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D-29
역시 바로 하루키로 돌아왔다. 글을 쉽게 쓰고 간결하게 쓴다. 뭔가 자기 자랑하는 것 같지 않고 속에 없는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목적 의식으로 쓰는 게 아니라 그냥 붓 가는 대로 글을 쓴다는 느낌이 들어 읽기가 편하다.
어려운 개념을 쉬운 글로 쉽게 쓰는 사람이 있고 어려운 개념을 어렵게 그것에 맞게 쓰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얻고 배우는 것은 전자에서 훨씬 많다.
대통령실 등 공공기관은 보여주기식도 중요한 것이다. 이런 게 자기 홍보다. 안 그러면 그런 쓸데없는 오해를 받아 정작 진정 국민을 위한 읽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 업무를 할 시간이 사라진다. 정권의 정책과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보여주기식으로 국민을 달래야 한다. 안심시키는 것이다. 그 국민의 숫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과연 의리가 존재할까? 다른 형태로 있을지는 몰라도 그 자체는 없을 것이다. 의리 자체를 위해 의리를 지키는 게 아니다. 그동안의 정 같은 것 때문에 결국 안 지키면 자기가 괴롭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다. 그걸 안 지키면 외톨이가 되어 자기가 못 살 수 잇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래 자기 이주를 벗어나기 힘들다. 남자들은 그게 더 없다. 그냥 이해관계의 있음과 없음으로 의리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게 사라지면 의리라는 형태도 말끔히 사라진다.
우리는 잘 모르겠는데 세종대왕이 발명한 한글을 보고 외국인이 ㅇ이나 ㅁ 등이 들어간 우리글이 마치 예술작품 같다고 예쁘다고 한다는데 우리는 왜 한글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문해력이 생기고 그러는가. 뭔가 문제가 심각하다.
보수는 이미 잘 살고 있는 인간들 편이다. 그러나 진보는 거기서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하고 같이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보수가 더 싸가지가 없다고 하고 그 시대엔 그게 결핍되어 의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일본은 소설에서도 남자는 여자에게 반말을 여자는 대개 남자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상처를 그냥 두지 말자 이왕 살려고 마음을 굳혔으면 잘 살아야 한다. 그건 세상을 떨어져 보면서, 자기 방식을 놓치지 않고 사는 것하고 비슷하다고 본다. 그러나 잘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세상은 자기 주위를 여전히 돌고 있으며 진정으로 자기 삶이 아닌 남의 삶을 살기 때문이다.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서도 자신이 가진 것을 놓지 않고 주인으로 살아야만 잘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내가 원하는 흐름대로 절대 돌지 않지만 내가 절대 놓아버려선 안 되는 것을, 아니 놓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간 것을 꼭 움켜쥐고 살아가는 사람도, 그와는 반대로 살아 잘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동시에 있다고, 생각한다. 남의 말이나 표정으로 상처를 받아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로 대개는 돌아온다. 그러나 그게 평생 잊히지 않는 것도 있다. 아마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이면 다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한다. 타고난 기질로 좀 심하기도 하고 그냥 가볍게 넘기는 사람도 있는, 그 차이만 있을 뿐. 분명 이렇게 되면 상처를 받아 위축된다. 삶에 대해 깊이는 아니더라도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삶의 의욕도 떨어진다. 그러나 대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것에서 파생되는 분노나 원망, 상대에 대한 증오와 복수를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의 인간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그러다가 대개는 만다. 그 에너지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확 달라지기도 한다. 그게 분기점이 되는 것이다. 그 이전의 삶과 그 이후의 삶으로 양분된다. 그 방향이 직접적으로 상대로 향하면 감옥행이 될 수도 있고, 그 방향이 그것을 한번 걸러 자기 기질에 힘을 보태면 나를 오로지 구현하면서 동시에 행복에 겹고 그게 현세에서 운으로 작용해 나는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될 수도 있다. 그게 진정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더라도. 나를 벗어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제재를 가하면 일시적으로는 시원할지 모르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건 자기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걸 가지고 무엇을 할지, 골똘히 생각하는 건 필수다. 삶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초점은 원래 내가 하던 것에 그게 뭔가 도움이 될까로 수렴되어야 마땅하다. 이건 진리에 가까운, 결국 상대에게 갚아주는 지금까지의 내 저력의 종착점이다. 자기 소리를 놓치지 말고 그것에 호응해야 한다. 그에 앞서 진정한 내부로부터의 자기 소리를 감별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소리 가운데 진정 내 소리는 어느 것인가?” 그렇게는 힘들겠지만, 최대의 목적인 그를 감히 잊어버리고 말 수도 있다. 그리고는 내 본연의 일에 그만 몰입해 버리는 것이다. 그는 내 의식과 관심 밖에서 초라하게 없는 듯 있다. 그 당시에 그 힘은 대단하다. 이 힘으로 나를 진보(Progression)하는 데 쓰면 어떨까. 내 목적 지점에 다다르는 것에. 그게 나름대로 내 생활에선 엄청난 힘을 발휘할 때도 있으니. 나는 뭐든 부정적인 것엔 긍정적인 게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게 반복된다. 좋을 때와 평상시로 돌아왔다가 다시 남의 그런 것에 의해 상처를 받아 확 하고 에너지가 분출한다. 그때는 단순하게 그것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싶어진다. 긍정적인, 반복되는 그 힘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활용하자. 나는 그걸, 내 글에 대한 것에 써먹을 생각이다. 그 느낌을 그대로 적어버리는 것이다. 아마 그건 일시적인 게 대부분이라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일상일 때 쓰는 글도 있지만, 그 짧게, 힘이 솟구칠 때 쓰는 글도 있는데 그 시간이, 그 솟구치는 에너지가 지속되는 시간은 짧다. 그때 그 느낌을, 짧게 일었던 그 느낌을 글로 써내는 것이다. 이건 분명히 평상시와는 다를 것이다. 나중에 읽더라도 그건 평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것도 분명 내 것이다. 내 속에서 나온 엄연한 내 글이다. 좀 지나 그걸 눈앞에 펼쳐놓으면 그건 이제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중요한 효과도 일어날 수 있다. 사랑하는 남녀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얻는 귀한 성숙미라고 할까. 묵히고 삭히고 발효되어 감칠맛 나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주변 환경에도 썩지 않으면서 본연의 자기 맛을 유지하는 것이다. 연인과 헤어지면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운다. 그와 꿈 같은 시간을 보내는 그 시간이 너무나 짧다. 여기서 이만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 그러나 헤어지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에 따라 나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게 그렇듯 그는 내 맘 같지 않았다. 그는 헤어지는 게 나처럼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었다. 그에겐 대수롭지 않은, 너무 흔한 일이었다. 나처럼 울고불고할 일이 절대 아니었다. 나는 그 상처에 깊이 베어, 다른 사람 만나는 걸 꺼리고, 그 텀이 길어졌다. 결국 시간은 약이었고 나는 보다 나은, 나와 어느 정도 이제는 맞는 나만 일방적인 게 아니라 나와 거의 같게 상대를 상대하고 아끼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내 세계에만, 내 생각에만 빠져 주변을 못 보게 되는 그런 일은 이제 잘 일어나지 않아 나는 어느 정도 성숙해졌다. 세상의 일원으로 나를 보면서 동시에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놓지 않게 되어 나는 전보다 확실히 더 잘살게 되었다, 이제는. 이제는 돌아와 나를 마주한 거울 앞에서, 그러니 나도 짧지만, 에너지 폭발의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글로 표현할 것이다. 그냥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짧은 순간도 내가 겪은 내 순간들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순간을 나는 글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 전부를. 상처를 그냥 두지 않은 나는, 전보다 잘살게 되었다, 이제는.
의리 인간에게 과연 의리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없다고 본다. 의리는 배신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에겐 변하는 마음이 있어 마음의 하나인 의리도 마음처럼 변한다. 원래 인간의 역사는 배신의 역사다. 의리가 다른 형태로 있을지는 몰라도 그 자체는 없다. 의리가 있다고 해도 의리 자체를 위해 의리를 지키는 게 아니다. 그동안의 정 같은 것 때문에 결국 안 지키면 자기만 힘들기에 지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을 가진 인간인지라 죄책감이 든다. 그걸 안 지키면 외톨이가 되어 자기가 더 이상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정글에서 인간은 힘이 약해 동료가 다 떠난 나는 곧 죽음을 맞이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본래 자기 본위를 벗어나기 힘들다. 남자들은 그게 더 심한 것 같다. 여자들은 모여 살아 이웃과 잘 지내야 하지만 남자들에겐 그런 게 희박하기 때문이다. 굳이 여자처럼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의리보다 더 절박한 게 많다. 그냥 이해관계의 있음과 없음으로 의리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게 사라지면 의리처럼 보이는 형태도 말끔히 사라진다.
공공기관은 대통령실 등 공공기관은 보여주기식도 중요하다. 이런 게 의전이고 홍보다. 안 그러면 쓸데없는 오해를 받아 그 오해를 풀려고 하다가 정작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 업무를 할 시간이 사라진다. 정권의 정책과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보여주기식으로 국민을 달래야 한다. 안심시키는 것이다. 그 국민의 숫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일일이 상대하다가는 세월 다 간다. 정책이 없고 초점이 있는 뭐를 할 게 없으면 이런 불필요한 민원을 해결하다가 권력의 시간을 다 보내게 된다.
다 오지랖 떨 수는 없다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하려면 일상적인 것은 그냥 가볍게 넘기는 게 현명하다. 오지랖으로 다 간섭하다가는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걸 할 때 힘이 다해,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오지랖은 좋은 것이라고 하는데 자기들이 많이 그렇게 오리라퍼라서 그러는 것뿐이다. 다수의 주장이 옳은 것처럼 곧잘 보인다. 인간의 힘은 한정되어 있어 여기저기에 다 쓸 수는 없다. 말로는 해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다 할 수는 없다.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안 되는 게 수두룩하다. 아무리 유명한 어지라퍼도 모두에게 다 간섭할 수는 없다. 자기 핵심 사명에만 힘을 써도 자기 힘은 물리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그리고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그냥 완전하지 않은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도 세상엔 굉장히 많다.
하루키의 소설에는 예쁘지 않은 여자들이 니온다. 그러나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녀들은 10대 후반이거나 20대 초반이 많다.
남의 글을 읽다가 영감을 얻는다. 그건 가장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에서 많이 얻는다.
인간 성찰 누구나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난하는 글을 쓸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사실 인간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내면이 마치 어리석음과 상관없는 식으로 내면만 파는 글도 있다. 그 인간 내면의 진실을 깊이 파고 계속 그것을 나열하고만 있는 사람도 있다. 그는 평생 그것만 한다. 그렇다고 그 어리석음이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이건 이래서 이렇다. 그걸 알면 혹시 그 원인이 개선되는데 조금은 노력이라는 걸 할지도 몰라서. 인가의 개선은 어디서 일어나나 그 현상을 그대로 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것을 펼쳐놓고 개선 가능성을 탐문 보는 것이다. 자기의 성철이다. 이것이 있어야 개선 가능성이 있으니까. 자기의 내면 깊숙한 곳을 파헤치고 그걸 펼쳐놓고 그것의 바람직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것이다. 현상을 파헤치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그걸 궁리해 보는 것이다.
망에 드는 자는 상대를 우연의 인연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맘에 안 드는 상대는 그 우연을 인연으로 생각 안 하려고 발버둥친다.
짧은 글일수록 그것은 상징과 은유가 주로 들어 있어 더 어려운 것이다. 마치 시처럼.
동떨어진 일부 글 동떨어진 어느 문구가 있다. 앞뒤 문맥을 물론 모르는 문구다. 그 글을 읽고 나 혼자의 경험 비추어 그 글을 그냥 읽어버린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글만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해 그것만으로 그냥 해석해 버린다. 그 글의 앞뒤가 없는 내용과 내 경험과 그 글로 인해 내가 바로 느낌 느낌만으로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다. 실은 엄청, 의미 있고 깊은 내용이지만 그 문구만 보고는 해석이 잘 안 되고 그래서 내게 와닿거나 흥미롭지도 않다. 어떤 감동을 주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것의 앞뒤에 해당하는 전체 글을 본 후에 그 내용은 다시 보면 그 내용이 더 흥미 있어지면서 그 글은 이제 전체 문맥에 맞게 바르게 해석된다. 전보다는 좀더 정확히 해석되는 것이다. 그 글만 봤을 때와는 다르게 해석됨을 깨닫는다. 이렇게 문맥 없이 단 한 줄만 꺼내놓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악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글쓴이를 비난하기 위해 그 작가의 의도를 폄훼하고 그 가치를 저급하게 만들기 위해 그것만 따로 떼어내 외부에 노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떼어놓은 글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오해의 소지를 없애려면 전체의 글을 읽은 다음에 다시 봐야 한다. 그 진위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손수 내가 찾아내 전체 글을 읽는 수밖에 없다.
마치 어제 만난 사람처럼 친한 사람끼리는 10년 만에 만났어도, 마치 어제 만났다 헤어진 것처럼 서먹한 게 없다. 세월의 격의(隔意)가 서로에겐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 그들이 서로에 대해 계속 잊지 않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시간과 장소는 끊어졌지만, 마음의 끈은 이어져 온 것이다. 서로의 마음이 시간과 장소의 유리(遊離)를 이긴 것이다. 그래 상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 무람없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물 흐르듯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다. 마치 헤어질 때 끊어졌던 대화를 다시 잇듯이. 다른 건 이미 다 알아 그 대화의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들 사이엔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하는 그런 건 따로 할 필요가 없게 된다.
특수상황을 무시하지 말라 인간이 느끼는 것엔 그 당시에 실제는 복합적, 양가적으로 느끼겠지만 그 당시의 가장 강한 느낌을 글로 적을 수밖에 없다. 한꺼번에 인간의 감정을 모두 표현하면 글에 임팩트가 사라져 글을 너무 무미건조하게 만들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마침 심리학이나 심리상담사가 피상담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무난하게 가장 평균적으로 사는 것을 권하는, 누구나 상식선에서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그런 뻔한 말을 그 피상담자에게 하는 것처럼 지극히 식상하고 상투적인 것이라 너무나 재미없는 그런 것하고 비슷한 것 같다.
그녀와 해보고 싶은 것 나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내가 생각해 왔던 이상형의 여자와 단둘이만 있는 것을 가끔 상상하곤 한다. 물론 그녀와 거기서-아무도 없어, 그래 방해받지 않고- 자고 싶은 것도 있다. 그 외에도 내 생각을 그녀에게 털어놓고 그녀의 생각도 같이 공유하고 싶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것이다. 이상형의 여자와 단 30분만 이라도 이야기를 하고 싶어 늘 궁리하곤 했으니까. 그게 내 소원이었으니까. 실은 내 이상형이라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이 내 흥미를 안 끄는 게 없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을 다 흡수하고 싶다. 이제 우리 둘 다 나이가 들어, 내 고향 땅을 그녀와 같이 여행을, 아니 방문하고 싶다. 내 초등학교 교사를 구경시켜주고 그 당시 나는 여기서 무엇을 했고 이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러면 그녀도 자기 초등학교 시절을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는 고향 주변의, 그 당신엔 어려 꺼려졌던 곳을 그녀와 방문하고 싶다. 교정을 같이 거닐면서 저 변소에선 무슨 귀신이 나왔고 이 학교는 실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곳인데 공동묘지를 깎아 지은 곳이란 얘기가 전해지는데, 한번은 새로 부임한 젊은 선생이 숙직할 때 일어난 일인데 강당 저쪽 어둑한 곳에서 신발 끄는 소리가 점점 그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약간 높은 산 뒤의 무서운 거기에 꺼려졌던 그곳을 이상향의 여자와 다시 방문하며 그 당시 감행하지 못했던 것을, 그녀와 직접 이젠 체험해 보고 싶다. “여기가 사람이 죽으면 메고 가는 상여를 넣어둔 곳집이었는데... 이곳 오동나무 관에 낮에 서리한 닭을 쟁여 놓고 자정을 지나 그걸 꺼내러 갔는데...” 그녀가 무서워하면 괜찮다며 안아주고 싶다. 그녀의 가녀린 허리와 등을 다독이면서. 이 두 가지를 그녀와 단둘이 소곤거리며 같이 해보고 싶다. 그 흐릿하고 몽롱한 세계를 내가 항상 영원히 좋아하는 그녀와 직접 해보고 싶다. 그러면서 나는 그녀에게 묻는다. “너도 이성형이 있다면 같이 무얼 하고 싶니?” 하고.
진실 그리고 보편과 특수 그게, 국내에선 수능 금지곡이고, B급 술자리 게임과 곁들여진 중독성으로 계속 따라 부르게 되어 세계인을 열광시키고 있다.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콜라보한 <아파트>가 전 지구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언론에서도 제2의 <강남 스타일>이라며 굳이 흥분을 감추지 않고 연일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덩달아 윤수일의 1982년 <아파트>도 한창 역주행하고 있다. 나는 윤수일의 <사람만은 않겠어요>를 노래방에서 즐겨 부른다. 그걸 부른 후 <아파트>를 부른다. 이게 정해진, 내 18번 레퍼토리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연예인이 있고 더럽고 냄새나는 노숙자가 동시에 상존하는 게 또한 세상의 진실된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연예인의 화려함만 보려 하고 노숙자의 불결함은 애써 외면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덮으려 한다. 그러나 그건 진짜(Truth)가 아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다. 모두가 우리 세상이고 그걸 인정하면서 보듬어야 한다. 이걸 대비해서 일러주는 작가나 예술가가 필요하다. 인간의 겉과 속, 인간 사회의 진실을. 우리는 우리와 남이 만들어준 화려한 틀을 걷어차고 그 겉과 속의 진실을 모두에게, 전 지구인에게 그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인간의 보편성(Universality)을, 그 적나라한 날것의 모습을. 그런 걸 곡에 담아야만 K뮤직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게 우리 K컬처가 꾸준히 인기를 끌 추진 동력이다. 인간은 유사하기 때문에 자기 속마음을 대신 말해줄 사람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그것으로 공감하고 대리만족하는 것이다. 있지만 외면해서 찜찜했던 것을 손수 드러내 주었기에. 이렇게 예술을 접하며 카타르시스를 체감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정화(Catharsis)하는 것이다. 이런 인간 그대로의 모습을 한국 예술가들이 아주 가감 없이 드러내야 한다. 선진국에선 체면 때문에, 후진국에선 그럴 능력이 못 되어 못 하면 우리라고 끝없이 노출시켜야 한다. 인간의 진실과 보편을. 인류 보편성과 함께, 우리 특유의 한 번에 확 번지는 쏠림 현상과 2002년 월드컵 같이, 함께 어울리는 흥 문화가 세계인의 눈을 우리에게 쏠리게 하고 있다. 보편성으로 세계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뭔가 신선하면서도 낯설고 특이함이 가미되어야 한다. 익숙함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해야 한다. 인간은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모르는 세계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같이 향하지만 그 디테일에선 한국만의 특수성(Locality)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강이 한국의 특수상황인 광주 5.18과 제주 4.3을 가지고 폭력에 맞서는 인류 보편성을 글에 담아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것처럼. 한국인은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그걸 문화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게, 노래면 노래, 드라마면 드라마, 음식이면 음식 문학이면 문학으로. 그러나 아직 한국 정치는 갈 길이 멀다. 이제 세계적 위상이 있다며, 자만해 나라 격에 맞게 너무 조심한다든가 방해를 해서 우리 고유의 독자적 문화를 잃게 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그게 K-로 시작하는 콘텐츠를 새롭게 창조해 내고 유지해나갈 수 있는 비결이랄 수 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을 저자&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저물어 가는 한 해를 정리해요 🙌
[2024년 연말 결산] 내 맘대로 올해의 책[2024년 연말 결산] 내 맘대로 올해의 영화, 드라마
1월1일부터 고전 12권 읽기 챌린지! 텀블벅에서 펀딩중입니다.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1. 수상한 한의원 [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 애주가를 위한 큐레이션
[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서강도서관 x 그믐] ④우리동네 초대석_김혼비 <아무튼, 술>
남들보다 한 발짝 먼저 읽기, 가제본 북클럽
[바람의아이들] "고독한 문장공유" 함께 고독하실 분을 찾습니다.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선착순 도서나눔] 중국 대표 작가 위화의 8년 만의 신작 《원청》! 출간 전 같이 읽어요
혼자 읽기 어려운 보르헤스, russist 님과 함께라면?
(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일본 장르소설을 모았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21. 모든 예측은 무의미하다! <엘리펀트 헤드>[박소해의 장르살롱] 10. 7인 1역 [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일본미스터리/클로즈드서클]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