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에 빠져들기

D-29
정여울 작가의 담백하고 유려한 문체를 통해 빈센트의 그림과 영혼에 제대로 빠져들기 위한 책 읽기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싱글챌린지는 자신이 직접 정한 책으로 29일간 완독에 도전하는 과정입니다. 그믐의 안내자인 제가 앞으로 29일 동안 10개의 질문을 던질게요. 책을 성실히 읽고 모든 질문에 답하면 싱글챌린지 성공이에요. 29일간의 독서 마라톤, 저 도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뛰면서 함께 합니다. 그믐의 모든 회원들도 완독을 응원할거에요. 계속 미뤄 두기만 했던 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싱글챌린지! 자신만의 싱글챌린지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접속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olo/template
나는 빈센트의 우울과 광기 자체가 그토록 위대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광기와 우울로부터, 트라우마의 무시무시한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해내려는 의지가 그의 그림을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픔으로부터 치유되기 위한 그 모든 몸부림이 빈센트의 예술 세계였다. 그는 '아픔을 재료로' 예술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아픔에 맞서기 위한 불굴의 용기'로 그림을 그렸음을 믿는다. (p. 7)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그는 삶으로부터 버림받았지만 삶을 사랑했다. 사랑으로부터 추방되었지만 사랑을 사랑했다. (p. 8)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그는 우울의 힘, 광기의 힘, 슬픔의 힘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 감사의 힘,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생명력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p. 8)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빈센트의 그 간절함이 다시없는 사랑의 빛이 될 때까지, 그 간절함이 가장 빈센트다운 노랑과 파랑이 되어 세상에 하나뿐인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으로 솟아오를 때까지, 그는 아플 때나 슬플 때나 두려울 때조차 그리고 또 그렸다. (p. 8)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빈센트는 내게 속삭였다. 삶이 내게 허락하는 제한된 지평선을 뛰어넘으라고. 내가 여기에 안주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 내 영역에 만족하면 절대로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세계'를 꿈꾸라고. (p. 9)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나는 빈센트를 통해 깨달았다. 가혹한 불운에 대한 가장 멋진 복수. 그것은 예술의 창조임을. (p. 10)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캔버스에 유화, 73x92cm, 1888, 오르세미술관, 파리
빈센트의 그림은 힘겨운 순간마다 내 영혼의 등짝을 두들겨주던 위로의 순간이었다. (p. 20)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모두 빈센트 덕분이었다. (p. 21)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빈센트의 그림을 본 날, 나는 펑펑 울었다. 오랜 기다림과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슬픔이 그토록 간절히 그리워하던 대상을 만나 폭발해버린 것이다. (p. 21)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나는 <별이 빛나는 밤>과 <사이프러스>를 보면서, 아니 '만나면서' 내 불안에 종지부를 찍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인생에서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알 것 같았다. 성공하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걸었던 길에 후회가 없다면.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도 좋다. 내가 걷는 길에 부끄러움이 없다면. (p. 22)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싱글챌린지로 왜 이 책을 왜 선택했나요?
이 책의 저자 정여울 작가처럼 저는 젊은 날부터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글(편지)에 사로잡혔고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4년 전 '빈센트에 관한 책 중 가장 진짜배기'라는 후배의 추천으로 이 책을 구입했지만 사는 게 바빠서 책장에 꽂아 두고만 있다가, 며칠 전 TV에서 <고흐, 영원의 문에서>라는 영화를 보고 빈센트에 다시 빠져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 이제야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네요. 마침 '그믐'이라는 좋은 공간을 알게 되어, 저의 첫 번째 싱글챌린지로 이 책을 완독하고자 합니다.
빈센트는 '인간은 왜 별에 다다를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안고 테오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타라스콩이라든지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어떤 별에 가려면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 "사람이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에는 끝내 별에 도달할 수 없겠지." 빈센트는 이렇듯 닿을 수 없는 이상향에 도달하는 길을 꿈꿨고, 마침내 자신의 별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았다. (p.)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Day 2] 빈센트에 빠져들기 2일차. 정여울 작가의 도움으로 빈센트와 다시 영혼이 연결된 느낌이다. 20대의 어느 날들처럼. 살아 생전 동생 테오 외에는 어느 누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했고 외로웠던 사나이 빈센트. 나만 그의 고독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어리석은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정신 차려보니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고독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사람들이 빈센트에 열광하고 있었고, 그는 더 이상 "나만의" 빈센트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빈센트를 내어주고, 나는 슬며시 뒷전으로 물러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빈센트는 그의 작품과 인생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만의" 빈센트가 되어줄 수 있는 존재다. 가장 개인적이면서, 가장 보편적인 존재. 빈센트를 그들과 공유하면서도 나도 정여울 작가처럼 "나의" 빈센트를 찾고 느끼고 간직하고자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저자는 빈센트가 여동생 빌에게 쓴 편지를 인용하며 "빈센트의 삶은 비극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은 지극한 희열을 느낄 때가 많았다"(p. 40)고 말합니다. 특히, 생레미 정신요양원에 있는 동안 빈센트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바로 이것이 나, 빈센트다"라고 소리치는 듯한 강렬한 터치의 200여 점을 작품을 그리죠.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멸시 당하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이 시기에 빈센트는 오직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빈센트가 "평범한 데다가 비천해 보이는 것들에서도 최고의 빛과 에너지를 찾아내는 놀라운 재능이 있었다"(p. 52)고 말합니다. 저도 바로 이 부분에 빈센트의 천재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빈센트의 작품들이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고 감동을 주는 것도 평범한 대상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해 이를 자신만의 터치로 그려냈기 때문이겠지요.
"사람들이 모두 시궁창에 처박혀 있을 때도, 그 중 몇 명은 하늘의 별을 보고 있다." 오스카 와일드가 남긴 이 문장처럼, 빈센트는 모두가 '어둠'만을 바라볼 때도 '빛'을 발견해내는 사람이었다. (p. 39) . . . . . . 빈센트가 그린 밤하늘은 어둠이 머금고 있는 무수한 표정들을 고요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밤하늘의 빛깔은 군청색이나 터키블루 같은 특정한 물감의 색이 아니라, '빈센트의 빛'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 고유의 색상이다. (p. 39)
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밤의 카페테라스> 캔버스에 유화, 80.7 x 65.3 cm, 1888, 크뢸러 뮐러 미술관, 네덜란드 오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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