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도서나눔] 중국 대표 작가 위화의 8년 만의 신작 《원청》! 출간 전 같이 읽어요

D-29
매일 올려주시는 질문에 대해 두서없이 답해 봅니다. d-6 <원청> 속 대부분의 인물들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샤오메이입니다 550쪽이 넘는 수십 년의 이야기 중 초반부와 마지막에만 등장하는데도 내내 미스테리에 쌓여 궁금했던 만큼이나, 결기와 아픔을 가진 인물이네요... d-5 작품 속 인물들이 단순하지만 결연한 소신을 지니고 강인하게 고통을 감내하는 데 반해, 다면화되고 복합적인 현대인은 오히려 그러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이 얼마나 유약한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d-4 "아침에 바람을 쐴 때 인질 스물 두 명에게서 귀 스물 두 개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상대가 순식간에 많이 야위었다고 생각했다. p.228" 일제히 귀를 잃은 사람들이, 체중과, 균형, 멘탈과 자신을 잃은 상실의 모습이 한 문장으로 완벽히 표현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잔혹한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상황 묘사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운데, 인물들의 감정이나 서사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폐부를 찌르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전후 좌우 맥락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하는 느낌을 줍니다. 인질들의 귀가 잘린 것은 그 사건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대신 희생시킨 리메이롄과 결국 이에 보답하는 린샹푸, 장도끼와 스님의 관계, 스님과 천융량의 의리, 천야오우에 대한 스님 모친의 돌봄과 보답, 복수의 마음으로 하나된 민병대, 도끼가 귀에 꽂히게 된 린샹푸, 그 도끼로 원수를 갚는 천융량에 이르기까지, 숨막히는 긴장이 어느 하나 누락 없이 짜임새 있게 맞춰지는 느낌입니다. d-3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은 더 나아지는 걸까요, 과연? 얼마 전 4번째 그믐밤 모임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으면서도 결이 같은 질문을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나아지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제가 스치고 지나간 좋은 문장이 정말 많네요. 호디에 님이 꼽아주신 문장은 저도 참 좋게 읽었답니다. 수북강녕 님이 꼽아주신 부분은 뭐랄까요. 그때의 햇살이 머리에 그려질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었죠. 오늘도 추가 질문을 남겨요! D-2 『원청』을 읽고 생각난 다른 책이 있었을까요? 있었다면 어떤 면이 비슷했나요?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배반>,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가 생각납니다. 어떤 면이 비슷했다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정선이 저에게는 많은 부분 일치했습니다. 린샹푸와 샤오메이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처한 현실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했던 것처럼 두 작품의 인물들 역시 자신들의 선택이 비록 온전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더라도 비관하지 않거든요. 결이 다르다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세 작품을 읽으면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여운도 길었더랬습니다. 다른 독자분들이 생각하는 책들도 무척 궁금하네요.
아마 다른 분들도 느꼈겠지만 위화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서 비슷한 장면들을 보았던것같습니다. 아마 위화의 다른 작품들도 한번 더 읽어볼 기회가 아닐까 싶네요.
저는 백년의 고독이 떠올랐습니다. 시대적으로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운명에 휩쓸려가는 한 가족을 다룬다는 점과 린샹푸와 아우렐리아노 장군이 겹쳐보인다는 점이 이유입니다. 약간 마술적인 순간들도 있었던 것 같고요~
네, 저도 <백년의 고독>이 어떤 부분에서 떠올랐는지 상상해볼 수 있네요. 위화 작가님께서 실제로도 이 작품이 어느 정도 환상성을 가미한 전기소설로 읽히길 바랐다는 점에서 더더욱요. 좋은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샤오메이가 떠났다 돌아온 부분까지밖에 읽지 못했지만 남매(맞을까요?)와 린샹푸가 만나는 장면에서 박경리의 <토지>가 연상됐습니다. 구천이와 아씨와의 만남이 역사와 가정사가 얽히며 전개되었듯 이들의 만남 역시 그러리라는 어떤 예감이 스쳤습니다. 그리고 무주구천의 안개와 ‘원청’이라는 도시의 미스테리함, 캐릭터의 남다른 모습들이 겹쳐 읽히네요.
그리고 린샹푸가 업고 다니는 아기에서는 ‘서희’가 떠올랐습니다. 읽고 싶은 마음 한 가득이었는데 연말 업무와 부족한 체력 때문에 느리게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날이라 아쉽습니다. 글은 못올려도 남겨진 그믐의 글은 읽을 수 있으니 <원청>과 함께 읽어나가려 합니다.
책을 받고 마음이 바빠 미루다가 어제 오전에 책을 잡았는데 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위화 작가의 <인생>처럼 책장을 덮고 나서 마음이 이상하게 먹먹해졌어요. 책에서 다루는 공간, 시간의 범위가 넓어 조정래 선생님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D-7 운명이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는다는 건 현시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만 위화 작가님이 다루는 시대의 인물들은 그 운명이 다 잔혹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계급이 지금보다 더 선명하고 정치의 풍랑이 지금보다 더 거세서 그런 걸까요? D-6 린샹푸. 처음 린샹푸라는 인물이 소개될 때만 해도 부잣집의 철모르는 도련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노동을 대하는 태도, 톈다 형제들을 대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굉장히 단단하고 강인한 사람이라는 점에 끌렸어요. 위기에 직면했을 때도 그걸 이겨내는 묵묵함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D-5 소설 속 인물들은 생 그 자체를 이어가는 게 혹독한 시절이라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데 목표를 두고 강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 같아요. 지금은 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그 의미를 찾는 게 목표가 된 시대가 됐다고 생각하는데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 어렵고, 허무에 빠지기 쉬운 시대인 것 같아요. 편집자분의 질문에 고통에 맞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게 해주는 힘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쉽게 답이 나오질 않네요ㅠ D-4 그 뜬구름 같은 원청은 샤오메이에게 이미 아픔이 되었다. 원청은 린샹푸와 딸의 끝없는 유랑과 방황을 의미했다.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게 뭔지를 책을 받기 전부터 궁금해서 입안에 굴려가면서 발음해보아도 가늠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책을 읽고나니 '원청'이 너무 아프게 느껴졌어요. 샤오메이에게는 더 죄책감으로 다가오겠죠. 그 마음을 잘 표현한 문장이라 꼽았습니다.) D-3 따뜻한 커피를 두고 편안하게 앉아 이 책을 읽다보니 지금의 시대가 얼마나 편안하고 안전한지를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20세기의 그들과 현대인이 떠안는 삶의 무게는 쉽게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건 전쟁과 그로 인한 사회질서의 붕괴, 토비로 대표되는 야만을 떠올려봤을 때 지금 시대가 그때보다는 단언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다만 전쟁이 없다기엔 제가 발딛고 있는 이 곳에서만 전쟁이 없는 것이지 러우 전쟁도 끝이 보이질 않으니, 지금 시대가 20세기 초엽 중국보다 낫다고 쉽게 이야기하기도 망설여지네요... D-2 뜬금없이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이 생각났습니다. 같은 시대지만 공간에 따라 너무 다른 삶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중국 강남 지역에선 토비로 사람들이 잔인하게 죽어나가는데 동시에 상하이에선 전차가 다니고 사람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죠. 아청과 샤오메이를 통해서 독자들은 양쪽의 모든 삶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보니 더 대조적으로 느껴졌어요.
중국에서도 <원청>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지 궁금합니당.
중국에서도 文城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것같습니다.
원청. 마지막 페이지까지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결국 원청은 .. 어딘가는 있겠지만 시진은 아니었던 거군요. 샤오메이의 모성과 린샹푸를 향한 애정이 너무 마음 아프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주신 호디에 님, 오락가락님, 챠우챠우 님, 이외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원청>을 읽어주셨습니다. 하루 만에 독파하고 긴 질문들에 답변을 남겨주신 돌멩 님도요. "그 뜬구름 같은 원청은 샤오메이에게 이미 아픔이 되었다. 원청은 린샹푸와 딸의 끝없는 유랑과 방황을 의미했다." 스포일러가 안 되었다면 홍보 카피로 쓰고 싶었던 카피였던지라 저도 적극 공감이 가네요. 여러 분들의 말씀대로 <원청>은 지금과 다른 시대상을 느끼게 해주는 역사소설로도 너무나 재미있고, 역경과 맞서싸우는 인간 드라마로 보아도, 또 난세의 시민봉기를 위시한 대중소설로 읽어도 재미가 있습니다. 위화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이 있지요.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D-1 주변 사람에게 『원청』을 뭐라고 설명해주실까요? 내가 『원청』의 추천사를 쓴다면 어떻게 쓸까요? 남겨주시는 답변들을 모두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3주간 독서활동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좋은 책으로 돌아올게요. : )
린샹푸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린 한 인간의 일대기...가슴 아픈 한 남자의 사랑과 성공 그리고 그리움 그리고...
독자 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 저도 이 이야기가 무엇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 같아 보이네요!
어지러운 2022년 말의 뉴스를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역사적인 변곡점을 살아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백 년 전의 멀리있는 이야기지만 격변기를 견뎌니고 있는 여기 우리가 계속 살아낼 지혜를 주는 소설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많이 남기진 못했지만 좋은 기회를 주셔서 21일 동안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간 참여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100년 전 상황이지만 지금과도 중첩되는 부분이 참 많죠. 지금이 아니라 그 언제여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세상이 변해도 변치 않는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런 이야기가 오래 남는 걸까요. : )
주변 사람들이 <원청>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위화의 소설 중 가장 마음을 끄는 작품이라고 얘기해 줄 것 같습니다.
호디에 님, 안녕하세요. 끝까지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허삼관 매혈기>와 <원청> 중에 고민하게 될 것 같은데요. 이 작품을 직접 작업하기도 한 터라 정말 각별하게 느껴지네요. 두고두고 읽어도 좋은 책이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약 300페이지를 독파하며 끝까지 읽었습니다. 린샹푸의 다소 비극적인 마무리로 소설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샤오메이의 이야기가 또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몇몇 한심한 등장인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착한 심성으로 이웃을 아끼고 살아가는데도 결국 고진감래의 고사도 허사가 되고 마는군요... 어제의 질문까지 덧붙이자면 이 소설을 읽으며 저는 천명관의 "고래"를 떠올렸습니다. 좀 많이 비극적이긴 합니다. 한면 린바이자의 이후 일생은 또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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