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화물의 원작이 늘 그렇듯 <장미의 이름> 영화는 소설의 살인사건 관련의 줄거리만 건져서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 추리 자체가 너무나도 손에 땀을 쥐게하지만 소설에서 거기 빠져들기 위해서는 지루한 앞부분을 통과해야해요.
에코가 자신의 소설관에 대해서 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죠. <장미의 이름>을 처음 읽은 친구들과 편집자들은 처음 100 펭이지 정도를 잘라버리고 요약하자고 했답니다. 에코는 그 첫 100페이지가 자신의 세계로 들어오기위한 '속죄의 행위 ( penance)' 또는 '입단식 (initiation)' 이고, 그걸 못 읽어내는 사람들은 어차피 책을 다 못 끝낼 사람들이라 처음이 읽기어려운 건 상관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미의 이름>도 결코 읽기 쉬운 건 아니지요. 저는 에코의 이런 자기 소설의 세계관에 대한 자신감이 작가로써의 매력이고 <장미의 이름>이나 <바우돌리노>에 빠져들게 된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 저변에는 학자로써의 경력과 자신감이 정립되어있었기에 가능한 거였을 거고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
D-29
CTL
stella15
그렇군요. 말씀 고맙습니다.
ssaanngg
우리는 가짜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짜 세계에서 실제를 찾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1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P137,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문장모음 보기
링곰
N
움베르코 에코 편을 읽었는데요. 첫 장면에 에코의 서재가 잘 묘사되어 상상하며 읽었어요. 문학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준 분이 강박적으로 책을 읽으시던 외할머니라는 말에 역시 에코도 이런 분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님들 보면 꼭 이런 식으로 영향을 준 분이나 어떤 이유가 있더라고요. 여기에 계신 작가님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푸코의 진자> 는 도서관에서 빌렸다 조용히 반납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끝까지 읽을지말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링곰
N
“ < 푸코의 진자> 에서 "상징이 더 알기 어렵고 애매할수록 의미와 힘을 얻는다"고 말씀하셨죠.
에코 : 비밀은 내용이 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답니다. 사람들은 '프리메이슨의 비밀'에 대해서 자주 얘기하지요. 도대체 '프리메이슨의 비밀'이 뭡니까? 아무도 모르지요. 그것이 텅 비어 있을 때 온갖 가능한 개념으로 그것을 채울 수 있고, 그러면 그 비밀은 힘을 갖게 되지요. ”
『작가란 무엇인가 1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문장모음 보기
밥심
N
에코가 희극에 대한 이론을 만들기 어려워 '장미의 이름'이라는 이야기로 대신 했다고 실토하면서 희극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향한 인간의 본질적 반응이라고 말했습니다(1권 59쪽). 하루키는 이 세계 자체가 코미디라고 생각한다면서 진지해지려고 할수록 더 희극적이 된다고 고백했습니다(1권 136쪽). 둘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죠? 게다가 에코와 하루키는 공통적으로 커트 보니것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1권 50쪽, 135쪽. 50쪽에서는 커트 보니것, 135쪽에서는 커트 보네거트라고 명명되어 두 편의 번역자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3권의 목차에는 커트 보니것이라고 되어 있네요. 제 기억에 옛날에는 보네거트라고 했는데 언제가부터 보니것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유머 감각이 있으면서도 진지한 글을 쓴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하필 '작가란 무엇인가' 1권~3권에 등장하는 작가들 중 제가 제일 많이 읽은 작품의 작가가 커트 보니것입니다. 그래서 에코, 하루키, 매큐언, 스티븐 킹 편을 먼저 읽은 저는 빨리 커트 보니것을 읽어보자 하고 책을 펴려는데 아뿔사, 3권이 없네요. 도서관에서 2권까지만 빌려왔거든요. ㅠㅠ
링곰
N
밀리의 서재는 안 보시나요? 거기에 3권까지 있어서 저는 그걸로 보고 있어요. 아니시면 도서관까지 가셔야겠네요ㅠㅠ
밥심
N
밀리의 서재 안 봅니다.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빌려와야겠네요. ㅎㅎ
라고
N
제 상상력이 작동하게 하려면 외로움이라는 고통이 필요해요.
『작가란 무엇인가 1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p.65,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문장모음 보기
백승연
N
“ 저는 시에 손을 대보기는 했지만 얼마 후 신이 저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이 점이 유감스러웠고, 저는 신이 저를 통해서 말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할지 상상해보려 노력했지요. 아주 꼼꼼하게, 천천히 알아내려고 애썼어요. 이런 과정이 바로 산문 쓰기이고 소설 쓰기 입니다. ”
『작가란 무엇인가 1 (헤밍웨이 탄생 123주년 기념 리커버)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 하다』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