
개를 읽는 시간 - 처음 만나는 개 세계문학 단편'개'를 주인공으로 한 세계문학 단편집. 국내에 익히 알려진 목록은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운 뒤, 총리에서 하녀에 이르기까지 소설 읽는 재미로 밤을 지새웠다는 산업혁명 이후의 영국에서부터 프랑스, 미국 등 작가들의 '개'를 찾아 헤맸고, 영미권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의 단편들도 함께 실었다.
열다섯 마리 개인간의 지능을 가지게 된 개를 통해 의식의 아름다움과 그 위험성에 관해 철학적 메시지를 전한다. 소설은 개성과 개인의 자유와 같은 인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간 사회에 이제 막 사유를 시작한 개를 등장시키면서 기존의 계층적 사회 질서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위대한 공존 - 숭배에서 학살까지, 역사를 움직인 여덟 동물이 책은 동물 보호나 윤리, 도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실 그 부분은 뒤에 아주 짧게 실려 있고, 그 또한 다른 이들의 몫으로 넘겼다. 저자는 그보다 더 큰 시각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바라본다.
세상을 바꾼 길들임의 역사 - 인류의 생존을 이끈 선택과 협력의 연대기인간이 길들임의 주체일뿐 아니라 객체이며, 나머지 종들을 길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길들였다’는 참신하고도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 책이다.
개는 천재다 - 사피엔스의 동반자가 알려주는 다정함의 과학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반려동물인 개의 인지능력에 관한 오롯한 진실을 담아낸 과학책이다. ‘개 박사’ 브라이언 헤어는 흥미롭고도 혁신적인 실험을 통해 개의 지능과 마음을 탐사한다. 그는 오직 과학적 탐구로 진실의 실체에 닿고자 한다.
어느 개의 죽음 - 개정판장 그르니에 선집 3권 『어느 개의 죽음』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특히 사랑하는 반려견 타이오의 죽음 앞에서 가눌 길 없는 슬픔을 느낀 장 그르니에가 그를 회상하며 써 내려간 애도 글이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그르니에의 탁월한 통찰과 성찰이 담겨 있다.
명색이 미술책인데 미술에 관련된 책도 소개하고 싶지만, 지루해하실까봐 유투브 소개할게요. -런던 내셔널 갤러리 공식 유툽 http://www.youtube.com/@nationalgallery 얄미울 만큼 대중 컨텐츠를 잘 만듭니다. 미술관의 행사도 많구요.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공식 유툽 http://www.youtube.com/@MuseoNacionaldelPrado 스페인어로 제작된다는 게 문제지만, 요즘은 자막 기능이 있으니까.. 매일 아침 미술관 문 열기 전 십 분 정도 작품 하나 정해놓고 방송하는 인스타 라이브도 알차고, 미술관에서 열린 컨퍼런스 녹화 버전을 볼 수 있는데, 아주 좋은 내용이 많습니다. 근데 이건 너무 기니까.. 인스타 라이브를 추천!
네덜란드 출신 진행자가 영어로 소개하는 예술, 여행에 대한 유툽 http://www.youtube.com/@zczfilms 유럽 여러 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 여행지 등을 소개하는데, 허세 없고, 뻥튀기 없고, 재밌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함께 읽기 여섯 번째 날 읽은 부분은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입니다. 파올로 칼리아리, 즉 베로네제가 최후의 심판이었다가 레위 가의 향연이 된 이 작품 때문에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심에 개가 있다는 건 저도 이번에 이 책을 준비하면서 확인하게 됐어요. 베로네제와 종교재판관의 대화(혹은 심문) 내용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탈리아인들 문서보관본능에 박수를... 뜬금없는 이야기인데, 꽤 오래 전에 어느 다큐에서 바티칸에서 일하는 한국인 수녀님을 본 적이 있어요. 교황청의 문서 아카이빙이 그분의 일이었지요. 그 문서라는 게 다 옛날 손으로 쓴 문서, 게다가 알아볼 수 없는 필기체! 그 수녀님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제 맘 속으로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저는 이동네에 산 시간을 다 합치면 꽉 찬 16년인데, 아직도 필기체로 쓴 글씨 잘 못알아보거든요. 여러분은 베로네제가 마리아 막달레나 대신 개를 그린 이유, 무엇 때문이라고 상상하십니까? (보통 예수의 마지막 몇 시간을 표현할 때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 발치에 앉아 발을 닦는 모습이 주로 나오거든요) 전 베네치아 화가들의 도도하고 시크한 면을 정말 애정합니다. 이탈리아 북부 여행가기 적금 하나 만들어야겠네요.
존 러스킨이 쓴 것처럼, 저도 베로네세의 그림을 보며 세속적인 인물들과 일들이 (개도 포함해서요) 좀 불경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베네치아의 종교적,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며 작가님의 설명을 들으니 아하! 싶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들여다봐도 개가 있는 자리에 차라리 다른 인물이면 모르겠지만 마리아 막달레나가 있는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 억지인듯해요.
마리아 막달레나 이야기는 너무 이야기가 늘어질 것 같아 책에 넣지 않았는데, 예수의 발을 향유로 닦는 장면 때문에 그 공간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을겁니다. 개가 있는 위치 상, 마리아 막달레나가 바닥에 앉아 향유 단지를 옆에 놓고 앉아 있는 게 관습적인 그림의 배치였을 거 같아요.
< 종교재판 > 이제는 제법 개 찾기에 능숙해졌습니다 구석에 숨어있는 개를 찾았을 때의 쾌감 !!! 그림의 중앙에 중요한 그림이 자리하는데 인쇄할 때 책이 접히는 부분에 들어가 있어서 좀 아쉽네요 책을 확 뒤집어서 보고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요
베로네제 작품처럼 좌우로 긴 작품은 아무래도 중간에 뭔가가 안 들어가게 만들기가 쉽지 않죠.. 그래도 딱 중앙에 낀 개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쫙 펼쳐서 보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함께 읽기 일곱 번째 날 읽을 장은 '벨라스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입니다. 두둥! 드디어 우리 표지 주인공 흰둥이가 나왔습니다! 흰둥이 이름은 이사. 아마 이사벨의 애칭일겁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에 대해 얘기한다는 건 얀 반 아이크의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것 만큼이나 부담스럽습니다. 서양미술사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 중 하나인 라스 메니나스의 전경에 있는 개가 워낙 존재감이 크고 (책걸상 방송에서 YG께서는 이 그림에 대한 글들을 많이 읽어보셨음에도 개가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하셨지만) 이야기도 이미 많이 됐고, 심지어 이 개가 주인공인 책도 있습니다. 피카소가 라스 메니나스를 오마주한 작품들을 수없이 그릴 때 이 개도 계속 등장했죠.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 피카소 작품의 개 이야기 왜 안했냐, 하시겠지만, 그림책 제작에는 여러 제약이 따릅니다. 작품의 저작권 문제도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피카소 재단은 워낙 빡빡해서 ^^ 원하는만큼 피카소 작품을 책에 넣으면 초판, 재판 저자 인세 정도는 너끈히 작품 사용료로 들어갑겁니다. 아마 현대 작품이 아낌없이 들어가는 미술책을 보셨다면 그건 작품 사용료가 책 계약 자체에 포함되는 번역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뭐 주제를 다시 벨라스케스로 돌려서, 벨라스케스는 훌륭한 동물 화가입니다. 말, 개, 사슴 등을 그린 걸 보면 정말 아름다워요. 수많은 왕실 초상화에 개를 그린 것은 알았지만 대체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벨라스케스의 초상화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펠리페 프로스페로 왕자의 흰둥이를 떠올렸습니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얀 반 아이크의 연회색 털북숭이 개와 벨라스케스의 흰둥이를 비교하는 부분이 나와요) 흰둥이의 사랑스러운 눈빛에 반해 턱을 팔걸이에 기댄 채로 완전히 긴장을 풀고 느긋한 자세로 화가를 바라보는 흰둥이를 바라보노라니, 아, 벨라스케스의 개 중 제일은 이 흰둥이야, 생각하게 됐죠. 이것저것 프로토콜에 제약이 많은 왕실 초상화를 그리면서 개를 활용해서 미묘한 분위기 차이를 준 벨라스케스, 리스펙. 제대로 피어 보지도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난 펠리페 프로스페로와 생명력 가득한 흰둥이 이사의 대조는 어쩐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불어 벨라스케스와 흰둥이의 이야기를 남겨준 화가 겸 저술가 안토니오 팔로미노에게도 감사를.
벨라스케가 사랑한 흰둥이 드디어 오늘 이 부분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 인쇄된 있는 사진에 대한 궁금증도 풀렸어요. ㅎㅎ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직접 모델을 서도록 하지 않고도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에 놀랐습니다. 그런 능력이 있어야 화가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개나 강아지를 그려넣고 반려견과 함께 그려졌을 때 인물만 덩그러니 있을 때와 다른 그림의 느낌이 들고 그리는 화가도 그렇고 그려지는 모델도 그렇고 그 상황을 더 즐겼다는 것이 재미 있게 다가왔어요. 왕들이 내 그림에 어디 강아지나 개를 그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든 왕실초상화에 개를 그릴 수 있었던 건 아니었고, 아마 사냥가는 복장을 한 초상화라 가능했을 겁니다. 공식 왕실 초상화의 프로토콜은 꽤 엄격했던 것 같아요. 부부를 함께 그리지도 않고, 왕자나 공주와 함께 그리지도 않습니다.
<벨라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시녀들이라는 그림에 스토리를 넣어서 만든 책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재미있게 읽었고 조카에게 추천해줬더니 조카는 너무 감동적이라면서 울면서 읽었대요 이 그림을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아 조카분이 감성이 풍부하시다...
벨라스케스의 흰둥이는 어떻게 눈빛이 그리도 생생한지 지금 바로 제 옆에 있는듯 합니다! 매번 놀랍기만 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보고 곰브리치 책도 다시 들춰봤습니다. “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의 약혼>에 나오는 작은 개와 비교해보면 위대한 미술가들은 제각기 다른 수단으로 독특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 에이크는 작은 개의 곱슬곱슬한 털 하나하나를 모사하는 데 온 정성을 쏟고 있는 반면에, 그로부터 이백 년 뒤의 벨라스케스는 개의 특징적인 인상만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레오나르도처럼,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한층 꼭 필요한 것만을 묘사하고 보는 사람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비록 그는 털을 하나도 그리지 않았지만 그의 작은 개는 사실상 반 에이크의 개보다 훨씬 더 털이 북실북실하고 자연스럽게 보인다. 19세기의 파리에서 인상주의의 창시자들이 과거의 어느 다른 화가들보다도 벨라스케스를 존경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효과 때문이었다.”
곰브리치 책 인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다시 봐도 잘 쓴 책이에요. 서양미술사라는 딱딱한 제목보다 미술 이야기라는 원제가 (당연하겠지만) 훨씬 잘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구요.
매일 읽겠어! 하는 당당한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조금 밀리고야 말았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휴식하는 날이 있어서.. 밀린 분량이 많지 않음에 감사하며..^^ 부랴부랴 오늘 분량까지 읽었네요! ㅋㅋㅋ <화가의 파트너가 된 개들> 사실 이 파트는 해당 날에 잘 읽었는데, 글을 쓰는 걸 깜빡했지 뭐예요! 결국 다시 책의 앞부분을 뒤적거리면서 글을 써봅니다. 내년 2월 여행 중 방문할 프라도 미술관의 그림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만토바 공작의 말티즈 강아지를 실제로 볼 생각에 떨립니다 ㅎㅎ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제목을 보자마자 혹시 이거 개들의 대사인가 싶었어요 ~~ !! 개 친구들의 입장에선 종교재판? 먹을수있어? 새로운 간식이름인가? 할 수도 있잖아요 ㅎㅎ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볼 때 개들을 찾는 것이 습관화된 것 같아요. 시작하자마자 보인 두 페이지의 그림에서 개를 찾기 위해 눈을 부릅떴어요. 중앙에 있는 개를 보자마자 저도 다른 분의 생각처럼 책이 접혀있어서 너무 아쉽더라고요. 책을 쫙! 피기엔 책이 찢어질까 봐 두렵습니다.. <벨라스케스가 사랑한 흰둥이> 우와!! 드디어 책 표지의 귀여운 친구의 정체가 밝혀졌네요! 표지를 처음 봤을 땐 귀여운 개 친구의 눈망울만 보였는데 다시 보니 의자에 아기 손이 보이더라고요. 이번 장에서 프라도 미술관의 작품이 많이 나와서 너무 반가웠어요!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알고 나서 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ㅎㅎ
2월에 마드리드도 가시는군요? 제 깔때기를 대자면.. 제가 쓴 <스페인 미술관 산책>에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설명 꽤 잘 해놨습니다 ㅎㅎㅎ 종교재판? 그거 먹는 건가? 개의 대사 맞습니다. ㅎㅎ 개들한테 종교재판이나 베로네제의 그림에 등장하거나 하는 게 무슨 상관이겠어요. 먹을 수 있는 거면 좋겠죠.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뜨리지 못한 내 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그림을 삼킨 개 최경화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림을 삼킨 개> 함께 읽기 여덟 번째 날, 읽을 부분은 '개의 쓸모'입니다. 이번 장은 모두 개 시선으로만 서술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쓴 건 아닙니다. 그런데 여러 버전으로 쓰다가 고치고 하다보니 이번 장은 개가 자신의 쓸모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고 싶었어요. 특히 모자이크로 남아 있는 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집을 지킨다는 건 아주 옛날부터 개의 업무였을테니까요. 안내견을 맡은 개의 이야기엔 상상력과 선배 미술사학자들의 연구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자료 모으기 어려웠다는 얘깁니다 ㅎㅎㅎ) 드라투르의 작품들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 안내견+소경 음악가 콤비는 제가 책 준비 중 가장 오랫동안 들어다본 그림이기도 해요. 제가 썼지만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도 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누군가 어디에선가, 거친 삶도 망가뜨리지 못한 내 주인의 목소리와 따뜻한 손바닥, 내 작은 주둥이를 다시 발견하고 나의 호기심 어린 눈을 수없이 들여다볼 것이다" 이 녀석을 발견하고 이 그림을 수없이 들여다본 저와 이 개의 눈빛 교환이 이 책의 핵심인 것 같아서요. 사냥개의 예시는 수없이 많은 그림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덜 알려진 포르투갈의 그림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포르투갈 화가들의 작품을 뒤지고, 아마데우 드 소자 카르도수의 작품을 고르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포르투갈 안에서는 꽤 알려진 화가이지만 외국에선 잘 모르고, 허망하게 일찍 죽어서 빨리 끝나버린 미래의 화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소개할 필요하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의 준비를 마음 속으로 꽤 구체화했을 때, 화가의 고향 근처 도시 아마란트에 가서, 딱 11월 지금이었는데, 포르투갈답지 않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버지니아 울프가 쓴 '플러쉬'라는 개 이야기를 읽었드랬지요.
드 라 투르의 그림을 보고 전 슈베르트의 길거리 악사 (Der Leiermann)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슈베르트 가곡에서 개는 비록 그르렁댔지만요. 한번 들어보시죠. https://youtu.be/sIIS-UgixGE?si=kXLSObbsDrKYtVNR 아마데우 드 소자 카르도수의 그림은 처음 보았는데 다양한 표현 방식이 거침이 없네요. 입체파, 미래파, 표현주의 등의 양식이 다 보이는 것 같아요. 모딜리아니 모습도 보이구요. 요절하지 않았다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펼쳐보여주었을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름 메모해놓았으니 다음에 실물 영접 한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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