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처음에는 두부라는 사물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냥 퀴어 남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만 어렴풋이 있었는데, 어느 날 동네에 순두부를 먹으러 갔을 때 문득, “소설의 주인공들이 순두붓집 자식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부가 굉장히 부드럽고, 몽글몽글하고, 그만큼 부서지기 쉬운 음식이잖아요. 이런 두부의 특징들이 남매의 내면과도 잘 맞닿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북다] 《빛처럼 비지처럼(달달북다05)》 함께 읽어요! (+책 나눔 이벤트)
D-29
이선진
편집자향
'부서지기 쉬운 음식'이라는 말씀이 '덜 부스러지기' 위 한 모란의 애씀과 닿아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와닿습니다!!
편집자향
두부에 대해서 궁금해하신 독자님들에게 해소가 될 답변인 거 같아요. ㅎㅎ
푸린
저는 손두붓집이라는 설정이 개인적으로 좋았어요ㅎㅎ 일단 정감이 가고 너무 요란스럽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이선진
맞아요! 소설의 톤과 딱 맞아떨어지는 소재를 발견하고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제제나무
꺄 맞아요..왠지 모란을 보면 '단단한' 두부가 생각나던💭
편집자향
단단하지만 또 연약한...ㅠ
이선진
'단단한' 두부라는 표현도 너무 좋네요!! 저도 연두부보다는 단단한 두부를 좋아한다는.. ㅎㅎ
편집자향
단단한 두부는 부쳐 먹어도 맛있고... 데쳐 먹어도 맛있고... 참 좋은 두부예요
편집자향
옹 남매는 한겨울에 자전거 라이딩을 하며 ‘스스로를 죽이지 못해 시간을 죽이러’ 갑니다. 모란은 ‘나아감이 꼭 나아짐을 보장하지는 않아도 거기엔 어떤 전환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 작품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담은 구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겨울의 자전거도로에 대해 어떤 의미를 담고 쓰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순탄이
날씨가 쌀쌀해지니까 순모와 모란이 달렸을 한겨울 자전거도로가 더 잘 상상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편집자향
맞아요 ㅎㅎ 이 계절에 너무 잘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이선진
한겨울의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사실 몸과 마음이 굉장히 추워지는 일이에요. 제 경험에 따르면, 바람이 진짜 무지막지하게 불어오거든요. 소설을 쓸 때마다 인물들에게 어떤 따뜻한 순간 하나 정도는 안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한겨울의 자전거도로라면 그런 장면이 더 부각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찬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겨울이라면, 겉으로는 뾰루퉁한 인물들도 타인의 온기를 간절히 필요로 할 테니까요 ㅎㅎ!
푸린
작가님 말씀을 들으니 순모와 모란이가 두부를 닮았단 생각이 드네요! 갓 나온 두부가 참 따끈따끈하잖아요..ㅎㅎ
이선진
맞아요! 그래서 순'모'와 '모'란으로 이름을 짓기도 했답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요 ㅎㅎ!
편집자향
어쩐지 ㅎㅎㅎ 의도하신 것 같았습니다
순탄이
옹 이라는 성씨를 선택하신 데에도 의미가 있으셨을까요? 흔치 않으면서도 발음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네요.
이선진
모란과 순모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성을 이것저것 붙여보다가, 말씀해주신 것처럼 '흔치 않으면서도 발음이 참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옹'을 택하였어요 ㅎㅎ!!
편집자향
너무 찰떡이에요! 옹모란 옹순모 어딘가 정말 살고 있을 것 같은 친구들이에요.
편집자향
앗 너무 좋네요... 저도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서 한겨울에도 타곤 하는데요. 바람은 정말 춥지만 몸속에선 그래도 열기가 피어나잖아요. 그것이 어쩐지 말씀하신 것처럼 뾰루퉁한 인물들이 겉바속촉처럼 겉은 뾰루퉁해 보여도 속은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것과 연결되어 읽혔던 것 같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까 타인의 온기를 필요로 하는 순간, 인물들이 온전히 함께 있었다는 것이 더 따숩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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